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ound - My story [2CD]
D'Sound 노래 / 파고뮤직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2000년 대에 들어서 팝 음악계는 힙합과 R&B의 폭격에 못이겨 온통 '블랙 뮤직'으로 빌보드 차트가 도배되는 등,한 장르의 음악 쪽으로 쏠리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보수적인 그래미 어워드까지 최근에는 '블랙 뮤직'에 손을 들어주는 등(그렇다고 제가 장르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입김이 매우 거세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 뿐입니다) 여러 모로 팝 음악계는 현재 노선에선 '블랙 뮤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그로 인해서 나머지 장르의 음악들은 다소 위축되어 있다고 봐도 무리수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좀 더 벗어나 영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살펴보자면 '블랙 뮤직'이 미국보다 그리 큰 영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좀 더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은 아직까지는 백인 음악의 영향이 좀 더 강세를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으며(예를 들자면 마돈나의 통산 열 네 번째 앨범의 첫 싱글 'Hung up'이 발표됐을 때 영국에서는 1위로 데뷔한 반면,미국에서는 1위 자리를 크리스 브라운의 'Run it'이 굳건히 차지하고 앉아 있었습니다.)그런 경향에 따라 유럽의 여러 나라들 또한 영국처럼 힙합의 무차별적 폭격을 아직까지는 그리 많이 받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명백한 증거가 바로 이 음반의 주인공인 3인조 밴드 디 사운드인데요. 디 사운드는 북부 유럽 쪽에 있는 노르웨이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1996년에 데뷔했으니 이 밴드가 결성된지 어느 덧 10년이 다 되어간 셈인데,더군다나 보컬인 시모네는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이니 꼭 노르웨이의 밴드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그야말로 다국적 밴드인 셈이죠. 디 사운드는 밴드 음악을 하긴 하지만 밴드 음악에 재즈를 결합한 약간은 다채로운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그들의 장르를 '애시드 재즈'라고 하는데 아마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름만 조금 어렵게 느껴질 뿐,그들의 음악을 들어보신다면 매우 친근하게 다가오는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디 사운드는 2004년 3월에 첫 내한 공연을 가졌고,2005년 10월 말에 두 번째 내한 공연을 하고 돌아간 만큼 우리 나라에 그리 낯선 아티스트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동을 받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그것에 대한 감사를 직접 했다고 하고,한국에서 새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고 하니 먼 거리와 언어의 차이를 뛰어 넘어 단지 음악 하나를 매개체로 삼아 끈끈하게 이어진 보기 드문 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앨범 'My today'는 디 사운드의 통산 다섯 번째 앨범이라고 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 가운데에서 이제 겨우 다섯 번째 앨범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그들의 발표작은 시간의 흐름을 따질 수 없을 만큼 매우 농축미가 짙은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한 공연을 왔을 때,보컬인 시모네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이번 앨범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눈에 띄었는데 그 이야기는 즉 '애시드 재즈'를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말에 해당합니다. 굳이 그들의 음악을 처음부터 들으실 필요 없이,이번 다섯 번째 앨범을 들으셔도 무리수가 없다는 말로 해석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앨범은 총 12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트랙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쿵짝쿵짝 리듬이 잘 살아있는 복고풍의 멜로디인 'Green eyes'입니다. 두 번째 트랙은 앨범 이름과 같은 'My today'라는 노래인데요. 첫 번째 트랙보다 경쾌한 맛은 덜하지만 여전히 리듬감은 잘 살아 있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트랙 'Birthday'는 쉬운 멜로디에 남성 보컬과 협연한 시모네의 보컬이 매력있게 살아 숨쉽니다. 그루브의 감은 이 노래에서도 여전히 멜로디를 주도합니다. 네 번째 트랙은 'Universally'인데요. 앞선 세 개의 트랙들과 같이 비슷한 느낌을 형성하며 '애시드 재즈'로 돌아간 그들의 초심을 잘 보여줍니다. 다섯 번째 트랙 'Sadness'에선 느릿느릿한 박자에 단조로운 보컬의 음색을 얹었고,일곱 번째 트랙 '1,2,3'에서는 사운드를 반전시켜 그 동안 단조롭게 흘러왔던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꿔놓습니다. 그리고 여덟 번째 트랙 'Gaining back my faith'는 다시 비오고 난 후의 깨끗함처럼 맑은 보컬로 음악을 들려줍니다. 아홉 번째 트랙 'Murder me'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멜로디 라인을 되살려 반복되는 리듬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습니다. 또한,열 번째 트랙 'Sigh'는 재즈의 맛을 더욱 진하게 살려 중간에 들리는 색소폰 소리가 한적하지만 고요한 분위기의 까페를 연상시킵니다. 열 한 번째 트랙 'Rainy day'는 다시 그들만의 리듬인 쿵짝쿵짝한 리듬으로 돌아오고,마지막 트랙인 'As long as I sing'은 청자들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며 꽉 찬 이번 앨범의 막을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앨범의 다른 매력은 바로 라이브 무대에서 부른 음악이 보너스 씨디에 실려있다는 점입니다. 보너스 씨디에는 열 세 곡이 실려 있어 그들의 팬들을 더욱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그들이 한국 팬들에게 바치는 애정에서 기획된 보너스 씨디라고 합니다. 특히 네 번째 트랙 'Enjoy'는 원곡의 쿵짝쿵짝한 소박한 멜로디보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보컬 시모네의 신나는 기교까지 합쳐져 더욱 더 매력적으로 변모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바로 라이브 무대의 장점이 한결 더 빛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첫 번째 트랙 'Do I need a reason'과 네 번째 트랙 'Enjoy',열 세 번째 트랙 'Tattooed on my mind'는 우리 나라 MBC FM 라디오에서 레코딩을 한 것이라고 하니 감회가 더 깊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해 'Daylight','Sing','Strong heart'는 새로운 신곡이라고 하니 주목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으실 듯 합니다. 디 사운드가 이렇게 풍성한 만찬을 들고 팬들을 찾았습니다. 혹시 바쁜 일상에 지치셨다면 디 사운드의 이번 앨범을 들으시면서 잠시나마 값진 휴식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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