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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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좋다. 유작집이라고 해서 더 많은 별점을 주는 게 아니다. 균형 잡히면서 간결한 서평을 읽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이 사람이 쓴 서평은 진짜 읽고 쓴 사람이다. 가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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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7-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스 24에서 예스채널이라고 있는데 최성일씨가 칼럼 연재 했어요. 꾸준히 읽다가 한참 안 읽고 생각나서 이 양반의 코너를 찾았더니 뇌종양으로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아. 진짜 그 땐 충격받았어요. 발병하고 몇 달만에 돌아가신 것이더라구요 사람 운명이라는 것이...너무 순간적이라 멍 때리더라구요.

라로 2012-07-27 21:53   좋아요 0 | URL
서평에서 그분이 예스에서 활동하신 것을 언급하신 글을 읽었어요.5달 정도 만에 돌아가신 듯요,,,사람 운명이라는 것이 참,,,저도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열심히 살고 싶은데 여건이 잘 안따라주네요,,,환경 탓하지 말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시락의 시간 - 도시락으로 만나는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
아베 나오미.아베 사토루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마음에 들고 도시락과 관련된 사소한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좀 심하게 사소하다. 사진은 마음을 따뜻하게 뎁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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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D POUCH /카드지갑 - 05 blue

평점 :
절판


매일 경품에 응모해서 받은 지갑이다. 타입 선택 잘해서 받으면 후회 없을 듯. 카드도 꽤 들어갈 것 같다. 내가 받은 색은 블루인데 블루는 정말 아니다. 좀 칙칙한 블루라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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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2-07-27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황색이 젤 예뻤을 거 같아요~~ 연두 계통도 예쁠 거 같고 ^^

라로 2012-07-27 21:53   좋아요 0 | URL
흑흑 그러니까요.ㅠㅠ
행운을 잡았다가 뭡니까 이게,,,ㅠㅠㅠ
저도 블루 말고는 다 이쁜듯요,,,^^;;
 
하우스키핑
메릴린 로빈슨 지음, 유향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품절


이 소년은 영리한 거짓말쟁이로, 죽자 살자 다른 이의 환심을 사고 싶어 하는 외로운 아이였다.-15쪽

할머니는 인생을 사람이 여행해야 하는길이라고 생각하셨다. 광활한 지역을 지나가는 비교적 쉬운 길로, 출발지로부터 일정 거리만큼 떨어진 지점에 여느 집처럼 평범한 불빛 아래 목적지가 기다리고 있는...(중략)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것들을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할머니는 사람이 변한다는 생각을 믿지 않으셨다.(중략)

할아버지의 죽음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은 그것이 할머니에게 일종의 배신처럼 여겨진다는 점이었다.-17쪽

훌륭한 아내였던 만큼이나 훌륭한 과부가 되셨다.-18쪽

엄마 또한 그 후로 딸들의 머리카락 냄새와 보들보들한 촉감과 숨소리와 무뚝뚝한 태도로 그토록 분명하게 의식했던 적이 없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기묘한 만족감을 주었다.-19쪽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엄마가 느닷없이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고 나서야 엄마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중략)

그녀는 사랑이란 소유했다고 해도 결코 누그러지지 않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갈망이라고 결론을 내렸다.-20 쪽

눈을 떼자마자 당장 보고 싶어지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보고 있는 그 순간에도 보고 싶은 것이 바로 해마였다.(중략)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딸들은 성공의 가능성이나 인정받는 일, 혹/은 성적 향상 따위의 골치 아픈 문제들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들은 장래를 생각할 이유나 유감스러워할 까닭이 조금도 없었다. 그들의 삶은 물렛가락에서 벖어난 실타래처럼 기울어진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제멋대로 굴러갔다. 아침 식사때, 저녁 식사 때, 라일락이 피는 때, 사과가 열리는 때와 더불어...만일 천국이라는 것이 재난과 성가신 일들을 깨끗이 떨쳐 버린 이런 세상이라면, 만일 불멸이라는 것이 균형잡힌채 정지된 이런 생활이라면, 또 만일 깨끗이 씻긴 이런 세상과 낭비 없는 이런 삶을 그들 본래의 자연스러운 본성으로 돌아간 세상과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이 5년간의 평온한 삶 덕분에 할머니가 절대로 잊히지 않을 것 같았던 사건을 잊었다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21/22쪽

모든 충격이 다 사라질 때까지 시간과 공기와 햇빛 속에 충격의 파문이 굽이치다가 시간과 공간과 햇빛이 도로 잔잔해지면서 아무것도 흔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기울어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열차와 마찬가지로 재난도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뒤를 이어 찾아온 평온이 그전보다 더 편온한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런 것처럼 보였다. 소중한 일상의 삶이 물 위에 비친 그림자처럼 아무런 상처 없이 치료되었다.-25쪽

바람이 미처 다 날려 보내/지 못한 따스함이 햇살 속에 스민 날이었다.-25/26쪽

이제 할머니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당신 자식이나 여느집 자식들의 매정함을 탓하지 않았다.-29쪽

딸들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은 지극하면서도 공평했고, 그들을 다루는 당신의 태도는 너그러우면서도 절대적이었다. 할머니는 햇빛처럼 변함이 없었고 또한 햇빛처럼 주목을 끌지 않았다.(중략)

할머니는 당신에게 친절하게 굴도록 딸들을 가르 친 적이 없었다.-30쪽

엄마가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간접적으로 듣기를 원하지 않으셨는지도 모르고...
-31쪽

그러면서 현재가 이미 지나가 버린 채 결과만 남았다는 것을 깨닫고 한층 더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좌절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중략)

할머니는 신발을 하얗게 빨고 머리를 땋고 닭고기를 튀기고 침구를 정리하고 나서, 문득 자식들이 하나 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어떻게 자신이 그런 일을 알 수 있었을까? 알머니는 신발을 하얗게 빨고 머리를 땋고 침구를 정리해 놓았다. 마치 그런 일상적인 일들을 다시 행하면 일상적인 삶이 돌아오기라도 한다는 듯이.-37쪽

따라서 할머니가 마음이 산란하거나 멍해 보였던 것도, 사실은 덜 중요한 것을 가려낼 원칙 하나 가지지 못한 채 너무 많은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자각이 결코 줄어들 수 없었기 떄문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이는 이 재난이 취한 형태가 낯익은 것들 가운데 있었기 때문이다.-38쪽

할머니는 연로하셨다. 어떤 부분도 넘치지 않게 타고난 분이었기에 나이가 들면서 진행된 할머니의 노화 정도는 다소 놀라왔다.(중략)

할머니는 인간으로서의 위엄이 점점 사라지면서 원숭이로 변해 가는 것 같았다. 누썹에서 덩굴손 같은 털이 자랐고, 입/술과 턱에도 굵고 흰 터럭이 돋았다. 옛날에 입던 옷을 입으면 가슴 부분이 횅하니 헐렁거렸고 끝자락이 바락을 쓸고 다녔다. 과거에 쓰던 모자도 할머니의 눈을 덮은 채 아래오 흘러내렸다. 이따금 손으로 할머니의 입을 가린 채 웃는 할머니를 보면, 눈은 감겨 있고, 어깨는 흔들렸다.-39/40쪽

릴리와 노너 할머니는 그날이 그날인 양 변함없이 되풀이되는 습관에 젖은 익숙한 샹활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핑거본에서는 그렇게 지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인간관계가 다 새로울 수밖에 없었기에 고독한 것보다 더 못마땅했다.-46/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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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의 고뇌
에밀 아자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6월
품절


"우리 모두 뭘 두려워하는 걸까?"
"지속되지 못하는 거."-297쪽

우리 모두 그렇다오, 우리 모두 독학자라오. 우리 모두 독학으로 죽음을 맞는다오. 친애하는 장, 우리 중 가장 많이 배웠다는 통합된 자들, 곧 교수 자격자들도 말이요.-300쪽

'결벽증'때문에 삶을 망치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자존심처럼 고약한 것도 없고요. 특히 선생님처럼 품위 있는 분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솔로몬 선생님, 그녀는 이따금이라도 선생님을 보러 갔어야 했습니다. 그 지하실에서, 뭐 부족한 것은 없는지 알아보아야 했습니다. 십이월 삼십일 일에는 새해 인사를 하고, 오월에는 은방울 꽃을 가져다 주어야 했지요.-312쪽

행복해지는 것보다 고통스러운게 낫다는 건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부자가 진정으로 서로 이해한다면 무슨 말이 필요 있겠는가.-313쪽

"날 보고 어떤 땐 형이상학적이랬다가, 어떤 떈 역사적이랬다가, 어떤땐 히스테리랬다가, 어떤 떈 신경쇠약이랬다가, 어떤 땐 사회학적이라고 해. 그의 말에 따르면 나는 어떤 땐 임상적이고, 어떤 땐 희극적이고, 어떤 땐 병리적이야. 어떤 땐 내가 충분히 뻔뻔하지 않다고 하고, 어떤 떈 극기가 부적하다고 하고, 어떤 땐 카톨릭적이라고 하고, 어떤 땐 베일에 싸여 있다고 하고, 어떤 땐 서정적이라고 하고, 어떤 땐 자연에 가깝다고 하지, 그리고 어떤 땐 입을 다물어. 내가 자기 얼굴을 뭉개놓을까 봐 겁이 나서 말이야."
"하지만 알린, 사실은 그보다 훨씬 간단해. 나는 무력감에 빠져 있어. 진짜 무력감. 도대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무력감 말이야. 그리고 소리없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지. 그게 바로 고뇌야. 솔로몬 왕의 고뇌, 살아 있지 않은 자, 죽어가는 자, 누군가를 도우러 갈 수 없는 자의 고뇌 말이야."-335쪽

내가 독학으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인생에서는 수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야. 당신과 나는 삶을 수리해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 우리는 행복한 순간들을 누릴 수 있어. 우리 두 사람의 삶을 구축할 수 있을 거야. 앤틸러스 제도에는 가볼 가치가 있는 구석들이 많은 모양이야.-337쪽

인공위성을 통해 텔레비젼을 보며 집에서 시체를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지구 어디선가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수 있는 그 시대로 정말이지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 시대라면 사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340쪽

최초의 시발점을 향해 돌아가는 노인
영원한 날들로 들어감으로써
변화무쌍한 날들에서 벗어난다네
(...)
젊은이의 눈에는 불꽃이 있지만
노인의 눈에는 빛이 있는 법-358쪽

그는 솔로몬 왕의 고뇌는 전형적으로 엘리트주의적이고 귀족적이라고, 또 세상의 불행은 아미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치유 불가능한 것에 맞서 분노하고 저주하며 방황하는 대신, 이미 있는 불가능한 것에 맞서 분노하고 저주하며 방황하는 대신, 이미 있는 불행들을 치료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상부 이집트에서 이미 백성들이 거리로 내려와 불멸읈 선포했다는 이유로 사제들을 때려죽인, 말하자면 68운동같은 사건이 있었는데 솔로몬 왕은 그것을 반박하고 저주한 시대착오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이다.-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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