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그래미 어워드가 미국 드라마 작가 파업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열렸었죠. 슈퍼볼 공연도 열렸었구요,그래미 어워드에 대한 기사 등을 찾아보다가 느닷없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그냥 쓸데없는 주저리주저리.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음반 시장 차이점
첫째, 차트의 존재 유무입니다.
미국에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빌보드 차트가 있고 일본에는 그에 비해 짧지만 만만치 않은 권위를 지니고 있는 오리콘 차트가 있습니다. 영국 음반 시장 또한 UK 차트로 음반판매량을 주마다 매깁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런 차트가 없습니다. 물론 음반 시장 배경이 각 국 마다 다른 이유에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우리 나라의 음반 시장은 미국,일본,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열악합니다. 음반 판매량부터 시작하여 싱글 시장 활성화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음악에 대한 인식도 매우 열악합니다. 그저 듣고 말면 되지,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하나의 예술 장르로 대우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장르의 다양성 부재입니다.
미국 시장을 보자면 미국은 일단 재즈와 가스펠의 본 고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본래 흑인의 전유물이었으나 시대를 타고 넘어오면서 점차 백인과 히스패닉 계열에도 그 영향을 크게미치는 장르가 되고 있습니다. R&B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인종 시장이라고 할 만큼 매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미국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백인들의 컨트리 장르도 이런 배경에서 나타난 하나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르로 라틴 음악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멕시코 등과 근접하고 있는 지리적 환경과 문화적 환경으로 샤키라,리키 마틴,제니퍼 로페즈 등이 이 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한 몫을 했습니다.
빌보드 차트 사이트에 들어가면 팝 차트부터 시작하여 컨트리,재즈,힙합,일렉트로니카,락,댄스 차트 등 매우 다양한 장르의 차트가 존재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음악에서도 나타냅니다. 물론 힙합 장르에서 갈라지는 치열한 분쟁 양상 등의 단점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나 미국의 음반 시장이 현재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에서 장르의 다양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더군다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것에도 주저함이 전혀 없습니다. 즉,새로운 시도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의 발맞춤,대중의 입맛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21세기에 들어 릴 존에 의해 새로이 탄생한 Crunk&B라는 장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장르로 인해 어셔의 세번 째 앨범은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의 싱글 'Yeah!'는 전 세계를 강타했고,어린 나이에 데뷔한 시아라는 그 장르로 인해 데뷔 싱글 'Goodes'가 빌보드 차트 1위를 몇 주 동안 석권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일본 시장은 전체적으로 아이돌 가수의 우위를 보여줍니다. 일본 시장은 우리 음반 시장과 비슷한 격을 보여주고 있는데,그 중에 하나가 아이돌 가수의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의 SM 엔터테인먼트가 H.O.T와 동방신기 등을 배출했듯 일본도 쟈니스 계열 등 규모가 매우 큰 소속사(차트와 음반 매출량,프로그램 게스트 조정 등을 마구잡이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파워를 지니고 있는)에서 이러한 아이돌 가수를 매년 발굴해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음반 시장이 이러한 아이돌들에게 확 쏠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락,시부야 계열,재즈,힙합,R&B 등의 장르가 혼재하면서도 매우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다른 의미의 얘기이긴 하지만 일본의 아라시,SMAP 등은 원조 아이돌로서 활동 기간이 매우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본 국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 팬들의 인식과 그들의 음반 시장 팬 인식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 소비는 거의 모든 구매자가 10대와 20대 초반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30,40대의 사람들도 음악에 관심이 많고 지속적으로 그들의 입맛에 맞는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이돌 계열 음악 아니면 뚜렷하게 나타나는 '파급적인' 장르가 없기 때문에 소비 계층이 넓어지는 일이 매우 어렵게 나타납니다.
셋째, 공연장의 부재,음향시설의 환경입니다.
일본 음반 시장 쪽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에,동방신기가 일본으로 진출한 뒤 거의 2년 반 만에 오리콘 데일리 차트와 위클리 차트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이루어낸 성과일테지만 그들의 실력을 차차 인정받을 수 있게 끔 표면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 바로 공연장의 규모였습니다.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2집을 발매하고 나서 그들의 소속사 에이백스 리듬 존에서 기획했던 것이 바로 '부도칸' 콘서트 입니다. 동방신기의 1집이 발매되고 난 이후 소규모 콘서트를 열었던 것에 비하면 '부도칸' 콘서트는 그 파급력이 대단했습니다. 일본 가수로서 제대로 대접받기 시작하는 걸음들 중에 '부도칸' 공연이 있을 만큼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동방신기 전에 진출했던 보아를 보자면 그녀는 현재 일본에서 5집까지 발매한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싱글은 어느새 25집을 달리고 있는데 보아는 애초부터 1집의 성공으로 인해 아레나 콘서트를 매 년 개최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아레나는 부도칸보다 규모가 더 큰 콘서트입니다. 일본의 도시 몇 십개를 선정하여 투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관객들의 수도 그보다 많습니다. 일본 본토 가수 중에 최고 권위를 지니고 있는 하마사키 아유미 등은 돔 콘서트,스타디움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현지 가수들도 돔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열거했듯이 일본에서는 이렇게 작고 큰 공연장이 존재함으로써 가수들과 팬들의 교감을 서로 높일 수 있는 작용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이러한 공연장의 부재로 가수들의 기량을 팬들에게 맘껏 펼칠 기회가 없습니다. 에이백스의 A-nation 같은 상술 공연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들로 인해 가수와 팬의 사이는 그저 한정된 사이로 밖에 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고 음반 시장의 파급력 또한 현저하게 차이가 드러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음향 시설 또한 아쉽긴 마찬가지인데요. 대부분,가수들이 공연할 때 따지는 것이 음향 시설과 무대 장치입니다만 이들의 퀄리티가 높아야 공연 또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고,의욕 또한 한창 높여주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음향 시설,무대 장치 등은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방송 사고 또한 허다하고 라이브를 위해 지급되는 마이크 또한 음악 방송에서 간혹 부족하다고 했던 경우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수준이니 내한 공연을 오는 팝 스타 또한 그대로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경향도 매우 많습니다. 그에 비하면 일본 공연은 자진해서 가는 경우가 많죠. 일본은 마니아 층도 두터울 뿐더러 음향 시설 또한 만족할 수준이기에 홍보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음반 시장이 세계 2위 수준이라는 인식 또한 만만치 않게 작용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토크쇼가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범국민적인 토크쇼 또한 존재합니다. 미국에서는 오프라 윈프리쇼,제이 레노 쇼,엘렌 쇼,타이라 쇼 등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오락 프로그램 SNL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토크쇼에 가수들이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토크쇼에 나와 허심탄회하게 자기 얘기 하고 주어진 몇 분 동안 멋지게 자신의 공연을 소화해내면서 앨범 홍보를 제대로 하는 셈이죠. 라이브로 소화하는 건 당연시되고 원한다면 깔리는 Instumental까지 생 라이브로 보여줄 수 있으니 음반의 퀄리티는 물론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입니다.
일본에도 이러한 토크쇼들이 존재합니다. 우타방,Hey*3 같은 토크쇼는 대대적으로 알려져 있죠. 또한 제일 큰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 스테이션이라는 프로그램 또한 존재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파급력이 대단해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만으로도 오리콘 차트 음반 판매량에 영향이 많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토크쇼 등과 뮤직파이터,뮤직페어,뮤직 재팬 등에 출연함으로써 일본에서는 음반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토크쇼가 부재하고,오락 프로그램만 대대적으로 성행하는 케이스는 제가 보기엔 절대로 가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일단은,음반 홍보를 하긴 해야겠고 해서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긴 하는데 무대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오락에 임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수들은 팬들로부터 평가 절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아와 동방신기의 실력이 일본으로 진출하고 난 뒤 눈에 띄게 발전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음반 홍보가 쉴새 없이 라이브로,그리고 이런 전폭적인 프로그램 계획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우리나라에서만 계속 활동을 했다면 이런 성과는 볼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넷째, 활동 시기와는 관련 없는 행보에 대한 것입니다.
제가 미국 시장에서 제일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신인이 아닌 옛 가수로 치부되는 뮤지션들도 대중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보자면,머라이어 캐리를 들 수 있겠습니다. 머라이어 캐리는 90년 대 초반에 소니 사에서 혜성처럼 등장하여 90년 대의 미국 음반 시장에서는 없어선 안될 존재로 부각된 가수입니다. 열 개가 넘는 빌보드 차트 1위의 기록을 세우고 있고 그녀 특유의 하이노트로 인해 확연히 인정받고 있었지만 그녀는 2000년 이후부터 급격히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앨범 완성도의 면이 아닌,쉽게 말해 대중들의 취향에서 그녀가 점점 비껴나가고 있었고 그녀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후배들이 치고 들어왔으며 새로운 장르들이 우후죽순처럼 차트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머라이어는 그녀 특유의 아티스트 기질을 발휘하여 2005년에 통산 열번째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 앨범에는 빌보드 14주 1위를 차지한 싱글 'We belong together' 등이 들어있는 앨범으로써 2005년 한 해에 미국 내에서 제일 많이 팔린 앨범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머라이어는 깔끔하게 최고 디바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구요.
머라이어는 가수 뿐으로써만 아니라 작곡,작사의 재능이 상당하고 프로듀서의 역량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머라이어가 재기에 성공하게 된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 시대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그것을 이끌어 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힙합과 R&B를 조합시키는 시도를 해왔고 그것을 차근차근히 발휘해왔습니다. 그 노력이 처음 나타났을 때가 97년도에 발표한 'Butterfly'였으니 그녀는 인정받기 위하여 길게 잡아 10여년을 노력한 셈입니다. 2000년도에 접어 들어 블랙 뮤직이 대중들을 한창 몰아넣고 그에 익숙해진 팬들은 머라이어의 노력을 선택하게 된 것이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선배와 후배 뮤지션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노래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인 환경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미국 시장과 똑같은 조건도 아니니 이이상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머라이어의 같은 경우가 우리나라에서도 몇 번 일어난다면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이 발전하는 것은 물론,앞으로 활동하게 될 어린 뮤지션들에게도 충분한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섯째, 싱어송 라이터의 부재 현상과 음악을 할 수 있는 배경의 차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아예 싱어송 라이터의 존재가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배출하는 뮤지션 중에 싱어송 라이터는 손에 꼽힐 만큼 적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 소속사에서 보컬과 춤 트레이닝에 크게 의지하여 만들어낸 어린 '소속사 기획생'들이 많기 때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들이 점점 성장해나가면서 자신의 뜻대로 작사와 작곡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재능을 어렸을 때부터 좀 더 키워줬더라면,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물론 음악 활동을 우리나라보다 더 자유로운 시선으로 보는 미국의 성장 배경과 비교를 해서는 안될터이지만,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에는 음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큰 우리나라의 배경도 한 몫을 했습니다.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는 환경이 오로지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여 트레이닝을 받는 시스템 쪽으로 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타일로 음악을 소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의 주입식 교육으로 음악을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은 다른 예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발굴한 임정희,원더걸스의 선예,그리고 이번에 나온 신인 JOO의 노래를 듣고 조금은 식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의 창법이 헷갈릴만큼 비슷했던 탓입니다. 각 소속사의 색깔을 나타내기엔 좋겠지만 이는 아직 음악의 내적 성장을 중요시 여겨야 할 어린 나이의 가수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자신만의 창법,자신만의 음악 장르를 결정해야 할 시기에 똑같은 음악과 똑같은 창법을 들고 나와 활동하게 된다면 대중들은 금새 식상해지게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속사의 영향력이 가수들의 활동에 거의 완벽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미국의 음반시장에선 부모님이 음악을 하여 자신도 그 길을 계승하거나,음악적 재능을 묻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키웠거나,아니면 친구들과 직접 자신이 음악을 하며 경력을 쌓고 데뷔를 하게 된 케이스가 많습니다. 에이브릴 라빈도 그리하였고,미셸 브렌치,영국 출신의 제이미 컬럼,알리시아 키스,케이티 턴스털,밴드 마룬 파이브 등 이 케이스에 속하는 뮤지션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실험해보고,만들어내며 들어온 이 뮤지션들은 데뷔를 한 뒤 메이져 시장에서 기죽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을 펼침으로써 '스스로' 성장해나갑니다. 2000년 대에 틴 팝 스타들이 활동할 때에는 소속사의 입김이 조금 거세긴 했지만,(엔싱크와 브리트니가 속했던 자이브)현재는 뮤지션들의 역량을 충분히 인정하고 그들은 소신껏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음악을 할 수 있는 여건과 그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한다면 충분히 많은 인재들을 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입시제도에 치우친 교육 등으로 인해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섯째, 시상식의 부재와,트리뷰트의 부재입니다.
미국에는 그래미 어워드라는 권위적인 시상식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WMA,MTVA 등 여러가지 시상식이 있고 뮤지션들은 각자 이런 시상식에서 자신들의 노력을 보상받습니다. 최근에 성황리에 마친 그래미 어워드는 어느 덧 50번 째를 맞아 떠들썩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이렇게 음반 시장이 악조건으로 치닫기 전에 방송국 3사에서 주는 가요 대상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래미 어워드처럼 음악 시상식이 따로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엠넷 시상식,MTV 시상식 등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상식은 뻔히 보이는 아이돌 가수들이나 상을 받습니다. 이러한 악조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중들로부터 음반 시장을 떠나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현상은 바로 상을 줄 때 팬들의 투표로 인한 모바일 상 등이 생겨나면서 더욱 심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돌 가수의 팬 층이 기형적으로 존재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이른바 '나눠먹기' 상까지 존재합니다.
상이라는 것은 '최고'에게 주는 것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그것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가수들에게 그 노력을 치하하는 상을 나눠먹기 식으로 주는 것은 그 시상식의 권위를 깎아먹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방송 3사에서 본상을 열 명이 넘는 뮤지션들에게 주고,그 중에서 대상을 한 명 내지는 한 팀에게 주었던 우리나라의 시상식의 미래는 현재 불투명합니다.
그래미 어워드는 제너럴 필드(일반 부문),팝 부문,댄스 부분,트레디셔널 팝 부문,락 부문,얼터네이티브 부문,알앤비 부문으로 나뉘며 부문 안에 세부적으로 여러 부문이 또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굉장히 상 부문이 많습니다. 나눠먹기를 할 틈이 없을 뿐 더러 오직 그 해의 최고 뮤지션에게만 줄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는 것이죠. 제너럴 필드만 해도 올해의 레코드,올해의 곡,올해의 앨범 등 세부 부분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다른 부분에서는 뉴에이지,포크,클래식,OST,뮤직비디오,퍼포먼스 등 셀 수 없는 다양한 분야까지 평가하여 상을 수상합니다. 권위있는 시상식인만큼 이 상을 받기 위하여 뮤지션들은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1년을 보내는 만큼 뮤지션들의 퀄리티는 증가합니다. 그래미 상을 수상하게 되면 그 여파로 인해 음반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뮤지션들에게 또 하나의 수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미 어워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매우 보수적입니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도 상을 타갔던 노장 가수 U2 등에게서 그것을 엿볼 수 있으며 음반 판매량과 활동량이 월등했던 머라이어에게는 상을 대체로 주지 않았던 점,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한창 격돌했을 때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월등한 음반 판매량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나에게 상을 주었던 점,그리고 작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브리티쉬 파워에(영국에서 활동하던 제임스 블런트,코린 베일리 래,제임스 모리슨 등)손을 들어주지 않았던 점, 등 여러 단점이 많이 보이지만 보수적인 만큼 예외적이게도 예상치 않는 뮤지션들의 수상이 결정되는 등 시상식의 면모를 놓치지 않습니다. 원체 시상식이란,묘미를 쥐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2002년도에 데뷔 앨범 하나만으로 그래미 상을 싹쓸이했던 노라존스,우리나라에는 인지도가 그닥 높지 않지만 부시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여 높은 앨범 판매량을 자랑하여 건재함을 드러내 상을 받았던 그린데이,작년에 부시를 비판했다는 한 마디만으로 매장당할 뻔 했던 컨트리 밴드 딕시 칙스에게 상을 줬었던 것과 이번년도에 마약과 폭행 혐의 등으로 얼룩진 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거의 모든 상을 줬던 현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에이미는 비자 발급도 받지 못해 본국 영국에서 실시간 공연을 하는 것으로 그래미에 인사해야 했습니다.)
트리뷰트 공연은 그래미든,다른 시상식에서든 매우 중요합니다.
선배 뮤지션들을 기리며 그들의 위대한 음악적인 업적을 대중들에게 알린다는 것은 공연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트리뷰트 공연이 매우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번 년도 그래미
에서는 50주년을 기념하여 더욱 활달하게 공연을 주최했는데요,비욘세가 티나 터너와 같이 티나 터너의 노래를 불렀고,알리시아 키스가 프랭크 시나트라의 트리뷰트 공연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재즈계의 큰 별이었던 레이 찰스의 사망과 함께 모든 이들이 그를 기리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 그래미에서는 셀린 디온이 루더 반데로스를 추모하기도 했었고 이 경우들 말고도 해마다 시상식에서 트리뷰트 공연이 당연시 되어 열립니다. 이로 인해 선배 뮤지션들은 대중들에게서 다시 한 번 인정을 받게 되고 후배 뮤지션들은 돈독한 선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존경을 표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음반 시장의 격이 높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런 공연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루어진다면,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여건들이 조금씩 활성화 된다면(그저 가볍게 말구요.) 침체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음반시장이 조금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앞서 있는 미국과 일본 시장의 모태를 따라,먼저 시작한 만큼 그들의 단점은 과감히 버리고 장점을 수용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여건으로 맞춰나가면서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이 현재의 상황을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