주간경향 1273호 : 2018.04.24
위클리경향 편집부 지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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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스스로 변하려 노력하기보다는 푸념만 늘어놓는다는 사실이다.

자칭 남성 페미니스트의 푸념과 꼰대질을 듣는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여성이 살기 힘들지. 하지만~' 남성도 살기 어렵다 군대를 가니 취업이 안 된다 등등. 첫번째로, 군대 가도 공부할 애들은 다 공부하더라. '내 주변만 그런 건지 몰라도.'라는 드립을 여기다 써본다. 두번째로, 여성은 아주 먼먼 옛날부터 살기 어려웠다. 아직도 남성이 여성보다 살기 좋은 건 여성으로서의 상대적 박탈감이 아니라 세계적 입장이다. 자기네들이 못 산다고 해서 더 못 사는 사람들을 가르치려 드는 인간들은 최저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성범죄가 일어나는 사회를 조성한다. 더 노골적으로 말해줄까? 강간범죄의 방관자나 참여자이다.

왜 대놓고 말하는 사람보다 자칭 남성 페미니스트가 더 나쁘냐면, 자신은 하나도 바뀌려는 노력을 안 하면서 사회와 적극적으로 부딪혀보지도 않고, 아파하지 않은 채 이득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최소 젠더와 사회를 읽고 밑줄이라도 쫙쫙 쳐보자. 그리고 맨스플레인 좀 그만하고 혼자서 변화를 시도해보자. 사실 성추행 발언을 그만두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입을 닥치는 것 뿐이다.

이러면 또 남자 페미니스트 깐다며 담벼락에 글 올릴 것 같은데 난 자칭이라고 했다. 자신이 자칭인지 아닌지도 혼자 공부하면서 판단해라. 남들 말에 그렇게 의존하는데 어떻게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



 


1. 얘기가 나왔으니 말하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순두부이다.


 (덩어리 없이) 있는대로 깨부숴 만든 콩비지도 좋아하지만 역시 순두부의 무색무취에 간장을 넣어 먹는 그 연한 맛이 매력있다고 생각한다. 강원도가 순두부를 특히 잘 만든다. 그렇지만 한국적 입맛을 따지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순두부를 시키고 요리가 나오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었다. 사실 요리에서만큼은 소비자가 어느 정도 고집을 포기해야 한다고 본다. 소세지가 좀 태워서 나온다 한들 매일같이 그것만 먹지 않는 이상 암에 걸리지 않는다. 아무튼 고갱놈들의 시비로 인해 요샌 강원도에서도 순두부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왠만한 유명 가게가 아닌 이상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팔팔 끓는 순두부찌개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난 항시 강릉의 초당할머니순두부가 세상 모든 맛집 중 가장 좋고 항상 추천한다. 자극적인 맛이 모든 세계의 중심인 마냥 설치는 세상에서 그 가게는 순하기만 하다. 시험 끝나면 가봐야지.

2. 지금은 좀 잊혀져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으나 문 대통령의 소위 '인재'들이 과도한 역사해석으로 애국심을 주장하여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이후 차례로 미투 발언들이 등장하여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했던(?) 안희정은 물론이요 문 대통령을 어느 정도 지지했던 김어준까지 속속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들의 과도한 더민주 충성은 과도한 역사해석과 마찬가지로 조국을 발전시키는 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극단적인 개혁(??)을 시행하면서 보수들은 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이들은 어차피 최순실이 잡혀간 이후 (마치 그녀가 대본을 다 써줬다는 듯이) 벙어리가 되거나 미친 말들을 일삼고 있는지라 쓸모가 없지만 문제는 새로운 인재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안희정이야 그렇다치고 김어준이 자신의 배경을 이용하여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찍찍 해대자 진보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적 지지'마저 싸하게 식어가는 듯하다. 물론 보수들의 발광이 워낙 현란해서 그마저도 묻혀가고 있지만 문제는 민주당마저 새로운 인재가 없다는 게 아닐까. 신선하지 않더라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재였듯이 차기 대통령 후보는 스토리텔링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스토리텔링도 옛말인 듯 하지만.) 그리고 통통 튀고 발랄하며 끼가 넘치는 언론인도 필요하다. 물론, 이도 현재 정계에 남은 인물들 사이에선 없다.

3. 대구에서 일하는 젊은이가 서울에서 일하다 현재 국회의원 출마하려는 젊은이의 월급에서 반 정도 받는다고 한다. 젊은이 취직하면 졸라 무시하고 돈은 거지같이 주면서 젊은이라면 열정을 가져야지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니까 그렇지. 제발 공감 안 되면 니 손주손녀라도 보면서 젊은이들 안타깝다는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 니가 돈 없음 니 손주손녀들 다 보통이고 너네 생각처럼 막 서울대 문 때려부수며 등장해도 잡혀가지 않을만큼 공부 잘 하는거 아냐 ㅇㅇ
그래도 인터뷰 중에서 홍준표를 '여자에게 함부로 대해서 싫어하게 되었다'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봤다. 젊은 층 사이에서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날 듯 하다 ㅋ

4. 김어준 이야기 더 하기. 사실 김어준이 그날 바다를 타이밍 좋게 방영했던 건 사실이다. 미투도 충격적이고 개인에게 평생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긴 했으나, 세월호는 앞으로 한국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국민의 트라우마이기 때문이다. 덮일 만한 소지는 있었다. 그러나, 그날 바다가 리얼이나 트러블 초콜릿 급으로 풍지박살난 이유는 세월호가 가라앉은 원인을 밝히려 했기 때문이다. 가볍게 예를 들어 내가 일하던 중 일방적으로 상사에게 혼났고, 이를 친구에게 말했다고 하자. 내가 그 상황에서 당장 받고 싶은 건 위로이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왜 내가 혼났는지 알고 싶지 않으면 알지 않아도 된다. 혹은 내가 꼭 알아야 된다고 할지라도 내가 기분이 내킬 때 스스로 찾아보거나 상담가에게 도움을 청할 자격은 있다. 그러나 친구가 '너는 저래서 문제야'라고 하면 기분이 확 상하기 마련이다. 확실하게 꼬집어 이야기해서 기분이 안 좋은 문제가 아니다. 친구 말고도 온 사방에서 '이게 문제인가?' '상사가 문제지' 등등의 다양한 평가가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게 문제다. 특히 '오빠가 해결해줄게' 같은 태도는 최악의 문제를 낳는다.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뭐든지 해결해드리는 슈퍼맨 오빠는 필요없다. 그렇다고 자기 의견을 내지 말라는 건 아니고...
난 차라리 김어준이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처럼 책을 냈다면 비판이 덜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책은 줘도 읽지 않을 자유가 있다. 북콘서트에도 핑계를 대고 참여하지 않겠단 의사만 밝히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영화가 워낙에 파장이 크고 보편적으로 먹히는 편인지라, 세월호 유족이 시사회에 참가하지 않기엔 좀 힘들다. 요컨대 거절할 수가 없단 얘긴데, 그런 걸 보면 김어준은 자신의 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월호 유족들을 이용하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김어준 그는 갔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건 이미 상관없지 않나. 무조건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장사는 되는 셈인데 왜 자발적으로 망쳤을까(...)

5. 입영 후 귀가조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제야 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군 적응 못하는 사람들은 걸러낸다는 것이다. 지난날은 잊기로 하겠지만 뭐냐 이 기사 속 시궁창과 혼돈파괴망가는. 병무청에서 합격시켰다는 걸 보면 병무청에서 문제아들이 높은 자리에 있다는 건데 이거 좀 조사했음 좋겠다. 월급도 안 주고 애들 용돈 같은 거 던져주는 주제에... 요새 젊은이들 취직 못해서 몇개월 며칠이 인생을 좌우하는데 군도 일찍 못가고 걍 최저임금 알바나 하면서 인생 배우라기엔 너무 개소리 아닌가? 냄져들은 또 이 글 보고 우리 군대 욕하지 마요 쉬익 이러려나?
아 생각할수록 또 화나네. 얘들아 정 니네가 판단을 못하겠음 심리학 전공자를 부르던가. 더 싸게 부려먹으려면 사회복지사도 있어요. 청년들 가지고 장난하지 마라.



 


 

6. 전자발찌 출국 허가 여부에 대해 보호관찰소와 출입국관리소의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 한다.


이것 또한 5번처럼 기관의 의견일치가 되지 않아서 벌어진 상태인데, 이 녀석을 죽여야 했다 하는 과거에 대한 후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이런 놈이 해외로 갈 수 있다는 데에 문제 삼아야 한다. 범죄자들이 해외에 마음대로 갈 수 있고 거기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우리가 과연 그 외국에서 우리에게 벌인 실수에 대해 제대로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현재는 중국과 일본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대만에서 잡힌 범죄자도 있는 걸 보면 연락이 끊긴 범죄자 중 상당수가 해외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7. 요새 여비서에게 요강을 치우라는 얘기를 했다고 떠들썩한데 사실 옛날엔 자주 그랬다. 일단 간병인이란 개념이 자리잡은 게 2000년대 초반이다. 그 후로 2013년 내가 취직했을 땐 커피를 타오라며 심부름을 받았으며(결국 홍수로 타왔다고 핀잔 듣고 나는 커피가 아깝지 않느냐 물을 잔뜩 타서 아껴 마셔야 한다는 일장단연설을 했던 걸로 기억; 확실히 아직 녹색당에 빠져있던 때라(...)) 무릎도 꿇어야 했는데, 상사가 한 말이 '니가 마음에 안 드니 나가게 해달라고 업체에 말하면 너 잘린다'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난 자발적으로 퇴사했고(월급 관계로였다.) 이후 해고로 정규직들까지 다 잘린 상태이다. 정규직들 업체들에게 잘 해줘라. 업체들 다 갈리면 다음엔 너네다. 그동안 종이컵에 담배 채워넣고 가래침 뱉었지? 너흰 요강을 치워보자 ㅇㅇ

 

더 정확히 말하자면 등장인물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라드츠제국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죄다 '그녀'로 불린다. 성별에 따라 호칭을 달리하는 관습은 제국의 지배에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일부 후진사회에서나 통용될 뿐이다.


그녀라는 단어가 하도 욕이나 과도하게 신성시하는 말로 쓰여졌기 때문에, 여성의 경우에도 '그'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게 당연시된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생각도 하지 않았던 차별을 차별이라고 지적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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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ittle Busters! Collection One (리틀 버스터즈) (2012)(지역코드1)(한글무자막)(3DVD)
Section 23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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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행복해지면 나도 행복해~ 내가 행복해지면 너도 행복해~

리틀 버스터즈는 게임으로 한 번 해보고 애니는 두 번 봤다. 그만큼 인상이 깊었던 힐링물이었다.

치유물이 흔히 그렇듯 캐릭터의 에피소드가 본인의 경험과 비슷할 때 공감에 빠져들게 되는데, 리틀 버스터즈는 사람이 겪는 괴로움이 상대적으로 중한지 중하지 않은지 따지지 않아서 매력이 한층 더해진다고 볼 수 있다. 처음 봤을 때 게임보다 작화가 많이 개선되서 깜짝 놀랐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어쨌던 리틀 버스터즈는 눈깔괴물(...)이라는 명칭에선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시리즈까지는 작붕도 없다.

사실 쿠드 이야기 보고 좀 놀랐던 게 다문화 관점의 현실을 많이 반영해서이다. 잠시 스포일러 제외한 에피소드를 보자면 쿠드는 혈통으론 러시아계 소녀이지만 일반인들은 듣도보도 못하는 나라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국가는 일본이었던지라 언어는 일본어를 잘 쓴다(...) 단지 일본식의 교육(마킹이라던가)를 받지 못했던지라 시험을 잘 보지 못할 뿐인데 애들이 그걸 가지고 비웃는다. 아니 그리고 생각해보면 무슨 러시아 애한테 영어를 못한다 비웃어 ㅋㅋㅋ 한심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대로 우리나라가 이 관습을 배워서 한국어도 잘 하고 베트남어도 잘하는 복수국적자들을 비웃기 시작했으니 이 무슨ㅡㅡ

 

 

하루카도 깨발랄해 보였는데 에피소드를 캐면 캐 볼수록 엄청나게 어두워서 충격이었다.

사실 양갈래 리본서부터 무척 분위기 침울하긴 했지만;;; 파란 단발머리의 여자아이 에피소드는 그에 비해 음울하긴 했어도 다소 서정적인 감이 있었다. 왠지 시집도 추천받았고? Key 회사 애니가 보통 그렇듯 여기서도 책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캐릭터들의 특성만큼 추천하는 책도 각각 이과와 문과의 극단점에 서 있는 등 다양하다.

 

본래는 야겜이었기 때문에 힐링인데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여럿 나와서 흐뭇하다. 특히 코마리가 아주 바람직하다 흠흠.
 
클라나드나 엔젤비트 쪽 감상은 솔직히 '아니 이걸 왜 하나 엉엉엉 근데 눈물이 안 멈춰ㅠㅠ'이었다. 워낙 훈훈한 캐릭터 그림으로 죽이거나 죽었는데 살리거나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한 까닭에 오히려 고어라거나 멘탈 부수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몇몇은 Key 회사의 작품을 싫어하거나 관심 없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컨대 이쪽도 저쪽도 아니라는 느낌 때문이다. 그러나 리틀 버스터즈는 정말 게임하는 보람이 났다. 감동의 스토리도 그렇지만 주인공이 여러 사람들을 도우면서 자신도 구원하는 모습이 기특하다고 할까. 특히 애니에서 게임에서의 몇몇 극단적 상황은 생략하고 힐링 중심으로 간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솔직히 말해서 코마리 루트는 교훈적이긴 했지만(여자애가 정신 없는 사이 메챠쿠챠하면 남자도 인생 잣된다. 안 그럴 것 같죠? 근데 사실임.) 너무 충격이었다;;; 멘붕물 좋아하는 나도 한동안 미연시를 못할 정도였으니. 아무튼 멘탈이 개복치다 하시는 분들은 굳이 스토리 전부 따라잡으려 게임할 필요없이 애니를 보는 걸 추천한다. 감독이 잘 정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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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272호 : 2018.04.17
위클리경향 편집부 지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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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지하철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임신중절을 더 쉽게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건 비합리적이고 성차별적이다"



 

1. 임신하지도 않은 사람이 임신한 상태라고 거짓말하지 않고
어머니가 애를 씀풍씀풍 낳으라느니 그딴 식으로 말하지 않고
여성 옆에서 여성가족부 까지 않고
내 의사는 따지지 않고 '너는 꼭 일을 했음 좋겠다'느니 '여성들이 낙태를 자주 하게 될까봐 낙태를 반대한다'느니 빻은 말을 하는 자칭 페미니스트가 아닌 사람 좀 만나고 싶다.
사람이라고 한 이유는 여성쪽도 자기가 애인을 몇십명 만난다느니 애인 앞에서 자랑을 늘어놓는 분을 만난 적 있기에 ㅇㅇ.


미투의 효과로 인해서인지 처음엔 성폭행을 당한 걸 밝히려 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나중에 속속들이 입을 열고 있다. 나도 가해자랑 부모가 합의를 봤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심지어 피해자를 때렸다고까지 한다. 평소 부모가 학대를 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무리하게 좋지 않은 생각을 하지 말자 생각하며 여태까지 부모님 얼굴 보며 살아간 듯하고, 상당히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이야기를 꺼낼 때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듯했다. 사회가 많이 나아지면서 늦게라도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고마움을 느낀다. 내 경우는 부모가 합의를 거부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 느껴진다. 합의를 봤다면 난 지금처럼 부모와 잘 지낼 수 있었을까? 몹시 힘들었을 듯하다. 나이드신 여성 분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 걸까...

블랙 컨슈머하면 보통 미친 소비자가 괜히 직원들에게 뺨을 때려가며 사장 나오라 그래 어쩌고하는 모습을 연상시키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조직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마트의 영역에서 롯데마트의 직원이 어슬렁거리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경우 이는 조만간 이마트 근처의 영역에 롯데와 관련된 건물이 설립된다는 뜻이다. 밝혀지기 힘들겠지만, 나는 메갈과 관련된 모종의 일이 전부 음모가 아닌가 의심하는 중이기도 하다. 음모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티비에도 나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메갈의 존재 자체도 몰랐던 사람도 많았던 게 불과 몇 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여검사 아니 그 이상의 계급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도 많았다. 이렇게 갑자기 이슈로 떠오른 게 수상하다. 이번 소녀전선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다른 게임회사의 수작이라고 보고 있다. 생각해보면 게임 업체가 주식상장에 손을 댄 것도 꽤 오래 전이지 않나? 솔직히 지금 상황은 먼 옛날 오비라거가 오물을 넣어서 만든 술이란 괴상한 소문이 돌고, 그 이후 하이트와 진로가 투톱으로 떠오른 것과 비슷하다



 

2. 목새란 물결에 밀리며 한 곳에 쌓인 부드러운 모래를 가리키는 단어를 가리킨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이문구 씨가 쓴 글에 간단한 소개가 나오는 듯하다. 4대강으로 다 죽어버린 강에 저게 남아있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어쩌면 목새의 그 원혼들이 미세먼지로 날려서 우리의 얼굴을 세차게 치는 게 아닌지. 현재는 별로 쓰지 않는 우리말을 가지고 시를 짓는 경우는 종종 봤지만, 목새라는 시는 현재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 벚꽃도 세찬 바람 때문에 급하게 날아가버렸다. 미세먼지를 뿌리치기 위해 자연이 몸부림치는 듯한 이 상황은 어쩌면 전적으로 인간의 탓이 아닌지.



 

3.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게 의외의 사건으로 드러났다.


주간경향에서 재벌개혁 투톱이라 소개한 인물 중 하나가 김기석이었다. 삼성에 대한 몽둥이 찜질을 앞두고 최종구 위원장과 팽팽하게 최종 대결을 한다는 식으로 제법 흥미있게 기사를 써 놨다. 기업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금융감독원장이 되어 직접 일을 처리한다 이런 식의 칭찬이 많다. 그러나 국회의원할 때 피감기관이 보내주는 해외여행을 갔다왔다고 해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 중이더라. 솔직히 분노했다기보단 안타깝다. 왜 그 한 순간 이기지 못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오셨을까... 어차피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겠으나 결국 유혹에 굴복한 그 한순간이 지금 기업의 개혁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장애가 되어 국가에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 솔직히 이렇게 되면 나도 '소위 로비로 해외여행도 다녀온 사람이 기업의 돈을 받으면 대체 무엇에 쓸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뢰가 떨어진다. 너무 당당하게 나오는 것도 괘씸하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기사를 좋게 쓴들 국민이 이 사실을 잊지 못한다면 부질없는 것을.



 

CCTV에 대해 회사에서 자주 이야기가 나오는 사항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재생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가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창고에서 회사의 뒷담을 까다가 들키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직원 욕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우연찮게 그런 소리가 다른 직원들과 그 욕먹은 대상자에게 전달된다면 그 사람은 어쨌던 회사 내부에서 관계가 상당히 껄끄러워지는 건 사실이다.
2. 어디까지 설치되는가 모른다.
이게 여성들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이다. 탈의실에 자동문을 설치해놓은 경우,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 때문에 CCTV를 그쪽에까지 설치해놓지 않았나 싶어 직원들이 소란을 일으킨 적이 꽤 있었다. 심지어 옷이 흐트러져서 급한대로 정돈을 할 때도 CCTV 때문에 화장실까지 돌아서 가야 하니까.
3. 직원 감시용으로만 설치되서 필요한 때 쓰지 못한다.
마트같은 곳에는 도둑이 상시로 드나든다. 그런데 CCTV가 직원 감시만을 위해 설치된 경우, 도둑은 사각지대를 감안해서 쉽게 물건을 훔쳐갈 수 있다. 사실 오래된 건물은 어느 정도 직원들이 도둑들의 심리를 파악해서 잘 훔쳐갈 만한 곳에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인데 제대로 활동하는 노조가 기업에 있으면 CCTV를 정말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노조를 좌파로 몰기 바쁘거나, 혹은 친기업노조가 되기 바쁘지. 솔직히 금속노조같은 곳 빼면 노조가 노동자들 급식먹고 달달한 거 먹으라고 디저트 나눠주는 것 외에 하는 게 뭔가.

김광석의 외사랑은 성남 중앙시장 뒤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의 사연을 담은 노래이고, 설악산 대청봉을 보며 만든 터는 가수 신형원이 불러 66만장의 레코드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 "개똥벌레로 최소한 1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불과 100만원밖에 받지 않았다"



 

ㄷㄷㄷ 아무튼 우리나라는 가요 작사를 너무 날로 받아먹으러고 하는 경향이 있는 듯.

 

그래서 뽀로로 시리즈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영유아들 사이에서 '영원한 고전'으로 꼽히는 이 시리즈는 2003년 북한 삼천리총회사가 참여하는 남북 합작 프로젝트였습니다. 북한에서는 방송되지 않았지만 개성에 애니메이션 센터를 두는 등 적극적인 협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남한의 시나리오와 구성에 북한의 채색기술이 더해져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가로 베니싱 라인도 일본 가로 시리즈 다 죽어가는 걸 국내감독이 살려주더라. 어느 정도 애니메이션 기술이 확보되고 우리나라에서만 만든다는 신토불이 정신을 버리고 야한 애니를 만들면 안된다는 꼰대정신도 탈피하면 유아 애니메이션에서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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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haos Child: Complete Series (카오스 차일드)(한글무자막)(Blu-ray+DVD)
Funimation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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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자야.

뉴 제네레이션의 '재래'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1탄이 제대로 있는지라 카오스헤드처럼 설정이 갑툭튀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그러나 괜히 남주가 카메라를 들고 동영상을 찍어대는 바람에 고어 갑툭튀는 많다.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사람이 토하거나 피를 뿜거나 하는 장면들도 있다. 일반적으론 그림 실력도 상당하면 고어가 별로고, 고어를 잘 그리면 그림 실력이 별로다. 카오스헤드는 후자였는데, 어떻게든 카오스 차일드는 그림 실력 쪽을 살리려한 듯하다. 그러나 선을 가냘프게 해서 그림에 약간 날카로운 느낌을 살리고, 고어도 그럭저럭 섬세하게 그려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효과로 밸런스를 맞췄다고 생각한다.

전개가 빠르지만 어차피 카오스 헤드도 만만치 않게 빨랐으므로 ㅇㅇ 카오스 시리즈 언제까지 할진 모르겠으나 아무튼 슈타인즈 게이트가 차근차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면이 있는 한편 이 시리즈는 걍 갑툭튀로 전개를 다 나갈듯. 뭐 사실 고어때문에 보는 사람이 다수니까. 단, 여태의 공상과학 시리즈와는 달리 범죄소설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 이 애니의 작품성을 어떤 작품보다 훨씬 더 우월하게 만들어 놓았다.

진히로인이 누군지는 스포일러라서 말을 삼가겠지만, 아무튼 카오스 헤드 핑크머리 여주보다 매력이 약간 떨어지긴 한데 되려 다른 여성들의 매력이 올라가서 진정한 하렘물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하기사 워낙 압도적인 분이었던지라 전작 포스 따라가긴 힘들듯(...) 그래도 난 노랑머리 양갈래가 다른 면에서 좋다 ㅎㅎ 성실하고 올바르달까.

여기 쥔공도 아마 크게 망가지진 않을거라 짐작이 간다. 말더듬이이긴 하나 파오후 이미지는 아니다. 가족이라 사칭하는 여자가족이 워낙 섬세하게 케어해주시는 듯. 전작의 쥔공도 극단적인 환경이 아니었음 그렇게까지 멘붕하진 않았을 것임을 암시한다.

 

 

약간의 스포일러도 있음.
사실 아동학대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데 그 중 하나가 방임이다. 생존을 좌우하지 않는다면 괜찮지 않나 생각하고 무조건 돈으로 죄책감을 때우려 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가장 위험한 발상이다. 아무튼 부모의 무관심함 때문에 아이는 삶의 질 자체가 대폭 깎여버리는 것이다. 이는 개인과 환경 사이의 상호교류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 (다시 말해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도 호구로 찍혀 무시를 당한다는 소리다. 그걸 어찌 아느냐 싶지만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티가 난다. 자세한 건 기회가 있음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도전의 기회로 삼으라고 가볍게 이야기하기엔 무척 어렵게 된다. 결국 이렇게 성장한 사람은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사람이 된다. 전반적으로 무기력감을 느끼고, 자율성이 빈약하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 혹은 보호자라고 해서 안전하지 못한데, 주인공과 친한 사람 중 제일 먼저 노노가 습격당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데 한몫하고 있긴 하지만, 나도 일단 걱정은 된다. 아동에게는 사회복지나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솔직히 초능력을 발생시키지 않았으면 겉보기에 무지 겁많고 예민해보이는 남주에게 누가 관심이나 줬을까? 어린이는 미래의 재산이 아니다. 그들은 언젠가 우리와 비슷한 키가 되고, 나이가 든다. 스트레스를 겪은 아동은 조숙해지지 않는다. 단지 노화될 뿐이지.

 

 

정보의 최전선에 서 있기 위해선 쉴 새 없이 방송을 보는 게 아니라 책을 보면서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 즉, 뇌가 있어야 이성적으로 쓸데없는 정보들을 거를 수 있단 말이다. 기계는 사람의 욕망에 스스로를 맞추는 경향이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람들을 경쟁시키고 죽이는 게 자연스럽다. 어른들과 방송진행자들이 행복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하는 건 대체로 선동이다. 조직과 기계적 이익에 좌우되기 위해서다. 요즘 사람들이 그 선동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느 정도 나락에 떨어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나 하나쯤이야'에서 벗어나 내 자신이 얼마나 짊어져야 할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지, 어느 정도가 자신의 잘못인지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카오스 차일드 짤 검색하다가 핑크머리는 빗치라고 하는 글을 봤다. 아니 다 빗치던 대부분 빗치던 흔히 빗치던 이건 일반화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캐릭터에게 일차적으로 사죄해야 하고 그 다음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핑크머리 캐릭터가 최애인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할 듯하다. 캐릭터를 존중할 줄도 모르면서 애니메이션 좋아한다 오타쿠다 나대지 말았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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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무지개 탐정 코하루 체인지 (총7화/완결)
Touta Kitakawa / 루트코믹스 / 2016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1. 대체로 얀데레가 취향이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제일 처음으로 모에했을 땐 아무래도 미래일기였던 듯하다. 그만큼 강렬했으니까. 그렇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을 못살게 괴롭히는 게 얀데레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통제를 해버리게 되는데 그러면 츤데레와의 구분이 없어져버린다. 사실 츤데레도 아픈 말로 사람을 쿡쿡 찌른다는 데서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아는 사람이 3D 츤데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느 캐릭터와 굉장히 성격이 일치한데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고통받고 그녀의 자녀는 그녀와 말도 잘 섞지 않으려고 한다능(...) 아무튼 그러다보니 얀데레는 미묘하게 살인(...)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판타지나 SF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어나면 그건 고어죠.

2. 여기서 중요한 게 밸런스이다. 남자애인 아키라는 워낙 감수성이 좋아서 이해범위를 넘어선 그녀의 엽기적 발상에 발끈하다가도 그녀의 좋아요 공세에 넘어가서 데레하는 면이 강하다. 소꿉친구 여성을 장난으로 때린단 설정이 좀 안 좋아보이긴 한데, 여자친구가 얀얀대기 시작하다보니 최고의 방어막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도 여성을 때리는 건 옹호할 수 없지만. 아무튼 아키라는 그녀의 마음에 감동하여 대체로 보답하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나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강구한다. 여자친구에게 뭐 그렇게 상세히 가르쳐줄 필요가 있나 고민하는 카오루의 모습도 나온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였다. 결국 연인은 상대방의 모습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 '나는' 굳이 가르쳐줘야 하나 싶겠으나, 의외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3. 얀데레는 배신하지 않는다. 사랑이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될 뿐이지. 의외로 사람의 감정에 대한 공감이 강하며(공감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공감하지만) 어떻게든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려 애쓴다(그리고 반드시 보답을 받으려 하지만.). 사기를 쳐서 돈을 뺏고 달아나거나 바람을 피는 것보단 백배 낫지 않은가. 나는 사람이 변화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얀데레를 정상인처럼 살게하는 방법은 (정신상담과) 진지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관심이다.

 

 

 

P.S 그리고 역시 마코토는 어쩔 수가 없잖음? 마코토니까 얀데레가 둘씩이나 있었다고 봄. 솔직히 여성이 얀데레가 아니더라도 그 놈의 진실을 보고도 정상적으로 사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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