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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독서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고전 읽어주는 사람, 로쟈 이현우"
인터넷 서평꾼을 자임하던 로쟈 이현우가 '고전 읽어주는 사람'으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수년 동안 진행한 고전 강의의 핵심을 '욕망'이란 주제 위에 풀어내는데, <마담 보바리>, <주홍 글자>, <채털리 부인의 연인>으로 이어지는 여성 편과 <햄릿>,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 손님>으로 이어지는 남성 편으로 나눈 구성이 재미나다.[레이디 퍼스트 정신을 살려 여성을 앞에 배치했다는데, (혹시 모르실까 봐 미리 알려드리면) 이런 게 바로 로쟈식 유머다.]
 
그의 고전 독법은 어려운 말로 하면 '보편성의 발견'이고 쉬운 말로 풀면 '자기 스타일로 읽는 고전'이다. 전자는 작품 속 주인공들이 근대인의 전형적인 초상이기 때문이고, 후자는 그 보편성 위에 나를 포개어 ‘나는 햄릿이다.’, ‘나는 마담 보바리다.’로 이어지는 ‘아주 사적인 독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게 말처럼 쉬우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잊지 말자. 우리에게는 로쟈라는 노련한 길잡이가 있다는 걸. 비공개 독서 클럽에서 진행된 로쟈의 개인 교습에서, 수백 년을 이어온 고전의 힘을 다시 느끼고, 족집게 강사처럼 당신의 속마음을 짚어주는 고전 강의의 새로운 맛도 즐기길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이 작품들은 남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고뇌와 욕망과 광기와 탄식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것이 고전이 갖는 현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칫 진부해보일지도 모르는 주인공들의 물음에 나의 물음이 포개질 때, 고전 독서는 시간이 남아돌 때나 가능한 독서가 아니라 필수적인 독서로서 의의를 갖게 될 것입니다. 고전 강사, 곧 ‘고전을 읽어주는 사람’으로서 제가 기대하는 바이기도 합니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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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당신의 조직은 중요합니까?"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다소 충격적이고 당황스런 질문으로 시작하는 신시아 몽고메리의 이 전략 수업은 전세계 35개국에서 모여든 164명의 최고의 베테랑들에게만 허락된 하버드의 특별한 수업이다. 가족과도 격리된 채 매해 3주간, 총 3년간 진행되는 이 장기 프로젝트는 이를 경험한 세계 각지의 리더들로부터 '오늘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살아있는 전략 수업'이란 극찬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돈과 권력으로도 들을 수 없던 바로 이 전략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묻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다시 논의하고 해답을 찾는 흥미로운 전 과정을 담아냈다. 생생한 케이스 스터디를 중심으로 8개의 결정적 질문을 던져 스스로 사고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전략가'로의 재탄생을 도와준다. 세계적인 리더들이 치열한 토론, 탄식과 환호성이 교차하는 수업 한가운데서 느꼈던 짜릿한 지적 사고의 전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오늘 당신 기업이 사라진다면 내일 세상이 달라지는가?" ...당신의 기업이 사라졌을 때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지금은 '얼마나' 당신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 그 답을 찾아내고 그 답이 존재한다고 다짐하는 일은 바로 전략가인 당신이, 즉 기업의 성공과 생존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의 리더가 할 일이다. ...목적을 만드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목적이 실행 가능한지의 여부는 기업의 리더가 판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이것은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이다. 당신은 전략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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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토마스 프랭크 지음, 함규진, 임도영 옮김 / 갈라파고스

"위기는 기회다. 우파에게도, 좌파에게도"
대선 이후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가 다시 독자의 주목을 끌었다. 이 책은 미국 캔자스를 비롯한 낙후된 지역이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을 지지한 까닭에 의문을 품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온 우파의 정치조작 과정을 낱낱이 파헤친다. 독자들이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비슷한 의문을 품었던 게 분명할 터, 그 책의 저자 토마스 프랭크의 신작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역시 본문의 ‘미국’을 ‘한국’으로 바꿔 읽어도 될 정도로 비슷한 장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꼽히는 2008년 금융위기, 책임 당사자는 신자유주의와 규제 철폐를 부르짖던 공화당이지만, 막상 2010년 치러진 선거 결과는 공화당의 압승이었다. 제목 그대로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는지 궁금해진 저자는, 우파의 이념공세가 어떻게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되었는지를 밝히며 이런 급속한 우경화가 가져올 폐해를 우려한다. 한편 민주당의 무능과 정책 실패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비판을 가한다. 상황에 따라 늘 유리한 쪽으로 능수능란하게 이어지는 우파의 전략과 이에 맥을 못 추고 우왕좌왕하는 좌파의 모습이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우파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교훈을 이미 실현했고, 좌파는 이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이야기냐고? 아니, 이 문장은 한국 이야기다.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그 누구도 토마스 프랭크의 날카로운 눈을 피하지 못한다. 그는 현재 활동 중인 정치평론가 중에서 가장 예리하고 재미있고 지적 열망이 강하다. 이 책에서 그는 어떻게 우파들이 1929년 이래 가장 심각했던 자본주의의 파탄을 자신들의 기회로 활용했는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기가 막혔던 그들의 전략을 명석하게 파헤치고 있다.(바버라 에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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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독
레비 핀폴드 / 북스토리아이

"무서워할 거 하나도 없어!"
어느 날 아침, 호프 아저씨네 집 앞에 검은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호랑이만 한, 코끼리만 한, 집채만 한 검둥개를 보고 놀란 식구들이 이불을 꼭꼭 뒤집어쓰고 숨는다. 하지만 막내 꼬맹이는 식구들과 같이 숨는 대신, 다짜고짜 현관문을 열고 나가 어마어마하게 큰 검은 개와 마주한다. 검둥개는 꼬맹이를 따라, 가지를 낮게 드리운 나무 밑을 지나고, 작은 다리를 빠져나오고,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다. 그리고 고양이 문을 통과해 따뜻한 집 안으로 쏙 들어갔을 때, 검둥개는 크지도 사납지도 않은 그냥 개일 뿐이다.
 
눈 내리는 숲, 털 한올 한올까지 보이도록 화면을 꽉 채운 개, 그리고 유연하게 움직이며 아이를 따르는 개와 집 안에서 우왕좌왕하는 가족 풍경… 섬세하고 고전적인 그림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시적인 문장에 더해, 흥미진진한 이야기까지. 어느새, 마음속 두려움은 용기로 바뀌어 있다. <블랙 독>은 영국의 떠오르는 일러스트레이터 ‘레비 핀폴드’의 두 번째 작품으로, 작가는 올해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후보에 올랐다.  
- 유아 MD 강미연

 
책 속에서 :  “그래 좋아! 그런데 나를 잡아먹으려면, 먼저 나부터 잡아야 할걸.”
그 말과 함께 꼬맹이는 가지를 낮게 드리운 나무 밑으로 총총거리며 달려갔습니다. 달려가면서 꼬맹이는 노래 하나를 지어냈습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
따라오고 싶으면 덩치를 줄여라.”
검둥개는 꼬맹이를 따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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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늘 유쾌한 노학자, 이근후의 인생기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들을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친 노학자 이근후. 우리나라 최초로 정신과 폐쇄 병동을 개방 병동으로 바꾸고, 정실 질환 치료법으로 사이코드라마를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의 정신의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뿐만 아니라, 76세의 나이에 고려사이버대학 문화학과를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하면서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쟁, 가난, 병, 천재지변, 사고 등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의 순간들을 몇 차례 넘기고서도 그가 유쾌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재미있는 쪽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온 덕분이다. 노년이 된 지금도 현재의 나이에 맞는 즐거움을 찾아내어 남들과는 다른 삶을 누리고 있다. 80년의 삶을 통틀어 느끼고, 경험하고, 깨달은 인생기술 53가지를 엮은 이 책은,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아줄 뿐 아니라, 나이 듦의 즐거움도 깨우쳐준다. 또한, 살면서 꼭 알아두어야 할 삶의 지혜들을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에게 적합한 인생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젊어서나 나이 들어서나 똑 같은 재미를 느끼는 일은 정말 재미없지 않을까. 바로 지금 나이에,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진짜 재미다. 젊어서는 산 정상에 오르는 일이 재미있었다면 나이 들어서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젊어서의 재미만 생각한다면 노년은 불행하기만 하다. 바로 지금, 자신에게 맞는 재미를 찾는 것이 진정 ‘나이 답게’ 늙어 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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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이중톈 지음, 심규호 옮김 / 중앙북스

"중국 최고의 고전 강의, 나라보다 사람이 먼저다"
이중톈, 딱 들어맞진 않지만 ‘중국의 도올 김용옥’이라고 하면 크게 틀리지 않은 설명일 수 있겠다. CCTV ‘백가강단’ 강연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이후 다양한 강연과 집필로 중국 고전의 내용과 가치를 깊이 있으면서도 맛깔 나게 전해온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의 주요 저작은 한국에도 꾸준히 소개가 되었는데, 이번 책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는 <주역>과 <중용>, <노자>와 <손자병법>, 위진시대 지식인과 선종 등 여섯 가지 사상의 흐름으로 중국 문화의 본류와 지류를 함께 설명하고, 여기에서 찾아낸 세상살이의 지혜를 전한다.
 
잘 알려져 있듯 백가쟁명이 가장 치열하게 궁구한 문제는 ‘치국’이다. 이 책은 이런 이상적이고 사회적인 '지식'에 가려진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지혜'로서의 고전을 전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하듯, 나를 닦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살아보지도 않은 내일이 왜 불안하기만 한지, 나와 다른 이를 배척할 것인지 포용할 것인지, 삶의 지혜라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다다를 수 없는 경지인 건지 등 모두가 궁금해하고 고민하지만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을 차례로 짚어가며 지식을 넘어선 지혜의 깨달음을 깨우친다. 세상의 이치, 사람의 가치, 인생의 방향이 궁금하다면 이중톈이 읽어내는 역사과 고전의 행간에 빠져보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옮긴이의 글: 
이 책에서 저자는 중국의 지혜를 설명하면서, 지금의 중국인들이 진정으로 듣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이는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휙휙 바쁘게 돌아가는 삶, 오로지 좋고 많고 큰 것만 추구하는 삶, 넘쳐나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삶,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이전투구에 빠져 있는 삶, 혹여 우리는 이런 삶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사실을 깨닫는 것 자체가 지혜일 수 있다.(414, 4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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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 지음 / 이영민 옮김 / 타임비즈

"모든 것은 '왜?'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what)'하는지 안다. 세일즈를 하고 조직을 꾸리고 디자인을 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간혹,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이 '어떻게(how)' 하는지도 안다. 많은 이들은 이 '어떻게'에서 경쟁력의 요체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왜(why)'를 알고 그것을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현실에서는 '왜'를 알고 말하는 사람만이 매력적이다. 다른 모든 걸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각자가 자신의 '왜'를 갖는 세상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일과 관련되어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려야 하는 모든 의사결정에 가장 명료하고 분명한 기준이 되어줄 골든서클(Golden circle)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역대 TED 최고의 강의로 꼽히는 저자의 이 '왜'를 찾아가는 탐험은 각자의 비어 있던 곳의 정체를 밝혀 공허한 월급봉투 밖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왜'에 대해 강력하게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직원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소비자가 거래하고 싶은 기업이 왜 직원들로서도 기꺼이 일하고 싶은 기업이어야 하는지 복잡하고 논리적인 추론은 필요하지 않다. 회사 구성원이 기꺼이 출근해야 할 이유를 안다면, 회사 밖의 사람들 역시 그 회사와 거래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경영진부터 모든 부서의 직원에 이르기까지, 자기가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다르고, 서로를 필요로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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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세트 - 전35권
권정생 외 74인 지음 / 창비

"한국아동문학 최고의 걸작선"
일단 보기만 해도 절로 배가 부르다. 한권 한권 아이들이 코를 파묻고 읽어내려갈 장면을 상상만해도 즐겁다. 하루 빨리 만나보는 것이 이득이다. 먼저 시작하는 사람이 더욱 길게 누릴 수 있을 테니까. 우리의 유년 시절이 얼마나 쏜살같이 지나갔던지,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세상과 만날 수 있었는지 떠올려본다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1977년 출범해 한국아동문학 시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지난 35년간 부지런히 뼈와 살을 만들어온 창비아동문고. 총 270권, 우리아동문학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공헌해온 주옥 같은 작품들 중 대표작가 75명의 장단편 106편을 골랐다. 25권의 장편동화와 새롭게 선보이는 10권의 단편집, 한마디로 창비아동문고 올스타전이라 하면 되겠다.
 
이번 선집의 출간은 좋은 책을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하기 위한 시도이다. 마해송, 현덕, 이원수, 권정생, 정채봉, 채인선, 배유안, 이현, 한윤섭...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온 동화작가들, 별들의 총출동이다. 아동문학평론가가 뽑은 단편 문학,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들과 여러 기관 단체의 추천.권장도서를 다수 포함함으로써 초등학생부터 선생님, 아동문학평론가, 부모님을 비롯한 다양한 독자와 어린이 교육 기관의 필요에 부합한다. 2013년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와 만나는 독자들에게 미리 축하 인사를 드린다. 한국아동문학 최고의 걸작선과 만나는 행운을 마음껏 누리시고, 35권 축복 받은 책읽기의 대장정에 도전해보시기 바란다.
- 어린이 MD 이승혜

 
추천사 :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가 새롭게 동화책 읽기 붐을 일으켜 주면 좋겠다. 단행본 어린이책이 귀했던 시절 창비아동문고는 아이들에게 보물 같은 존재였지만, 책이 넘치고 디지털 기기에 온통 마음을 뺏긴 요즘 아이들에게는 다른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시대에 아이들은 책보다 핸드폰을 더 사랑하는 게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여가의 대부분을 핸드폰과 TV, 게임에 쓰고 있다. 새롭게 내는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가 독서의 참맛을 아이들에게 선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한상수(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실 앞쪽 교사 책장에 꽂아두고 한 권 한 권 재미나게 읽어야겠다.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의 손때 탄 '대표동화'를 제자리에 꽂아두는 일은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 - 최은경(초등학교 교사)
 
창비아동문고에 수록된 우리 동화는 그 자체로 한국 아동문학사를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 동화를 읽으며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상을 알아 왔다. 아동문학사 초기의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고루 망라되어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동화집을 한 권씩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 오세란(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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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강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출판사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새들과 꽃들과 신선한 공기와 동물들이 모여 풍요로운 자연을 이룬다. 그리고 그 가운데 사람들이 있다. 이 작품은 사람과 자연, 그 둘 사이에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있음을 알려준다."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비밀의 강>의 심사평. 195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반세기 넘게 사랑 받아온 전설의 그림책이 두 번째 판본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원저자 마저리 키넌 롤링스는 미국 남부의 전원생활을 그린 작품들로 당대에 이름을 알렸다. <비밀의 강> 역시 1930년대 플로리다 흑인 가족의 식탁에서부터 출발해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노래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이치를 그려낸다. 작가 사후 유작으로 출간되어 이듬해 뉴베리 명예상을 받은 초판에 이어, 일러스트레이터 부부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이 새로 그림을 그린 두 번째 판본이 2012 볼로냐 국제도서전 픽션 부문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시를 사랑하는 소녀 칼포니아가 사는 마을에 불경기가 찾아온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선을 팔며 정직하게 살아온 아빠도 언제 일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 아빠를 다시 웃게 할 커다란 물고기 잡으러 나선 길, 아무도 본 적 없고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비밀의 강'을 향해 가는 길. 칼포니아의 단짝인  강아지 버기 호스가 정답게 동행을 한다. 자연과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 이로울, '정도(程度)'를 지키는 미덕. 최소한의 소유와,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도리를 당부하는 이야기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숲과 나무 풀 꽃 향기가 코 끝을 스치는 듯하다. 메기를 한아름 잡은 칼포니아가 집으로 돌아가는 어두운 밤길, 작은 소녀의 귀가길을 지켜주는 거대한 숲의 숨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자연과 인간의 공생에 대한 수수께끼를 환상적인 서사로 풀어낸 작품. 욕심을 경계하자는 고전적 주제의 이야기가, 눈부신 재능을 가진 21세기 화가들의 손끝에서 성공적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칼포니아는 낚싯대를 챙겨들고 버기 호스와 집을 나섰어요. 알버타 아주머니는 작은 가게 앞에 나와 앉아 있었어요. 아주머니도 아빠처럼 손님이 오지 않아 걱정이 많나 봐요. 생선을 잡지 못하면, 생선 장수도 가난해지고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가난해지거든요. 아주머니네 가게에 손님이 뚝 끊긴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알버타 아주머니, 아빠가 가난해지지 않게 제가 낚시하러 가는데요, 연못에서 낚시를 많이 해 봤지만 물고기들이 너무 작았어요. 아주머니는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니까, 어려운 시절이 얼른 지나갈 수 있게 어디 가야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좀 알려 주세요."
알버타 아주머니는 흔들의자를 앞뒤로 움직였어요.
"얘야,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는 비밀이지만 너에게는 알려 주마. 숲속에는 비밀의 강이 있는데, 커다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단다. 암, 물고기 녀석들이 많이 있고말고! 메기며, 농어며, 모래무지며, 날치들하며! 특히 메기들이 아주 많지."
"비밀의 강은 멀리 있나요?"
"아무도 모른단다."
"그럼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어요?" - 본문 15~17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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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도법 지음 / 다산초당

"위로와 힐링은 에어컨 바람에 불과하다"
많은 이들이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다 말하며 위로와 치유를 찾아 사방을 헤맨다. 국민 멘토들은 나름의 처방전을 제시하며 안 그래도 힘든 사람들을 여기저기 몰고 다닌다. 인드라망 생명공동체운동과 생명평화 탁발순례로 잘 알려진 도법은 “위로는 에어컨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참다운 여름의 모습인 여름 더위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그 햇볕 아래서 자라는 생명을 생각할 수 없고 나아가 우리 삶도 가능하지 않을 터, 이런 더위의 존재가치를 가리는 에어컨 바람은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 수는 있지만,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는 불편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달콤하고 시원한 위로가 여름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착각과 환상에서 벗어나 고통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있는 그대로 보는 걸 방해하는 걸까. 자기 중심의 소유욕, 숫자 중심의 사회적 기준에 빠져 자신의 존재가치를 잊고 소유가치로만 평가하는 왜곡된 시선, 사회구조에 원인을 돌리면서도 사회완성이 아닌 자기완성만을 꾀하는 자기 기만이 우리 존재의 본질과 생명평화의 가치를 가린다. 고통을 있는 그대로 보면 자신이 변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상을 제대로 보면 모두가 살고자 하는 마음이란 걸 알 수 있다. 도법은 현장 경험에서 얻은 용기와 근성으로 이 둘이 만날 수 있음을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그래야만 나도, 너도, 우리도 살 수 있다고 큰 목소리로 외친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인간 몸의 중심이 어디인가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장이나 뇌를 꼽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틀렸습니다. 우리 몸의 중심은 바로 고통이 있는 곳입니다. 어딘가가 아프면 그 부위로 모든 신경이 집중됩니다.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와대나 국회가 아니라 우리 사회 가장 아픈 곳이 중심입니다. 차기 정부는 사회의 중심에 대한 분명한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직시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사회통합도 불가능할 것입니다.(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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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이창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살아남은 자의 슬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창래의 ‘이민자 소설’이다. 이민과 차별이라고 하면 일제강점기와 재일조선인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소위 근대화 이후에도 수많은 이유로 국외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중 가장 커다란 변수는 전쟁이었다. 참전했던 수많은 이들을 귀국 후에도 열외자로 만들어 버린 베트남전이 있었고, 그 이전에는 인간의 최소한의 조직 단위까지 모두 박살낸 한국전쟁이 있었다. <생존자>는 한국전쟁에서 출발한다. 부서져 흩어진 다음에 열외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처절한 전쟁과 열외자의 고독은 등장인물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돌아갈 곳이 없이 타지로만 이루어진 별에서 버티고 살아남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생존자>는 열렬하며 그만큼 슬프다. 자신을 죽이려 들거나 아니면 고통 속에 머물도록 방치하는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본능처럼 사람을 구별 짓고 차별하는 ‘인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생존자>는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지금 여기와도 닮아 있다. 구별지어진 다음에 서로를 장악하고 장악 당하는 세계, 끊임없이 분열하고 이동하고 위계를 설정함으로써 항구적인 평화를 제공하지 않는 세계 말이다. 따라서 이 소설의 질문과 절규는 일정 부분 우리의 것이다. 아니, 우리의 것이어야만 한다.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힘이 넘치고 깊이 있으며 도덕적 문제로 가득한, 강박적으로 읽을 수밖에 없는 작품. 이 소설은 쉬운 구원으로 결론을 짓지 않는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참혹한 이야기이며 절망적이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종종 가슴이 터질 듯한 이야기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육체적, 정신적인 등장인물들의 고통을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은 비상할 정도로 생생하다.
-라이브러리 저널
 
<생존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손쉽게 독자들을 KO시킨다. 아름답고 눈을 뗄 수 없으며 그 날카로움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용기와 사랑, 충성과 자비에 대한 우아하고도 충격적인 탐구
-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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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기쁨
황동규 지음 / 문학과지성사

"죽어서도 꿈꾸고 싶다"
한때 시인은 유명한 편지를 썼다. “내 그대를 사랑함은”으로 시작하는 환희와 열정의 편지. 한때 시인은 당당한 어조로 죽음을 이야기했다.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다오”라고. 세월이 흘렀고, 1930년대에 태어난 시인은 때로 앓고 때로 쓸쓸했다. 죽음을 아는 자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래서 시인은 “사는 기쁨”을 말한다.
 
많은 이가 떠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하는 노년의 삶. 통화 중 이름이 증발하고, 먼저 가버린 자들은 번호만 남기고 이곳에 없다. 그러나 삶의 가을에서 시인은 아직 황홀해한다. “수박씨처럼 붉은 외로움 속에 박혀 살자”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삶. “벌레 문 자국같이 조그맣고 가려운 이 사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삶이라면 그래도 아직 꿈꿀 수 있기에.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느낌과 상상력을 비우고 마감하라는 삶의 끄트머리가
어찌 사납지 않으랴!
예찬이여, 아픔과 그리움을 부려놓는 게 신선의 길이라면
그 길에 한참 못 미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간간이 들리는 곳에서 말을 더듬는다.
벗어나려다 벗어나려다 못 벗어난
벌레 문 자국같이 조그맣고 가려운 이 사는 기쁨
용서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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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잔혹사
김동춘 지음 / 한겨레출판

"정의를 모르는 국가에 대한 반격을 꿈꾸며"
대선 이후 한국현대사 책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서중석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한홍구의 <대한민국사>가 그 주인공이다. 대체로 진보 계열의 학자들이라는 점에서 한국현대사 열풍의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김동춘 교수의 신작 <대한민국 잔혹사>를 마주한 내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지난 60년 동안 자행된 국가의 폭력을 고발하며 소리 없이 짓밟힌 시민의 이름을 찾아주는 이 책은, 이제 신자유주의와 결합하여 더욱 정교하고 악랄해진 오늘날의 국가 폭력이 과거의 그것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그러진 동심원을 그려가는지 차분하고 엄정하게 따져 묻는다.

한국현대사를 찾아 읽은 이들의 마음이 이 책과 자연스레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아쉽게도 확신은 없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가 ‘어차피 반복되는 거니 어쩔 수 없다.’는 의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어긋남 하나가 역사의 방치 속에 얼마나 큰 괴물로 변하는지 이 책에서 꼭 확인하길 바란다. 반성하지 않는 한 역사는, 아니 폭력의 과거는 반복되고 말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못 가진 이들이 연대를 하자면, 먼저 사회의 실상을 철저히 알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힘이 정의 위에 군림해온 역사를 꼼꼼히 기록한 이 책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 그래야 정의의 반격이 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박노자, 오슬로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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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대화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누추한 생, 환히 빛나다"
소설집 <행복>, <봄빛>을 통해 누추한 개인의 삶을 환히 비추었던 작가 정지아가 5년만에 새 소설집을 엮었다.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봄날 오후, 과부 셋>과 <목욕 가는 날>을 포함해, 이효석문학상, 올해의 소설상 등을 수상하며 귀히 읽혔던 열한 편의 소설이 실렸다.

남편을 잃고, 장애를 앓고, 아이는 울고, 길을 잃었다. 정지아는 이름없는 것들, 버려지고 상처입은 것들의 이야기를 사려깊게 풀어낸다. 이 누추한 개인의 삶도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로서 가치롭다고, ‘럭키 라이프’라고, ‘아름다운 날들’이라고, ‘절정’이라고 명명한다. “넘치기만 하는 인생이 어디있으랴”(272쪽)라고 중얼거리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귀하고 낮은 이들의 사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작가의 말대로 ‘사람을 살게 하는 쌀 같은 소설’이 세상에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너는 대체 무슨 맛으로 살았니?”
오래전에 궁금했던 것을 그녀는 이제야 묻는다. 돈도 없고 남편도 보잘 것 없고 직업도 없고 있는 거라곤 딸랑 아들 하나ㅡ어릴 때야 공부를 곧잘했지만 지금은 겨우 출판사나 다니며 셋방살이를 면하지 못한ㅡ뿐인 사다꼬가 평생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이유를 그녀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너야 자식 때문에 살았을 거고, 하루꼬는 남편 때문에 살았을 거고, 글쎄, 나는 뭣땜에 살았나……”
“사다꼬는 사상이 있잖아. 사상이. 우리 영감도 그랬는걸. 어쩌면 우리 영감은 나보다 그게 더 중요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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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공부는 그 자체로 성스러운 의무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 물론 “공부해야 대학 간다.”처럼 공부의 효용을 과소포장한다거나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같이 공부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며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부질 없는 외침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다. 하지만 모름지기 공부라면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처럼 삶으로서의 공부에는 이르러야 하지 않겠는가. <공부하는 삶>은 서구에서 100년 넘게 읽혀온 공부의 고전으로, 공부는 지적 소명이며 이를 받아들인 지성인이라면 공부를 위해 삶을 규율하고 공부를 통해 자신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과정은 대강 이렇다. 우선 지성인의 소명을 받아들이고 지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익힌다. 이를 위해 삶을 재구성하고 그 중심에는 당연히 공부를 위한 시간을 배치한다. 이제 공부할 때의 마음가짐과 실전에서 마주하는 읽기, 기억하기, 노트하기의 세세한 지침을 몸과 마음에 새긴다. 드디어 공부와 품성이 한데 섞여 삶의 기쁨, 공부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이 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되며 언제라도 흐트러질 수 있기에 늘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냐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궁핍과 오랜 훈련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더러는 인간을 넘어서는 끈기를 보여야 한다.”는 게 저자의 답변이다. 공부는 그 자체로 성스러운 의무라 말하는 이 책에는 다행히도 이런 지적인 삶을 사는 데 매일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말씀도 있다. 이 정도면 '공부하는 삶'에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강호제현이든 장삼이사든 공부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젊은 사람, 늙은 사람 때를 가리지도 않는다. 그저 소명을 받아들이면 공부가 시작될 뿐이다. 이 책이 탄탄한 출발점, 올바른 방향타가 되어줄 거라 확신한다.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지적인 일을 하고 싶은가? 당신 안에 고요한 공간을 만들고, 회상하는 습관을 들이고, 세상의 이해에 초연하고 절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시작하라. 그러면 공부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적인 일을 하는 이에게는 은총이나 다름없는 상태, 곧 욕망과 아집에 시달리지 않는 영혼의 상태에 도달하라. 그렇지 않고는 가치 있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으리라.(370, 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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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이벤트
존 L. 캐스티 지음, 이현주 옮김 / 반비

"예측할 수도 없는 문명 붕괴,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이란"
<X 이벤트>란 제목을 보고도 이게 무슨 책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난해 <대중의 직관>으로 화제를 모았고, 그 바람에 한국에도 다녀간 존 캐스티의 신작이라는 걸 알고는 조금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복잡성 과학자가 말하는 11가지 문명 붕괴 시나리오’란 문구를 보고는 도대체 마야력 말고 또 다른 멸망 시나리오가 열 가지도 넘는단 말인가 싶어 책을 펼쳐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종말에 대한 책이 아니라, 흔히 예년, 통상, 평균치라고 예기하는 예상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그러니까 전에 없던 엄청난 일이 어떻게 위험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위험을 측정하고 대비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답하는 책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11가지 시나리오에는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디지털 암흑, EMP 폭탄에 의한 전자 기기의 파괴처럼 현대 문명과 연관된 사건도 있고, 전염병 창궐, 정전과 가뭄처럼 인류가 종종 겪어본 사건도 있다. 문제는 이 세계가 카드로 지은 집처럼 한 부분만 흔들려도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로 변한 데다, 서로의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잠복하고 있는 치명적인 재난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다행히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 캐스티는 이런 ‘X 이벤트’가 일어나는 까닭이 복잡성의 격차 때문이라 분석한다. 예를 들어 아랍의 봄의 경우 독재 정권과 시민들 사이에 복잡성의 격차가 벌어졌고 이를 메우기 위해 정권 붕괴라는 X 이벤트가 일어났다는 말이다. 물론 격차를 줄이는 일은 예측과 대비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의 말대로라면 X 이벤트는 꼭, 반드시 일어나고야 만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던가. X 이벤트를 에측하기 어려운 만큼, 인류의 가능성 역시 늘 예측을 뛰어넘었음을 기억하자.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캐스티가 지적했듯 안타깝게도 인류 역사에서 한 사회가 스스로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복잡성 격차를 줄여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를 취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는 연구자에게 굉장히 큰 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필자는 캐스티에게 “이런 연구를 할 때 우울하지 않은가?” 하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자 캐스티는 그것이 운명이라 하더라도 인간은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며 결국 인간은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반문했던 기억이 난다.(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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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2-08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의 의미를 모르겠네요. 네이버 메인 제목 클릭하듯 들어와보긴 했습니다만.

주간편집회의 2013-02-12 18:1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하이드님. 연휴라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네이버 메인 제목 클릭하듯"이라고 말씀하셨듯, 해당 카피는 책에 대한 호기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화제를 모은 <습관의 힘>이란 책의 제목을 끌어와 '공부의 힘'을 강조하고자 한 목적이었습니다. <공부하는 삶>은 공부를 소명으로 여기고 삶 전체의 방향을 공부에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와 방법론을 담은 책이라, 공부를 습관으로 만들고 여기에서 얻은 힘을 삶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연결지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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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이현수 지음 / 김영사

"아이에게는 '엄마'가 답이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임상심리학자로 20년, 그간의 치료와 양육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생후 3년은 엄마가 키우라’는 말은 흔하지만, 이 책은 양육의 333 법칙, 매직 타임 3시간으로 아예 못을 박는다. ‘냄새’로 대표되는 엄마, 엄마의 사랑을 아이에게 하루 3시간 이상 주어야 하며, 생후 3년까지는 반드시 그래야 하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떨어지더라도 3일을 넘기지 말라고 한다.
 
낳아준 엄마가 없는 아이는 어쩌란 소리냐, 먹고 살기도 바쁜 맞벌이는 또 어떡하라고, 아빠도 있는데 왜 항상 엄마만 걸고넘어지는 건가… 저자는 가정마다 사정이 다 다르고, 그래서 대체하거나 조율하는 방법은 있겠지만, 333 법칙은 아이를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기준이고 원칙이며 아이의 권리라고 말한다. 또, 당연한 소리지만 그냥 ‘같이’ 있기만 하는 건 소용없다. 눈을 맞춰주고, 웃어주고, 놀아주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너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 네가 있어 행복하다는 엄마가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답이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아이가 답이다. 
 
- 유아 MD 강미연

저자의 말: 아이를 낳고 저 혼자만 있어본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2박 3일 캠프를 갔을 때였지요. 직장 때문에 같이 가지 못한 저는 처음 맛보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자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겠다고 천명했고, 저의 거창한 계획을 들은 친구들이 한마디씩 도와주었습니다. (중략) 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수박을 자를 때는 칼을 써야 했고 당연히 칼을 씻느라 손에 물을 묻혀야 했으니까요. 살려면 결국 손에 물을 묻혀야 하듯이 아이를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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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죽을 수 있게 해줘
M. 스캇 펙 지음, 조종상 옮김 / 율리시즈

"죽음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자살과 안락사에 대한 논쟁은 뜨뜻미지근하다. 잊을 만하면 한두 개의 사건으로 불이 붙지만 누구도 끝까지 가보려 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이라는 숙명적 물음의 최전선에 자리한 주제지만, 역시나 죽음은 이렇게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삶, 고통, 영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한 스캇 펙은 역시나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 새로운 깨달음을 전한다.
 
시작은 비슷하다. 우선 의사 경험을 살려 의학의 관점에서 고통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며 안락사를 정의한다. 그 다음에 종교인으로서 삶과 죽음의 본질에 대한 정신적 문제를 다루고, 마지막으로 법률, 사회적 측면에서 현실의 문제를 살펴본다. 그런데 안락사를 통해 스캇 펙이 말하고자 한 건 죽음이 아닌 영혼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안락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영혼의 성장을 독려하는 사회인가를 되묻는다. 이 책의 특별함은 죽음을 어떻게 마주하느냐를 넘어(이건 어차피 생각한다고 그렇게 되는 일도 아니거니와 각각의 상황에 따라 처방이 너무 다르다.)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과정과 상황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데 있다. 죽음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스캇 펙의 물음 역시 필연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안락사는 결국 영혼의 성장과 학습의 기회를 차단하는 일이다. 안락사를 선택함으로써 바로 인간 존재의 의미 그 자체를 부정해버리기 때문이다.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은 존재의 이유를 애써 회피하려고 한다. 실상 안락사는 신으로 향하는 길을 단절시킨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을 속이고 훨씬 더 중요하게는 우리 자신을 속인다. 냉혹하리만큼 단순한 문제다.(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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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인문고전학습만화 : 공자 논어
조영선 글, 이영호 그림, 이기동 감수 / 예림당

"학습만화 Why?와 인문고전의 만남"
초등 과학 학습만화의 대명사 Why? 시리즈가 새로운 시리즈로 찾아왔다. 그간 사회, 역사, 상식, 예체능, 인물, 교과서, 영어판으로 확장되어온 Why? 시리즈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문고전과 만난 것. 대학을 비롯한 여러 교육 기관에서 필독서로 읽혀온 작품들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학습만화로 재탄생했다. 시리즈의 첫 문을 여는 <논어>에서는 2천 5백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지표가 되어온 공자의 가르침을 담는다. 학습만화와 친한 아이들의 독서 습관에 맞춘 구성으로 가독성과 전달력이 막강하다. 서술형과 논술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지도안도 함께 담겨 있다. 원전의 내용을 한번 더 정리해주는 한편, 해당 고전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내는 훈련을 하도록 도와주는 구성이다.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의 말 : 공자는 세상을 아름답고 살기 좋게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덕목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예(禮)'라고 생각하고 인성 교육에 목소리를 높였지요. 모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정직하게 살아간다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다툼이 사라질 것이고, 부정부패도 사라져 자연스럽게 밝고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바를 실천하며 살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배움보다 실천을 중시했던 공자의 가르침은 2천 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 지금부터 책 속에 등장하는 어린 공자를 따라 진리의 세계로 빠져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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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스미디어

"인생은 데스노트처럼 간단하지 않아"
싫어하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노트에 썼더니 정말로 죽어 버렸다. 만화 <데스노트> 같은 설정이다. 제목까지 비슷하다. 그렇다면 <절망노트>도 데스노트처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저승의 명부일까? 아니다.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쓰는 자기자신마저 한심하게 생각하는 감정 배설용 노트일 뿐이다. 이지메를 당하는 주인공이 이 노트에 그날그날의 괴롭힘을 쓴다. 누구에게 말해도 해결되지 못할 것 같은데, 침묵하고 살자니 너무 갑갑해서 공책에다가 토로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죽이고 싶다고 써놓은 녀석이 죽었다. 한 명이라면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계속되었다. 이지메 가해자들의 죽음이.

<절망노트>는 우타노 쇼고 특유의 트릭 장치가 여전히 살아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동시에 불편한 작품이기도하다. <절망노트>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 뒤에도 어떤 ‘고발’을 하지 않는다. 범인이나 그 범인을 둘러싼 사회적 원인을 발견해도 ‘이것 때문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쩌면 21세기의 사회파 미스터리, 즉 어디서부터 원인을 찾아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없는 현대 사회에 관한 고발일까? 아니면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의 허술한 고리를 찾아 들어가는 신개념의 미스터리일까? 재미로만 따지면 그의 최고작이라 할 수 없겠지만, <절망노트>는 우타노 쇼고의 탐구 작업이 성공적으로 수행 중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분명히 그는 더 좋은 작가가 될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다나카 씨는 “꿈을 크게 가져야지!” 그러면서 머리를 때렸다. 하지만 구노 선생님에게는 “꿈꾸지 마라.” 정반대의 소리를들었다. 꿈을 가져라. 꿈꾸지 마라. 어쩌라고! 어른들은 무책임하다. 뭐든 자신의 편의대로 해석한다. 그리고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 어떤 때는 낭비하지 마라, 물건을 함부로 쓰지 마라, 한다. 그래서 근검절약하면 이번에는 또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불경기다, 하며 야단들이다. 써? 말아? 어느 쪽이냐고. 당신들, 말에 담긴 의미와 무게를 생각해본 적은 있어?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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