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분야에 있어서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을 구분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즉, 자신이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책의 탁월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프로페셔널의 특권이 아닐까 한다. 반대로 아마추어는 자기의 취향과 맞지 않는다 싶으면 즉시 그 책의 분명한 장점들에 대해서도 아예 장님이 되어버린다.

 

사적 영역에 속하는 감정이란 놈을 판단의 영역에서 완전히 소거시킬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지 문득 궁금해지는 1人 여기 추가.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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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저항을 깨고 변화를 유발시키는 것은 즉흥 연극처럼 상당한 에너지 소모가 뒤따르는 일이고,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도 같지 않다. 때론 교사나 부모 자신이 포기하고 싶을 만큼 깊은 좌절을 맛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그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면, 아이는 틀림없이 변하게 되어 있다. -93~94쪽

 

저 문장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책이 두 권 있다.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은 그 누구라도 좋으니 아이를 믿고 지지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아이는 절대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신 선생님의 글이다. 굉장히 감동적이고, 어쩄거나 아이를 키우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어른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내용이다. 

<초등 6년이 자녀교육의 전부다>는 제목만 봤다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정적인 어투로 쓰인지라 절대 안 읽었을 책이지만 이 선생님이 출연하셨던 어떤 팟캐스트에서 발견했던 이 선생님의 진정성이랄까 안타까움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읽게 되었다. 사실 그래서 초등때 공부를 이렇게저렇게 해라, 라는 실천편에 가까운 내용보다는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고 응원해 준, 선생님의 그 단 한 사람이 본인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짧게 쓴 앞부분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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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회사 선배가 쓴 자기소개서를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읽은 것 중 가장 멋진 자기소개서였는데, 글 쓰는 일을 하는 회사에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식이 자유로운 덕을 보았겠으나, 딱 저 다니카와 슌타로의 <자기소개>같은 자기소개서였다. 저런 산뜻함으로, 그가 살면서 사랑해온 영화들에 대해 쓴 자기소개서였다. -159쪽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밝힘으로 나를 알리는 방법은, 내가 혐오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세지 않을까?

내가 누군가를 '좋은 사람'으로 느꼈을 때, 그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을까, 대수롭지 않은 뭔가를 '어떤 방식으로' 좋아하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어떤 길을 선택해서 걷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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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먼지 티클 하나 없이

즐거움과 따뜻함만을 느낀 날이었다.

집에 와서 식탁 위에 그대로 있던

재활용 쓰레기들을 착착 치웠다.

이런 날도 있다.

일 년의 삼 분의 일이 이런 기분이라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겠지. -102쪽

 

같은 곳에서 천국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에 형광펜을 입히면서, 이것을 정확히 그림이야기로 풀어놓은 책이 같이 기억났다.

 

이것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별 다섯짜리 그림책입니다. 결국 파랑새 철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걸 풀어낸 방식은 절대 진부하지 않아요.

(좋은 책은 왜때문에 이렇게 빨리 절판되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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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창밖을 바라보면 거기 또 하나의 세상이 펼쳐진다. 시간은 주로 밤. 유리창 너머로 저 아랫동네의 불빛이 반짝이며 넘어온다. 노랗고 붉은 불빛들이 주는 위안, 저 멀리 불을 밝힌 창에서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오늘도 잘 살았어요. 당신도 그런가요? -94쪽

 

매일같이 그날의 하루와 안녕하면서 베란다 바깥쪽을 내다보면 초롱하게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과 먼 아파트의 점점이 들어온 불빛들이 힘들었던 하루치 마음을 위안한다고 느낀 적이, 나도 있기 때문에... 이 문장을 쓴 단어벌레님의 마음을 감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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