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 Conceptzine 2024.11 - Vol.117
미션캠프(월간지) 편집부 지음 / 미션캠프(잡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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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거의 자기 집에 있는 것 같았다

임승유

어디에 있었어

부엌 책장 위 하얀색 바구니에

그 바구니라면 내가 어제 비누칠까지 해가며 씻은 후에 오후 햇볕에 말려서 올려놓은 것 그전에는 베런다 한구석에서 겨울을 났지 그 전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색깔의 꽃을 피워내던 화초가 심겨 있었고 그전에는 요즘엔 안 쓰는 그린 초크가 담겨 있어서 내가 쏟아낸 것 더 전에는 내가 모르는 것

모르겠어 그게 어쩌다 거기 들어가 있었는지



집 안 물건 찾기 테스트

1. 손톱깎이- 내 화장대에 있음. 손톱을 기르지 않고 그때그때마다 자주 깎는 편이다. 몸에 염증이 있어서 가령 긁더라도 손톱을 기르지 않았으면 큰 걱정이 없기 때문.

2. 리모컨- TV를 시청하지 않는 편인데 현관에 있을 거다. 아버지가 잘 아실 듯.

3. 예비 건전지- 리모컨 및 현관문 잠금장치 때문에 TV 및 작은 서랍에 모아두고 봉투로 봉해놓는다.

4. 반짇고리- 어머니가 뜨개질을 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여차하면 어머니에게 물어보면 됨.

5. 여권-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다. 국내여행만 해도 돈이 오바되는데(이번 달에도 한도초과 ㅠㅠ) 그냥 잇몸치료와 함께 포기하려함.

갈매미르의 정리 체크리스트

1. 핸드폰 사진- 애플뮤직을 다운받은 이후로 항상 정리하기 빠듯하다. 최근에 어쩌다 간혹 찍은 사진들을 모두 지웠다. 대신에 최근 본 애니메이션은 잘 캡처하는 편이다. 기록도 하고 있지만 대체로 그렇게 하면 이전에 몇 분 정도까지 봤는지 확인하기 쉽다. 대신 캡처하면 페이스북에 올리고 핸드폰 사진은 바로 지운다.

2. 유투브 뮤직 음악- 들을 아티스트가 많아서 MP3가 포화상태다. 그래서 한 아티스트의 한 음반을 들으면 그 다음 음반을 다운로드하고, 들었던 음반은 지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하면 음반 교체에 시간은 좀 걸리지만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골고루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뮤직도 그렇게 하고 있다.

3. 세컨드 가방- 필수품을 집어넣는다. 앙산, 칫솔치약, 핸드폰, MP3 및 무선 이어폰이다. 고민한 결과 최근엔 MP3와 무선 이어폰을 조그만 파우치에 같이 넣어 보관하고 있다.

4. 퍼스트 가방- 휴지, 책, 보온병, 사원증, 행운의 마스코트 등 많은 것을 집어넣는다. 그래서 항상 베낭을 메고 다니는 편이다. 휴지 등 위생에 필요하거나 조그만 것들은 다 파우치에 집어넣는다. 간혹 맥주캔이 들어있기도 하다.

생각 정리하기

1.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죽기 전에 볼 애니메이션이 너무 많다(탕)

2. 고민하게 되는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가요?

- 이유: 요새 마음이 좀 너그러워지니까 보고싶은 애니메이션들이 많아짐. 옛날에는 명작 고어만 봤는데 막장도 나름 멘붕물이라 재밌고, 작화 쓰레기 작품이어도 나름 그것도 세상에 나온 의미가 있다 보니까 시청하고 싶어짐.

- 원인: 이틀 전에도 회사에서 일을 실수해 멘붕이 옴. 조그만 일이었지만 상사에게 철자로 맞을 뻔한 트라우마때문에 멘붕이 쉽게 옴. 멘붕이 오면 잠이 많아지며, 음악 및 애니메이션과 책 감상을 일체 못하게됨.

3. 이 고민의 해결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내 체력?

4.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장수를 위해 한 달에 일주일 정도 금주의 시간을 갖는다.

출근 및 퇴근 시간에 운동을 한다. 물론, 그때는 애니메이션을 본다. 이러면 진도는 얼추 잘 빠질 듯.

일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확인 및 정진을.

갈매미르의 산책

1. 주제- 정리: 마침 11월에 외부에 볼일이 많다. 머릿속을 좀 정리하고 과거와도 이별할겸 서울에 혼자 여행한다.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서울에 1박2일로 심지어 덕질까지 해도 20만 원 안팎이었는데..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서울행은 이제 점점 자중할 것 같다.

2. 예산- 총 합해보니 대충 15만 원 들어갈 것 같다.

3. 산책 코스- 가산 퍼블릭에 있는 장줄리앙의 종이세상 관람할 예정이다.

- 점심은 근처 월래순교자관 방문하려 한다. 샤오롱바오와 고량주 설원을 처음 접해본다.

- 오버로드 영화 시청: 가급적이면 다음 일정과 가까운 화곡이나 혹은 친숙한 센트럴에서 시청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 스친의 가게에 들러 독립서적 한 번 둘러볼 생각.

오전 6시에 출발하여 오후 6시에 버스를 탈 예정인데 생각보다 빠듯하다.

갈매미르의 삶-여러분도 자신의 습관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되짚어 보고 그때 어울리는 나만의 정리 법칙을 정해보세요.

방정리는 솔직히 잘 안 한다. 집은 먹고 자고 싸는 외에 할 일이 없는 곳으로 정해놨음. 대신 사무실은 깔끔하게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서랍에다가 집어넣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치약 등 잡동사니들을 모조리 투명 비닐봉지에 넣어두고 테이프로 봉해놓았다. 일단 서랍에 보관하면 반은 잘된 것이다.

일하는 곳이 지침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 장소라서 책이 많다. 책은 높이와 크기순으로 꽂아놔야 가장 정리가 잘 된다.

뚜껑이 없는 보관통을 사놓으면 만사가 편하다. 리스테린, 메모지, 홍차잎 등등을 늘어놓기 좋다. 클립도 투명통 하나에 보관하는 게 가장 좋고, 필통이 아닌 펜트레이는 최근 장만했는데 지금은 없으면 못 산다. 기타 소도구를 장만하면 된다. 직장생활 편하게 하려면 오피스 용구는 지르는데 돈을 아끼지 말자.

갈매미르의 집과 정리

1. 일과 후 피곤하더라도 집 안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천해 볼 만한 정리 습관을 생각해 보세요.

홈술 및 차를 끓여마시다보니 집에서 먹는 습관은 피할 수가 없을 듯하다. 대신 집에 먹을 것의 자취가 없도록 손질한다. 아무리 취했어도 먹은 음식이 담겼던 봉지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고 잔은 씻는다. 이렇게 하면 웬만하며 벌레가 꼬일 걱정은 없다. 먹을 게 없기 때문이다.

2.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 집 안 곳곳에 있는 맥시멀리스트라도 정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까 전에도 얘기했지만 무조건 물건은 꺼내놓으면 지저분해진다. 책장에 놓거나 벽에 붙여놓거나 어디 끼워놓을 수 없으면 다 버리는 게 맞다.

갈매미르의 정리 경험

왜 난 정리라고 하면 자꾸 이별이 생각날까? 아마도 집안정리보다는 이별을 잘해서일거다. 이별할 땐 핸드폰 및 카톡 등 SNS 차단까지 싹 다 하는 편이다. 전남친 친구 정리는 안 한다. 애초에 사귀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게 귀찮기는 하나, 헤어질 때 전남친 친구와 별 말 안 하고 친구로 남을 수 있어서 좋다. 페북에는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보통 전남친이 남긴 물품들을 난 전리품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은 그것까지 싹 다 전애인한테 돌려준다던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선물했던 걸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단, 빌려간 책은 돌려준다.

이별은 말 그대로 결산이기 때문에, 만남과 비슷하게 이별도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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