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소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의 첫 부분에 이런 글이 나온다.
리스본 어느 광장에 가면 한가운데에 루시타니안 사이프러스(그러니까 포르투갈 사이프러스)라고 부르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나무의 가지들은 하늘을 향하지 않고 밖으로 평평하게 뻗어 나가도록 가꿔 놓았기 때문에 햇살도 빗방울도 뚫지 못할 직경 이십 미터의 거대한,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우산 모양을 하고 있다. 백 명은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다. p.11
갑자기 저런 나무가 있는 동네로 이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들춰봤더니 100명이나 너끈히 비를 피할 수 있다고 나온다.
오늘은 비도 안 오고 햇볕도 쨍쨍하지 않은 날이라 저런 나무 밑에 있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저런 나무 밑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고종석작가, 황인숙작가 그리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함께 리스본에 여행가서 쓴 글을 읽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귀찮아서 그 책을 찾아 인용할 생각은 안 하기로 한다. 어쨌거나
리스본,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죽기전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