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영혼 - 사람과 동물 간의 사랑, 기적같은 치유이야기
앨런 쇼엔 지음, 이충호 옮김, 남치주 감수 / 에피소드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앨런 쇼엔 Allen M. Schoen 지음 / 이충호 옮김 / 남치주 감수
에피소드 펴냄

 

어느 페이퍼에서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는 분이 추천한 책이다.

사람과 닮아있는 동물들, 어쩌면 동물과 닮아가는 사람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동물과 사람의 상호작용, 치유의 이야기, 그리고 대체수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적잖게 감동적이어서 가슴이 쿵 할만큼 폭력적인 이야기도 있고 코끝이 찡해질만큼 적당히 훈훈한 이야기들도 있다.

 

사실 반려동물 식품과 용품쪽에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간략하게 PET 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기도 하지만) 처음에 애완동물이라고 했던 단어의 사용을 고치기도 했고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갈등을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수입하고 있는 사료가 정말 좋은 사료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고 징그럽게 컨택을 해오는 저급사료에 대해서 갈등한다. 개들은 사실 사료를 먹지 않아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며 사료를 먹는 개는 너무 오래 살게 되기 때문에 늙어 고생이다.

 

말하자면, 예전처럼 된장국에 밥 비벼먹고 피부병 나면 그냥 긁고 흙에서 뒹굴고 어쩌다가 비오면 목욕 한 번 하고 하던 애들은 적당히 12년 정도 살다가 깔끔하게 저 세상으로 가는 반면, 사료를 먹고 영양제를 먹고 오메가 3, 셀레늄, 엘-카르니틴과 타우린, 혹은 인삼추출물과 유카 추출물,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 등으로 버무린 간식들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너무나 건강해져서 15년 이상 산다. 그러다 보니 치매가 오고 깔끔하게 죽지도 못하고 질질 끄는 .. 개판에도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PET 계통은 이런 사이클이 존재한다.

강아지가 태어나면 초유를 일찍 떼게 하고 그렇게 되면 강아지는 면역력이 약해지고 자주 병에 걸린다. 강아지가 적당히 종종 아파줘야 수의사들은 돈을 벌고 강아지가 기본적으로 허약해야 홀리스틱급 비싼 사료가 잘 팔리며 영양제와 의약부외품도 잘 팔린다. 어릴 때 사료를 불려서 주거나 애견용 우유를 오래 줘야 개들의 치아가 건강해지지 못하며 그런 이유로 갈비나 뼈다귀등을 주면 이빨이 부러지니 개들은 육포나 사사미 같은 간식만을 먹고 살아야 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개들은 추위에도 약해 옷을 입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극도로 발전하는 사회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동물을 키우고 함께 하면서 해나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수의사인 엘런 쇼엔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수의사가 대한민국에 100명만 있다 해도 개판이 아름다워 질 것이며 이런 책을 읽는 개판업자가 몇 명만 있어도 개판은 진정 아름다워 질 것이다.

 

사람에게 동물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그래서 동물에게도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동물에게 다가서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닮은꼴 영혼,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거기 나오는 대로 당장 자연식이나 대체 수의학을 추진한다면 우리는 스콧 니어링의 책을 읽고 바로 산속으로 들어가 사과 따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일단. 인지하고 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잘못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2005.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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