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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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잘 썼겠거니 하고 안 읽었던 책인데, 동생이 선물받았다고 읽길래 빌려봤다. 프롤로그부터 맘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그어버렸다. 동생 책인데 이 순간에 꼭 밑줄을 긋고 싶었다. 책 읽는 내내 여기저기 밑줄을 그어서, 동생에게 새로 한 권 사줬다^^

자유롭고, 열정적이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책이다.

"난 춤을 출 거야. 정말 마음껏 춤을 추다 오겠어......"

나도 이런 말 하고 싶다. 뭘 하고 싶다고 하지?? 자, 생각해 보자^^

책을 먼저 읽은 동생은, 정말 멋지고 좋은데 어쩜 이리 운도 좋냐며, 사람들이 적시적소에 나타나 도움을 준다며 살짝 질투를 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다. 어쩜 그리 운도 좋은지!! 그런데 그건 분명 그 사람 안에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늘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그렇고, 얼마전에 읽은 <바리데기>에서 자기가 살 의지가 있어야 누가 도움을 준다는 말도 그렇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자신에게 의지가 있으면 우주가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손미나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느꼈고^^

서른에 또다른 삶을 찾아, 또다른 나를 찾아 과감이 떠나, 자신을 가득 채우고 돌아온 그녀를 보며 나도 30대를 멋지게 살아갈 용기를 내본다.

멋진 30대를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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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구판) 11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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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건,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한 부분들 그 관념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게 싫어서다.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정해져서 어쩔 수 없이 읽었는데, 역시나 싫었다... 왜 이렇게 생각이 많은 거야. 맥도날드에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를 사러 가는 길에도, 그곳에서 늘 보는 여자를 보며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가게 앞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또 생각을 하고 으으윽~~ 어쩌면 나 역시도 이 여자처럼 생각이 많아서 그런 모습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독서모임에서 말했다 ㅎㅎ 다른 분은 중년 여성의 삶과 그 내면을 너무나 잘 묘사했다고, 자신은 너무나 공감이 가고 동지애를 느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인정은 하지만, 더 읽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또 하나, 주인공은 왜 화를 못 내고 속으로 곪나 답답했다. 새끼 고양이를 키우다가 징징대는 고양이를 잠시 욕실에 가뒀는데 아침에 보니 축 늘어져 있더란다. 얼른 수의사를 불렀는데 잡담을 해가며 진찰하던 수의사가 사고를 쳤다. 마취제를 놓는다는 게 덩치 큰 개들에게나 쓰는 걸 써버려서 고양이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리저리 애를 써봤으나 결국 고양이는 죽고 말았다. 그런데 그녀는 그 수의사에게 화를 내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몇 해 뒤 크리스마스, 아들이 선물로 사달래서 카라리나(?) 한 쌍을 사왔다. 암수 두 마리. 그런데 어느날 밤 보니, 덩치 큰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꼼짝 못하게 노려보고 있다. 먹이를 먹으려고 해도 무섭게 쪼아버린다. 벌벌 떨고 있는 작은 한 마리, 그녀는 한밤중에 욕실로 가다 말고 이 장면을 목격하지만, 이 작은 동물 하나 구해주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뿐이다. 그리고 다음날 작은 새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마침 꽃배달을 온 청년이 이것을 보더니, 둘 다 수컷인데 한 데 넣어놓으니 동물의 습성상 큰 놈이 작은 놈을 물도 못 먹게 견제해서 결국 굶어 죽은 거란다. 새 주인이 잘못 알고 판 것이라며 화를 내는 청년을 보며 그녀는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분노하고 화를 내는 사람이 있나 신기해한다.

그녀는 왜 화를 내지 않을까? 화를 내고 욕하고 분노를 해서 털어버려야지, 언제까지 마음속에 고양이의 죽음을 담고 있으려나... 내가 이 얘길 하자, 독서모임에 있던 분이 "00씨는 이런 상황에서 화를 잘 내나요?" 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가만 보니, 난 언제나 한 발짝 늦어서 제때 화를 못냈던 것 같다. 그순간에 너무 당황하고 놀래서 어찌 할 줄을 모르다가 돌아서서는, 아 화를 냈어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이 난다. 그런데 며칠 전에 딱딱하게 구는 도서관 사서한테 바로 화를 냈다가 영 마음이 찜찜했다. 그리 화 낼 일도 아닌데 괜히 화냈다 싶고... 힝....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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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인디아 - 지리산 소녀 윤, 세상을 만나다
정윤 지음 / M&K(엠앤케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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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신문기사로 이 책을 봤다. 지리산 소녀가 세상을 만났다는 기사. 그 기사를 보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이렇게 키워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씩씩하고 자유로운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한 아이다.

그리고 책을 봤는데 꼬물거리는 낙서가 맘에 들었다. 이쁜 뼈다귀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참 귀엽다. 엄마와 같이 인도여행을 한 이야기에, 혼자서 인도의 어느 국제고등학교에 기숙사 생활하며 다니는 이야기, 아 참, 하마트면 질투가 나서 못 읽을 뻔 했다 이 책을^^; 낯선 외국 땅이 무섭기부터 해서 아직 제대로 배낭여행 한 번 못해봤는데, 16살에 인도로 유학가고 말이야!!

그런데 윤의 이야기를 읽으며 시원했던 게, 활짝 열려 있는 마음이었다. 인도의 어느 동네를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애랑 놀고, 기차에서도 길에서도 누구에게나 쉽게 말 걸고 놀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자유로움이 참 시원하게 느껴졌다. 인도에 있는 학교가 맘에 든다며 가고 싶은 학교에 당당히 문을 두드리듯이 말이다.

어른이 쓴 다른 여행기처럼 인생을 깊이(?) 느끼는 글이 아니라서 처음엔 좀 낯선 느낌도 들었는데, 어느새 윤이의 통통 튀는 매력에 빠지게 됐다. 상큼한 바람 같은 아이다^^ 윤이의 엄마도 참 멋진 분이다. 기차에서 큰 배낭을 잃어버린, 바로 그 다음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자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왔다갔다 하는 사이 제일 큰 가방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것도 인도에서 이제 막 여행을 시작하려는 때에!! 라면과 약품, 휴대폰, 제일 좋아하는 바지를 비롯해 옷이 잔뜩 가방을 누가 들고 가다니. 그런데 기운이 쫙 빠져 있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단다. "하하, 이렇게 황당한 일이!?" 화를 낸다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고, 화 내고 짜증 낸다 해서 그 가방을 찾을 것도 아니니까! 어떻게 보면 가장 무거운 가방이 사라졌으니 우리는 이제 짐으로부터 해방이다! 아싸!

인도에 여행 다니는 사람답다^^ 내가 제일 주체 못하는 순간이, 뭔가를 잃어버렸을 때 혹은 이미 지나가버린 일, 이미 벌어진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련 떠는 건데, 이 얘기를 읽으면서 한 수 배웠다. 나도 언제 써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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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06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7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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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밖에서 일이 있어 밥을 먹다가 아내 생각 나길래, 도시락에 담아달라고 했습니다.
식어버린 저녁이지만
아내가 달게 먹는 건,
도시락 들고 들어온 남편의 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투리 천 끊어다, 동네 세탁소
아저씨의 '왕년의 솜씨'에 맡겨
옷을 지어다 주면
저는 그 옷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옷인 줄 알고 입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제가 아는 때문이지요. -52쪽

오시는 비에 마음 맡기고

여러 날 쌓인 피로 때문인지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깨어보니 저녁 어스름. 모처럼 휴일에 낮잠 자고 일어난 저녁이 아침 같아서 책가방 메고 학교 간다고 나서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납니다. 비는 종일 내리고. 눅눅해진 집에 습기 가시게 한다고 조금 덥혀놓은 방 안에서 내다보는 저녁 풍광이 고즈넉합니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저녁. 비는 저물도록 내리고. 뭐 좀 먹고 싶다고 아내에게 말해두었습니다. 뭐가 먹고 싶으냐고 되묻는 걸,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처럼...... 하면서 건너가네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비 젖은 하루가 지나가는데...... 종일 내리시는 비에 마음 맡겨 두었습니다. 내려, 흘러가는 빗물에.-188쪽

배추가 배가 고팠구먼

잘 익어 떨어진 은행 노란 열매를 주워 담다가, 마침 지나가다 인사 나누게 된 어르신께 올해 저희 배추 농사 이렇게 작파하였으니 어디서 배추 몇 포기 사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번 알아보마시고 나서 볼품없는 저희 밭을 보시고 한마디 하십니다. "배추밭이 배가 고팠구먼, 뭘 배가 고프니까 안 컸지?" 거름이 많은 것 같아 웃거름 안 했더니 그렇다고 이실직고했지요. 배추가 배가 고파 그렇다는 표현에 무릎을 쳤습니다. 살아 있는 말은 이렇습니다.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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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의 편지 - 내 프로포즈를 받아줄래?
백은하 지음 / 난설헌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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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 씨 작품을 처음 본 건 우연히 들른 전시회에서였던가? 그 뒤에 <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나다>라는 여행기를 읽고 반해버렸지^^ 7월에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갔다가 작가를 만났다. 일부러 찾아왔다는 말에 고맙다며 큰 엽서에 사인까지 해서 주더라^^*

그래서 그녀의 전작들을 찾아봤다. <꽃도둑의 편지>은 작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말린 꽃잎에서 떠오른 이미지를 작은 선으로 완성해 놓은 작품들, 그리고 거기에 적힌 글들이 너무 이쁘다. 이런 고운 마음을 가진 이라니~ 고운 마음과 상상력이 부럽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의 모서리 한 부분 둥글어질거야

오리들이 걸음을 멈춰 서서 입을 맞추고

해바라기가 함성을 지를 거야.

컴퓨터 키보드가 시를 쓰고

책이 팔랑팔랑 넘어가며 흥얼거리고

바다는 신이 나서 서핑을 할 거야.

인어공주가 굿럭, 을 외치고

하나님이 박수 치실 거야.

 



내 사랑을 받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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