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Mobile Suit Gundam : First Gundam Part 2 (기동전사 건담 파트 2)(한글무자막)(Blu-ray)
RIGHT STUF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어. 하지만 할 수밖에 없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건담과 샤아의 싸움 다음으로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권의 SF 소설을 보듯이 읽었다. 마치 전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셀>을 보는 듯했다. 핸드폰으로 인해 좀비가 되어서 점차적으로 진화하는 인간들은 서로 텔레파시를 나눌 수 있는 지경까지 다다른다. 이 정도면 오히려 '진화'의 경지에 다다른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슬픈 사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반죽음의 지경에 다다르기 때문에 진화가 발생하기 전의 기억을 건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살인을 저지른다.
 
 여기선 뉴타입이라는 초능력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말이 각기 다르다. 아무래도 아무로 레이가 연방에 혜성같이 등장한 우주세기 0079~80 즈음에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불어난 현상이라 연구자료가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다. 연구자에게 시간이 있던 말던 상관없이 시간은 잔인하게도 빠르게 흘러간다. 학습용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건담은 15살에 불과한 아무로 레이의 조종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투를 배운다. 이는 마치 인공지능(혹은 알파고)을 병기 안에 집어넣은 것과 같은 효과를 불어넣어서, 건담 마지막에는 아무로가 콕핏을 벗어나있고 건담 자신도 머리가 날아간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동작을 매끈하게 잘 수행한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첫째는 건담이 처음 파일럿을 인식하면 다른 사람이 조종할 경우는 파일럿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동작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 둘째는 건담을 조종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어디로 보나 전형적인 엔지니어로밖에 보이지 않는 공덕후 아무로 레이가 1년 사이에 능력 좋은 파일럿으로 변모한다는 설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뉴타입은 집중을 하게 될 때 몇 초 정도는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능력까지 생기는 듯하니 말이다. 아무로 레이를 좋아하고 쭉 지켜본 프라우 보우는 아무로 레이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다. 물론 아무로 레이가 원래부터 뉴타입의 가능성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로 레이가 전쟁 상황을 겪었고, 살아남기 위해 건담을 타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면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결과이다. 이에 대해선 샤아의 말이 맞다. 맨 마지막 장면에선 건담을 수용하는 배 화이트베이스에 있는 모든 인간이 어느 정도는 뉴타입의 기질이 있음을 암시하면서 끝나니 말이다. 기계에 의해 그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말은 희망적이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건담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일본 공산당 단체 중 하나인 일본민주청년동맹 출신이라 하고 건담 감독인 토미노 요시유키가 일본 좌파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사실도 사실이지만, 아무로 레이는 모범적인 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로 레이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그 순간에도 절대 인간적인 감정을 잊지 않으려 한다. '자기계발'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여자남자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군대의 모습에 분개한다. 반면에 폐쇄된 공동체(화이트베이스)의 특성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항상 군대식이며 모든 걸 공유할 수밖에 없고 결국 내부에서 짝도 찾고 생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제한적인 상황에서 프라우 보우가 빠져나갈 기회를 주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프라우 보우도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화이트베이스 인간이 된 하야토랑 맺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만... 어쨌던 나는 그의 그런 소년같은 모습이 어찌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엔 폭력에 어느 정도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나는 이게 제타 건담이 불행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제타 건담의 결말은 잘 모르지만 그런 불길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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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8-01-16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ㅡ흐 스포하고 싶어지는군요 날카롭고 불길한 예상은 좀처럼 빗나가지 않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