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 - Pamphlet 1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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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 지진으로 만 명 이상 죽는 것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뿐이다. - p. 34

 원랜 이것 외에 읽는 책이 더 있었는데 중도에 잃어버려서ㅠㅠ 결국 이 책부터 읽게 되었다. 어찌어찌해서 지금 읽기를 마쳤지만 또 다른 사정으로 인해 금요일날 모임에는 나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아무튼, 난 지금 쓰나미 후에 일어난 사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의 ’듬직한’ 후원과 봉사활동가들의 ’넉넉한’ 인심을 알게 된 것은 물론 좋았지만 무언가 중요한 걸 빠뜨린 느낌이랄까. 지금 이 책을 읽어보니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채로운 식품들이 있고, 특히 석유가 많기로 유명해 강대국들에게 이리저리 휩쓸리던 아체 지역도 쓰나미에 휩쓸렸다. 그러나 그들은 현재 일본만큼의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했다. 외국인들의 관심을 한 눈에 받은 적도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자 군인들의 위협에 썰물 빠져나가듯 달아나버려 텅 비어버렸다고 한다. 정부는 그들에게 낸 성금을 갈취해갔다. 결국 직접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보고 실용적으로 후원해주지 않는다면 부자들의 배만 더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여기서 증명되는 셈이다.  문득 어린이집 원장 겸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계시는 교수님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의 관점에서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와주는 게 복지에요."
 다른 사람들이 비판하는 대로 어쩌면 박노해는 시를 썩 잘 쓰는 시인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 자신마저도 자신은 약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베껴 쓸 뿐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아원 아이들에게 부자들이 갈취할 수도 있는 돈 대신 새끼 깜삥(아체의 작은 염소)을 선물할 줄 아는 그는 진정 센스를 갖춘 복지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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