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불공정 경제학 - 당신이 절대 모르는 경제기사의 비밀
김진철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경제신문을 읽고 싶은 사람 중에서 순전히 경제에 대한 지식을 알고 싶어서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닥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나 자신에 대해서 변명을 약간 보태고 싶다. 경제신문을 보면 모르는 용어가 잔뜩 쓰여져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서 살짝 쫄았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모르는 채로 그냥 발 뻗고 잘 수 없는 나는 경제학에 대해서 몇 권의 책을 빌려보았고, 결국 경제학 책 몇 권 봤다고 경제신문에 실려 있는 내용을 아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경제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쉽게 풀어놨다는 책에서도 비결제시는 천자만별이었다. 어떤 분은 닥치는 대로 경제학 책을 사서 읽으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분은 경제분야 자체가 몇 초 차이에 따라 이쪽저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지 않으며 따라서 너무 많은 지식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본인의 어머니는 20년 주식경력으로 경제에 도가 트셨지만, 어디까지나 '여자의 직감'을 신봉하시는 분이시라 나와는 경제에 대해 접근하는 기본적인 생각 자체가 다르시다. 무엇보다 주식은 저마다 자신만의 체계를 만들어 뛰어들어야 하니까. 물론 어머니에게 주식통장을 맡기긴 했지만, 독립하면 내가 혼자서 주식을 꾸려나갈 계획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경제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서론이 길다. 그렇게 경제기사를 '제대로' 읽을 줄 알게 된다면 떡고물을 좀 더 쉽게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김진철 씨는 "경제신문을 보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신문을 보는 서민들이 있다."라는 구절로 이 책을 시작하신다. 이건 너무 따끔하다 못해 아픈 것 아닙니까 ㅋ 당신이 절대 모르는 경제기사의 비밀을 꼬집으신건 좋은데, 경제신문 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문들을 제대로 보는 법을 가르치신다. 특히 본인도 소문으로 들어서 어렴풋이 인지하고만 있던 신문광고의 비밀을 속속들이 꼬집고 찌르고 파헤치신다. 글쓴이가 하고 싶던 말을 속시원하게 털어놓은 칼럼성격이 강했다. 그렇다고 글쓴이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를 줄줄이 풀어놓은 글은 아니다. 박정희 시대 기자들의 밤문화와 줄기세포 소동을 거쳐 천안함 사건까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예로 들어 언론의 여러가지 실수들을 본인같이 뉴스를 전혀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마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하자면 어렵게 생긴 표지와는 달리 글을 매우 쉽게 풀어놨다는 소리이다. 그리고 글쓴이가 이 글을 쓴 목적이 너무나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일단 소셜네트워크의 개방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며, 트위터 등 여러가지 매체들을 활용하여 직접 기자가 되라고 말한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대중들의 언론의식을 아직도 모르는 기자들을 꼬집어달라고 말한다. 언뜻 보면 자폭같기도 하다. 얼마나 신문매체가 하락하고 있으면 그런 말까지 나올까 싶다.

 될 수 있으면 기자지망생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다. 경제학 전공서적들에 실린 용어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신문을 보려 하던 건데, 영문 모를 용어들이 산발하면 신문 자체를 읽고 싶지가 않다. 김진철 씨에 의하면 기자가 공부를 할 시간이 없고, 그냥 보도자료 자체를 베껴쓰다보니 그런 기사가 나오는 거라고 하는데 언뜻 이해는 간다. 번역에서도 번역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있는 번역본과 생각없이 사전에서 베낀 듯한 번역본은 얼마나 큰 차이가 나던가. 개인적으로는 본인처럼 돈 벌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가 정곡찔린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다만 너무 한X레를 밀어주는 듯해서 약간 찝찝했던 구석이 있었는데, 저자 소개란을 보니 한X레 기자... 아. 이래서 기자의 소속을 보라고 그토록 강조하고 있었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