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소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의 첫 부분에 이런 글이 나온다.

리스본 어느 광장에 가면 한가운데에 루시타니안 사이프러스(그러니까 포르투갈 사이프러스)라고 부르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나무의 가지들은 하늘을 향하지 않고 밖으로 평평하게 뻗어 나가도록 가꿔 놓았기 때문에 햇살도 빗방울도 뚫지 못할 직경 이십 미터의 거대한,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백 명은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다.      p.11


갑자기 저런 나무가 있는 동네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들춰봤더니 100명이나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다고 나온다.
오늘은 비도 안 오고 햇볕도 쨍쨍하지 않은 날이라 저런 나무 밑에 있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저런 나무 밑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고종석작가, 황인숙작가 그리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함께 리스본에 여행가서 쓴 글을 읽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귀찮아서 그 책을 찾아 인용할 생각은 안 하기로 한다. 어쨌거나 리스본,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죽기전에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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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6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7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8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1-07-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책이 있어요. 재미 없을 것 같은데, 왠지 구구절절 와닿는 글귀들이 잔뜩인 책이었지요.
존 버거의 이 책 정말 좋아하는데, 이 책도,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폭우성 저녁이네요.

라로 2011-07-27 23:16   좋아요 0 | URL
황인숙작가의 시집 제목도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있는데..
저도 존버거의 <여기,,,> 좋아해요.
그러구 보면 저도 사색적인 책을 좋아하나봐요,,ㅎㅎ

dreamout 2011-07-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버거의 이 소설. 한국판 표지도 멋스러운게 참 좋죠..

라로 2011-07-27 23:16   좋아요 0 | URL
네~~~한국판 표지가 더 멋스러운것 같아요!!^^

순오기 2011-07-2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가고 싶다고요~~~~ 우리 동네로 오세요!^^

라로 2011-07-27 23:17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도 며칠 전에 남편에게 광주로 이사갈까? 그랬어요.
거기가면 맛있는 갈치집 있다고,,,ㅎㅎㅎㅎ
언니네 동네가서 독서회도 가고 하면 좋겠다요.^^

진주 2011-07-27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리스본의 포르투칼 사이프러스 대신 메타쉐콰이어가 줄지어 선 길을 걸었답니다. 포르투칼 사이프러스가 나지막한 우산 모양이라면 메타쉐콰이어는 위로 자라는 본능에 충실한 키가 훤칠한 세련된 이등변 삼각형의 수종이지요. 양쪽으로 우람하게 줄지어 선 나무의 기세에 저는 개미만큼 조그맣게 작아져서 숲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어요. 책요? 나비님처럼 나무 그늘 아래서 책 읽을 생각은 아예 못 했어요. 그저 나는 숲을 마음껏 쏘다니는 한 마리 개미 새끼일 뿐이라니까요. 조금 더 욕심 내어 나무에 둥지를 틀고 휘파람 소리 내며 나무 위로 자유자재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 정도면 바랄 게 없겠지요~ㅎㅎ

라로 2011-07-27 23:21   좋아요 0 | URL
담양에 가신 건가요????ㅎㅎ메타쉐콰이어가 줄지어 선 길은 담양만 가봐서리~~~.
개미보다는 조금 더 욕심을 내 보시어요. 나무에 둥지를 틀고 휘파람 소리 내며 나무 위로 자유자재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그러면 저는 친구 새가 될께요. 아니면 나비..(잡아먹지 않으신다면,,ㅎㅎ)
요즘 방학이라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나무 아래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나봐요.
빨리 개학이 됐으면 좋겠어요.ㅠㅠ

머큐리 2011-07-27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나비님 근황을 알게되어 좋아요... 언젠간 오실지 알았는데... 물폭탄이 터지니 등장하시는군요..ㅎㅎ

라로 2011-07-27 23:22   좋아요 0 | URL
반가와 해주시니 맘이 몰랑몰랑 해지는걸요!!!!^^
머큐리님은 잘 지내시지요? 물폭탄 피해가 컸나본데 사시는 곳은 아니지요??

무스탕 2011-07-27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런 나무 직접 보고 싶어요. 울 동네에 저런 나무가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라로 2011-07-27 23:30   좋아요 0 | URL
그죠? 저런 나무가 있다면 그 밑에서 무스탕님이랑 만화책도 보고 하면 좋으련만..
저희 동네에도 저런 나무는 없어요...군포에 비 피해는 없으셨나요?

moonnight 2011-07-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생각만 해도 멋져요. 백명이 비를 피할 수 있는 나무라니. 그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시원한 생맥주 한 잔(두꺼운 유리잔 표면에 꼭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어야 해요!) 홀짝거리며 책 읽고 싶어요. ^^

라로 2011-08-01 00:32   좋아요 0 | URL
생맥주도 좋지만 우린 하이네켄 아닌가용???ㅎㅎㅎㅎ

지금 여긴 비가와요. 좀 전엔 번개도 치더라구요.@@
올핸 정말 비가 많이 오죠??? 얼마전 신문에서 보니까 우리나라 기후가 바뀐 것 같다고 하던데,,,실감이..ㅠㅠ
아젠 익숙했던 기후마저 달라져 가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