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자
배수아 지음 / 열림원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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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로서 내가 가진 배수아의 소설은 끝이다.

다음 배수아의 소설은 다음번 도서구매때 이루어지겠다.

2004년 8월에 출간된, 당나귀들 바로 직전의 최근작인 배수아의 이 소설은 "스무살 청년 몽상가의 지극히 아름다운 정신적 투쟁" 이라는 카피를 가지고 있다.

 

음.. 어쨌거나 책에 대한 중점적 요약은 책 앞뒤에 적힌 카피들에 가장 잘 적혀있는 법. "모든 얽매임으로부터의 자유와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 떠나는 멀고 먼 산책". 이전엔 어쨌는지 모르지만 내가 아는 배수아은 언어에 대해서 그리고 그리고 문학과의 거리에 대해서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고 작가의 말에서 말했듯이 "표현할 수 있는 것과 표현하고 싶은 것들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그녀가 외국어를 공부하게 되면서 느꼈을 "표현하고 싶은 것과 표현할 수 있는 것"사이의 거리는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뭔가를 표현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더욱 깊게 공감하리라.

 

작품의 배경은 예비알콜중독자들이 민주주의를 이루어가던 1980년대이고 그 알량하고 전혀 공부하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학에 있던 스무살 한 청년과 그의 유일한 사랑, 유일한 친구 그에게는 아도니스처럼 보였던 S라는 친구, 그리고 펼쳐보지도 못한 책과 같은 거대했던 P라는 선생 사이에서 스스로의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할 계획을 세우려 했던 외소하고 보잘 것 없는 일종의 사회부적응자 "나"의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배수아의 강력한 무기는 냉철함과 그를 수단으로 삼은 처절한 현실 비판인데, 현실에 대해 직격탄은 날리기도 하고 비아냥 거리기도 하는 "세상을 향한 직설적 발언"(서평中)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 자체와 그 구성원들을 향한 개인의 관찰과 고백과 사색으로, 글쓰기의 사회적 책임의식을 그것의 성실성으로 전환시켜놓고 있다"는, 좀 지나친 사회적인 평가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건간에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소설이라는 매개로 눈부시지 않게 잘 풀어낸다는 엄청난 재주에 나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지적인 것에 대한 갈급함이 하늘 높이 탑을 쌓고 있는 배수아의 고민이 계속해서 나를 일깨워주길 바라면서.

아마 그녀의 다른 책들은 1월달이나 되어야 만나게 되지 않을런지 하하.. ㅎ

 

200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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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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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렇다.

배수아에게 꽂힌 것이 틀림없다.

이러다 그녀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독일문학이나 프랑스 문학같은 유럽문학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녀는 지금 독일에 있고 그녀의 지적 허영심은 - 나같은 독자가 매우 공감할만한 - 지리한 유럽문학의 끝자락에 닿아있다.

 

배수아.

뭐라고 그럴까.

잘 쓴다 말이다..

부드러운 이야기꾼인 박완서 할머니와 달리,

슬픔을 끌어올려서 토악질하게 만들었던 신경숙과 달리.

왠지 자꾸 잊혀지는 은희경과 달리..

 

에세이스트의 책상은 2003년 12월에 출간되었고, 어떤 독자가 말하듯 그녀의 "난해한 장편"이다. - 배수아의 단편은 감각적이고 장편은 난해하다는 일반독자의 이야기가 있었다 - 이 책의 의도는 작가가 말하듯이,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가능하다면 다른 것을 쓰되, 사람들이 그것을 소설이라도 불러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런 형태를 원했다. 사람들이 이것을 소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내가 일단은 소설가이기 때문이고 대개 소설을 썼기 때문이고 또한 이것의 공식적인 타이틀이 소설이라고 불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의도를 알고 읽으면 덜 난해할 것이고, "음악이 곧 언어이자 문학이며 언어가 곧 침묵인 그 세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배수아의 이야기들을 조근조근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번에 읽은 일요일 스키야키식당과는 거리가 있고, 오히려 당나귀들과 조금 닿아있다. 혼자 사색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사교가 필요하지 않았던 시절에 대한 공감과, 별다른 소일거리 없이 별다른 고민거리 없이 별다른 수입도 없이, 그저 그렇게 한 존재를 알고 바라보고 영혼을 바쳐 읽어야만 했던 그런 낯선 모든 리비도 가득한 존재들에 대해서 (대중이 아닌), 나르시시즘 가득한 몇 명에 존재들을 읽어내려 했던 그 시절의 공감에 대해서, 느낄 사람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관념적인 언어들의 나열,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널부러진 책상을 훔쳐보는 것같은, 소설의 형태를 빌린 자유로운 글쓰기의 향연, 내가 그녀를 자꾸 찾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들을 먼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거 봐봐..이렇게 써도 되는거야" 라고 속삭이며.

 

2005.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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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배수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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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지음 / 문학과 지성사
 

이런 거다.

당나귀들에서 보였던 배수아의 기질을 적나라하게 발견할 수 있는 소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종래의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함과 현실의 잔인함. 리얼리즘의 극단적 표현, 과장법으로 더 깊게 다가오는 현실들. 그 현실은 모두 가난과 빈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일요일 스키야끼 식당은 2003년 3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배수아 자신의 이야기에 따르면 모 잡지사에 보냈다가 잡지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첫번째 에피소드를 가지고 약 3년간 띄엄띄엄 집필을 해 냈다고 했다.

그녀는 그냥 뭐 썼어요..라고 말했지만 읽는 사람이 보기엔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면 극중 인터뷰어를 맡았던 성도만큼이나 벗어나기 힘든 스스로에 고찰이 더 필요했을 것만 같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과장법으로 일관된 이름을 가진 주인공들은 돈경숙, 마, 말리, 부혜린등 쉽게 대하기 힘든 이름들을 가지기도 했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빈곤에 절어있다. 그건 물리적으로 빈곤하다 현실적으로 가난하다라는 것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고 빈곤에 대한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거나 가난에 대한 증오에 몸부림친다거나 빈곤과 가난에 대한 컴플렉스로 둘러쌓여있거나 하는 것들이다.

 

극중 눈에 띄는 한 주인공은 가난할 자유를 외친다. 그의 모습은 스스로 가난하기를 선택하는 것조차 죄악이 되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조명한다.

 

전후 잘살아보세를 지나면서 한국에서는 코리안 드림과도 같은, 열심히 일하면 잘 먹고 살 수 있으며 열심히 공부한 자는 신분상승을 꾀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영원한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였으며 일하지 않는다 먹지도 말라는 기독교적 윤리관이 당연한 것으로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기독교적인 나라였으며 과연 스스로 가난하길 원하는 자들은 가난할 권리도 없는 폭력적인 국가로 변모했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한 번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왜 일하지 않는가,

왜 좀 더 열심히 벌지 않는가가 이제는 죄악이 되는 사회인 것은 우리 모두 빈곤과 가난에 질리고 지쳐 감추려고만 하는 컴플렉스에 둘러 쌓여있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단 한 번도 가난해보지 않았던 사람도,

단 한 번도 부유해보지 않았던 사람도 모두 빈곤을 두려워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물리적인 가난이 아니라 그 가난이 동반하는 무지함과 생활의 변화, 사회의 냉대와 차별, 타인들의 시선일 것이다.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사회가 될까 걱정한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구시대였다. 우리는 이미 그런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가난이다. 서울시에 1만여명의 빈곤층이 존재한다는 어떤 발표를 듣고 "나는 아니겠지"라거나 "혹시 내가 포함되는가"를 고민하는 그 두 가지 모습 모두가 가난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자화상은 아닌지.

 

도대체 얼마를 가져야 부유한 것이고 얼마를 가지지 못해야 가난한 것인지도 정확하게 모르겠는게 이 혼란한 사회라면, 가난할 자유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장 부자인 것은 아닌지.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에 가면 그들을 만나 이야기 할 수 있을까.

 

200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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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 대하여 - 진화론과 동물 행동학으로 풀어 본 개의 진실 ㅣ 자연과 인간 7
스티븐 부디안스키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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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부디안스키 지음 /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 북스 펴냄
 

개를 키우거나 개에 관심 있거나 개판에 종사하거나..

개와 관련된, 혹은 개와 관련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부디안스키의 개에 대하여

 

사이언스 북스에서 펴냄 스티븐 부디안스키의 책은 "개에 대하여"뿐 아니라 "고양이에 대하여"도 있는데 이 양반은 "말에 대하여"도 썼으며 "사자가 말을 한다면"이라는 책도 출간되어 있다. 자연사 자연과학에 대한 저널리스트이자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세상엔 많고 많은 동물관련 서적이 있고 한국에는 각종 짜집기 판에 인터넷에 떠도는 글까지 조합한 정말 저열한 서적들이 판을 치는 이 때에 최근들어 외국학자들의 좋은 책들이 속속들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는데 이 책도 비슷한 맥락에서 추친된 책인 듯.

 

이 책은 매우, 냉정하다.

또한, 내가 일하고 있는 파워펫의 이념과도 같다.

"개는 개다" / "나쁜 주인이 있을 뿐 나쁜 개는 없다" 라는 기본적인 맥락을 같이 한다.

스티븐 부디안스키는 정확한 자료 분석과 학구적인 태도,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개에 대한 인간들의 오만한 편견과 기준을 비판하고 가장 납득하기 쉬운 개 입장에서 개를 이해하는 데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모든 과학적 입장을 진화론에 기초해서 말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설을 동시에 소개해 독자에게 판단의 자유를 선사한다.

 

또한 개의 습성, 행동학적 분석, 개의 본능으로 인한 행동장애와 유전적 형질 결정까지 다방면에 걸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객관적이라는 것. 저자는 "나는 개를 좋아한다"라고 하지만 개에 대한 애정은 되도록 숨기고 과학자 답게 철저한 사실에만 기초하여 이야기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내내 연필을 잡고 줄을 그어가며 읽게 되는 훌륭한 책이다.

 

개에 대하여 알고 싶은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필독서.

 

200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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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란 무엇인가
폴 스미스 지음, 최경남 옮김 / 거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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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실행 과제를 133개의 질문으로  뽑아내 명쾌한 해답을 내린 마케팅 교과서" ─ 이 것이 이 책의 광고 카피.

책은 진짜로 11장에 걸쳐 133개의 질문을 가지고 있고 각 질문마다 약 1~3페이지에 걸린 설명들을 담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대하는 마케팅 이론서치고는 (경제 경영분야에 전무한 지식의 소유자임 -_-) 매우 괜찮은 책.

언제부턴가 연필을 들고 줄을 쳐가며 책을 읽게 되고 이런 저런 메모들도 보충하게 되는 책이다.

마케팅의 기본 개념에서 출발해, 예상고객층을 잡는 방법과 플래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구매자의 행동과 심리, 리서치 방안등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마케팅 전분야의 이론들을 지루하지 않게 늘어놓았으며 단순한 실례를 열거해 성공한 기업들의 모범을 전시만 한 경영서적과는 많이 다르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데 필요한 가장 필수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쉴새없이 열거해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어느 페이지 어느 장에 있는가 찾아볼 수도 있게 하는, 그야말로 TEXT 적인 책이다. 중간중간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종의 공식따위를 늘어놓기 좋아하는 책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만족도가 높은 책.

이 책에서 말해주는 133개의 해답은 다음과 같다.

한마디로 매우 친절한 마케팅 기본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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