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학교의 행복 찾기
여태전 지음 / 우리교육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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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디학교 사람들은 종종 교육은 어떤 형태로든 결국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게 아닐까? 간디학교의 설립배경, 학생들의 모습, 선생님의 모습 등등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이 학교 사람인 냥 행복하고 좋았다. 말로만 듣던 간디학교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조금 기쁘다.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이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사랑과 자발성은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학교에서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 곳은 '행복한 학교'일 것이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읽어볼 만한 책이고 들여다볼 만한 학교다.

간디학교에서 학생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하며 쓴 저자의 고민과 노력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말로만 대안학교, 대안학교 하는데 실제로 그 곳에서 어떤 웃음과 눈물이 있는지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 하나는, 더 방대한 자료의 논문이었던 것을 책으로 만들며 줄였다고 하던데, 그래도 많은 내용을 담느라 책 글자가 좀 작아 빡빡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내용에 빠져들어 읽다보면, 첫인상보다는 덜 빡빡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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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쿨링, 오래된 미래 - 새로운 길을 여는 부모들의 이야기
민들레 편집실 엮음 / 민들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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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에 대한 책이구나, 하고 그냥 읽게 되었다. 정확히 말해, 이미 나는 10대를 훌쩍 지났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니니 홈스쿨링이 나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막상 책에 실린 글들을 읽어나가는데 왜 이리 공감가는 말들이 많이 마주치는지 밑줄을 긋고 또 긋고 했다. 교육에 대한 얘기지만, 결국은 즐겁게, 재밌게, 충만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얘기였기 때문이다. 내 삶을 내가 만족스럽게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책 속에 실린 삶에 대한 고민들이 마음에 쏙쏙 들어왔다.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글들에서 많은 감동을 받기도 했고, 가장 인상적인 글은 '대책 없으면 못 사나' 라는 제목으로 김창복 님이 쓰신 글이다. 오랫만에 뒤통수를 탁! 맞은 듯한 느낌의 글이었다. 홈스쿨링을 하겠다고 고민을 할 때도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은 '학교에 안 가면 어떻게 살지?' 하는 '대책'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결단의 순간 뿐만 아니라 어쩌면 매 순간 우리는 '이 다음엔 뭘, 어떻게 할까?' '다음엔 뭔가를 해야 한다' '계획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지는 않나 싶었다. 그러나 아이는 누군가가 가르치지 않아도 배워갈 것이고, 제 삶의 길을 제 삶의 방식대로 가게 될 것처럼, '대책으로서의 삶'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것을 꿈꾸고 살아보자.  

덧붙여서 이 책은, 홈스쿨링을 하게 된 부모들의 고민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부딪힐 수 있는 실제적인 문제들, 홈스쿨링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들을 담은 '좋은 안내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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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쓸쓸하냐 - 2004년 1월 이 달의 책 선정 (간행물윤리위원회) 운문산답 1
이아무개 (이현주) 지음 / 샨티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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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난 언니가 재밌게 읽었단다. 자기 속에 있는 마음 둘이서 주고 받은 얘기가 재밌단다.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재밌다고 하기에, 또 제목에 묘한 끌림이 있어 읽게 되었다. 진짜 재밌다. 코미디라고 할 정도다^^ 코미디라고 비하하는 게 아니고 정말 허를 찌르는 답변에 웃음이 나는 것이다. 요즘 기분이 울적할 때 그래서 쓸쓸한 기분이 들 때 이 책을 펼쳐 읽곤 했다. 거기 적힌 말들을 다 몸으로 안을 수는 없어도, 주고 받는 말을 읽다 보면 덜 쓸쓸한 기분이 든다. 세상살이가 그렇지? 어렵지? 근데 쉽지? 그런 마음이 든다. 지금 당장 다 이해하지 못 해도 곁에 두고 살면서 자주 만나고 싶은 책이다.

"전해 듣기로는 틱낫한의 '자두마을'에서도 수련회비를 거둔다는데요?"

"(중략) 너는 어떻게 할 참이냐? 만약에 네가 어떤 수련 모임을 주관한다면 회비를 거두겠느냐?"

"그런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해라."

"그러다가 망하면요?"

"망해라!"

^^ 이런 식이다.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좀 더 연습을 하면 어느 순간 그리 되겠죠?

아무것도 미리 걱정할 것도 없고, 아무것도 미리 궁리할 것 없다. / 쓸쓸함도 너에게 온 손님이다. 지극 정성으로 대접하고, 쓸쓸한 만큼 쓸쓸하되, 그것을 떨쳐버리거나 움켜잡으려고 하지 말아라. 너에게 온 손님이니 때가 되면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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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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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무작정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은 표지의 그림이 따스하게 느껴졌고 '그림 같은 세상'이라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사서 읽은 후 첫 느낌은 '너무 잘 골랐다!'이다. 표지에 끌려 책을 보고는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 온 미술도서 중에서 가장 편안했다. 화가들에 대한 얘기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작가 자신이 미술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전문적인 용어 같은 건 없이 자신의 경험과 함께 재밌게 썼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나둘 추억이 생기는데 그런 추억들 중에 어떤 그림이 함께 하는 것이 있다면 그 기억이 참 소중할 것 같다. 아마도 그 그림을 보거나 떠올릴 때마다 그 추억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추억을 하나 이야기하고 싶다. 고등학교 여름방학 때 저녁을 먹고 나서 동네를 산책하곤 할 때의 추억이다. 그때 우리 동네에는 멋지게 지은 문화예술회관이 있었는데 산책을 하다가 예술관과 체육관 사이의 구름다리 에 자주 들렀었다. 그 구름다리에서 체육관으로 통하는 문을 열면 모네의 <해돋이 인상>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옆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들고 구름다리에 있는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면서 있다가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고 별이 하나둘 반짝이기 시작하면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미술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은 그림으로 보았을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그렇게 벽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니, 나도 저렇게 섬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모네의 다른 그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을 보다가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화가가 몇 명 있다. 전에는 이름도 못 들어본 화가인데 이 책을 보고서 그들의 그림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 이 책을 통해서 나처럼 자신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또한 몰랐었던 화가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새로운 관심이 생긴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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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빛
강운구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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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 님의 사진은 예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마을 삼부작'이라는 작품을 보고 알게 되었다.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또는 도시로 떠나버린 사람들에 의해서 사라져가는 마을을 기록으로 남긴 사진들이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사진집 앞에 쓴 머리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강운구의 사진집을 또 만나고 싶었다.

이번 사진집에는 '빛'을 담은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햇빛을 받은 연두빛 찻잎이나 황금빛 보리 등등, 맛보기로 보여진 사진들에 반해서 덜컥 사진집을 주문해버렸다. 나도 사진을 가끔 찍곤 하는데 어떻게 같은 사물을 두고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질투심과 부러움이 마구 솟구쳤다^^

책을 받아 더 많은 사진들을 보니, 어쩜 이리도 빛을 요리조리 잘 다뤄서 마치 그림 그리듯 사물을 담아낼까 신기했다. 사진으로는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다고 하나, 강운구의 사진에는 자신이 느낀 감정이 잘 담겨 있는 듯 하다. 나는 사진을 찍고 나서 찍을 때의 감정은 사라져버리고 구도에만 신경쓴 빤한 사진이 된 듯하여 실망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구도를 잘 맞춘 풍경사진, 그 이전에 멋진 풍경, 유명한 풍경이 사실 나에게 별다른 감상을 주지 못할 때가 많다. 어느 순간 우연히 마주친 어떤 풍경에 마음을 뺏길 때가 있는데, 바로 내 심정을 나타내 주는 풍경일 때 그렇다. 그런 심정이 잘 나타나 있는 사진들이다. 이번 책에서는 그림자를 과감히 이용하여 화사함을 더욱 강조한 사진이 특별했다. 시커먼 나무 가지 사이사이로 봄날 화사한 매화꽃 무더기를 찍은 사진이 참 새로웠다. 사진 찍을 때 그림자가 안 지게 하려고 애를 쓰는데 그림자를 이용하여 밝은 것을 더욱 밝게 강조하는 사진이라니!! 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하나를 얻었다.  

봄 햇살 아래 몽롱한 매화꽃길, 여름 소나기 사이의 햇빛, 비 온 뒤의 안개 속 숲, 가을걷이을 한 들판, 또롱한 감과 감잎 하나, 사나흘 눈 내리는 설경, 솜털 보송보송한 버들 강아지 등등 우리 산천을 바라본 사진가의 시선을 오롯이 담아낸 사진들과 함께 조금은 냉소적이면서도 특유의 맛이 있는 글을 읽으며 재밌게 책을 읽었다.

그런데 두 페이지에 걸친 전면 사진들 때문에 글이 끊기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게 좀 거슬렸다. 글을 읽어 가다가 뒷장을 넘겨 전면 사진이 나오면 그걸 감상하다 보면 무슨 글을 읽던 중이었는지 앞쪽을 다시 돌아가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 작은 불편 외에는 다시 봐도 훌륭한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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