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전에 한 번 글을 실었던 잡지사에서 짧은 글을 써달라는 전화를 했다.

함께 해서 좋은 것에 대해 A4 반 장 분량의 글을 써달라고.

전화를 받았을 때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었고 지난 주 내내 그것을 품어 글로 뱉어내려고 종종거렸다.

마음 속에 각인된 그 장면은 명확해서 글을 시작했는데 결론 부분이 참 안 맺어져서 애를 먹었다.

기자를 꿈꾸고 글쓰기에 대해 막연히 동경했었는데 글쓰는 일을 조금 현실적으로 보게 됐다.

생각이 무르익지 않아 설익은 밥 같은 글을 보내고 휴~ 한숨을 쉬었다.

느낌대로 생각대로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참 힘들지만 그래도 글쓰기는 매력적인 일이다.

이번에 쓴 글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 다음달 호에 실린다.

<작아>는 생각이 맞아 올해부터 구독하는 잡지인데 내 글이 실리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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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im2 2004-06-2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하네 친구..^^

이누아 2004-06-2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원고 청탁을 받으시는구요. 어떤 글인지 궁금하면 잡지를 구독해야만 하는 건가요? 이곳에서 볼 수는 없나요?
 

이름을 새로 짓고, 여름이라 산뜻하게 집 지붕도 바꿨다.  좋군~

나는 사수자리다.

사수자리는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방랑운이 있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건 맞는데, 호기심을 드러내는 것을 꺼려했다.

그래서 저건 왜 그렇지, 저 사람은 왜 그렇게 생각하지 하며 물음표는 많은데

막상 내 호기심을 드러내고 물어보려는 순간엔 주저하곤 한다.

 

사수자리 운을 타고 났으데 스스로 그걸 누르고 있으니 답답한 때가 많다.

이제 나를 자꾸 사수자리라고 불러서 내 타고난 기운을 펼쳐줘야겠다.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과 만나자, 사수자리 Sun

행복의 물음표들을 혼자 속으로만 던지지 말고 밖으로 던지고 나눠보자.

올해 3월에 별자리점을 보러 갔었던 카페 <13층>에서

궁금하던 것들을 이것 저것 물으며 많은 얘기를 듣고 나를 이해하게 되어 좋았다.

그 날의 기분을 자주 떠올리며 자신감을 가지자!

까페 <13층 >  http://www.13thfloor.co.kr/myastro.php?idx=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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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4-06-04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음표 떼고 사수자리로 간판도 바꾸시고, 31번째 리뷰도 쓰시고...부지런한 나날을 보내시는군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아담을 기다리며 - 개정판
마사 베크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제목은 여러 번 들었다. 그런데 제목에서 아무런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안 읽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녹색평론>에서 실린 서평을 읽고 책이 읽고 싶어져, 서평에 한번 속는 셈치고 책을 구입했다. 솔직히 서평은 참 주관적인 것으로 서평 읽고 감동 받아서 책 봤다가 이게 아닌데 하는 경험도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받고 보니, 빡빡한 본문에 글 양이 엄청나다. 나는 얘기가 긴 것, 말이 많은 것에 약한데... 속았다.

 

앞부분을 읽어보다가 손들고 얌전히 책을 놓아두었다. 그러다 읽을 책이 없어 다시 읽다가 뒀다가 하다가 어느 부분을 넘어서고 공감하는 내용이 하나 둘 나타나자 이 사람의 얘기가 궁금해졌다. 마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져서 계속 읽게 됐고, 하여 읽지 못할 것 같은 책을 결국은 다 읽게 됐다. 야호 내가 다 읽었다!! 그리고 감동 먹었다.

 

마사가 겪은 신기한 일들, 그 순간의 어리둥절함 그러나 점차 평온해진 마음, 어느 순간 온 세상이 달라 보이는 느낌, 이 세상을 사는 일이 어렵거나 두렵지 않고 편안하게 세상에 존재하게 되기까지 나는 그녀와 함께 걱정하고 놀라고 두려움에 떨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사가 뱉어내는 길고 많은 문장들 속에서 문득 문득,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 마음 한 구석에 따뜻해지는 느낌을 여러 번 가졌다.

 

이 책에 대한 소개글에는 ‘완벽하고 이성적인 하버드생이 모호하고 애매한 영혼을 믿게 되면서~’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하버드생뿐만 아니라 우리 대부분은 ‘이성적으로’ 살도록 키워졌다. 똑똑한 아이로, 논리적이고 틀림이 없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교육받고 커왔다. 그래서 감정을 토로하고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이 쉽지 않다. 자기도 모르게 언제나 ‘유능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산다.

 

나의 경우, 실수를 두려워하는 일이 그 예다. 나는 남들 앞에서 실수를 하면 갑자기 내 주위가 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들고 쩔쩔맨다. 남들이 ‘그냥’ 실수라고 여기는데도 나는 큰 잘못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그 순간의 긴장이 내 속에 불편하게 남아 있다. 또 하나, 나는 남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잘 못한다. 왜? 글쎄 왜 그럴까? 내가 무능하다는 느낌이 들어 싫은 걸까? 하여간 그 말을 하는 게 참 어렵다. 요즘은 좀 나와져서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만 영 자연스럽지가 않다. 실수를 두려워하고 도와달라는 말을 잘 못하고 그러다보면 사는 일이 참 힘들다. 산다는 게 뭘까? 왜 이리 힘들까? 

 

“우리의 짧고 덧없는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고립된 자신을 벗어나 손을 뻗쳐 서로에게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힘과 위안과 온기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인간이 하는 일이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사는 것이다. 말이 달리기 위해 사는 것처럼.”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렇다. 마사는 임신한 아이가 다운증후군임을 알게 된 뒤 아이를 중절시켜야 하느냐를 놓고 남편과 말다툼을 한다. 남편은-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듯이- 만일 아기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태어난다면, 아기의 고통을 연장시키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마사는 격한 감정이 지나가고 잠시 눈을 감고는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 뭐지?” 하고 묻는다. 질문을 하고도 마사는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고 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로 너무 지쳤다. 지친 마사는 남편에게 기대어서 그의 품이 포근하고 따뜻하다고 느끼다가 그 순간 위의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사람이 왜, 무엇 때문에 살까?’ 하는 의문은 삶이 힘들 때마다 내가 늘 묻는 질문이다. 이런 저런 답을 대보지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참 기뻤다.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사는 아담을 임신한 동안 많은 ‘기적’이라 부를 만한 일들을 경험하며 생각이 바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그리고 삶이 달라진다. 주위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 함께 사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럴 때 세상은 어제와 똑같은 모습이라도 다르게 보인다. 마사의 표현대로, 낯익은 건물들과 낯익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걸어도 온 우주가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 때 '아, 내가 살아있구나, 사는 게 이런 맛이구나!'싶었던 경험들이 있을 거다. 이 책을 읽다가 그런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감동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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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읽은 <내 짐은 내 날개다> 출간에 얽힌 가슴뛰는 기사를 봤다.

작가의 그림을 우연히 보고 한눈에 반해서 자기 돈을 털어  자서전을

내주었다니... 이렇게 가슴뛰는 일이...

반한다는 것, 어떤 것에 대해 아무런 의심없이 자신을 여는 그 순간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온존재로 느끼는 순간, 아!

 

작품에 반해 작가 자서전 다시 내줘

   게재일 : 2004년 05월 10일  [26면]  글자수 : 1059자  
   기고자 :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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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문화재단 대리인 권준성(34·(右))씨는 3년 전 강원도 문막 오크밸리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고 무릎을 쳤다. 마치 유치원생의 그림 같은 글라스의 문양이 탁 트인 자유로움을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의 작가는 재독(在獨) 여성화가인 노은님(58·(左)) 함부르크국립예술대 교수였다.

첫눈에 그의 작품세계에 반한 권씨는 함부르크 출장 길에 일면식도 없는 노씨의 화실을 찾는 용기를 냈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7년 전 출간된 노씨의 자전 에세이 『내 고향은 예술이다』(동연)를 읽은 그는 '음모'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좋은 메시지라면 내 돈으로라도 다시 출간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해서 '노은님 서울전(16일까지, 갤러리현대)'에 맞춰 신간 『내 짐은 내 날개다』(샨티)가 나왔다. 전시 개막 때 뜻밖의 책을 증정받은 노씨는 황공한 표정이었다. 어눌한 표정과 말씨 때문에 '보살'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권선생님,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서명으로 자기의 마음을 전했다.

미술평론가 유경희씨는 "기업 차원에서 작가를 후원하는 것도 흔치 않은 세상이다. 그런데 권씨의 경우는 개인의 '쌈짓돈 패트론십'이라는 새 차원을 열었다"고 말했다. 권씨가 책 출간에 들인 돈은 1500만원. 연봉 3000만원의 회사원에겐 큰 돈이다. 그럼에도 그는 "장가 밑천을 날렸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마음을 얻었으니 너무 좋다"고 싱글벙글이다. 권씨는 조연호 건국대 교수, 사진작가 정규호씨 등을 끌어들여 '노사모(노은님의 그림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미술애호가를 자처하는 그는 사진가 황규태와 화가 임옥상을 좋아하며, 주말마다 화랑 나들이를 즐긴다고 한다.

노씨는 유럽 화단에서 '동양의 명상과 독일의 표현주의가 만나는 다리'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거물이다. 비디오예술가 백남준씨도 "독일에 훌륭한 작가가 있다"며 그를 칭찬한 바 있다. 노씨는 1970년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가 화가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조우석 기자 wow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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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푸른 나무를 찍은 것인데, 

빛과 색이  참 예쁘게 잡혀서

서재 꾸며본다. 분위기가 한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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