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중고샵에서 책을 잘 사지 않는다.
처음 중고샵이 열렸을 때 급버닝한 이후 자제하는 모드로 돌아서고는
중고샵에 클릭질을 잘 하지 않게 됐었는데
어쩌다 한번 들어가 주문하려고 해도 대부분의 판매자들이 가격을 많이 올렸어서(초창기에 비해)
순수한 판매자를 만나기가 어려워진것도 이유다.
중고샵에서 사는 것과 새책을 사는걸 비교해도 별 차이가 나지 않으면 새책을 샀으니까.
그러다 얼마 전 우연히 순수한 판매자 무스탕님이 판매하는 책을 발견해서 신이 났었는데
이번에도 우연히 내가 원하는 책 3권을 모두 판매하는 분을 발견해서
3권을 주문해서 어제 받았다.
그 중 한권이 <점선뎐>이다.
그분의 책을 많이 샀어서 이 책은 늘 장바구니를 들락랄락 거리게
만들었는데 마침 적당한 가격에 믿음이 가는 판매자의 물건이라 구매를 했다.
책 상태도 양호했고.
읽고 있던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읽기 시작했다.
그분의 다른 책들과는 다른 책일거라고 했지만 내용은 거의 내가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좀 그랬지만 그래도 그분의 인생은 몇번을 읽어도 지루하지 않아서
읽으면서 새록새록 예전에 읽었던 이야기들이 기억나면서
옛추억을 떠올리는 기분까지 들었다.

이 책을 읽다가 내가 지침으로 하고 살아야 할  글이 하나 있어서 옮겨 적어보려고 긴 사설을 풀었다. 사실은.


나의 유언장

나는 너무나 엄정하게 아들을 대했기 때문에 특별한 유언장이 없다.
줄기차게 칭찬, 숭배, 예찬, 일변도로 대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반대였다.ㅜㅜ
가까이서 생활하는 관찰자로서 그를 칭찬했다. -->나는 거의 비난했다.ㅜㅜ
나로부터 개선된, 진화된 생물체로 태어난 미래의 인간으로서 숭배했다.
인류의 훌륭한 유전자를 그대로 보유한 미래 세대의 구성원으로서 예찬했다.
나는 인류뮨명의 발달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인류의 미래를 가슴 벅차게 기대하는 사람이다.
아들이 기억하는 나의 모든 순간이 유언장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모든 순간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란다.ㅜㅜ
그의 장점을 혹시 그가 잊을까봐 늘 깨우쳐주려고 노력했다. -->단점을 잊을까봐 깨우쳐준듯,,,ㅜ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를 칭찬할 거리를 만들고 찾았다. -->늘 혼낼거리를 찾은듯,,ㅜㅜ

나는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이 세상에서 내가 낳은 아이를 제일 무서워 하면서 살았다. -->가장 하찮게 여긴듯,,ㅜㅜ
혹시 그에게 내가 나쁜 영향을 줄까봐 평생을 긴장하며 살았다. -->나쁜영향만 주고 살았다.ㅜㅜ
아들을 비웃거나 빈정거린 말을 한 기억이 없다. -->빈정거리거나 비웃는 말이 더 많았던듯,,ㅜㅜ
그런 정신 상태에 잠긴 기억도 없다. -->그런 정신상태에 잠겨있는게 분명하다.ㅜㅜ
나의 아들은 기억 속의 나를 종종 추억하면서 웃기만 하면 된다.
이 글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내가 어떤 엄마였는지..
하지만 반면에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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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9-1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때 생각나는 유행어가 한 마디 있지요.

그~~거언 네 생각이고~~~

파란 글씨들은 나비님 생각일 뿐이고 아가들은 그렇게 생각 안해요.
세상에 둘도 없는 엄마지요. 엄마가 있어서 행복할 뿐이지요 :)

라로 2009-09-18 14:55   좋아요 0 | URL
고마와요~ 고마와~^^, ㅜㅜ
해든이가 아파서 요즘 데리고 있는데
정말 뭘 하면서 아이를 자극시켜주고 먹이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엄마자격시험이 정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이에요...

기억의집 2009-09-1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고샆에 목숨 건 적 있었는데, 지금은 한달에 한두번 들어가나봐요.
개인판매자분들은 새책과 비교해서 가격이 별 차이 안 나서 아예 들여다보지고 않고
알라딘에서 직접 파는 헌책 간혹 들여다보는데, 그것마저 시큰둥이예요.
책은 쌓여 가고, 어느 날 읽지 않는 책은 내 곁에 있어도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김점선님 책은 장바구니에서 들였다놨다하는데..
나비님, 땡 잡으셨어요^^


라로 2009-09-18 14:56   좋아요 0 | URL
땡잡는거 아니면 걍 포기해버려요~.ㅋㅋㅋ
기억의집님도 책이 무척 많으신데 언제 방출 안하세용????
사실 방출은 기대하지도 않고 언제 기억의집님댁에 있는 그림책 구경가고 싶어요.
가까이 살면 이거저거 빌려볼텐데,,ㅎㅎㅎ

기억의집 2009-09-18 19:34   좋아요 0 | URL
저 작년에 방출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은 후회해요. 내가 왜 그랬을까(가슴을 치며~)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작년에 어렵게 모은 책들 방출하고 dell pda 샀는데...문제는 그 피디에이가 망가졌어요. 남동생이 자기가 어떻게 고쳐보겠다고 하는데.. 아, 안되는 거 같더라구요. 알라딘에 책 판돈 20만원으로 중고산건데, 책 버리고 돈 버리고 pda 망가지고, 트리플 아픔이에요^^ 나비님, 언제 함 뵈요. 저의 시댁이 청주라 청주가서 나중에 핑계 한 건 만들께요^^

같은하늘 2009-09-1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의 파란색 댓글들이 가슴에 팍팍 와닿습니다. >.<

라로 2009-09-21 23:09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을 제일 무서워하며 살자구요~.ㅜㅜ

LAYLA 2009-09-1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귀여우세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09-09-21 23:09   좋아요 0 | URL
ㅜ오랫만에 오셔서 욕하시는 것 같은~.ㅎㅎㅎㅎ

꿈꾸는섬 2009-09-1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비님과 같은 엄마에요. 머리로는 아는데 말과 행동이 잘 안따라줄때가 많아요.ㅠ,ㅠ

라로 2009-09-21 23:10   좋아요 0 | URL
토닥토닥,,,우리 서로 노력하자구요~. 이 세상의 그 어떤 성공보다 엄마로서의 성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새삼 들더군요,,,,물론 제 자신이 거듭나야 하겠지만,,,엄마 화이팅!!!

2009-09-21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1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1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2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2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