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동 별곡 청어시인선 137
김인영 지음 / 청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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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중에서

 

억겁년 풍진세월에

아담과 이브는

사바세상 거친 인간이 되었고

욕심덩이 되었지

내 너희를 어찌할꼬

니네들 멋대로 살겠느냐

 

허나 하늘은 사랑이기에

당신지으신 땅에

"지저스 크라이스트"를 보내어

십자가로 죄씻겼으나

아직도 그 타령

하늘두려운 줄 모르구나

 

하늘 가득 사랑의 은총

하얀 눈송이로

땅위 허물덮어주네

너희에게 평화가 있을 지어다

이 죄인 용서하소서

"보시기에 또 좋았더라"



 


책을 읽다보니 비선대 만남의광장에서 빈 속에 동동주 마시고 산 내려가다가 나무에게 영양분 줬던 거 생각난다 ㅋ... 설악산에서 음주하는 게 굳이 금지된 건 아니지만, 나도 겪어봤고 심지어 50대로 보이는 분은 얼굴이 불콰해진 채로 산을 내려가다가 119에게 호송되시는 걸 보았다() 괜히 등산객들 다 쳐다볼만한 짓 하지 마시고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술을 산 뒤 산에 올라가 마시면 훨씬 더 저렴하다. 굳이 탁주를 마실 필요도 없는게, 개인적으로는 새벽에 생맥주를 500cc 마시고 소청봉까지 올라가봤는데 신선한 기분이었다. 다만 쓰레기는 꼭 챙기셔야.

안주가 필요하다면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을 사용하는 게 좋다. 맛과 인테리어까지 고려한다면 솔향이 좀 합리적이겠다.


근데 여기도 별거없음 ㅋㅋ 최근 대형마트 한 군데도 셀프계산대 뒀다 그러지, 동종업체끼리 경쟁벌이지, 최근 우리 부모님은 둘 다 자영업자인데 임대료 올려서 길바닥 앉게 생겼음; 일단 더 좁은 곳으로 이사가서 여유금을 뺄 거라던데 아무튼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동네가 좁아 공장도 없지 일자리도 적지 아무튼 메리트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계속 건물 지어대면 나중엔 가족들 전부 서울로 오거나 아님 나 빼고 강원도 내에서 뿔뿔이 흩어지겠지. 10년 전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최근엔... 시골은 돈 없어 딱히 외국 못 갈 때 관광가는 거지 절대 살러가는 게 아니라는 게 내 생각. 농사로 자급자족하기엔 비도 눈도 안 와서 불가함. 풀뿌리 캐먹을 거 아님 그냥 올 생각을 접어라. 내가 이틀 전에 진짜 알바몬에서 열심히 찾아봤건만 그 옛날 급전땡길 때 했던 설거지 알바도 없더만.

물론 사람인심은 강릉이나 양양같은 곳보단 비교적 좋아서 한 번 취직하면 알바여도 오래 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장들이 월급 막 줄이면(자주 겪어본 경험담이다 시간 그만 좀 줄여 이 ㅅㄲ들아. 충분히 놀고 있다.) 별 수 없음 투잡을 하던지 회사를 나가던지 ㅋㅋㅋ 그냥 오지 마... 여기도 돈 앞에서는 시골인심이고 뭐고 없음.

 

설악아리랑 중에서

 

주: 조물주가 이 세상을 만들 때에 생각대로 아무렇게나 만든 것이 아닐테고, 설계도면을 보면서 순서대로 차곡차곡 만들었겟지요. 그래서 그림 그리는 풍경부터 시작했죠. 본래 설악의 뜻은 바위가 희다고 해서 백악설산이라 하지요.



나와 같은 지방 어디에선가 사시는 분의 시집이다.


일단 시작부터 거창한데, 옥황상제가 그림을 그려 설악산을 만든 뒤 신선에게 정찰(?)을 시키는 내용이다. 설악산 끄트머리는 일필휘지로 붓을 그어 흐릿해진 걸로 묘사되어 있는 게 특이하다. (실제로 다른 곳은 몰라도 설악산 꼭대기엔 반드시 자주 눈이 오곤 하며, 대청봉 가는 길은 도중에 수증기로 눈앞이 흐릿해지곤 한다.) 외설악뿐 아니라 내설악의 구석구석까지 소개해주는 긴 시다. 이후에도 시에 한자가 종종 들어가 있지만, 읽는 건 어렵지 않다. 뒤로 갈수록 점점 힘이 빠져가는 느낌이지만, 저자가 사는 곳에 대한 애정이 시집에 전반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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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처럼 2240400404 - 우리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김준산 지음 / 페이퍼르네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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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용광로같이 격렬했던 1969년 미국의 반전시위 현장에선

"반항심이 생기면 생길수록 나는 섹스를 나눈다"는 낙서가 유행했다.



 


 

이전에 랑시에르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떤 책에서 한 구문만 잘라서 인용한다는 건 굉장히 무섭다.


어떤 때에는 어마어마하게 책에서 표현하려는 의미를 왜곡할 수가 있다.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은 프랑스 혁명기 자코토의 일화에서 시작되었다. 자코토라는 프랑스인이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텔레마코스의 모험이라는 프랑스어-네덜란드 판 본을 학생들에게 던져주며 알아서 공부하라고 했는데. 학생들이 알아서 공부하면서 수준이 엄청 높아졌다. 보통의 교실에서 스승과 제자의 위치가 애초에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내용인 것이다. 무지한 스승이랑 그 위계를 평등하게 하는 스승을 일컫는 말로 지적 평등에 대한 소리이다. 고로 니체처럼 책에서 나오는 학생 간 평등과는 거리가 멀고, 랑시에르의 생각보다 사상 자체가 후퇴한 느낌이 난다. 일반 사람들은 잘 알 수 없는 단어를 쓴다고 하여 책의 질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저자도 팟캐스트에서 말하고 있지만, 랑시에르 등이 쓴 책을 직접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번 책에서는 이반 일리치로 전의 이론을 수정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거기서도 틀린 구절이 있다. 의무 공교육은 처음 만들어질 때와는 달리 지금은 사회적 약자들이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은 가난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점점 더 가난해질 것이다. 학술적 가치를 따지면 고비용 비효율이 맞다. 또한 "보람따윈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라는 책에서 저자는 의무교육을 통해서 국가와 사회는 일할때 보람을 찾아야 한다느니, 보람을 위해서 근로를 한다느니 하는 사상을 주입해서 보람이 아닌 돈을 위해 일하면 속물이라는 인식을 주입해서 노동자를 이용해 먹기 쉽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하지만 사회를 구성할 시민의 보편적 삶의 수준을 높이는 데에 효율을 따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이 책의 또 다른 문제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읽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가 나이 지긋하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했는데 글씨를 알아볼 수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다른 책을 추천하니 그나마 읽을 수 있겠다는 답이 나왔다. 아마 책에 쓰인 종이 자체가 어두워서 그런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좀 더 나이드신 분들에게 맞을 것 같은 내용인데 이렇게 글씨가 안 보이게 해놓으면 그나마도 팔리지 않을까 해서 아쉽다. 뭐 어차피 저자는 공무원이니 책 좀 안 팔려도 생계에 지장은 없겠지만.

 

확고한 반대자들이 출몰하는 체제가 역동적이다. 서로가 서로를 긴장시키고, 다른 의견이 자유롭게 충돌할 때 체제는 보다 나은 곳을 상상할 수 있다.


예컨대 성 소수자들이 있어야, 성이라는 문제에 대해 다른 해석과 활력을 창조해 낼 수 있으며, 노동자들의 강성한 목소리가 있어야 자본가들의 폭거를 중재할 수 있다.



 


그래서 내 페친의 페친 분이 '성 소수자들은 어떻게 할 거냐' 물었을 때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정할 거다'로 답한 문재인의 답변은 잘못된 것이다.


진정한 보수도 아니고 단지 돈 벌기와 권력 잡기에 몰두한 오합지졸들의 파티에 의견을 구하면 안 된다. 정권을 잡았을 때 과감하게 개혁해야 그 정당에 내일이 있고, 역사에 남는 것이다. 그것은 박정희나 전두환 대통령 같은 집권주의가 아니다. 저 보수란 패거리들이 흔히 인용하듯, 무지한 자들의 '포퓰리즘'이 나라를 폭파시키는 행위를 저지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내가 잡은 여러 손아귀 중에 그래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맑은 연둣빛 천을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 사이로 가로질러, 단아한 미소로 사람들을 맞이했다. 여느 정치인과 달리 그녀는 악수를 청할 때 가식적인 표정을 지을 줄 몰랐으며, 사람들을 공손하게 대하는 어떤 굳센 수련과정을 통과한 눈을 가졌다. 자신이 춘천지구 녹색당 책임자고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 나는 그녀가 당선을 위해 선거에 나온 게 아니라, 녹색의 숭고함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선거를 이용하는 듯 보였다.

 



 


 

크으 이런 책에 나오시다니 감격스럽네요. 녹색당의 어떤 분이신지 매우 궁금하다.

 

1998년 미국의 한 만화 마니아가 인터넷에 올린 짧은 글이 논란이 되었다. 오랜 시간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만화, '개구쟁이 스머프'가 공산주의를 표방한다는 내용이다. 마을 지도자 파파 스머프는 숱 많은 수염과 특유의 붉은 옷은 마르크스를 상징하고, 가가멜은 스머프를 잡아 황금으로 개조하려는 폭거의 부르주아를 뜻하며, 고양이 아즈라엘은 부르주아 체제를 수호하는 마름을 표상한다.



 

지금은 뭐 저자가 만일 스머프를 만들었을 당시 가난했다면 우연히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그릴 마음이 들었으려니 하는데 처음 저 이야기를 들을 땐 상당히 그럴 듯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고보니 포켓몬스터의 나옹도 머리에 금화를 달고 다니네 ㅋ


이건 여담이다. 요즘엔 인터넷이 아주 발달되서 만화만으로 돈이 되지는 않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나는 매우 존경한다. 그리고 가뜩이나 일본을 혐오하는 한국에서 일본이 최강국으로 손꼽히는 만화를 그리려 한다면 얼마나 욕먹을까 어휴;

 

대학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여자 동기생 하나가, 페이스북에 놀라운 사진을 올렸다. 조각 같은 복근, 늘씬한 다리, 건강한 미모와 관능적인 자태는, 내 감추었던 육욕을 열어 잠시 몽롱한 상상에 휘달리게 했다. 친구의 나이는 불혹이다. (...) 친구는 독신이다. (...)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나는 내 친구의 저 놀라운 자태 속에 무엇인가 침전된 불순물이 느껴지는 듯도 했다. (...) 무엇이 그녀를 다 채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남편이나 자식을 바라는 미지근한 미련이 남아서일까? 혼자 겪어야 하는 노년의 삶에 대한 불안 때문인가? 아닐 것이다. 내가 아는 친구는 누구보다 늠름했다. 그녀는 무엇인가 다른 종류의 허기를 느끼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내가 언젠가부터 페북에 내 사진을 올리지 않게 되었거나 그보다 아예 찍지 않게 된 건 한남아재들 때문이었다. 걍 아무 생각없이 다이어트 중이었기 때문에 헬스장 가서 사진 찍어 올렸는데, 그때 정말 어마어마한 소리들을 들었다고 할까. 그때 난 남친이 있었지만 군대에 있기도 했고 알바 처음 시작할 때 자꾸 남친 있느냐 결혼할 거냐 물어보는 게 귀찮아서 독신이라 하고 다녔었기 때문에 더 했다. 하체가 적당히 포동포동하고 튼실해서 취향이라 하며 작업거는 인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거슬리는 건 왜 그 사진을 올리는지 외로워서 그런건지 등등 나에게는 없는 의미를 멋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었다. 임자있거나 결혼한 인간들의 단점을 꼽자면 유독 독신들을 자신보다 하등한 사람마냥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잔소리가 유독 많은 거라 생각한다. 왜 그 사람이 독신인지에 대해서는 남들이 알 바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계속 잊어버린다. 물론 자신이 쏟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생각도 없다.


내가 애니메이션을 좀 보다보니 친구에서 연인 사이가 되는 로맨스 내용도 본 적 있고 동창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관련된 동인지도 본 적 있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감. 어떻게 어린 시절 같이 놀았던 친구에게 육욕이 느껴질 수가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아니 그리고 그 친구는 이 책 안 봄? 대학 동기 사이에서 소문 퍼질까봐 우려가 되는 구절인데; (이후부턴 육욕이란 단어를 써도 된다고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거나 혹시 받았다고 해도 다수의 독자를 불쾌하게 했다는 전제 하에서 쓴다.) 욕구는 가질 수 있을지 모르나 작가 이름이 가명이 아니지 않은가? 무례를 솔직함으로 포장한다 해서 젊어진다거나 무례가 가려지는 건 아니다. 아무튼 일기는 좀 일기장에 써줬음 하는 소소한 바램. 오랜만에 황혼유성군이 생각나긴 했지만.

 

오늘날 유희의 대표주자인 영화의 예를 들어보자. 100억을 들여 만든 한국판 블록 포스터가 휴가철을 맞이해 개봉했다. 제작사는 관객을 예측하여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요소들을 꿰맞춘다. 감독은 흥행될 장면을 분석하여 영화를 흥행이 예상되는 범위 내로 찍는다. 비밀 시사회를 열어 반응을 살피고, 거부감을 느낄만한 장면을 덜어내어 수정한다. 개봉과 함께 각종 이벤트와 홍보로 여론을 형성한다.



 


 

난 어차피 영화에 쓸데없이 19금 실려 괜시리 시청자에게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편집엔 찬성하는 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영화 계에서 엑스트라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는 점은 마음에 걸리더라. 요즘에는 좀 개선되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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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잔마이 레오&마부 고치캬라 미니스탠드
ベルハウス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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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1. 애니메이션을 본다기보다는 대체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제목부터도 그렇지만. 나는 마이가 사라진 줄 알고 이걸 봤는데 알고보니 아니더라 ㄷ

주의 2. BL이니 꺼려지는 분들은 애시당초 하차하시길 바란다. 보면서 소녀혁명 우테나가 많이 떠오르던데(스포라 자세한 설명 생략.) 그거 남자 버전이라 보시면 되겠다. 그런데 우테나에서 표현 못했던 것들을 표현하려는지 엉덩이 얘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래서 남성들에게는 좀 거부감이 있을 듯.

주의 3. 사실 동방프로젝트에서 캇파를 너무 미화시켜서 좀 그랬는데 여기선 또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놨다. 그나저나 어째 엑스트라가 핑드럼이고 옆모습이 레뷰다 싶었는데 그 감독이네 ㄷㄷ 항상 이 감독은 불친절하고 그저 그런 장면도 상당히 불쾌하게 그려놓더라. 근데 정작 스토리는 너무 좋다는 게 또 함정.

고백도 못 한채 카즈키만 졸졸 따라다니는 안경잡이가 좀 짜증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즈키가 엄청 신경쓰이는 성격인 건 사실이긴 하다. 이런 인간 꼭 있다. 미운 놈 떡 하나 준다고 죄책감 때문에 왠지 모르게 싫은 그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 그렇지만 그런 마음으로 잘해줘봤자 들키게 되면 상대방은 그 호의가 기분 나쁜 건 물론이고 심한 경우 무섭다고 도망까지 가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혹시 가족을 만들고 싶다면 그냥 평범하게 잘해주면서 살면 되지 꼭 무리하게 거짓말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어쨌던 여장남자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심하게 왜곡되어 있는 건 사실인 듯하다. 겉으로는 조용하게 살고 있어서 정신과 상담도 못 받을 것 같고, 이런 사람이 시간이 지나서 보답받지 못하는 기분에 폭발하면 더 위험한데; 그렇다고 BL 근친 여부 의심하는 인간들은 일단 개오바지만 ㅋㅋㅋ

 

 

P.S 마지막으로 주의할 게 경찰 노래 나오면 같이 흥얼거리게 된다 ㅋㅋㅋ 뭔데 중독성 넘 쎄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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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gyfla52252680 2020-06-2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1화 첨 봤을때 이게 뭔 엉덩이야? 갓파야? 이랬는데 보면 볼수록 뒤에 스토리 내용도 좋고 진짜 굉장히 눈물이 많이 나더라구요 ...ㅠㅠ 엄청 잘 본 작품♥♥
 
넨도로이드 플러스 스타뮤 트레이딩 러버스트랩 5개입 BOX (おもちゃ&ホビ-)
オランジュ·ル-ジ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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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허를 찔렸다. 3기에서 이렇게 전폭적으로 그림체를 개선할 줄은 몰랐다. 굉장히 수수해보이던 우리의 주인공까지도 갑자기 잘생겨보인다(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면 잘생겨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또한 뮤지컬이 나올 때 라이브 무대가 매우 화려한 게 주목할 만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여태 스타뮤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성우들의 경험이 쌓여 노래실력도 발군이다.

3기에서는 여태 갑갑했던 카오우회의 전통을 완전히 바꿔나가는 내용이다. 아직 주인공 팀들은 2학년이니 다시 잡일에 빠지지만(...) 새롭게 3학년이 된 학생들을 알아가는 게 내용의 핵심이다. 여태까지 1~2기의 약간 어두운 내용과 달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밝은 편이다. 3학년들이 2학년의 생태를 이해해주려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축제를 편성해서 논란이 있긴 하나, 최소한 1기나 2기처럼 선배의 다크한 과거가 등장하거나 어른의 사정이 등장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그래서 그런가, '여태까지 숨겨왔던 퍼포먼스를 한꺼번에 펼쳐주마!'라는 듯한 기세가 깔려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도 이를 숨기지 않고 있다. 뭐 관습과 전통을 고집하던 3학년들이 옥상에서 연습만 하다가 이제 막 2학년이 된 학생들을 제압하려 든다는 설정이 있어야 재밌겠지만. 근데 3학년들 보면 너무 탁상공론이란 말 생각나서 웃긴다 ㅋㅋ 기한 내 가사를 쓰라고 무리하게 재촉하질 않나.

P.S 그 어떤 스타뮤 시기보다 BL을 노린 요소가 많으니 주의바란다. 특히 호시타니 관련해선 속속들이 바뀌는 나유키 얀데레 표정 ㅋㅋㅋ 설마 노린거냐 제작진. 막상 캡쳐해서 올리고 보니 대사도 좀 ㄷㄷ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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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도 못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3
김중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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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수건이 열리는 물오리나무 중에서

 

남자들은 등치기로 나무를 넘겨뜨릴 듯, 

아파트 부녀회원은 복면 쓰고 종주먹을 치켜드는데 

개를 사랑한다면 개 눈치의 1푼어치만 사람을 챙기라는 것; 

산수가 우째 풍경이 아니라 풍속이다

 

이게 그렇게 웃기더라 ㅋㅋㅋ 

 

(뭔가 스포라서 생략한 것 같지만?) 아무튼 저자는 젊었을 때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못했다. 청년 시절이었던 때를 저주하며 아예 처음부터 늙은이로 태어나면 좋았을걸 바랬다. 술을 마시면서 신과 기만자들을 저주한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종교를 믿고 있다는 게 떠올라, 열불내지 말고 평온하게 살길 바란다(여전히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은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다 열불내고 있는 지구온난화 현상에 걸린 지구를 회상한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끙끙대다 저자는 세상은 커녕 자신 하나를 변화시키기도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처럼 시집을 끊지 않고 쭉 읽다보면 시인이 자꾸 사색을 거듭하는 것처럼 보인다.

 

울지도 못했다면서 정작 몇몇 시에서는 술 마시고 울기도 한다. 제정신이 아닐 때는 우는 것을 카운트 안 하는 건지 ㅎㅎ 괜히 꿀꿀한 기분이 들 때 읽기 좋은 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P.S 이제 여러번 이야기하게 되서 슬슬 이골이 나기 시작하는데, 정말 문단계는 그 처녀 소리 좀 그만 했음 좋겠다. 안 하면 입에 가시가 돋나 싶다. 언제적 처녀냐. 자녀에게 연애하면 안 되는 직업을 설정한 것도 좀... 복서는 잘 모르겠지만 연극쟁이와 시인이 밥벌이를 못한다는 건 대체 언제적 상황인 건지. 설령 실제로 대부분 밥벌이를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편견을 심어놓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랜섬웨어 바이러스 중에서 

 

아무에게도 이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믿음을 쓸어버리기로 한다

천한 사람은 없어도 천한 영혼은 있으며, 

개의 새끼가 될지언정 개만도 못한 인간이 있다는 것을 

 

악인도 잠을 자는데

잠 속에서도 없는 죄의 용서를 빌어야 하는, 이것이 

지옥이다 

 

아기 난민은 문 닫힌 세계로 가다 해변에 코 박고 

반지하 창문을 두드리던 청년은 굶어 죽으며 

세월은 가라앉는다 

 

뭘 잘못 건드린 것인지 

어떤 버튼을 누른 것인지



 


그냥 이 생은 랜섬웨어와 복호화 툴같은 싸움의 연속인 것 같다. 박근혜는 내가 뽑으려 하지도 않았는데 뽑힌 재앙이라.

 

관능 

 

오아시스 해바라기는 

반지름 천 리에 물 뿌리는 스프링클러, 

내가 안 믿는 신의 한 수다 

 

바람과 파도로 다이어트해서 

칼날 두께의 몸을 지닌 동해 촛대바위 속 

내가 안 믿는 신이 거기 풀 한 포기로 뿌리 내렸다 

 

둘 넷 여섯 여덟 수많은 다리, 어떤 놈은 몸으로 기어간 듯 

새벽 사막은 내가 안 믿는 신이 밤새 제 갈 길 간 흔적 

지들끼리 아는 사막의 경락, 몸의 통신망 같다 

 

삶의 미동 

은하수 반짝이 옷 입고, 탬버린 쳐서 별을 흩뿌리는 하느님, 

관능이 여왕 중 황제



 


 

관능이라기엔 좀 뭐하지만 탬버린 치는 장면 하면 이거라서...

시집 후반에 가서는 사랑과 관련된 시가 많이 등장한다. 감수성이 있긴 하지만, 어법이 굉장히 남성들이 할 법한 이야기라 생각된다 ㅎ 흥미롭게 읽었다. 트롯트 가사로 쓰면 딱 어울릴듯. 솔직히 아재맛 나서 난 개인적으로 별로였는데 페친들에겐 이쪽 시들이 상당히 인기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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