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밤에
기무라 유이치 글.그림, 양선영 옮김 / 대원키즈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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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늑대와 염소가 친구가 된다는 설정이 무척 신선했다. 영화를 놓치고 아쉬웠는데, 영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책을 보게 돼서 좋았다. 영화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뚜렷하고 선명한 그림이다. 염소인 메이의 표정이 더없이 귀엽고 이쁘다. 애니메이션의 생생한 그림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잡아 먹을 먹이인 염소와 진실한 친구가 된 늑대. 초반에 이 설정이 주는 코믹함이나 재미, 말랑말랑 계곡, 산들산들 고개, 꿀꺽꿀꺽 계곡 같은 재밌는 이름들에 비해 이야기 뒷부분의 갈등은 좀 무거웠다. 하지만 상대를 끝까지 믿고 기다리고 사랑하는 마음은 참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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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코끼리 엘머
데이비드 맥키 글 그림, 김양미 옮김 / 사랑이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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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글동글한 코끼리, 각양각색의 아프리카 나무들, 알록달록한 색깔이 어우러져 참 이쁘다. 유아들이 보기에 그림도 좋고 내용도 쉽고 사건도 단순해서 좋다. 그리고 애들한테 읽어주다가, 어른들도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어른들에게 좋다.  

장면 장면이 처음엔 그런가 보다 하고 봤는데 자꾸 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 단순한 듯 하면서 은근히 개성이 있는 그림이다. 여러 코끼리들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은 자세히 보면 저마다 다른 코끼리들의 모습이 보인다. 슬며시 웃음이 난다. 그냥 괜히 ㅎㅎ. 코끼리들이 코로 등으로 받쳐도 엘머를 들어올리는 장면도 천진난만한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고, 아기 코끼리 엘머의 눈빛 하나만 봐도 그냥 대충 그린 듯 한데 자꾸 보고 싶은 눈이다.

엘머가 남들은 다들 회색 코끼리인데 자기만 알록달록해서 몰래 무리를 떠나 숲 속을 지나갈 때, 마주친 동물들은 '안녕, 엘머' 하고 인사를 했다. 엘머가 회색 포도를 발견하고 그걸 몸에 문질러 회색 코끼리가 되어 숲을 지나가자 다른 동물들이 '안녕, 코끼리야' 하고 인사를 했다. 순간 아! 하고 탄성이 나왔다. 내가 남들과 다른 점 때문에 신경 쓰는 점들이 있는데, 어쩌면 그것 때문에 남들이 나를 누구도 아닌 '나'로 보는 게 아닐까? 나만의 다른  점은 나만의 특별한 점이고 그것으로 함께 즐거울 수 있으면 엘머처럼 행복하리라.

*그런데 이 책, 품절이다. 살 수가 없다. 빌려서 겨우 읽었다. 나도 갖고 싶다.... 책 다시 출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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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글.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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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는 아기 때부터 옷이나 장신구를 좋아했다. 옷을 입을 때는 마음에 들면 아빠 옷이든 엄마 옷이든 다 입고, 양말은 양쪽을 다르게 신는다. 학교에 들어가자 소피는 이상하게 옷을 입고 다닌다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담임 선생님은 소피의 부모님에게 소피가 단정한 복장을 입고 다니게 해달라고 편지를 쓴다. 하지만 소피는 남의 눈에 띄는 걸 좋아하고 남들과 다르고 싶어서 평범하게 입지 않는 것이다. 반 아이들이 소피처럼 이상한 걸 걸치고 오자 이번에는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소피의 부모님에게 경고성 편지를 보내서, 부모님은 소피를 심리 치료사에게 데리고 간다. 그런데 소피가 요란한 장식을 걸치고 나간 어느 날, 길에서 사진사가 소피에게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소피의 패션은 신문에 났다. 반 아이들이 하나둘 이상한 치장을 하고 오고 급기야 선생님까지 요상한 옷을 입고 오자, 소피는 평범한 옷만 입고 학교에 간다.

 

소피는 남들과 다름을 통해 자신을 인정받고 싶은 아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에게나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정신이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자신이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다니며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소피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렇게 해볼까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쉬운 어휘로 되어 있고, 이야기 길이는 초등학생이 읽기에 적당하다. 소피의 옷차림 때문에 선생님이 경고성 편지를 보내고 부모님이 소피와 갈등하는 사건을 통해 이야기는 긴장감을 갖고 어떻게 해결을 될까 궁금증을 자아내어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있다. 본문 중간 중간에 들어간 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이 친근하고 재밌는 느낌을 준다.


나도 가끔은 소피처럼 요란하게 옷을 입고 다니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참는다... 이 책을 읽고, 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놀릴까봐 하지 못한 것들을 얘기해보면 재밌겠다. 그리고 종이든 천이든 찢고 자르고 붙여서 나만의 옷을 만들어 입고 패션쇼를 해보면 어떨까? 서로의 옷에 대해 디자이너 앙드레 김처럼 얘기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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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나 그림책 도서관 13
스기야마 가나요 그림, 모리 에도 글, 박숙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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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타’라는 소년이 자신에 대해 말한다. 삼형제 중에 자기만 오른쪽 볼에 보조개가 들어가는데 나만의 기분 좋은 매력이라고 한다. 다음 장면에서 요타의 형이 내 동생 요타의 보조개에 대해 말한다. 요타는 우리 식구 중에 자기만 모기에 잘 물린다. 요타의 엄마가 둘째 아들 요타만 모기에 잘 물린다고 얘기를 한다. 이런 식으로, 친구들 중에서, 우리 반에서, 우리 학교에서, 우리 동네에서 요타는 ‘나만’ 있는 특징을 말하고 다음 장면에서 주위 사람들이 그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요타는 이런 특징들 때문에 자신이 대단하다고 하며, 오늘도 자기만의 특별한 점을 찾는다.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요타는 장점이든 단점이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점 때문에 자신을 특별하게 여긴다. 사소한 것이지만 자신만의 특징을 찾고 ‘나만의 매력이야’ 하고 말하는 요타는 참 귀엽고 기특하다.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나는 왜 이럴까?’하고 싫어한 경험이 있을 텐데, 모기에 잘 물리고 자기만 연예인 사인을 못 받았는데 그것마저 자신의 매력이라고 좋아하는 요타를 보며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요타가 자신에 대해 얘기하고 다음 장면에서 주위 사람이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는 형식이 반복되면서, 형제-식구-반-학교-동네 순으로 집단이 확장되어 반복을 통한 리듬감과 동시에 점점 커지는 리듬을 느낄 수 있다. 5,6세 아이들이 읽을 만한가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전체 이야기 길이가 긴 느낌이다. 그러나 이미지가 뚜렷하고 알기 쉬워서 그림만 보고도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우선 요타는 어떤 아이인지, 형제들 중에서 요타는 어떤 점이 특별한지, 요타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면서 책에 대한 느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책 속에 숨은 ‘요타’ 찾기를 해본다. 책의 면지(앞, 뒤표지 바로 안쪽)에 그려진 얼굴들 중에 요타를 찾아보고,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이 나온 장면에서 요타를 찾아본다. 어떤 점 때문에 요타일까 맞춰보면 재밌을 것이다. 그리고 요타가 하는 것처럼 자신만의 특별한 점을 말하고 '이건 나만의 기분 좋은 매력이야' 하고 말한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만의 특징을 말하고 다른 친구가 그것에 대해 멋지다든지 좋다든지 하는 느낌을 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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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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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은 한 마을에 산다. 그들은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들고 다니며 서로에게 붙이는 게 일이다. 잘난 사람에게는 금빛 별표를, 못난 사람에게는 잿빛 점표를 붙인다. 우리의 주인공 펜치넬로는 잘 뛰지도 못하고 말하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이래저래 못난 아이라 점표를 잔뜩 붙이고 다닌다. 나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봐,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몸에 아무것도 붙지 않은 말끔한 나무 토막 그대로인 소녀를 만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소녀는 매일 엘리 아저씨를 만나러 가는 게 비법이라고 말해준다. 웸믹들을 만든 이가 엘리 아저씨다. 망설이던 펀치넬로는 마음을 먹고 아저씨를 찾아간다. 열심히 했지만 점표를 많이 받았다고 얘기하자, 아저씨는 말씀하신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내가 너를 만들었기 때문에 너는 특별하단다' '나를 매일 찾아 오렴' 같은 말이 기독교 특성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랴. 남들에게 내가 좋아 보일까, 못나 보일까 신경쓰며 살지 말고 자신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며 살라는 메시지가 좋다.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라는 말에서, 남들은 내게 한 번 시선 주고 지나갔을 뿐인데 나는 계속 그 시선을 담아두고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다.

서로에게 금빛 별표와 잿빛 점표를 붙이고 다니는 건, 어쩌면 우리가 속으로 늘 하는 일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웃음도 나고 슬프기도 했다. 저 사람은 일을 잘 하니까 멋지다 별표 하나, 저 사람은 말도 잘 못해 점표 하나 이렇게 매순간 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는 남과 비교하여 자신이 못났다고 주눅이 들었던 경험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그래서 펀치넬로가 남들의 평가에 신경쓰지 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때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느긋하지만 개성 있는 그림이 괜찮고, 이야기도 적당한 길이고, 메시지가 분명하고 긍정적이고. 자신에게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에게-특히 상처가 깊은 어른에게 좋은 약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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