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na Aguilera - Back To Basics [2CD]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Christina Aguilera)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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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곁에서 누군가가 자라나는 걸 지켜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나날이 하나 하나가 변해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참 묘한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그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간의 흐름을 생각해보기도 하고,그 사람이 저렇게 성장해가는 동안 나의 모습은 또한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볼 수도 있는 여러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에서 결코 평범한 경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서 가장 흔한 케이스는 바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일텐데요. 저는 약간 다르게 방향을 틀어 이 음반의 주인공을 이 케이스에 연결시켜보려 합니다. 바로 세 번째 앨범으로 돌아온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그리고 최근에 내한 공연으로 다시 자신의 이름을 한국에 각인시킨 바로 그 아티스트를 말이죠. 이 앨범을 구입하여 듣게 된 것이 벌써 작년 가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 때 한참 수능 막바지 준비로 정신이 없었던 상황에 놓여있었고 지루한 문제집을 풀어나가며 크리스티나의 앨범을 계속 돌려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가 아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랬는지,왠지 수능이 끝나고 대학생이 되자 수능 때 지겹게 들었던 그녀의 앨범 음색 자체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크리스티나에겐 미안한 말이지만,저에겐 그녀의 세 번째 앨범이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다 싶으니 다시 그녀의 음반에 손이 가더군요. 여기에는 최근의 내한 공연 소식까지 한 몫을 했습니다. 재정 상태 때문에(?) 그녀의 공연에 가보지 못한 것이 분했는지 곧바로 그녀의 음반을 다시 듣기 시작한 것입니다. 열 아홉의 제가 들었을 당시와 스물의 제가 듣고 있는 현재의 느낌은 현저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그 이상의 전율이라고 할까요. 그녀의 수많은 팬들이 그렇듯,저 또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빠짐없이 기억합니다. 데뷔 앨범에서 달콤한 캔디 팝을 인형같은 소녀가 즐겁게 부르는 모습을 보여줬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여 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우먼 파워를 과시하는 아티스트로 자라났다니요. 그리고 그 시간의 증거로 크리스티나가 내세운 것이 바로 이 세 번째 앨범입니다.

두 번째 앨범 'Stripped'에서 보여줬던 파트인 인트로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이 세 번째 앨범에서도 다시 수록해놓았습니다. 앨범의 첫 부분을 장식하는 이 인트로는 크리스티나의 앨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냅니다. 단순한 인트로가 아니라,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노래 못지 않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과 크리스티나가 앨범의 노래들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이 역할을 중요하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첫 트랙 'Back to basic'에서 크리스티나는 과거의 재즈 시대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 'Makes me wanna pray'에서 탁 터진 고음과 함께 신나는 비트 위에서 노래합니다. 이 노래에서 크리스티나는 노래 후렴부에서 매우 돋보이는 기교를 선보이며 전자 피아노 멜로디와 어우러지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세 번째 트랙 'Back in the day'에선 쉴새없이 흐르는 멜로디를 따라 노래하며 자신의 페이스로 비트를 조절하는 노련함을 보여줍니다. 이제 첫 싱글로 낙점되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던 'Ain't no other man'은 옛 고전 명곡에서 쓰일 법한 관악기를 이용하여 재즈풀한 전반부 간주와 함께 빠른 비트로 남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합니다. 이 노래를 라이브로 열창하며 섹시한 춤을 소화해냈던 크리스티나의 모습은 이제 성숙한 뮤지션의 면모를 구사해냅니다. 흥겨운 분위기를 마무리 짓고 시작하는 다섯 번째 트랙 'Understnad'에서는 중간 중간에 샘플링 노래를 삽입시키고 물흐르듯 흘러가는 보컬의 역량을 돋보이게 한 것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미디엄 템포의 노래에서 더욱 발휘되는 크리스티나의 보컬이 여기에서도 십분 발휘됩니다. 소울풀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 여섯 번째 트랙 'Slow down baby'에서도 관악기 연주와 피아노의 선율이 뒤섞여 고음조에 올라가는 크리스티나의 음색을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주고 있구요. 탁 트인 그녀의 음성에서 업그레이드 된 진성 보컬의 맛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일곱 번째 트랙은 'Oh mother'라는 노래인데 이 곡은 두 번째 앨범의 'I'm ok'라는 노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습니다. 'I'm ok'에 비해 이번 노래에서는 어렸을 때 자신이 지켜보았던 어머니의 삶을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내며 어머니의 상처를 같이 극복하고 싶어하는 딸의 모습을 진실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애처롭게 다가옵니다. 여덟 번째 트랙 'F.U.S.S'는 자신의 두 번째 앨범의 프로듀서였던 스코트 스코치를 비난하는 노래인데 짧고도 핵심적으로 가사를 전달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노래에서도 소울과 재즈의 향은 물씬 풍깁니다. 이런 비난의 노래조차 작품성 있게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이 앨범의 완성도를 증명해주는 셈이죠. 아홉 번째 트랙 'On our way'에선 중간 중간에 박자를 약간씩 변형시키면서 반복적으로 깔리는 피아노 선율에 크리스티나의 강렬한 보컬이 잘 맞물려 있습니다. 또한 열 번째 트랙 'Without you'은 이번 앨범에서 조금 색다르게 몸을 가볍게 흔들 수 있는 딱딱 맞아 떨어지는 비트를 사용하여 가벼운 느낌으로 불러냈습니다. 열 한 번째 트랙 'Still dirty'는 두 번째 앨범의 첫 타이틀 싱글이었던 'Dirtty'를 연상시키는 가사로 화제를 모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Dirtty'가 클럽에서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같다면 이번 노래는 조그만 재즈 까페에서 부름직하다고 할까요. 이끌림 없이 깨끗하게 끊어지는 반주 또한 인상적입니다. 열 두 번째 트랙 'Here to stay'는 코러스에까지 참여한 크리스티나의 보컬 성숙미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흥겨운 노래이며 마지막 트랙인 'Thank you'는 데뷔 앨범의 첫 싱글이었던 'Gennie in a bottle'을 믹싱하여 팬들의 응원메시지로 곡을 만들었다는 게 또 한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번 앨범은 두 개의 씨디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씨디가 크리스티나의 역량으로 그녀가 매번 꿈꾸었을 재즈의 시대와 현재를 묘하게 공존시켜놓았다면,두 번째 씨디에서는 조금 더 노골적으로 재즈의 시대를 재현하려 하는 크리스티나가 존재합니다. 'Enter the circus'라는 노래에서 드라마틱한 그 전개에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열어놓은 그 시대의 음악으로 발걸음을 내딛고나면 관현악이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두 번째 트랙 'Welcome'에서 크리스티나의 파워풀한 음색을 다시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마치 대단한 무대를 눈 앞에서 펼쳐놓은 듯,'들을 수만 있다는' 음악의 한계를 전혀 느껴지지 않게 하는 느낌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세 번째 트랙은 세 번째 싱글인 'Candyman'이라는 노래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래의 골수팬들이 많이 생겨난 걸로 압니다. 비록 빌보드 차트에서는 그리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이 노래는 이번 세 번째 음반에서 제일 밝고 경쾌한 노래이며 1920~40년대를 사로잡았던 스윙풍의 재즈를 매우 잘 살려내고 있지요. 네 번째 트랙 'Nasty naughty boy'는 끈적끈적하면서도 유혹적인 보컬을 크리스티나가 잘 소화해냅니다. 직접 라이브 무대에서 들려주는 듯한 효과와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관악기의 연주가 이 노래를 돋보이게 합니다. 이 노래에서의 크리스티나는 먼 옛날 흑인 여성 보컬과 다를바 없는 기교를 능수능란하게 펼쳐냅니다. 다섯 번째 트랙 'I got trouble'은 마치 LP로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앨범 리뷰를 보니 빈티지 마이크를 천으로 감싼 채 녹음했다고 하던데,크리스티나가 참여했었던 OST였던 물랑루즈의 퇴폐적인 분위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여섯 번째 트랙 'Hurt'는 전형적인 발라드 곡입니다. 두 번째 싱글로 발매되었었고,두 번째 앨범에 있었던 'The voice within'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전작보다 좀 더 절제되어 있는 보컬을 사용했으며 멜로디 또한 조금은 단순해졌습니다. 일곱 번째 트랙 'Mercy on me'에서 웅장한 매력을 다시 보여주고 여덟 번째 트랙 'Save me from myself'에서는 속삭이는 듯한 창법을 이용하여 노래의 조용조용한 분위기를 나긋나긋하게 살려냅니다. 크리스티나의 보이스는 대부분의 여성 보컬들에 비해 두텁기 때문에 이런 노래는 소화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이 노래에서 그녀는 머라이어 캐리의 가성 창법도 부럽지 않을 만큼 자신의 또 다른 창법을 들려줍니다. 그녀의 노래 실력이 매우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지요. 마지막 아홉 번째 트랙 'The right man'에서 자신의 남편인 조단 브랫맨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가사를 노래하며 그녀의 세 번째 앨범은 막을 내립니다.

크리스티나의 이번 세 번째 앨범은 빌보드 차트에서 첫 번째,두 번째 앨범만큼의 좋은 성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음악의 전성기를 구현하려했던 그녀의 노력은 분명 음악계의 역사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대중성을 꾀하기보단 자신의 주체성을 더욱 올곧게 가지려하고 그것을 끊임없이 추구해나가는 모습에서 그녀의 다음 앨범에서는 과연 어떤 음악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납니다. 언제나 변화하는 모습을 추구하기에,그래서 다음 모습을 예측할 수 없는 아티스트에 대한 기대감은 한 사람의 팬에게는 매우 벅찬 일입니다. 이제 몇 달 있으면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기도 하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또 다시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는 자신의 팬들을 잊지 않고 더욱 진보해나가는 뮤지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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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Timberlake - FutureSex / LoveSounds
저스틴 팀버레이크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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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대 말에는 전 세계가 틴 팝으로 휘몰아쳤던 시대였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든지 7년이 지난 현재와는 다르게 음반 판매량 또한 현저하게 늘어나 있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음반을 만들어내던 뮤지션들에게는 그리 복잡한 사운드를 고려하지 않고 찍어내도 되는 그런 편리한 시대이기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비트가 단순해도,가사가 단순해도 그저 한 없이 열광하던 시기였으니 한 편으로는 매우 씁쓸한 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만 그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사람을 한 없이 열광하게 만드니,신기한 매력이 아닐 수 없더라구요. 우리 나라의 가요계에도 그 때 활동했던 가수들이 속속 컴백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보면 시간이 흘러도 역시 그 시절의 사운드가 강렬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노래들도 그러한데,하물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팝송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그 케이스 또한 이에 속합니다. 지금 다시 반복하여 들어도 너무나 좋은,그래서 한 없이 그 기억 그대로 남겨두고 싶은 생각이 들지요. 아,이때 이랬는데.이때가 좋았는데. 어느 덧 그 시절을 회상하며 듣다 보면 그 씨디의 전 트랙을 다 들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 시절의 중점에 서 있던 한 뮤지션이 여기 눈에 띕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저스틴 팀버레이크. 팝송을 듣는 분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아니면 매우 잘 알고 있을 틴 팝 주역의 하나인 엔 싱크의 보컬로 있던 청년입니다. 그는 어렸을 때 텔레비젼 인기 채널이었던 '미키마우스 클럽'에서 훗날 자신과 함께 틴 팝의 쌍벽을 이루게 되는 두 디바 브리트니 스피어스,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함께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칩니다. 그리고 십대 후반에 엔 싱크의 멤버로 활약하며 빌보드 차트를 뒤흔들어 놓았고,여기에 자신의 욕심을 더해 2002년에는 솔로 데뷔 선언을 하며 자신의 첫 번째 앨범을 발매합니다. 바로 넵튠스와 손을 잡고 만들었던 'Justified' 라는 이름의 앨범인데,이것이 바로 네 곡의 히트 싱글을 터뜨리며 전 세계에서 7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세우고 뮤지션으로 인정받게 만든 첫 걸음이었습니다. 그가 정의화하고자 했던 내용을 충분히 증명한 것입니다. 그 후 콘서트,피쳐링을 반복하며 활동하던 그가 2006년 9월에 자신의 신작을 소개합니다. 소년과 청년의 중간 지점에 있었던 1집과는 달리 슈트를 빼 입은 젠틀맨으로 돌아와서 말이죠.

앨범 얘기로 들어가 보자면,첫 번째 트랙은 이 앨범의 타이틀과 동명인 'Futuresex/Lovesound'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는 단순한 비트와 기계음을 많이 섞은 덕분에 굉장히 기묘한 느낌을 줍니다. 제 취향과는 약간 동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노래를 첫 번째 트랙으로 엮어놓은 것은 저스틴의 생각이 잘 반영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의 스타일이야말로 저스틴의 이번 앨범을 공교롭게도 모두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굳이 이 노래의 제목을 앨범 타이틀과 동명으로 지은 것 같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저스틴이 이 노래를 첫 번째 싱글로 내놓았다면 그가 대중성은 조금 밀어놓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었을텐데,이 영리한 뮤지션은 결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트랙과 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트랙에 반복적인 비트와 가사로 엮어진 'Sexyback'을 첫 번째 싱글로 점찍었기 때문입니다. 팀버랜드가 피쳐링했고 팀버랜드와 공동으로 프로듀싱한 이 노래는 곧바로 신선한 사운드에 목말라있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7주간 거머쥐었습니다. 그 외에 전 세계 음반 시장으로 저스틴의 새로운 음악 신보를 톡톡히 알려주는 역할을 했구요. 앞에 두 트랙과 비슷비슷한 비트의 노래인 'Sexyladies'라는 노래의 밋밋함을 조금 즐겨보고 난다면 그 노래와 바로 이어지는 'Let me talk to you'라는 짤만한 도입 부분의 노래를 지나게 됩니다. 즉,네 번째 트랙에 있는 두 번째 싱글 'My love'를 신나게 소개하고 있는 저스틴과 팀버랜드를 만나실 수 있을꺼에요. 저스틴의 이번 앨범에서 약간 특이 사항으로 꼽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Prelude(도입부)'와 'Interlude(중간에 생긴 에피소드)' 쯤으로 번역되는 짤막짤막한 노래들이라는 점입니다. 그저 물흐르듯이 듣다 보면 친절하게도 저스틴이 지루해질만한 분위기의 사운드를 실험적으로 바꾸어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했다는 점이 매우 눈에 돋보입니다. 자,이제 넘어가는 'My love'는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3주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Sexyback'의 몸을 들썩이게 되는 마력이 식기도 전에 엇박자 비트의 'My love'가 대단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다섯 번째 트랙은 'Lovestoned/I think she knows'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가 다섯 번째 싱글로 낙점이 되어 뮤직 비디오까지 찍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앨범이 발매되고 나서 어워드나 패션쇼에서 이 노래로 잠깐 잠깐 공연을 하는 것을 봤는데,역시 퍼포먼스와 라이브는 이 노래의 빠른 비트박스 비트에도 불구하고 생생하게 살아 있더라구요. 이 장난끼 어린 비트박스가 이런 노래로 발전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저스틴이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이 노래의 지지도가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여섯 번째 트랙은 'What goes around..comes around'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여태까지 빠르게 흘러왔던 비트를 잠깐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노래가 세 번째 싱글로 낙점이 되어 싱글 차트 1위를 또 한 번 거머쥐었었습니다. 이 노래는 특히 저스틴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긴 러닝 타임과 걸맞은 대작 뮤직비디오로 시선을 집중시켰었죠. 그 비디오에 스칼렛 요한슨이 저스틴과 열연하여 대박 스캔들까지 터뜨렸었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뜨거웠다는 것을 잘 반영하는 노래입니다. 트랜디하면서도 비장한 사운드가 지배하는 그 다음 트랙 'Chop me up'을 듣고 나면 그나마 1집의 스타일과 제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여덟 번째 트랙, 'Damn girl'이 흘러나옵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블랙 아이즈 피스의 윌 아이 엠(Will.I.m)이 보컬까지 맡아주어 신나는 분위기를 더욱 업시켜 주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랙이라고 소개드립니다. 그 다음 트랙이 'Summer love'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가 지금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0권 안에서 내내 머물러 있는 네 번째 싱글입니다. 그닥 홍보도 하지 않은 듯 한데,이렇게 기대 이상의 롱런을 해주는 것을 보면 그의 음악성이 다시 인정되는 순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 번째 트랙인 'Until the end of time'에서는 다시 차분함을 되찾아 저스틴이 보컬리스트의 성량을 발휘합니다. 약간은 이국적인 사운드를 사용하여 비트를 살리는 이 노래와는 달리 열 한 번째 트랙 'Losing my way'에서는 1집의 미드 템포 곡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다시 차용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열 두 번째 트랙 '(Another song)All over again'에서는 1집의 발라드 트랙이었던 'Never again'을 생각나게 하는 보컬이 인상적입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1집에서 넵튠스(Neptunes)를 프로듀서로 고용했던 당시와 다르게 2집에서는 예고 없이 팀버랜드(Timbaland)와 손을 잡았습니다. 1집에서 넵튠스의 흑인 소울이 묻어나는 비트를 사용했다면 이번 2집에서는 클럽 분위기가 물씬 나는 쪼개진 비트를 사용하는 팀버랜드를 선택했던 것이죠. 그걸 보면서 느낀 것은 저스틴이 바로 음악에 대한 적응력이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가 솔로 데뷔 앨범을 냈던 때에는 넵튠스의 비트가 빌보드를 휩쓸었던 때였는데,그 영향의 예를 들자면 앞서 발매되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공개적인 성인식이라고 명명되었던 그녀의 세 번째 앨범 'Britney'는 넵튠스의 손이 많이 가해졌었죠. 그러나 4년이란 시간이 지나자 빌보드 차트가 팀버랜드라는 또 다른 프로듀서에 의해 변화하게 됩니다. 물론 팀버랜드의 활동은 매우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었습니다만 어쨌든 저스틴은 그 흐름을 잘 파악했고 팀버랜드와 손을 맞잡고 이번 앨범을 만든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앨범에 별을 다섯 개 준 이유는 그의 노력과 적응력이 굉장히 늘었다는 제 생각 가정하입니다. 물론 다른 분들의 말씀처럼 가사집도 실려있지 않고 앨범 사진도 그저 그렇긴 하지만 무엇보다 앨범에서 중요한 것은 음악이 아니겠습니까. 이번 앨범의 성공으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부와 명성,그리고 음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부담감을 갖게 된 건 사실입니다. 그것이 바로 다음에 나올 세 번째 앨범에서는 또 다른 프로듀서와 공동 합작이기 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행보로 미루어 보아 멀티 뮤지션으로 진보한 그가 이 사실을 덮어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두 번째 앨범을 마음 껏 즐기면서 좀 더 여유롭고,좀 더 재치있는 세 번째 앨범을 기대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팬의 입장에서 기쁘게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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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na Apple - Extraordinary Machine
피오나 애플 (Fiona Appl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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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그저 무턱대고 앨범을 사도 후회하는 법이 그닥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즘에는 앨범 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워졌습니다. 하드락만 아니면 다 소화해내던 잡취향이 그새 바뀌어 버렸던 건지,앨범 구매욕은 불타올라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그와 반대로 많은 앨범들이 쏟아져 나와도 막상 손을 뻗치게 하는 앨범이 없었던겁니다. 이렇게 곤란스러울 때가. 이제는 모던 락 계열도 그저 그랬고,힙합도 그저 그랬고,재즈는 듣기만 하면 졸리기 일쑤라서 그저 멍하니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분명히 예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어울리지도 않는 슬럼프에라도 빠져버렸는지 무뎠던 제가 상당히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증상. 팝 음악을 접한 초기에는 하루에 몇 시간을 똑같은 아티스트의 앨범 듣기에 소비해도 질리지 않더니,요새는 막 접한 앨범이라도 두세 번만 들으면 질려버리는지라 음악 듣기가 싫어질 정도로 곤란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접한 앨범이 바로 피오나 애플의 세 번째 앨범인 'Extraordinary machine'인데요. 저는 이 앨범을 통해 피오나 애플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첫 데뷔 앨범인 줄 알았는데 이미 세 번째 앨범까지 낸 탄탄한 실력의 뮤지션인지라 살짝 당황하기는 했었습니다. 그래서 앨범을 듣기 전에 먼저 사람부터 파악해보자,해서 인터넷에서 그녀의 신상정보에 대해 잠깐 알아봤는데 1977년생이라 하니 이제 미국 나이로 29살이 된 셈입니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녀의 성숙한 보컬 처리에 비해 본다면 적절한 나이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어쨌든 첫 앨범이 피오나가 19살일 때,그러니까 96년 도에 발표되었답니다. 이 앨범은 순식간에 300만 장이 팔려나갔고,평론가들의 극찬과 함께 그 해 그래미에서 네 개의 상을 안겨 주는 등 대단한 역할을 해냈습니다. 피오나 애플은 전형적인 미국인으로 뉴욕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요,그녀의 어린 시절은 대단히 불우했다 합니다. 성폭행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8살 때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자신을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학교도 1년에 몇백 번을 빠지고,자기 혐오감에 시달렸을 정도로 지독했다 하더군요. 그래서 피오나 애플의 음악에는 그녀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이 빼곡히 녹아있습니다. 세 번째 앨범인 이 앨범에선 예전보다 약간 밝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런 경향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지요.

그녀의 음색에는 다채로움이 가득 베어져 음악을 듣는 청자의 귀에 천천히 번져갑니다. 그녀는 락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한 장르에 매여있는 음색이 아니라,소울,재즈,R&B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의 포용력을 지녔다는 것이죠. 그것은 바로 첫 번째 트랙 'Extraordinary machine'에서 잘 드러납니다. 마치 만화영화 속에서 고양이가 살금살금 리듬을 타며 걸어갈 때나 나올법한 독특한 음악에 맛깔스럽게 자신의 음색을 실어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트랙 'Get him back' 같은 경우에선 또 얘기가 틀려집니다. 여기에선 바로 그녀만의 락 스타일이 묻어납니다. 밑 배경으로 깔고 있는 피아노 연주는 통통 튀는 그녀의 음색과 잘 맞아 떨어집니다. 그리고 세 번째 트랙 'Oh sailor'는 첫 싱글로 커트되었는데요. 6분 28초라는 긴 시간에 이 앨범의 정수를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강한 스파크로 치고 들어오는 피아노 반주가 묘한 느낌을 청자에게 선사합니다. 그리고 다채로움 속에 베인 피오나의 성숙함으로 이끌고 들어갑니다. 항상 세련되고,목가적이라고 생각되었던 피아노 반주가 장엄하게까지 들립니다. 곡 중간부터 치고 들어오는 오케스트라 반주는 그간 그녀의 아픔 속에 감춰져 있던 내면을 청자에게 들려줍니다. 반면에 네 번째 트랙 'Better version of me'에서는 약간 분위기를 바꿔서 탭댄스를 추는 마냥 쿵쿵 울리는 비트로 분위기를 몰아갑니다. 마치 영국의 술집인 펌을 연상시키게 합니다. 다섯 번째 트랙 'Tymps'에선 박수 비트 위에 그녀의 약간 달뜬 음색이 올려집니다. 그간 고독했던 자신의 모든 걸 스스로 위로하는 듯이 피오나는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노래를 풀어내고,우아한 와인향에 젖은 냥 자신의 노래를 듣는 이를 중독시켜버립니다. 여섯 번째 트랙 'Parting gift'는 고요한 피아노 반주 위에 쓰디쓴,그러나 강렬하게 불러냅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몰아 일곱 번째 트랙 'Window'는 강렬함을 배가시켜 자신의 울분을 토해내 듯 표현합니다. 또한 아홉  번째 트랙 'Please please please'와 열 번째 트랙 'Red,red,red'는 상반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열 번째 트랙이 좀 더 피오나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피오나 특유의 우울함이 지배하지만,그 와중에도 중세에 나올법 듯한 약간은 소름끼치는 분위기와 묘한 매력이 뒤엉켜 있거든요. 열 한 번째 트랙 'Not about love'는 경쾌한 듯 하지만 오케스트라 반주의 장엄함이 피오나의 기교와 꽉 맞물려 우리가 알고 있는 경쾌함과는 다른 그것을 들려줍니다. 오직 피오나가 표현할 수 있는 것,그리고 그녀의 음악 속에서만 찾아낼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집약해놓고 있다 할까요.

피오나 애플의 음악은 단순히 평범한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으로 보기엔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음악에 짙게 남아있는 기괴한 분위기에 스며든 처연한 슬픔을 좀 더 맛보고 싶으시다면,그녀의 데뷔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을 들으신 후에 이 앨범을 들어보시라고 권합니다. 음악은 그 음악을 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녹아있다 합니다. 현재,팝 음악계를 지배하는 여성 아티스트들은 섹시 컨셉을 내세우고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많지만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피오나 애플의 이 앨범은 어떨까요. 어두움 속에 묻어난 그녀의 독특한 우울함을 접하신 후에는 잠시 모든 게 나른해지고 피곤해져서 모든 것에 손을 떼고 무기력하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머리 속에 각인되는 음악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느끼셨다면,이미 피오나 애플은 '중독'이라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듣는 이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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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ound - My story [2CD]
D'Sound 노래 / 파고뮤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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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에 들어서 팝 음악계는 힙합과 R&B의 폭격에 못이겨 온통 '블랙 뮤직'으로 빌보드 차트가 도배되는 등,한 장르의 음악 쪽으로 쏠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드까지 최근에는 '블랙 뮤직'에 손을 들어주는 등(그렇다고 제가 장르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입김이 매우 거세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 뿐입니다) 여러 모로 팝 음악계는 현재 노선에선 '블랙 뮤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그로 인해서 나머지 장르의 음악들은 다소 위축되어 있다고 봐도 무리수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좀 더 벗어나 영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살펴보자면 '블랙 뮤직'이 미국보다 그리 큰 영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좀 더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은 아직까지는 백인 음악의 영향이 좀 더 강세를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으며(예를 들자면 마돈나의 통산 열 네 번째 앨범의 첫 싱글 'Hung up'이 발표됐을 때 영국에서는 1위로 데뷔한 반면,미국에서는 1위 자리를 크리스 브라운의 'Run it'이 굳건히 차지하고 앉아 있었습니다.)그런 경향에 따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 또한 영국처럼 힙합의 무차별적 폭격을 아직까지는 그리 많이 받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명백한 증거가 바로 이 음반의 주인공인 3인조 밴드 디 사운드인데요. 디 사운드는 북부 유럽 쪽에 있는 노르웨이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1996년에 데뷔했으니 이 밴드가 결성된지 어느 덧 10년이 다 되어간 셈인데,더군다나 보컬인 시모네는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이니 꼭 노르웨이의 밴드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그야말로 다국적 밴드인 셈이죠. 디 사운드는 밴드 음악을 하긴 하지만 밴드 음악에 재즈를 결합한 약간은 다채로운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그들의 장르를 '애시드 재즈'라고 하는데 아마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름만 조금 어렵게 느껴질 뿐,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신다면 매우 친근하게 다가오는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디 사운드는 2004년 3월에 첫 내한 공연을 가졌고,2005년 10월 말에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하고 돌아간 만큼 우리 나라에 그리 낯선 아티스트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동을 받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그것에 대한 감사를 직접 했다고 하고,한국에서 새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고 하니 먼 거리와 언어의 차이를 뛰어 넘어 단지 음악 하나를 매개체로 삼아 끈끈하게 이어진 보기 드문 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앨범 'My today'는 디 사운드의 통산 다섯 번째 앨범이라고 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 가운데에서 이제 겨우 다섯 번째 앨범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그들의 발표작은 시간의 흐름을 따질 수 없을 만큼 매우 농축미가 짙은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한 공연을 왔을 때,보컬인 시모네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이번 앨범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눈에 띄었는데 그 이야기는 즉 '애시드 재즈'를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말에 해당합니다. 굳이 그들의 음악을 처음부터 들으실 필요 없이,이번 다섯 번째 앨범을 들으셔도 무리수가 없다는 말로 해석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앨범은 총 12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트랙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쿵짝쿵짝 리듬이 잘 살아있는 복고풍의 멜로디인 'Green eyes'입니다. 두 번째 트랙은 앨범 이름과 같은 'My today'라는 노래인데요. 첫 번째 트랙보다 경쾌한 맛은 덜하지만 여전히 리듬감은 잘 살아 있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트랙 'Birthday'는 쉬운 멜로디에 남성 보컬과 협연한 시모네의 보컬이 매력있게 살아 숨쉽니다. 그루브의 감은 이 노래에서도 여전히 멜로디를 주도합니다. 네 번째 트랙은 'Universally'인데요. 앞선 세 개의 트랙들과 같이 비슷한 느낌을 형성하며 '애시드 재즈'로 돌아간 그들의 초심을 잘 보여줍니다. 다섯 번째 트랙 'Sadness'에선 느릿느릿한 박자에 단조로운 보컬의 음색을 얹었고,일곱 번째 트랙 '1,2,3'에서는 사운드를 반전시켜 그 동안 단조롭게 흘러왔던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꿔놓습니다. 그리고 여덟 번째 트랙 'Gaining back my faith'는 다시 비오고 난 후의 깨끗함처럼 맑은 보컬로 음악을 들려줍니다. 아홉 번째 트랙 'Murder me'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멜로디 라인을 되살려 반복되는 리듬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습니다. 또한,열 번째 트랙 'Sigh'는 재즈의 맛을 더욱 진하게 살려 중간에 들리는 색소폰 소리가 한적하지만 고요한 분위기의 까페를 연상시킵니다. 열 한 번째 트랙 'Rainy day'는 다시 그들만의 리듬인 쿵짝쿵짝한 리듬으로 돌아오고,마지막 트랙인 'As long as I sing'은 청자들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며 꽉 찬 이번 앨범의 막을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앨범의 다른 매력은 바로 라이브 무대에서 부른 음악이 보너스 씨디에 실려있다는 점입니다. 보너스 씨디에는 열 세 곡이 실려 있어 그들의 팬들을 더욱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그들이 한국 팬들에게 바치는 애정에서 기획된 보너스 씨디라고 합니다. 특히 네 번째 트랙 'Enjoy'는 원곡의 쿵짝쿵짝한 소박한 멜로디보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보컬 시모네의 신나는 기교까지 합쳐져 더욱 더 매력적으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바로 라이브 무대의 장점이 한결 더 빛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 트랙 'Do I need a reason'과 네 번째 트랙 'Enjoy',열 세 번째 트랙 'Tattooed on my mind'는 우리 나라 MBC FM 라디오에서 레코딩을 한 것이라고 하니 감회가 더 깊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해 'Daylight','Sing','Strong heart'는 새로운 신곡이라고 하니 주목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으실 듯 합니다. 디 사운드가 이렇게 풍성한 만찬을 들고 팬들을 찾았습니다. 혹시 바쁜 일상에 지치셨다면 디 사운드의 이번 앨범을 들으시면서 잠시나마 값진 휴식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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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Monheit - Taking A Chance On Love
제인 모네이트 (Jane Monheit)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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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흑인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백인들에게 핍박 받던 흑인들이 고달픔 속에서 읆조리던 음들이 '재즈'라는 장르로 이름잡은 것은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된 만큼,재즈는 더 이상 흑인들의 음악이 아닌 보편화된 음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원체 흑인들의 영혼이 베어있는 장르인 만큼 '재즈' 음악에서만큼은 백인들의 콧대 높은 우월감이 흑인들을 짓누르는 일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흑인들에게 '재즈'는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부분에도 해당하지만 그들을 굳건히 지탱해주는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면서 서로의 벽을 좀 더 높이기 보다는,융합을 위해 노력하는 개방된 생각을 가진 세계관이 확산됨에 따라서 아티스트들은 여러 음악을 하려고 보다 노력하게 됩니다. 그것이 물론 1990년 대에 들어와서 생긴 경향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5~60년 대부터 그런 시도의 불길은 이미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재즈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5~60년 대부터는 '재즈' 음악에도 백인이 뛰어들어 새로운 매력으로 청자들을 유혹합니다. 흑인들의 재즈가 리듬감을 중요시 여기고,화려한 기교와 깊이 있는 음색으로 청자들에게 매력을 선사했다면 백인들의 재즈,특히 백인 여성들의 재즈는 친근한 음색과,편안한 멜로디 중심으로 청자들에게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5~60년 대의 '블론드 재즈'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던 줄리 런던부터 현재의 제인 모네이트까지. 수 많은 백인 여성들이 재즈계에 입문하여 다양한 음악들을 내놓았습니다. 특히,90년대에 이르러 다이아나 크롤이 팝과 재즈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른한 음색으로 세계 각지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고,2000년 대에 들어와서는 재즈계의 신성이었던 노라 존스가 자신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편안한 음색의 노래로 그래미의 상을 몽땅 휩쓸고 돌아갔을 만큼 백인 여성 재즈계는 전망이 아주 밝은 위치에 머물고 있습니다.

제인 모네이트는 2000년에 자신의 데뷔작을 발표하고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새롭게 등장한 재즈계의 또 다른 디바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2001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인 'Come dream with me'는 빌보드 차트에서 고르게 사랑받으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굳혀나가게 해준 계기가 되었고 2003년에는 세 번째 앨범 'In the sun'을 발표하며 또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2004년에 이르러 소니(SONY)로 레코드사를 옮긴 후 첫 앨범인 'Taking a chance on love'를 발표하고 다시 한번 팬들과 평론가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인 모네이트의 음색은 백인 여성 재즈 보컬과는 약간 다른 경향이 있는데요. 다이아나 크롤,노라 존스,기네스 허버트와는 달리 편안하기보다는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 강한 점에 있습니다. 또한 다이아나 크롤과 노라 존스가 앞세운 피아노 연주에 자신의 노래를 얹기보다는 소박한 멜로디에 우아한 보컬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에 더욱 더 큰 반향을 둔 만큼 그녀의 앨범에서는 기교 또한 굉장히 화려합니다. 마치 흑인 보컬이 백인의 음색으로 부르는 냥 또 다른 매력을 들려주고 있고,다섯 번째 트랙 'I won't dance'에서는 백인 남성 재즈계의 신예로 불리고 있는 '마이클 부블레'와 협연하여 폭 넓은 음악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트랙 'Honeysuckle rose'에서는 통통 튀는 음색으로 발랄하게 앨범의 첫 타이틀을 이끌어가는 반면,두 번째 트랙 'In the still of the night'에서는 고요한 달밤에 어울릴 법한 멜로디를 노래합니다. 밑배경으로 깔린 현악기의 연주는 그야말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세 번째 트랙 'Taking a chance on love'에서는 첫 번째 트랙보다 더욱 더 밝게 노래하는데요. 간간히 들리는 피아노 연주는 노래의 분위기를 재빠르게 이끌어가며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네 번째 트랙 'Bill'은 아기를 잠재우기 위해 부르는 자장가인 듯 천천히,또한 그녀의 장기인 우아함으로 러닝 타임을 꽉 채우고 있는데요. 그것은 여섯 번째 트랙인 'Too late now'에도 해당됩니다. 그러나 다음 일곱 번째 트랙에서는 그런 조용함을 약간은 벗어나 그리 빠르지 않은 멜로디에 한껏 기교를 섞어 나른함과 동시에 매끄러운 음색을 선사하고,그것은 열 두 번째 트랙의 노래까지 그대로 지속됩니다. 하지만 열 번째 트랙 'Lome or leave me'에서는 약간 다르게 해당되는데요. 이 노래의 중간 부분에는 관악기의 화려한 기교와 피아노 연주가 뒤섞인 간주 타임이 제인 모네이트의 음색 이외에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Over the rainbow'는 유명한 스탠더드 명곡이지만 제인 모네이트의 색채로 재해석하여 그녀의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우 조용한 재즈 발라드 곡이긴 하지만 잔잔하게,혹은 애절하게 들리는 제인의 보컬에 흥미로움을 느끼셨다면 이 노래를 알차게 들으신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특히 이 곡은 주드 로와 기네스 펠트로,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한 영화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우리 나라에서 번역된 제목은 [World of tomorrow])'의 OST로 쓰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제인 모네이트의 음악성이 단지 재즈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중성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인 모네이트는 현재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재즈 아티스트인 만큼 팬들의 지지뿐만 아니라 평론가들도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다른 백인 여성 재즈 보컬들과는 차별된 음악과 음색으로 재즈계의 중요한 아티스트로 자리잡은 만큼,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여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 폭을 넓혀주길 기대합니다. 여담이지만,제인 모네이트가 자신에게 가장 영감을 준 아티스트는 바로 '엘라 피츠제럴드'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녀가 자신의 음악 안에서 자유자재로 매끄럽게 구사하는 기교는 바로 피츠제럴드의 매력을 그녀의 것으로 희석시켜 적용시킨 거라고 문득 생각해봅니다. 이미 제인 모네이트는 재즈계의 큰 거목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녀가 백인과 흑인 보컬의 매력을 융합시켜 이루어낸 음반들만 봐도 그것은 이미 증명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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