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발견할 것이 책 말고 또 뭐가 있을까? 굿즈? 굿즈는 우연히 알게 되는 것이 아니면 관심이 없고, 커피까지 알라딘에서 주문해 마실 형편도 안 되니 구경하는 건 늘 책. 그래도 자꾸 자제하려는 마음이 앞서서 그런가? 대부분 눈으로 쓰윽 흩고 지나가는데 이런 책은 관심이 간다.
제목이나 표지는 그닥 끌리지 않지만, 먹는 것은 늘 큰 화두이다.
더구나 어떤 것을 먹을지는 우리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건강해지고 싶은가? 더 맑은 정신을 갖고 싶은가? 더 선량한 마음을 갖고 싶은가? <진리의 발견>을 읽는데 마리아 미첼이 그랬다.
명예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별의 빛에 비하면 메달은 사소한 것이다." 훗날 미첼은 쓴다. "이 세상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인데, 그것은 바로 선량함이다." - P55
설마 음식이 그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 분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시길 권한다. 자기가 먹는 음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일단 음식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음식에 대해서 알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 그건 아니고 나는 알지는 못하지만, 환자들을 보면서 느껴졌다. 선천적인 건강은 말 그대로 선천적이지만, 후천적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소개 글 중 하나를 보다가 빵 터졌다.
식사를 할 때마다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라는 것을 보고. ㅎㅎㅎ 이 글을 쓰면서도 웃고 있다. 나는 식사를 할 때마다 아무 생각이 없지만, 만약 생각을 한다면 식사를 할 때마다 나 자신을 구하고 싶다는 생각 뿐일 것 같다. 어쨌든 식사를 할 때마다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긴 하다.
음식이 우리의 존재 자체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는 내가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고찰이 우선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말은 사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요즘 아이스크림 너무 많이 먹고 있는 나에게.
음식은 우리보다 앞서 존재하고 우리의 앞을 내다보며,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우리보다 오래 계속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는 세계와 묶어주는 이 관계는
결국 인류의 가장 큰 희망이다.
―7장 <시간> 중에서
이 책의 원 제목은 How Food Can Save the World이다. 한국 제목과 너무 딴 판이다. 나는 영문 제목이 더 좋다. 어쨌든 음식이 세계를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지를 떠나서 먼저 음식이 나를 구원할 수 있기를.
캐롤린 스틸은 왜 음식에 주목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행동해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음식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조상이 인간으로 진화하기 훨씬 이전부터 음식은 우리의 몸과 습성, 사회와 환경을 형성해왔다고 캐롤린 스틸은 이야기한다. 음식이 미치는 영향력은 워낙 광범위하고도 심원하기 때문에 그 실체를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의 얼굴처럼 익숙하다고 볼 수 있다. 음식은 훌륭한 매개체이자 삶의 질료이며 가장 손쉬운 삶의 비유다. 이렇게 다양한 세계와 사상을 아우르는 포용력 때문에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삶을 변모시킬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알라딘 책소개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의 <사유 식탁>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의 영문판은 2019년에 나왔구나!!
영문 표지가 훨 이쁘다.
함께 요리하는 거 좋아하는 딸아이 부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 책을 줘야지.
영문판 표지와 비교하니까 한국어판의 표지는 넘 지저분해 보이고 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