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강한 국가를 위한 냉혹한 통치론 e시대의 절대사상 6
강정인.엄관용 | 마키아벨리 / 살림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론이 너무 긴 듯한 느낌이 있지만, 대체로 알기 쉽게 정리는 잘한 것 같다. 다소 산만하게 보일 수 있는 군주론을 다시 분해한 다음 통치하는 방법에 따라 분리하고, 기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따라서 분리한 책이다. 군주론을 샅샅이 읽고 분석하고 구분하려는 범상치 않은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을 집필한 사람을 깊이 존경하게 되었다. 물론 레오 스트라우스같이 길게 쓴 책도 좋으나, 일단 군주론 자체가 간결하다보니 너무 자신의 견해를 중점적으로 붙인 티가 돋보이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저자는 동아시아의 사상도 존중해달라는 몇십장에 달하는 충고를 제외하고는, 철저히 편집 중심으로 군주론을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정리할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아무튼 상당히 독특한 맛이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군주론 완역서를 읽는 게 훨씬 더 나은 방법이긴 하지만, 복잡한 설명은 귀찮고 마키아밸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주석을 원한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하겠다. 마키아밸리에 대한 나의 의견은 레오스트라우스의 '마키아밸리'라는 저서의 감상문에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국의 정치 - 여말선초 혁명과 문명 전환 나루를 묻다 4
김영수 지음 / 이학사 / 200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말선초는 본인이 온 셰계사를 통틀어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는 역사이다. 공민왕의 화려한 개혁과 화려한 실패, 그리고 이성계의 도약같은 장면은 '용의 눈물'때부터 반해서 몇 번이나 책으로든 영화로든 접하고 섭렵했던 바이다. 그래서 무려 8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결국 빠짐없이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고려말에서 조선초까지 변화를 겪은 철학과 정치이다. 본인은 공민왕대의 정치, 그리고 불교와 성리학의 차이에 대해서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정도전과 정몽주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도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결국 이 책이 정치에 대한 해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이 둘에 대한 대립에 있었다. 뭐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겠지만 두 인물은 서로 정반대의 기법을 사용하여 조선의 건국에 도움이 되었다. 음, 또 하나 당부하자면 이 책은 고려말의 사회와 공민왕에 대한 언급이 반은 넘게 나온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첫째, 둘째'인만큼, 쓸모없다 생각될만큼 세세한 설명이 많이 나오니 고려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사실 조선보다는 고려가 좋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달까. 규칙적인 열거와 세부적인 설명이 딱딱하다는 느낌마저 들었지만 고려사의 해석에 관해서는 매우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를 마시는 새 3 - 유혈의 지배자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나서도 한동안 이 책에 나오는 우화와 정치가 무슨 관련이 있는가...에 대해선 한동안 고심했었다. 왕보다는 신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고, 정치보다는 종교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다. "대장군님도 제국이잖아요"라는 정우의 이야기에 잠깐 넘어갈 뻔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종교와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이 정해준 운명과 인간이 원하는 운명의 대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정치가보다는 종교인들이 발끈하면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실패한 악인과 훌륭한 악인에 대한 참고서는 될 수 있으려나? 여기서 실패한 악인은 스카리 빌파, 성공한 악인은 원시제라고 난 생각한다. 이유는 8권 외전에 전부 나와있지만, 그는 인간도 아닌 자를 악한 인간, 아니 악한 신으로 세우는데 완벽히 성공했다. 물론 그 악한 신이 스스로 폭주만 안했다면 그랬을 거라는 이야기이다. 눈물을 마시는 새와는 달리 좀 더 스케일이 광범위했고,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였다. 캐릭터들의 특성도 전보다 매우 선명해진 느낌이었다. 자세히 읽어보면 나가들이 군령자를 잡아들이게 치천제가 내버려둔 이유, 그리고 모든 일의 원인이 치천제에게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전권보다 좀 더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이것도 스포일러이려나;;;;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백호왕과 치천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이 책을 읽어볼 것. 

P.S 그보다 우리 륜과 아스화리탈은 여전히 안 깨어나는거냐, 응? 그런거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록흔 3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가 읽을만큼 인기있는 책이었다고 해서 읽어봤지만, 과연 남자분들이 이걸 읽고 좋아했는지는-_-;;;;;
 너무 픽션인 요소가 많을 뿐더러, 지리멸렬한 권선징악요소에 게다가 뭐냐 그 엄청나게 당연한 해피엔딩은;
 남주나 여주 둘 중 하나가 죽는 이야기인 줄 잘못 알고보다가 그대로 파닥파닥 낚였던 순간.
 게다가 가륜자식은 왜 저리 잘나디 잘난 천하무적이더냐..... 확실히 연록흔이 남자같은 성미를 되돌릴만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전개되다보니 그냥 겉만 꼿꼿한 수동적 여자로만보여 상당히 기분나빴다. 뭐 내용 이면을 따져보면 그리했다만, 가히 문장실력만은 발군이다. 결국 난 유명하다는 무협멜로소설에서 문장실력만 잔뜩 구경한건가, 왠지 허무하기까지 한 순간이랄까. 어쩌면 요즘에는 살짝 멜로물이 질렸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이런 소설이라면 좋아라고 보았었는데 말이지, 이젠 자신이 천하무적이라는 남자들만 보아도 구역질이 난단 말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발론 연대기 8 - 아더 왕의 죽음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국에 대한 이야기, 성배에 대한 이야기라면 빼먹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아발론 이야기이다.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나오지만, 역시 장마르칼이 멀린의 광팬이기도 한지라 1권부터 멀린의 포스가 아주 쩔어준다 ㄷㄷㄷㄷ 뭐랄까 예상한 이야기와는 완전 딴판인 이야기였다. 편력을 돌면서 쉼없이 공적을 세우고 사랑을 나누며 결국엔 성배의 신비를 쟁취하는 기사들의 이야기는 좋았으나, 너무나 방종했다. 너무나 잔인했다. 지나치게 잘난 척하며 명예를 쫓았다. 자신의 개인적인 사랑과 자신의 고집으로 책임감도 지지 않은 채 스스로 모든 것을 파멸시킨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와 그 결말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으나, 스스로 파멸을 불러온 아더와 그의 아들간의 싸움을 지지해준 멀린의 말과 같이, 이 아발론 연대기는 왕과 편력기사들이 겪는 인간의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비록 성장소설과는 달리 비싼 대가를 치르며 죽어가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이었지만. 그런 의미에서 무의미한 싸움의 결정적인 시작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을 걱정해주고 돌봐주며 마지막에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던 가웨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는 결국 성배의 신비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책에 적혀있는대로 그것이 패배의 징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1권부터 8권까지 꽤 두꺼운 책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다음 줄거리에 대한 호기심때문에 결국 책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기사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유별난 영국의 여왕숭배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던 책이었다. (아무래도 섬에 살다보면 여성성이 강해지는 건지도.) 마비노기라는 고대 저서와 함께 아발론의 모든 이야기에 대해 적절히 이야기를 섞어놓은 점, 그리고 아름다운 몇몇 시들을 중간중간에 첨가했던 점, 그리고 박식한 역주의 설명 모두가 감탄을 자아내는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