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Monheit - Taking A Chance On Love
제인 모네이트 (Jane Monheit)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재즈는 흑인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백인들에게 핍박 받던 흑인들이 고달픔 속에서 읆조리던 음들이 '재즈'라는 장르로 이름잡은 것은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된 만큼,재즈는 더 이상 흑인들의 음악이 아닌 보편화된 음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원체 흑인들의 영혼이 베어있는 장르인 만큼 '재즈' 음악에서만큼은 백인들의 콧대 높은 우월감이 흑인들을 짓누르는 일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흑인들에게 '재즈'는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부분에도 해당하지만 그들을 굳건히 지탱해주는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발전하면서 서로의 벽을 좀 더 높이기 보다는,융합을 위해 노력하는 개방된 생각을 가진 세계관이 확산됨에 따라서 아티스트들은 여러 음악을 하려고 보다 노력하게 됩니다. 그것이 물론 1990년 대에 들어와서 생긴 경향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5~60년 대부터 그런 시도의 불길은 이미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재즈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5~60년 대부터는 '재즈' 음악에도 백인이 뛰어들어 새로운 매력으로 청자들을 유혹합니다. 흑인들의 재즈가 리듬감을 중요시 여기고,화려한 기교와 깊이 있는 음색으로 청자들에게 매력을 선사했다면 백인들의 재즈,특히 백인 여성들의 재즈는 친근한 음색과,편안한 멜로디 중심으로 청자들에게 매력을 선사했습니다. 5~60년 대의 '블론드 재즈'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던 줄리 런던부터 현재의 제인 모네이트까지. 수 많은 백인 여성들이 재즈계에 입문하여 다양한 음악들을 내놓았습니다. 특히,90년대에 이르러 다이아나 크롤이 팝과 재즈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른한 음색으로 세계 각지의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고,2000년 대에 들어와서는 재즈계의 신성이었던 노라 존스가 자신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편안한 음색의 노래로 그래미의 상을 몽땅 휩쓸고 돌아갔을 만큼 백인 여성 재즈계는 전망이 아주 밝은 위치에 머물고 있습니다.

제인 모네이트는 2000년에 자신의 데뷔작을 발표하고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새롭게 등장한 재즈계의 또 다른 디바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2001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인 'Come dream with me'는 빌보드 차트에서 고르게 사랑받으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굳혀나가게 해준 계기가 되었고 2003년에는 세 번째 앨범 'In the sun'을 발표하며 또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2004년에 이르러 소니(SONY)로 레코드사를 옮긴 후 첫 앨범인 'Taking a chance on love'를 발표하고 다시 한번 팬들과 평론가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인 모네이트의 음색은 백인 여성 재즈 보컬과는 약간 다른 경향이 있는데요. 다이아나 크롤,노라 존스,기네스 허버트와는 달리 편안하기보다는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 강한 점에 있습니다. 또한 다이아나 크롤과 노라 존스가 앞세운 피아노 연주에 자신의 노래를 얹기보다는 소박한 멜로디에 우아한 보컬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에 더욱 더 큰 반향을 둔 만큼 그녀의 앨범에서는 기교 또한 굉장히 화려합니다. 마치 흑인 보컬이 백인의 음색으로 부르는 냥 또 다른 매력을 들려주고 있고,다섯 번째 트랙 'I won't dance'에서는 백인 남성 재즈계의 신예로 불리고 있는 '마이클 부블레'와 협연하여 폭 넓은 음악관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트랙 'Honeysuckle rose'에서는 통통 튀는 음색으로 발랄하게 앨범의 첫 타이틀을 이끌어가는 반면,두 번째 트랙 'In the still of the night'에서는 고요한 달밤에 어울릴 법한 멜로디를 노래합니다. 밑배경으로 깔린 현악기의 연주는 그야말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세 번째 트랙 'Taking a chance on love'에서는 첫 번째 트랙보다 더욱 더 밝게 노래하는데요. 간간히 들리는 피아노 연주는 노래의 분위기를 재빠르게 이끌어가며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합니다. 네 번째 트랙 'Bill'은 아기를 잠재우기 위해 부르는 자장가인 듯 천천히,또한 그녀의 장기인 우아함으로 러닝 타임을 꽉 채우고 있는데요. 그것은 여섯 번째 트랙인 'Too late now'에도 해당됩니다. 그러나 다음 일곱 번째 트랙에서는 그런 조용함을 약간은 벗어나 그리 빠르지 않은 멜로디에 한껏 기교를 섞어 나른함과 동시에 매끄러운 음색을 선사하고,그것은 열 두 번째 트랙의 노래까지 그대로 지속됩니다. 하지만 열 번째 트랙 'Lome or leave me'에서는 약간 다르게 해당되는데요. 이 노래의 중간 부분에는 관악기의 화려한 기교와 피아노 연주가 뒤섞인 간주 타임이 제인 모네이트의 음색 이외에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Over the rainbow'는 유명한 스탠더드 명곡이지만 제인 모네이트의 색채로 재해석하여 그녀의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우 조용한 재즈 발라드 곡이긴 하지만 잔잔하게,혹은 애절하게 들리는 제인의 보컬에 흥미로움을 느끼셨다면 이 노래를 알차게 들으신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특히 이 곡은 주드 로와 기네스 펠트로,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한 영화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우리 나라에서 번역된 제목은 [World of tomorrow])'의 OST로 쓰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제인 모네이트의 음악성이 단지 재즈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중성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인 모네이트는 현재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재즈 아티스트인 만큼 팬들의 지지뿐만 아니라 평론가들도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다른 백인 여성 재즈 보컬들과는 차별된 음악과 음색으로 재즈계의 중요한 아티스트로 자리잡은 만큼,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여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 폭을 넓혀주길 기대합니다. 여담이지만,제인 모네이트가 자신에게 가장 영감을 준 아티스트는 바로 '엘라 피츠제럴드'라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녀가 자신의 음악 안에서 자유자재로 매끄럽게 구사하는 기교는 바로 피츠제럴드의 매력을 그녀의 것으로 희석시켜 적용시킨 거라고 문득 생각해봅니다. 이미 제인 모네이트는 재즈계의 큰 거목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녀가 백인과 흑인 보컬의 매력을 융합시켜 이루어낸 음반들만 봐도 그것은 이미 증명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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