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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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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 주에 알라딘에서 A3 용지 크기로 공기 포장된 커다란 택배 물건 하나를 받았습니다. 겉보기에는 크기만 달랐을 뿐, 평소 받던 책 포장 같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받아보는 낯선 크기와 낯선 제본의 형태에 흥미롭기도 했지만, 다소 놀랐습니다.

   뜯어보니, '출판사 창비'에서 7월 1일(수), 오늘 출간 예정인 신작을 알라딘 서평단으로 활동 중인 독자들에게 보낸 것이었습니다. 창비의 안내문과 함께, A3 용지에 앞뒤로 인쇄된 가제본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미리 접하는 홍보용 독서 체험이라고 해도 이런 책은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안개 낀 무진시의 진실은 악몽일까, 희망일까


   그리고 다음 날, 위드블로그에서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특별 체험단들에게만 보내진 가제본이라는 안내와 함께, 출간 사전 리뷰어로서 생생한 감흥과 다양한 해석을 바란다는 부탁의 글이었습니다. 그래도 사전 양해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이렇게 제본부터 먼저 보내놓다니, 의아스럽기도 하고 이상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공지영 장편소설, "도가니"와의 첫 대면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앞 뒤로 인쇄가 되어 있어서 넘겨가며 붙들고 읽기에는 제본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내내 불편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출판사와 작가 사이에 어떤 홍보 계획과 전략이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선 지급받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혜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개개인들에게 그동안의 독서 습관이 있을 것이기에 갑작스런 이런 변화가 그리 달갑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지은이 공지영은 1990년대에 가장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학생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나 가부장적인 시대의 여성 이야기를 소설로 썼던 작가입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과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 문학상, 2006년 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2007년 제10회 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부문) 등을 수상했던 중견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1985년에 대학을 졸업하였고, 1987년 12월에 제13대 대통령선거 당시 구로을구 개표소 부정개표 반대시위에 참가했다가 용산경찰서에서 1주일 동안 구류를 살았습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 첫 소설이 "동트는 새벽"입니다. 이 작품이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실리면서 문단에 데뷔하였고, 이후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즐거운 나의 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집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별들의 들판"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상처 없는 영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등이 있습니다.

   이 소설책, '도가니'는 단원이 따로 나뉘어져 있거나 제목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용과 시간, 사건의 구별에 따라 번호 1~119 까지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개인적인 소감과 감흥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대체로 묘사는 섬세합니다.

   첫 장은, 주인공 강인호가 이삿짐을 싣고 베일에 싸인 듯 해무(海舞)가 밀려드는 무진시(舞津市)를 찾아간 첫 일요일 풍경에 대한 인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진시의 철길이 한 소년의 붉은 피로 물드는 장면을 깊은 물 속의 꿈처럼 허공 속에 그려냅니다. 자애학원 전민수의 동생이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강인호는 6개월의 실업자 생활 끝에 아내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자애학원이라는 청각장애인를 포함한 농아인 특수학교 기간제교사로 발령을 받아 무진으로 가는 길입니다.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5장의 현금을 내놓는 오물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모욕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적응합니다.

   그 날, 퇴근길에 여자 화장실에서 들려오던 비명소리에 이끌려 확인하러 갑니다. 안에서 잠긴 문을 확인했으나, 다시 조용해지자 무시하고 귀가합니다. 다음 날, 연두라는 자기 반 학생이 출석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찾아나서 참견했다가, 학원 설립자(이사장)의 아들로 교장 이강석의 쌍둥이 동생인 행정실장 이강복에게 오물통에 푹 잠진 듯한 기분의 핀잔을 듣습니다.

   그날 밤, 무진 인권운동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선배, 서유진이 연두 학생의 어머니가 찾아와 '연두가 교장에게 화장실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6년 동안 그래왔다'며, 아이들은 오래 전부터 선생에게 얘기했지만 묵살되어 왔다는 놀랍고도 충격적인 사건을 논의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설립자 이범준이, 박정희의 쿠테타 정권과 같은 시기에 법인 소유로 설립되었으며, 전 자애학원의 터가 지금의 무진 경찰서의 터라는 은밀한 관계와 내막을 알게 됩니다.

   연두 어머니의 의사로 경찰에 고발, 수사를 의뢰했으나 검찰을 들먹거리는 경찰과 교육청, 시청 사회복지과의 자애학원과의 유착관계만을 확인합니다. 결국 장애인 성폭력상담소장과 수화통역사, 인권운동센터 간사, 그리고 연두와 함께 성추행을 당했던 유리를 불러 사건 정황을 듣고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합니다. 교장과 행정실장, 그리고 박보현 생활지도 선생이 거의 매일 이들의 성폭행을 진술한 이 자료를 근거로 언론사와 서울의 방송국, 국가인권위 등 각종 관련 기관에 도움 요청을 합니다.

     권력자의 인권과 장애아의 인권 사이의 불편한 진실

   다행히 방송국과 국가인권위에서 자애학원의 성추행과 폭력문제, 열악한 식생활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국민들의 동정과 자애학원 선배들의 성폭행에 대한 양심선언이 이어졌고, 마침내 경찰이 이 세 피의자를 연행합니다. 그렇게 교장측과 학생측의 법정 공방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돈과 권력으로 뭉친 더럽고 추잡한 인권은, 피해 학생 부모들의 합의으로 포장되기에 이릅니다.
   

  자애학원의 장애 아이들과 검사, 인권운동센터, 그리고 강인호를 중심으로 양심선언을 한 선생님들의 끈질긴 저항과 싸움은 어렵게 진행됩니다. 주인공 강인호의 전교조 기입이 불리한 증언이 된데다, 군 입대 전 사귀었던 제자 명희의 자살 사실이 강인호의 책임으로 들춰지고, 선배 서유진의 출입까지 문제 삼으면서 더욱 어려운 인권차별의 벽을 실감합니다. 이렇게 법정 공방은 거짓과의 투쟁, 이사장의 인권과 귀머기리 아이의 인권 사이의 투쟁으로 대치합니다.

   하지만 결국 강인호는 해고, 즉 기간제교사 계약해지 통고를 받았으며, 전관예우 운운되던 보수 판사의 최종판결은,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며 전과가 없고, 피해자의 보호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참작을 들어, 이강석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강복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박보현 징역 6개월이라는 충격 자체였습니다. 10여 년간 수십명을 성폭행한 전과자들에게 전과가 없다는 결론이 난 것입니다.

   학생들의 교육청에 '공립 자애학원 설립'과 '부당하게 해고된 교사의 복직', 그리고 '복직된 성폭행 교사의 해고'에 대한 요구 역시 묵살됩니다. 그 학교에 자녀들을 그냥 둘 수 없었던 부모들은 임시로 천막학교를 열어 칠판을 걸고 수업을 시작하고, 지역 교회와 집을 빌려 숙식을 해결합니다. 그러나 강인호의 고민과 함께 아내가 찾아 내려옵니다.  

   결국, 천막학교의 강제 철거 소식과 무진 민주화운동 28주년 기념식 참가 준비에도 불구하고, 강인호는 연락도 인사도 없이 아내를 따라 서울로 올라오고 맙니다. 천막은 찢어지고 칠판은 박살났으며, 철거용역반의 몽둥이질 아래 아이들은 연행됩니다. 그리고 6개월 뒤, 선배 서유진이 연락도 되지 않는 강인호에게 메일을 쓰는 것으로, 공지영은 그녀의 장편소설을 맺습니다.

   서유진은 도로교통법과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으며, 벌금 150만원의 벌을 받았고, 아이들의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자애학원과의 고소 사건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전합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그만 두고, 연두의 집과 통역사의 집을 빌려 기숙사로 꾸몄으며, 근처 일반 중학교에 특수학급을 허가받아 모두 전학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동안의 싸움에서 꼭 진것만은 아니라는 위로를 보냅니다.






   이로써 지은이 공지영은 '도가니'라는 새로운 장편소설을 통하여 인간 본질에 대한 존엄성과 진실과 희망의 소중함을 주시하고 잊지 말자고 외칩니다. 지금의 우리 시대에 잊지 말아야 할 아름다운 정신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소설, '도가니'를 읽고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함으로써, 이 독서 후기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거짓과 진실의 싸움에서 최종 승리자의 희망

   첫째, 이렇듯 '도가니'에서 공지영은, 이 세상의 진실과 거짓, 이사장과 귀머거리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차별을 직시하라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죄책감이 곰팡이빛깔의 종양처럼 오래도록 우리 내장의 틈에서 자라고 있음을 깨달으라고 반복합니다.

   256쪽에서 "그날 이후 오래도록, 그의 늑골 아래 깊숙이 하나의 죄책감이 커다란 종양처럼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 오래도록 그의 내장의 틈에서 자라온, 곰팡이빛깔의 종양, 그 종양의 이름은 장명희였다."라고 공지영은 고백합니다. 이는 독자들과 곧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둘째, 모두 읽고 난 '도가니'에 대한 총평은,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장편이라기 보다는 중편이나 단편에 가까운 내용의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소 무거운 내용이나 무겁지 않고, 또 결코 가벼울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주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소설 '도가니'는 극의 전개 과정이 극히 단순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인간의 인권과 관련한 실제 사건을 주제로 전개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개 과정에서의 절정에서 긴장감과 흥미가 떨어지는 아쉬움은 큽니다.

   넷째, 단 한 곳의 잘못 인쇄된 쉼표(,)를 제외하고는 오타나 수정할 부분이 없는 점은 만족스럽습니다. 창비의 편집은 완벽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선생님이 아빠 같아요."라고 말한 유리의 고백과 "연두가 말입니다. 어머니를 보고 싶어합니다.(p. 57)"라고 말한 강인호의 전달처럼, 인간 군상의 외로움을 서로 달래길 바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가, 사회가, 학교가, 개인이 보듬어야 하는 책임과 의무, 곧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내용 전개와 각 그 표현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시작하여 읽는 내내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란 소설이 머릿속을 맴돌며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공지영 작가를 사랑하거나 관심 많은 독자들이 읽기에 좋은 소설로 추천합니다. 진지한 고민과 그 고민을 받아 들일 넓은 가슴이 필요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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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갖고 그래요? 맛있는 책읽기 3
황연희 글,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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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고인이 된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발인식과 영결식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잘, 잘못을 떠나 자의로 삶을 마감해야만 했던 안타까운 사건을 받아들이고 나니, 실제로 그 어떤 글 하나도 쉽게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렇다고 마음 더 착찹해서 잠시 닫아둘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특히 책을 읽고 난 '후기 글'과 '책 나눔' 글을 주로 더 올리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독서 후기' 글을 이어 올립니다. 너그러이 양해 바랍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가요. 가장 좋은 '집중력 향상 방법'은 무엇일가요. 행동이 산만한 아이들이 차분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해주려면 어떻게 도와야 할가요.

   저는 아직 결혼을 안했으니, 물론 아이들도 없고, 내 아이에 대한 애착 같은 것은 더더욱 없습니다. 하지만, 조카들도 있고, 상대적으로 우리의 '교육'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신념과 영혼을 일깨우는 교육과 그 학습 방법론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우리 안에 감춰져 있는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집중력'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산만할 경우, 그 해답을 제안하는 책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위블(Withblog, 위드블로그)'을 통해 소개받아 신청했었는데, 알라딘에서 보내주었습니다. 그 책을 받아들고 보니, 그야말로 전형적인 '아동용' 책입니다.


   책의 크기는 19cm × 23.5cm 로 크며, 두께도 93쪽으로 아주 얇습니다. 황현희 글, 박선미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그림을 넣어 만든 동화책입니다.

   내용도 쉽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동화책 소개는 처음이지만,
우선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읽고 난 소감을 덧붙이려고 합니다. 신도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던 황현희는 우리 안에 숨겨진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집중력'이 바로 성공의 비결이라고 주장합니다.

   방과 후 '특기 적성 시간',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실험을 좋아하는 고민준이는 과학실로 뛰어갑니다. 수수깡 저울로 공기의 무게를 재는 실험에서 장난을 치다가 그만 "빠지직, 뻥~!" 저울을 부숴버리고 맙니다. 실험짝궁이던 혜주는 울음을 터트리고 선생님께 짝꿍을 바꿔달라고 요구합니다. 사과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민준이는 "..... 미안해"라고 했지만, 오히려 서운해 하였고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타닥 타닥 타닥... 어느새 실내화로 옆 친구 의자의 다리를 차고 있었습니다. 그만하라는 친구의 짜증섞인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팔꿈치가 먼저 튀어나갑니다. "아앗!" 옆 친구가 소리를 질렀고, 친구들이 실험을 하는 동안에도, 민준이는 칠판 앞 동그란 의자에 앉아 고민하는 벌을 받습니다. 민준이는 몹씨 기분이 나빴고, "도대체 왜 나한테만 모든 잘못을 덮어씌울가"하고 생각합니다.


   쌍둥이 동생이 태어난 뒤로, 민준이네 집은 전쟁터가 되었고, 민준이 방도 어수선하였습니다. 엄마가 동생 한 명을 들쳐업고 빨래를 너는 심부름과 밀려있는 학습지 숙제를 재촉합니다. "민준아, 엄마 말 안 들려?"게임 속 사냥감을 찾느라 정신없었으나, 엄마의 성화에 식탁에서 함께 학습지를 풀었습니다. 민준이는 컵에 입을 대고 강아지처럼 혀를 깔짝거리다가 "앗!" 물을 엎질렀습니다.

   수학문제를 안 풀어서 좋았습니다. 젖은 바지를 갈아 입고 나오니, 동생들 어린이집에 갈 수 있을 때까지만 선생님이신 외할머니 댁에 가있으라고 하십니다. 어느새 민준이는 울며 "한 달만 기다려 주세요! 과학실험 발표회에서 받을 거예요. 못 타면 할머니 댁에 갈게요." 약속을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과학 실험 발표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친구들이 산만하다고 놀리는 민준이에게 선생님은 집중할 수 있는 "신비의 힘"을 쓰면 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그것은 과학실에서 쓰는 요술공을 손에 쥐고 3분 동안만 가만히 있으면 '신비의 힘'이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지 말고, 움직여도 안 돼. 글을 읽지도 말고 편안히 있는 거야." 선생님의 말씀에 "네! 이제 시작해요." 민준이가 대답합니다.

   절대로 움직이지 않겠다고 결심한 민준이는 콧구멍으로 숨만 열심히 쉬었습니다.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땡!, 손가락을 흔들고 있잖아.", "다시 할게요, 다시!" 공 잡은 두 손을 책상 위에 얹어놓고 콧구멍에 힘을 주어 숨을 쉬었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뿌웅~!" "땡, 25초!" 민준이는 '가만히 있기가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신비의 힘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요?', '신비의 힘은 무엇일까요?' 민준이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집중하는 '신비의 힘'을 쓸 줄 아는 훈련 방법

   선생님은 "뭔가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람들은 다 신비의 힘을 쓴 거야." 그러려면, "결심을 단단히 해야 신비의 힘을 얻을 수 있어."라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민준이는 단단히 결심하고 "3분 참기! 이번엔 꼭 성공한다!" 소리내어 말하고 동상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하아함~!" 하품 소리와 함께 오른손이 어깨 위로 쭉 올라갔습니다. "45초! 잘했어!" 선생님이 민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직 1분도 안되었지만 처음보다 9배나 좋아졌다고 칭찬하셨습니다.


   혜주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내밀며 "이거 과학만화인데, 우리가 배운 실험이 많이 나와." 책상 위에 두고 교실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좌충우돌 과학실험실!" 표지를 펴는데, 친구들이 "혜주는 진짜 착해, 혜주 아니면 누가 민준이랑 실험을 하겠니?"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자, 민준이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또 혜주가 미워졌으며, 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와 화단에 만화책을 휙 던져버립니다.

   뾰로통해진 민준이는 오늘도 과학실을 찾아 '요술공을 붙잡고 가만히 앉아 있기' 연습을 합니다. "민준이가 끈질겨서 곧 성공하겠어!"라며 선생님이 칭찬하자, "3분 참기, 성공!" 민준이는 혼자 입버릇처럼 결심을 중얼거리고는 가만히 앉았습니다. 그런데 민준이 생각은 화단에 버린 만화책으로 향했고, 이따가 집에 갈 때 다시 가져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다시 찾아봐도 만화책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젠 다 틀렸다!"

   그런데 민준이는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 과학실험 발표회는 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넌 신비의 힘을 갖게 되었으니, 약속한 뒷정리를 해."라며 빨강바구니를 내밉니다. 대부분 얇은 유리로 된 도구들을 부딪치지 않게 하려고 소매를 걷고 손의 움직임에 집중하였습니다. 처음 할 때는 조금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항상 옆에 붙어서 도와주셨던 선생님이 실험도구 정리하는 민준이를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혼자 이렇게 잘할 수 있지?" 선생님이 묻자, "내 행동을 살피면서 조심한 것 뿐이에요." 말했고, "거 봐! 그게 '신비의 힘'이야, 발표회 나가야지?"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민준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째깍째깍, 째깍째깍! '꼼짝 마!' 마음 속으로 외치며 몸과 마음을 붙들어 매고 있을 때, "3분, 성공!" 선생님이 외침이 들렸습니다. 요술공이 신비의 힘을 뿜어내는 것 같은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신비의 힘'은 네 안에 생긴 거야, 신비의 힘이란 바로 '집중력'이야, 몸과 마음의 초점을 한 곳으로 맞추는 힘이지."라며, "이제는 뭐든지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어." 설명합니다. 결심하고 꾹 참고 마음과 행동에 집중하며 '3분 가만히 있기'가 가져다 준 "신비의 힘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그 힘을 믿고 끝까지 노력해 봐!" 선생님은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민준이는 가장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았고, 그럴 때마다 자꾸만 혜주의 만화책이 떠올랐습니다. 사과하기로 마음 먹고 화해하기로 단단히 결심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미안해." 혜주가 도리어 먼저 사과합니다. "그 때 내가 실험짝꿍 바꿔달라고 했잖아. 그래서 계속 미안했어." 어느새 서운함과 미움이 녹아버린 민준은 "나도 미안해."라고 사과합니다. 둘은 실험짝꿍이 되어 엄마 앞에서 집중, 또 집중, 둘만의 과학실험 발표회를 무사하게 잘 마쳤습니다.

   "달라졌다, 너! 장난도 안 치고, 집중 짱 잘해!" 혜주가 말했습니다.민준은 장난친 실험보다 집중한 실험이 훨씬 더 기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요술공 때문인지, 신비의 힘 때문인지 실험에 성공했어. 집중력이 생긴 걸까? 앞으로도 집중력이라는 신비의 힘을 계속 실험해 봐야겠어.훈련도 계속해서 신비의 힘을 쑥쑥 더 키우겠어.' 속으로 다짐합니다.





   
    이상으로 황현희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쓴 동화책, '왜 나만 갖고 그래요?'에 대한 요약 글을 정리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함으로써, 이 독서 후기 글을 마무리짓겠습니다.

     산만한 아이들의 집중력을 향상을 위한 고민 해결서

   첫째, 이 책은 단순한 재미의 동화책이 아니라, '산만한 아이들의 심신 수련 방법'을 일깨우는 이야기 책입니다. 주인공 고민준이의 눈높이를 따라가며 그 고민에 초점을 맞춥니다. 매우 산만해서 말썽만 피우는 문제아, 민준이가 변화되면서 신비의 힘을 개발해가는 과정과 방법, 그 결과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둘째, 또한 이 책은 아동의 심리 치료 기법과 훈련 방법에 대한 프로그램이자, 또 다른 방법의 제안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하는 민준이가 과학 선생님과 함께 '3분 참기 연습'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부산했던 행동 양식을 고쳐나가는 자연스러운 습득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셋째, 93쪽으로 구성된 매우 얇은 책입니다. 그리고 곳곳에 재미있고 사실적인 그림들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저학년생이나 유치원생들, 그리고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아동들이 보기에 좋을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넷째, 그러므로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참고할 교육용 교재로도 추천합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아이들의 행동 교정에 고민하는 교사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다섯째,  특히 주의가 산만하거나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입니다. 관련된 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말썽꾸러기 주인공, 민준이의 고민이 해결된 것처럼.

   여섯째, 이러한 산만한 아이들을 위한 '행동치료 기법'은 이를 포함한 여러가지 방법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 다른 책들이 함께 출시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효과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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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기초이론에 충실한 경제학 입문서, 도시락 경제학 - 김원장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3-24 18:28 
    이 블로그의 "with books(책)" catagory(목록) 통하여 제가 올린 독서 후기 글이 거의 30개에 달합니다. 그 가운데 경제 관련 책은 이번이 5번째입니다. 대부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재미있는 책들이었습니다. 처음 서지우의 '공황상태의 한국경제'를 시작으로, 유종일 교수의 '금융 위기와 한국경제', 강용운과 방현철이 공동 작업한 '위기의 한국경제 대전망과 생존전략', 그리고 오노 요시야스가 쓴 '불황의 메카니즘'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캐슬린 크럴 지음, 장석봉 옮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오유아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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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 나눔"의 기쁨은 나눠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쾌락입니다. 특히 이 블로그(blog)의 인연을 통해서 주고받는 '책 나눔'과 '독서 후기 나눔'의 기쁨은 그 어떤 쾌락에 비교할 수 없을 희열까지 선물해 줍니다.
 
   이런 나눔 마당과 그 희열에 동참해주고 계신 이웃지기님들이 많습니다. 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십니다. "Walden(웰덴)지기"님과 "아디오스"님, "해피아름드리"님, "BlogIcon 이채"님과 만명돌파 이벤트를 '책 나눔'으로 동참하신 "Adish Ninsol"님께 이 자릴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책 나눔의 행운을 신청해 나누시길 바랍니다

   특히 지금 이 시간에도 꾸준한 '책 나눔'을 이어받기 하고 계신 분들을 소개합니다. 민시오님은, 지금 "100개의 글 기념 이벤트"로 '책 나눔'에 4권을 내놓고 5/28(목) 자정 12시까지 신청을 받고 계십니다. 또한 아디오스님도 지금 "5월의 나눔(트와일라잇)"을 진행, 5/31(일)까지 신청받고 계시므로, 관심있는 분들은 이 기회를 활용, 행운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책 나눔'의 행운이 저에게도 찾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4월 29일에 "책에 날개 달기"라는 이채님의 첫 나눔에 저도 신청을 했었습니다.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과학의 거장들 가운데 하나였던 비운의 천재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 읽었습니다. 그 후기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4.15-1519.5.2)는 르네상스 시대(14-16세기, 그리스 로마 문화의 부활)를 대표하는 위대한 화가(미술가)로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과 같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작품들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전 생애의 절반인 30여 년을 천문학에서부터 인체 해부학, 동물학, 식물학, 지질학, 고생물학, 수학, 음악,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더 많이 연구하며 보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태어나 활동했던 15-6세기의 르네상스 시대는, 심지어 "과학자"라는 말 자체를 알지도 못했으며, 사용하지도 않던 때였습니다.

   그러므로 후대에서 레오나르도를 '자연 철학자'였다고 평가하고 소개하기도 합니다. 그는 천재적인 조각가(미술가)이자, 과학자요, 기술자이며, 건축가이고, 천문학자, 수학자, 그리고 사상가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그의 업적 가운데, 이 책은 과학에 기여했던 안타까운 공적에 촛점을 맞추어 소개하고 설명합니다.

   유럽 역사에서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5세기 경)부터 동로마 제국의 멸망(15세기 중엽)까지의 중세(中世)는 종이에 인쇄된 책이 단 한 권도 없던 시대였습니다. 부자들을 위해 손으로 베껴 쓴 라틴어 필사본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필사본을 본 적도 없었으며,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던 시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었고, 절반의 아이들이 한 살이 되기도 전에 죽었으며, 너무나 많은 여자들이 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골의 농민들은 농장에서 기르는 동물들과 함께 침대도 없이 바닥에서 잠을 잤습니다. 심지어 쥐들까지 옆에서 함께 잤습니다.

    중세에 가난한 시골 마을, 사생아로 태어났던 레오나르도

   도시에서는 거리를 화장실로 사용했고, 거리에 쌓인 이 배설물들은 악취를 풍기며 썩어갔습니다. 그래서 수십년에 한 번씩, 온 몸에 검은색 물집이 생기는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돌았으며, 전체 인구 1/3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의학은 매우 더디게 발전했으며,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가톨릭 교회는 중세 유럽의 지성과 학문을 지배하였으며, 불신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였습니다. 관상학이나 점성술, 그리고 금속으로 금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연금술과 같은 '사이비 과학'을 열심히 배우고 맹신하던 시기입니다.


   그러한 중세 말기이자 르네상스 시대인 1452년,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 피렌체 근교의 토스카나 지방에 자리한 '빈치'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딸인 '카테리나(Catarina)'라는 처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26살의 공증인이었던 청년, 피에로 다 빈치의 사생아였으며, 이러한 사실이 레오나르도 평생의 걸림돌이 됩니다.

   올리브와 밀, 포도를 경작하고 수확하던 삼촌 프란체스코의 일을 도왔습니다. 그 포도밭의 도마뱀과 벌레, 약초, 식물 등 모든 생물들을 관찰하고 수집하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거나 점토로 조각을 하였습니다. 빈치 마을 주변의 언덕에 올라가 새의 날개짓과 강물의 흐름 등을 관찰하고 실험실활용하였습니다.

   서민들이 사용하는 일상어인 이탈리아어와 기본적인 수학는 익혔으나 국제어인 라틴어는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레오나르도가 4살이 되던 1456년,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 독일, 1397-1468)가 이동식 활자를 발명하면서 인쇄술이 발전하였고, 최초의 성서가 인쇄되었으며, 차츰 인쇄된 많은 종류의 책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14살이 되던 1466년, 아들의 장래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던 부친 피에로는 레오나르도를 이탈리아 중부에 있던 도시, 피렌체(Firenze)로 데리고 갑니다. 당시 상공업과 예술 세계의 중심지였던 피렌체에서 일류 화가로 활동하던 친구 베로키오(Andrea del Verrocchio, 1435-1488)의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도제수업을 받습니다. 일생의 큰 행운이었습니다.

   식사와 숙소까지 제공되던 이 곳에서 물감을 만드는 실험을 하였으며, 자연을 3차원 공간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학을 공부하였습니다. 동물 시체의 해부를 비롯하여 인체의 해부학을 공부하여 자연현상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묘사하였습니다. 당시 유행이던 사실주의의 교양과 기교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20살이 되전 1472년, 마침내 견습생 생활을 마치고 정식 화가가 됩니다.

     베르키오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도제수업을 시작한 레오나르도

    밀고 제도와 음모에 의해 '동성애 고소 사건'에 연루되었고, 다행히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처벌은 면하였으나, 마음에 큰 상처를 입습니다. 이 때부터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하여 혼자 생활하였으며, 피렌체에 재능이 많은 미술가로 널리 알려집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결점은 그 어떤 화가보다도 많은 미완성의 그림과 설계도를 남겼다는 사실입니다.

   이 시기에 그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 - 수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C 287-BC 212), 철학자 플라톤(Plato, BC 427-BC 347),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 - 과 고전을 공부하였습니다. 또한 13세기 영국의 뛰어난 철학자,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의 저서들도 공부합니다. 발명과 설계에 관심이 많았으며, 자연 연구에 몰두하였습니다.


   30살이 되던 해인 1482년, 그는 피렌체를 떠나 북쪽에 위치한 밀라노(Milano)에서 새롭게 출발합니다. 과학과 학문, 출판이 예술보다 발달한 도시였으며 대학과 도서관에서 공부하기에 꿈 같은 곳이었습니다. 밀라노를 통치하던 루도비코 스포르차 공작을 만나면서 이 시기에 눈과 수정체, 망막의 기능에 대해 알게 되었으며, 신형 무기를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초기에 전염병 페스트가 돌면서 고생하였으나, 밀라노의 이 시기부터 쪽지에 '수기() 노트시리즈'를 쓰기 시작합니다.

   레오나르도는 끊임 없이 관찰하고 질문하고 책을 읽었으며, 혜성과 일식 같은 천체 현상들을 연구, 관찰한 것들을 쓰고 그림으로 그려넣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우유, 재채기, 하늘의 푸른색, 하늘을 나는 기계, 눈물, 대변, 소변, 술, 꿈 등에 대한 전문적인 이론들을 적어나갔습니다. 또한 인체를 묘사한 놀라운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식물학, 광학, 수력학, 기체 역학, 천문학, 지질학, 물리학, 해부학 등 관심 있는 광대한 영역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수기 노트들은 자연 철학자이자, 과학자 레오나르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보여줍니다. 과학 지식의 방대한 백과사전을 출간하고자 이후 37년 동안 원고 쓰는 일에만 전념합니다. 그 결과 13, 000쪽에 달하며 10개의 분야로 나눌 수 있는 엄청난 기록물을 남깁니다. 특히 하늘, 또는 우주에 사로잡혀 연구하였고, 지구를 중심으로 한 행성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치들을 고안하기도 합니다.

   공작의 도움으로 이 때부터 공방을 열어 견습생들을 받았으며, 대학 도서관을 드나들며 학자들과 교류하였고, 읽고 싶은 책들도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10살의 '살라이'라는 소년을 입양하였으며, '대수학' 책을 쓴 루카 파치올리(Luca Pacioli, 이탈리아, 1445?-1510?])와도 친구가 되어 평생 함께 살았습니다.

   마흔이 지나 라틴어를 독학하였으며, 평생 변함 없이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고대 그리스, BC 287?-BC 212)를 존경하였습니다. 유일하게 관심이 없던 분야는 '현실 정치'였습니다. 프랑스가 밀라노를 침공하자, 수많은 책들과 귀중한 노트들, 가재도구들을 가방에 담아서, 레오나르도는 살라이, 파치올리와 함께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밀라노에서부터 쓰기 시작한 수기() 노트 시리즈

   그 당시 그의 수기 노트들은 그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아무런 가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그의 수기 노트들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작은 종이 쪽지들이 묶여있는 그 수기들은 그를 과학 거장들의 반열에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들이 읽거나 해독하기 어렵도록 틀린 철자나 약자, 암호, 그리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거울 글씨를 썼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모든 것이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이며, 뛰어난 수준의 그림에 감탄합니다. 반드시 실험한 뒤 기록하는 과학적인 방법의 지향은 당시에는 혁명적인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과학 가운데에서도 해부학과 광학, 의학, 그리고 물과 관련된 분야에 특히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동물들과 약 30구의 죽은 인체를 해부하고 여러 각도에서 각 구조들을 세밀하게 스케치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만한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면, 그와 그의 수기 노트들이 과학에 관심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였습니다.1513년부터 교황의 후원으로 로마에 살았고,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는 예술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레오나르도의 완벽한 후원자였습니다. 이 즈음 귀족의 아들이자 그의 모든 일에 흥미를 보이고 미술가가 되고 싶어하던 17살의 '프란체스코 멜치'를 만났으며, 제자가 되어 그가 세상을 뜰 때까지 함께 지냈습니다.

   뇌졸중으로 오른손에 마비증상이 있었음에도 연구 속도를 늦추지 않았으며, 1519년 67세의 나이로 최후를 맞았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수기 노트를 포함한 모든 것을 멜치에게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그러나 멜치는 자신이 물려받은 것들의 가치를 알지 못했고, 책으로도 출판하지 못했으며, 방문객들이 기념으로 쪽지들을 가지고 가면서 하나 둘씩 사라졌습니다. 멜치가 죽고 물려받은 그 아들 오라치오는 그 중요성을 전혀 몰랐습니다.

   이렇게 레오나르도의 수기 노트들은 유럽 전역의 도서관과 수도관, 수집가들에 의해 흩어졌습니다. 현재 영국 국립 도서관의 아룬델 사본, 밀라노 암브로시아나 도서관의 아틸란티쿠스 사본, 밀라노 스포르차 성에 있는 트리불치아누스 도서관의 트리불치아누스 사본, 이탈리아 토리노의 레알레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새의 비행에 관한' 사본, 파리의 프랑스 학사원에 소장되어 있는 애시버넘 사본프랑스 학사원 사본,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의 포스터 사본,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 게이트가 3,000만 달러에 사들여 소장하고 있는 레스터 사본, 영국 윈저 성에 보관되어 있는 로열 윈저 2절판,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국립 도서관의 마드리드 사본으로 극히 일부만 보전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의 쪽지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우연히 발견될 수 있습니다. 주의깊게 살펴보십시오!


   이상으로 캐슬린 크럴이 쓴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한 요약 글을 정리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함으로써, 이 독서 후기 글을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과학에 꿈이 있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기에 좋을 책

   첫째, 미술가로서가 아닌 천재 과학자로서의 '레오나르도'에 대한 업적에 놀랐습니다. 식물학, 동물학, 광학, 수력학, 기체 역학, 천문학, 지질학, 물리학, 해부학 등 방대한 영역들을 다루고 있으며, 현대에서도 10개의 분야로 나누어 책으로 전해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둘째, 151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과학 설명서입니다. 대체로 내용이 간략하게 요약이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레오나르도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개요를 잡기에 좋은 책입니다. 그러므로 초, 중, 고등등학생들에게 적절한 책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부족해 보이며, 갈증이 더 날 것 같습니다.

   셋째, 그러나 책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서,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들고 다니며 편하게 읽기에 경제적이며, 아주 제격입니다.

   넷째, 중간중간 재미있는 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보리스 쿨리코프의 그림으로 만화같은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보충하여 부연 설명하는 그림들을 만날 때마다 동화를 보는 듯 즐거워지며, 책의 무게를 더욱 가볍게 만듭니다.

   다섯째, 고마운 이채님께 공짜로 받은 책을 들춰 읽다보니, 중간 쯤에서 보물 찾기하듯 금장으로 된 "네잎 클로우버" 모양의 책갈피를 발견하였습니다. 조금씩 읽다가 읽던 책 장에 끼워놓고 표시해 두기에 매우 편리하였습니다. 작고 앙증맞아서 볼수록 예쁘고 고마운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여섯째, 그러므로 집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기에 더없이 좋을 책으로 추천합니다. 함께 읽고 난 뒤의 느낌이나 생각, 궁금한 점을 서로 토론하기에 좋을 것입니다. 가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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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 안데르센 동화집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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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구라도 "안데르센 동화집"이라고 하면, 아주 어린 시절에 읽던 책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어느 누구 하나, '안데르센 동화집'을 재미 없었던 책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마 단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마치 영원한 진리처럼 재미있었던 안데르센의 동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동화 속, 또 하나의 세상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세계문학전집"이란 전체 주제로 출간된 100여 권의 책들이 책꽂이와 함께 책장에 꽂힌 채로, 갑작스럽게 배달이 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꿈도 꾸지 못하던 선물이어서 키보다도 더 큰 높이로 꽂혀있던 책들이 반갑기도 했지만, 속으로 "저 많은 책을..."하며 내심 부담스러워 하였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그 때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다 읽어야 된다"느니, "빨리 읽으라"느니, 그 어떤 당부나 부담의 말씀 한마디도 없이 웃기만 하셨던, 햇살처럼 환했던 아버지의 미소가 지금도 뚜렷하게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주신 놀이감 한 가지 정도로 생각됩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옆에서 (무척 비쌌을) 책 값 걱정과 근심으로 좋아만 하지 못하시고, 한숨을 내쉬고 계셨던 어머니의 표정도 잊지 못합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그 가운데에는, 다소 어렵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하여 "명탐정 셜록 홈즈"나 "삼총사", "서유기", "수호지", "삼국지", "로빈슨 쿠루소", "로미오와 줄리엣", "세익스피어 희극, 비극", "죄와 벌", "제인에어", "레미제라블"과 같은 유명한 고전들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플란더즈의 개", "안네의 일기", "빨간 머리 앤", "톰소여의 모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 신나던 모험 소설들도 떠오릅니다. 또한 "이솝우화"와 "안데르센 동화집"처럼, 상상력과 꾀부림이 재미있기만 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가던 책들도 아련히 스쳐갑니다.

   그 때의 그 꿈과 순수함을 찾아, 오늘 또다시 한번 그림이 있는 동화의 나라와 감동의 세계로 떠나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 책은 이렇게 그 시절의 감흥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위드블로그(이하 '위블')"를 통하여 만난 오늘의 책은, 공기 포장이 되어있는 잿빛 비닐봉투에 곱게 싸여 배달되어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뜯었더니, 소박한 색채에 제법 단단한 양장본으로 된, 꼭 문고판 크기의 아주 작은 책 한 권이 손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위블'을 통해 받은 책들 가운데, 가장 작은 13cm × 16cm 크키로 앙증맞고 귀여우며, 그래서 더 편리합니다. 여성들의 정장용 작은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좋을 만큼 가볍고 단단해서 더없이 부담없는 책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붙박이용 책갈피가 없다는 점이 저에게는 작은 불편입니다.

   그 동안 주로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책들을 '위블'을 통해 많이 소개받았습니다. 이 번에 받은 것은 지난 번에 받은 "진정한 부를 이루는 조화로운 인생, The Harmony"에 이어, 역시 "알라딘"에서 제공받은 책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화책인데다 내용도 부담이 없이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으며, 그 내용은 마법처럼 환상적일 뿐만 아니라 다소 철학적이고 동화적입니다. 그래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사색을 얹어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의 지은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은 소설가이자 동화작가로, 덴마크 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책을 읽었으며, 1820년 코펜하겐의 왕립 극장 발레학교에 입학하여 연극배우를 꿈꾸기도 하였으나 포기했습니다. 1821년 첫 희곡을 썼으며, 1824년 코펜하겐 대학교에 입학한 후 1834년 발표한 ‘즉흥시인’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835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동화를 쓰기 시작하였으며, 1875년 8월 4일, 생을 마감할 때까지 160편이 넘는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오늘 소개하는 눈의 여왕’을 비롯하여, ‘인어 공주’와 ‘미운 오리 새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이 있습니다.


     마음 속 보석상자, 순수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자, 이제 안데르센의 동화 속, 꿈의 나라로 떠나볼까요. 전체적으로 일곱 가지 색채의 서로 다른 동화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눈의 여왕"에서는, 밖에는 새하얀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불타고 있는 뜨거운 벽 난로 옆, 소파에 둘러 앉은 할머니와 거실을 뛰어다니는 두 아이(남매)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남동생인 "카이"가 창가의 의자에 올라가서, 난로에 올려놓았던 동전으로 녹여 만든 동그란 구멍을 통하여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눈송이 하나가 화분 가장자리에 내려앉았는데, 그 눈송이가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아주 섬세하고 얇아서 마치 반짝이는 수백만 개의 눈송이로 만든 것 같은, 흰 옷을 입은 여자로 변하였습니다. 여자는 무척 아름답고 우아했지만, 눈부시게 반짝이는 얼음으로 되어 있었고 분명 살아 있었습니다. 두 눈은 별처럼 환하게 빛났지만 따스함이나 편안함은 느껴지지 않는, 위 첫 그림의 "눈의 여왕"이었습니다. 창문 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하였고, 카이는 깜짝 놀라 의자에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이와 게르다는 새와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회의 키 큰 종탑 시계가 다섯 번 울렸을 때, 갑자기 카이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녀가 만든 깨진 거울 조각이 심장을 찌르고 눈에도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게르다가 카이의 눈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카이도 없어졌다고 생각했지만, 없어진 게 아니라 여전히 박힌 채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악마의 거울 조각으로, 좋은 것들은 흉하게 만들어 버리고, 나쁘고 사악한 것들은 더 커보이게 하며, 아무리 작은 결점이라도 드러나게 하는 거울 조각이었습니다.

   잠시 후, 카이가 커다란 장갑을 끼고 썰매를 등에 메고 나오더니, "광장으로 썰매타러 가야지!"하고 게르다의 귀에 소리지르더니 쌩하니 혼자 가버렸습니다. 광장에서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온통 새하얀 외투에 솜같이 하얀 모자를 쓴 사람이 타고 있는 커다랗고 하얀 썰매 하나가 나타나 광장을 두 바퀴 돌았습니다. 카이가 재빨리 그 하얀 썰매 뒤에 자기 썰매를 묶었고, 카이가 탄 썰매는 점점 속도를 내며 다음 거리와 도시를 벗어났고, 바람처럼 날듯이 내달려 도랑과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기도 하였습니다. 눈송이가 점점 커지더니 썰매가 멈추어 섰고, 눈으로 만든 털외투와 모자를 쓰고 눈이 부시고 빛이나는 "눈의 여왕"이 털외투로 감싸주었습니다.

   눈의 여왕이 카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카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게르다와 할머니, 집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카이가 사라지고 난 후, 게르다는 동네 사내아이들에게서 큰 썰매를 따라 도시를 빠져나갔다는 말을 들었고, 따스한 어느 봄 날, 강가에 묶여있던 작은 배를 카이를 찾아 떠납니다. 꽃을 다스리는 할머니와 풀들을 만나 물어보기도 했고, 험한 산과 들을 지나며 한 까마귀를 만나 얼음공주와 살고 있는 카이 소식을 들었으며, 왕자와 공주, 산적의 딸과 라플란드 할머니, 핀란드 여자, 그리고 착한 순록의 도움으로 눈의 여왕이 사는 성에 도착합니다.


   게르다는 뻣뻣하게 얼어있는 카이를 끌어안았습니다. 그 때 게르다가 감격하여 흘린 뜨거운 눈물이 카이의 가슴과 심장에 스며들더니, 몸을 녹이고 심장에 박혀있던 거울 조각을 씻어내었습니다. 드디어 카이도 게르다를 알아보았고, 찾아갈 때 도움을 받았던 순록과 그 외 착한 이들의 도움으로 집에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환한 햇살 아래 여전히 성경을 읽고 계신 할머니와 함께 거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이제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아이들과 같이, 따스하고 눈부신 여름이었습니다. 이렇게 지은이 안데르센은, 악마의 거울조각꽃이나 동물과 대화를 나눌 줄 아는 순수함, 그리고 게르다의 카이에 대한 사랑의 눈물을 통하여 그 동안 잊고 살았던 동화의 세
계로 안내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인어 공주"는 우리가 아는 '어릴 적 안데르센 동화의 인어공주' 이야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수레국화처럼 푸르고 수정처럼 맑은, 헤아릴 수 없는 매우 깊은 저 먼 바다 속에는 용왕과 할머니, 그리고 손녀인 여섯 명의 인어공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막내 공주가 가장 예뻤는데, 이들은 15살이 되면 바다 위로 올라가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는 할머니의 허락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막내 공주가 15살이 되던 날, 할머니가 하얀 백합과 진주로 만들어 씌어준 화관을 쓰고 공기방울처럼 빠르고 가볍게 바다 위로 올라갔습니다. 마침 바람도 잔잔한 바다 위에 돛대가 세 개 달린 커다란 배 한 척이 떠 있었고, 음악과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갑판 위에는 선원들과 함께 눈이 크고 눈동자가 검은, 16살 정도로 보이는 왕자가 생일파티를 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자, 하늘이 낯처럼 환해지면서 하늘에 뜬 별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았고, 배 안이 얼마나 환하던지 왕자가 미소 띤 얼굴로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다 보였습니다.

   밤이 깊었지만 인어공주는 배와 멋진 왕자를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축포소리도 멎고 불꽃도 꺼진 깊은 밤, 시커먼 파도가 높게 일며 요동치더니 그 순간, 돛대 두 개가 갈대처럼 우지끈 부러지고 배가 산산조각 부서졌습니다. 인어공주가 마침내 기진맥진한 왕자를 찾아 초록 숲이 있고 수도원 건물이 있는 모레 해변으로 옮겨 따스한 햇살 아래 눕히고 이마에 입을 맞추자, 왕자의 뺨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다행히 얼마 안 있어 한 아가씨가 왕자에게 다가와 보살펴 주었고, 왕자는 황금빛 둥근 지붕이 솟아있는 성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날 이후, 왕자가 궁금했던 막내 인어공주는 매일 같이 성 근처 바다로 올라가 밤을 보내곤 하였으며, 호화로운 배를 탄 왕자가 음악을 울리며 바다로 나가는 모습을 볼 때도 많았습니다. 인간이 점점 더 좋아지고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 인어공주는 영혼을 얻어 단 하루만이라도 인간이 되어 살고 싶었습니다.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녀를 찾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던 목소리를 내어준 채, 마녀가 지어준 비법의 약을 먹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태의 벙어리 아가씨가 되어 왕자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영원한 영혼을 얻으려면 왕자의 사랑을 얻어 신부 앞에서 아내로 맞겠다고 맹세를 받아야 했으나, 왕자가 이웃 나라의 공주와 결혼하는 날 새벽 배 위에서, 바다에 뛰어듭니다. 이내 첫 햇살이 바다 위로 솟아오르자, 몸이 거품에서 빠져나오며 영혼이 없는 공기요정이 되어 분홍빛 구름속으로 올라갑니다. 이렇게 비극으로 끝나는 인어공주이지만, 인간을 도우며 착한 일을 하면 3백년 후에는 천국으로 날아갈 것이라고 합니다. 안데르센은 그런 공기요정들이 심술 궂거나 나쁜 아이들 곁에 앉아 슬피 울고 있다고 위로하며 속삭입니다. 지금 이 시간, 마음 아픈 우리들 곁에도 공기요정이 함께 앉아 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이야기인 "나이팅게일"은, 아주 먼 옛날, 중국 어느 황제의 병을 고쳐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우는 볼품없고 조그만 새, 나이팅게일의 이야기입니다. 궁궐 안 정원의 끝에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숲에 살던 이 새의 노래를 들으면, "정말, 천상의 소리로군요."하며 입을 모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황제는, 근처에 이 나이팅게일이라는 특별한 새를 데려오라고 명령합니다. 숫소문 끝에 유리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의 나이팅게일에게 초대합니다. 황제의 소원이라는 소리에 기쁜 마음으로 궁궐로 향한 나이팅게일이 노래를 부르자, 그 노랫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황제의 눈에서 눈물이 뺨 위로 주르르 흘러내렸고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황금 상을 내렸지만, 폐하의 눈물로 이미 보답의 선물을 받았다며 정중하게 거절을 하였습니다.
 
   그 후로, 나이팅게일은 궁궐에 있는 새장에 살면서 낮에 두 번, 밤에 한 번 밖으로 나갈 자유를 얻었으나, 하인 12 명이 나이팅게일의 다리에 비단 끈을 묶은 채 동행을 해서 즐거운 나들이는 아니었습니다. 나이팅게일에 대한 소문이 온 도시에 떠들썩하게 돌자,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어느날 일본천황이 보낸 선물에는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로 치장한 똑같은 모양의 나이팅게일이 진짜 새처럼 노래하는 "오르골((orgel), a music box)"이 꼬리까지 까닥이며 박자를 맞췄습니다. 가짜 나이팅게일이 지치지도 않고 서른세 번이나 똑같은 곡조로 반복해 불렀으며, 진짜 나이팅게일은 창을 빠져 나가 푸른 숲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황제가 침대에 누워 가짜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팅" 소리가 터지며 노랫소리가 툭 끊겨 버렸습니다. 시계 수리공을 불러 이 기계를 고치기는 했으나 톱니가 많이 달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고, 1 년에 1 번 밖에는 듣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부터 5 년 후, 백성들이 존경하는 황제가 병이 들어 살아날 가망이 없었고, 새 황제도 정해졌으며, 화려한 침대에 파리하고 뻣뻣한 몸으로 누워있을 뿐이었습니다. 흉측한 얼굴의 죽음의 신이 황제의 가슴을 짖누르고 있었으며, 고통스러워하던 황제가 절규합니다. "내 사랑하는 황금 새야!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다오!" 그 때 갑자기 창문 밖, 나뭇가지 위에서 진짜 나이팅게일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고, 황제는 희망과 위안을 받았으며, 유령들의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황제는 건강하게 회복된 몸으로 잠에서 깨었습니다. 황제가 나이팅게일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하자, "제가 황제께 처음 노래를 불러 드렸을 때, 보여주신 눈물이야말로 기쁨의 보석이랍니다. 대신에 저에 대한 비밀을 지켜주세요."라며 여전히 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안데르센은, 오르골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때면, 이 황제의 병을 고쳐준 나이팅게일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기억해달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못듣고 있을 뿐, 그 나이팅게일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말합니다.

     동화 속 보이지 않는 또다른 세상을 열어 보여주는 여행

  네 번째 이야기인 "백조왕자"는, 라는 공주를 둔 왕이 새로운 못된 왕비와 결혼을 하면서 시작됩니다. 새 왕비는 아이들을 싫어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엘리자를 시골로 보내버렸고, 왕자들에게 주문을 걸어 말 못하는 큰 백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엘리자는 백조왕자들을 알아보지 못했고, 엘리자 공주는 길을 잃은 채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으며, 밤새 오빠들의 꿈을 꾸었습니다. 다음 날, 엘리자는 산딸기 바구니를 든 할머니를 만났으며, 머리에 금관을 쓴 백조 11 마리가 떠가는 것을 보았다는 강비탈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 강을 따라 내려가던 엘리자는 이윽고 탁트인 바다에 이르렀고, 해질 무렵 11 마리의 백조가 육지로 날아와 앉더니, 수평선 아래로 해가 넘어가자, 백조들의 깃털이 빠지면서 11 명의 멋진 왕자들로 변하면서 오빠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서로 기뻐 소리지르며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러나 첫 째 왕자가 해가 떠 있으면 다시 백조가 되어 날아다녀야 하며, 반면에 해가 지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고 말합니다.

   오빠들의 저주를 풀 생각만 하며 기도하던 엘리자의 꿈 속에서 요정이 나타나더니, 네가 잠들어 있는 동굴 주변이나 교회묘지에서 자라는 쐐기풀만을 뜯어다가 발로 으깨서 실을 만든 다음 긴 팔 스웨터 11 벌을 짜서 백조들에게 던지면 저주가 풀리게 될 것이며, 이 일을 마치기 전까지 절대로 말을 한마디도 해서는 안된다고 알려줍니다. 사냥을 나왔던 왕이 동굴에서 쐐기풀 실로 옷을 짜는 엘리자를 보고 궁궐로 데려다 옷을 입혔으며, 신부로 맞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쐐기풀을 구하러 교회묘지를 찾아가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엘리자를 보고 대주교는 마녀가 틀림없다며 화형에 처해야 한다고 청하자, 결국 엘리자는 지하 감옥으로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화형되는 날 이른 새벽 해가 떠오르기 한 시간 전, 오빠들도 왕을 찾아왔고 완성된 셔츠 11 벌을 백조들을 향해 던지자, 모두 늠름한 왕자들로 변했고, 제일 큰 오빠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 동안의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으며, 교회 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성대한 결혼식이 이어졌습니다. 감동적인 12 남매들의 이야기에 개인적으로는 잠시 동생들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였습니다.


   다섯 번째의 이야기인 "장난감 병정"에서는, 한 꼬마가 생일선물로 받은 25 명의 붉고 푸른 색이 어우리전 멋진 제복 차림으로 총을 메고 똑바른 자세로 서 있던 장난감 병정들이 꼬마들의 박수소리를 듣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이었으나, 그 가운데 맨 마지막에 만들어졌는데 다리가 하나밖에 없었던 병정의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입니다. 이 병정의 앞에는 두꺼운 판지로 만든 멋진 성이 있었는데, 창문을 통해 그 안 성문에 서 있던 매혹적인 작은 숙녀가 두 팔을 벌리고 한 쪽 다리를 하늘 높이 치켜든 채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을 자기처럼 다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다리 병정은 "나한테도 맞는 짝이 생겼구나. 하지만 너무 과분한 상대야. 어쨌든 성에 살고 있는 아가씨고 나는 상자 속에 살고 있으니, 저 아가씨와 나는 어울리지 않아! 그래도 알고는 지내야겠어."라고 생각하며 아가씨를 황홀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아침이 되자, 잠에서 깨어난 아이들이 장난감 병정을 창문턱에 올려놓았는데, 이 때,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창문이 덜컥 열리면서 외다리 병정이 3층 아래 거꾸로 떨어졌고,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기 무섭게 자갈 사이에 처박히고 말았으며, 가정부와 고마가 찾으로 뛰어내려 왔지만 끝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양동이로 들이붓듯이 비가 쏟아졌고, 잠시 후 비가 멎자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나타나 이 병정을 배에 태워 도랑으로 보내 버렸으며, 이리저리 흔들리며 긴 하수구를 지나 커다란 운하로 떨어지더니 드디어 배가 가라앉으면서 물이 병정의 머리를 덮쳤고, 그 순간 다시 보지 못할 어여쁜 아가씨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그 순간 어마어마하게 큰 물고기가 장난감 병정을 한 입에 꿀꺽 삼켜 버렸으며, 어부에게 잡혀 시장으로 팔려 나간 다음, 이 집 부엌의 요리사가 큰 칼로 배를 갈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탁자 위에 올려놓은 장난감 병정이 서 있는 곳은 바로 자신이 떠났던 옛 집 거실, 아가씨가 있는 멋진 성 앞이었고,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났지만, 꾹 눌러 참았습니다. 그 때 사내아이 하나가 아무 이유도 없이 그 병정을 집어 난로 속에 던져 버렸고, 불에 휩싸여 끔찍한 열기로 제복 색깔도 바래 버렸으며 아가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순간 세찬 바람이 불어왔고 아가씨도 병정이 있는 불 속으로 곧장 떨어졌으며 이내 활활 타올랐는데, 다음 날 하녀가 재를 걷어내다 하트 모양의 양철조각을 발견하였습니다. 토이스토리란 만화영화를 보는 것처럼, 오늘 이 시간에도 우리 집 인형들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마지막 여섯 번째 이야기인 "성냥팔이 소녀"는 어릴 적 읽은 그 안데르센 동화의 이야기와 똑같은, 살을 에는 추운 겨울 날의 밤 거리를 맨발로 걷고 있는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던 마차를 피하려다 슬리퍼도 잃어버렸고, 낡은 앞치마 자락에는 성냥이 가득 들어있었으며, 손에도 한 뭉치가 들려 있었습니다. 배고픔과 추위로 바들바들 떨며 힘겹게 걷던 소녀의 모습은 딱해 보였지만, 창마다 불빛이 환하게 새어 나왔고 거위 굽는 맛있는 냄새가 거리에 가득했으며, 오늘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이윽고 소녀는 거리 쪽으로 조금 튀어나온 집과 옆집 사이의 구석자리에 다리를 끌어안고 몸을 웅크려 앉았습니다. 추위는 점점 더 심해졌지만 성냥을 하나도 팔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가는 아버지에게 맞을 게 뻔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소녀의 손은 꽁꽁 얼어 거의 감각조차 없었는데, "아! 성냥불을 켜면 좀 나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한 소녀는 성냥다발에서 한 개비를 꺼내 벽에 긋자, "치직" 소리를 내며 불꽃이 환하게 타올랐으며, 주위를 한 손으로 동그랗게 감싸니, 마치 놋쇠 다리에 놋쇠 손잡이가 달린 커다란 난로처럼 소녀의 몸을 다듯하게 데워주었습니다. 그러나 발도 녹이려는 순간 불꽃은 사라졌고 소녀의 손에는 다 타버린 성냥개비 토막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소녀가 다른 성냥개비를 긋자 순식간에 불꽃이 타오르더니 벽을 환하게 비추었고 이내 소녀의 눈에 식당이 펼쳐졌으며, 멋진 도자기 그릇 위에 먹음직한 거위 냄새가 방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 때 성냥불이 다시 꺼지며 눈 앞에는 차갑고 단단한 벽만 남았습니다. 소녀는 다시 성냥불을 켰는데, 이번에는 작년 부자 상인의 집 창문 너머로 보았던 트리보다 훨씬 크고 근사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래 앉아 있었으며, 초록색 가지 위에 수천 개의 초들이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녀가 손을 뻗자, 초들이 하늘로 높이 올라가더니 밝은 별로 변했고, 별 하나가 꼬리를 남기며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누가 죽어 가나봐." 소녀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다시 벽에 성냥을 그었습니다. 눈부시게 밝게 빛나는 할머니가 다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소녀는 다듯한 난로나 맛있는 거위 구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사라질 것을 염려하며, 할머니를 꼭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성냥 다발 전체에 불을 붙였고, 주위가 대낮처럼 환해졌습니다. 할머니는 소녀를 품에 안고 하늘 높이 올라 환한 빛 속으로 사라졌으며 추위도, 배고픔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두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밤, 소녀는 그렇게 얼어 죽었으며, 꽁꽁 언 소녀의 몸 위로 새 해 아침이 밝아 왔습니다. 하지만 지은이 안데르센은, 지난 밤, 소녀가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을 보았는지, 그리고 소녀가 할머니와 함게 얼마나 기쁘게 새해를 맞으며 떠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강조합니다.




     어릴 적 상상력과 순수함을 찾아준 안데르센 동화책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들에만 소녀가 보았던, 그 아무도 보지 못했던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그 아름다운 동화뒷 이야기를 살짝 들려주며 모든 이야기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더불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중요한 순수와 눈물에 대한 추억들을 일깨워줍니다. 순수함을 잃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일 뿐, 나이팅게일이나 공기요정처럼 지금도 우리들 곁에 보이지 않는 힘을 불어넣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므로 조용하게 귀를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안데르센의 이 어른 동화책, "눈의 여왕"은 총 262 쪽의 비교적 작은 크기와 분량으로 부담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상 외로 잘 읽히지가 않고 진도도 잘 나가지지 않아 애를 무척 많이 먹었던 책이었습니다. 물론 이 독서 후기를 작성하는 일도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작성 방법과 편집에서 역시 부담이 많이 되었던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순수함과 상상력을 찾아 떠나는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가족과 저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준 여행이었습니다. 또한 현실과 계산된 결과만을 믿으며 희생에는 인색하고, 기도와 믿음을 잃어버리며 살았던 제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반성해보는 뜻 깊은 여행이었습니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어릴 적 순수함으로 되돌아가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먼저 권하고 싶은 어른 동화책입니다. 또한 작은 손 가방에라도 책 한 권씩은 넣어 다니기를 좋아하는 여성 독자들이 있다면, "홍크, 기러기 리더쉽"과 함께 꼭 권하고 싶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둔 엄마나 아빠들이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찾고 있다면, 읽어볼 만한 동화책으로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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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기회, 미래를 잡아라 -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통찰 - 천재 SF소설가의 미래보고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 지음, 김태성 옮김 / 새론p&b(리얼북)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공식 입장은 아닙니다만, 대한민국 최초의 메타블로그로 그 서비스를 시작했던 "블로그코리아(blogkorea, 이하 '블코')"에 대한 저의 애정은 남다른 편입니다. 이에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채널들을 통하여 기존의 블로거들 뿐만 아니라, 초보 블로거들까지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각 카테고리를 통하여 유명 블로거와 저력있는 개인 블로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융합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되어 있다는 장점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메타블로그들이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marketing)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블코 역시 "블로그뉴스룸 & 리뷰(이하 '블룸')"이라는 서비스를 통하여 벤처기업이나 기업 블로그들의 참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 블룸에서 선보이는 상품들의 갯수나 가지수가 아직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리 많이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블룸에서 소개하는 책 한 권을 읽고 "후기 나눔"에 동참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정확한 통계와 공식적인 자료들을 근거로 글쓰는 작가    

   바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Andreas Eschbach)가 쓴, "100년의 기회, 미래를 잡아라(100 years in the future, Hope or"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독일에서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떠오르는 천재 소설가로 인정받고 있는 지은이가 쓴 새로운 미래보고서라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세계적인 위기들에 대처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방법과 지혜를 듣게될 것입니다. 더불어 멀고도 가까운 미래를 보는 모범적인 시각과 함께 우리 주변의 작은 변화들을 감지하여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지은이 안드레아스 에쉬바흐(Andreas Eschbach)는 독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저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저자의 주요 분야는 소설인데, 이번 미래 예언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지은이가 독일 전문 경제지에서 서평을 쓰게 되었을 정도로 경제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1959년 독일 남부의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있는 도시, 울름(Ulm)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우주항공학을 전공한 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기도 하였습니다. 1996년에 처녀작, "머리카락 융단의 기술자들"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처녀작으로로 SFCD(독일 사이언스픽션 클럽) 문학상을 받았고, 199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작품 "태양 정거장"으로 같은 SFCD 문학상과 쿠어트라스비츠상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 해인 1998년, "지저스 비디오 1,2,3"로 쿠어트라스비츠상, 판타스틱어워드, 독일 사이언스픽션상을 수상하였을 만큼,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작가입니다.

   특히 그의 소설들은 정확한 통계와 공식적인 발표 자료를 근거로 한 작품들입니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들에서 밝히는 미래에 대한 예언도 논리적이며, 방대하고, 현학적입니다. 모든 학문의 영역을 넘나드는 논리적인 추론을 보여줍니다. 그가 제안하는 미래 예언은 독자의 시각을 넓혀 주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오늘의 이 책은 2004년에 발행되어, 2005년에 비소설 부문, 독일 청소년문학상에 지명되기도 한 책입니다. 2008년 12월에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초판 1쇄로 발행된 신간이며, 보통 크기에 총 237쪽으로 들고다니며 읽기에도 좋을 만큼 부담없는 분량의 책입니다. 예언서여서인지 책 겉면의 디자인은 단순하며,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과 지혜는 무엇인가?

   전체적인 책의 구성을 먼저 살펴보고,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정리함으로써, 이 책에 대한 후기 글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 구성은 크게 5 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장은 다시 3-5 단원의 소단원으로 나누어 쉽고도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첫 1 장, "미래 예측의 방법론"에서 지은이 에쉬바흐는, 20세기 폭스사의 사장인 대릴 자눅(Darryl F. Zanuck, 1902-1979)의 "텔레비전은 시장에서 6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이며, 사람들은 이 나무상자에 곧 싫증을 느낄 것"이라는 예측을 비롯하여, 만인의 웃음거리가 된 예언들을 사례로 들면서, 섣부른 예언이나 속단을 조심하라고 충고합니다.


   지은이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 즉 "자기실현 예언(self-fulfrlling prophecy)"을 주어야 하며, 정말 일어날 일들에 가능한 한 접근해 있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전제합니다. 그래서 미래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한 근거 수치나, 자료, 사안들을 조사하고 구성하는 지은이의 생각에 독자들도 참여하여, 자신의 미래를 현명하게 판단하고 지혜롭게 개척하라며 그의 이야기 속으로 초대합니다. 이렇게 그가 이 책을 쓰는 이유를 먼저 명확하게 밝힙니다.

   미래를 단언했던 '종말론', 즉 신에 의한 최후의 심판이나 인간의 도덕적 타락에 의한 붕괴론, 인간 유전자의 퇴화론, 전 세계적인 핵전쟁에 의한 생명 말살론, 전염병에 의한 절멸론, 천재지변에 의한 환경파괴론, 그리고 절대독재자에 의한 인류멸망론 등 그 어느 것도 경고 정도나 한 시기에 불과할 뿐, 세계의 영원한 종말은 있을 수 없다며, 인류의 희망과 인간의 가능성을 더 신뢰합니다. 이처럼 과거의 예언이나 미래를 바라보는 예측 방식은 어떤 사건에 숨겨진 배경과 이면을 들여다보는 훈련된 시각이 필요하며,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의 위험성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를테면, 새로운 발명이나 과학 기술, 즉 현재 세상에서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킬 주제인 '나노테크놀러지(Nano-technology)', 인간복제와 같은 '유전공학', '인터넷(Internet) 정보기술', '우주비행', 그리고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미래 에너지'를 예측 가능한 미래로 가장 먼저 제시합니다. 제 2 장, "과학기술, 흥미진진한 미래의 원동력"에서 지은이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가장 예측 가능한 강력한 미래의 힘으로 이런 과학 기술을 가장 먼저 꼽습니다. 대략 '원자 하나가 차지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나노미터(1m의 1/10억)'에서 따온 '나노테크놀로지'에서 현재 가장 주목할 기술로, 1991년에 일본의 물리학자 이지마 수미오(Iijima Sumio, 1939-)가 발견한 '나노튜브(nanotube)'에 주목합니다.

   나노튜브란 '탄소원자 층으로 이루어진 벽을 가진, 마치 다이아몬드와 같은 튜브'를 말하는데, 지상에서 발견된 가장 가벼운 금속일 뿐 아니라, 초강력 강철합금보다 20배나 항장력이 강하고, 구리보다 1,000배, 다이아몬드보다도 2배나 전기전도성이 높으며, 변형과 열에 대한 내구력도 뛰어난 초강력 신물질입니다. 이는 현재 이미 원자를 볼 수 있는 주사터널현미경(Scanning Tunnelling Microscope)에 이용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그 가능성이 고려되고 있는데, 가격 문제만 해결된다면 '혈관 속 세포 수리로봇'이나 설계도에 따라 원자수준의 물질을 조립해낼 수 있는 '나노어셈블러(nano-assembler, 나노미터 크기의 기계)', 자기복제가 가능한 '나노봇(nanobot, 극소단위의 로봇)'과 같은 꿈의 기술이 미래의 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나노 해커'나 통제불능에 의해 자기증식 나노기계가 지구전체를 뒤덮는 '그레이 구(gray goo)' 상태를 경고하기도 하지만, 더러워지지 않는 변기나 긁히지 않는 안경알, 나노섬유, 나노 칩, 초슬림 배터리 등 초중량 컴퓨터나 전화기와 같은 우리 주변에 있는 각종 물건들의 외형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더불어 1997년의 복제 양, '돌리'와 함께 "게놈(genome,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이 해독되면서 복제인간에 대한 기대도 모아졌는데, 장애와 수명, 인종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가 따른다고 할지라도,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수정된 난세포)와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에 의한 '유전자치료' 역시 미래를 바꿀 힘이 될 수 있으며, "품종개량"을 통한 유전공학은 인류의 진화를 가능케 할 것입니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지능형주택과 온라인을 통한 은행업무가 가능해졌으며, 집에서 도서관 목록을 확인함으로써 책 지킴이였던 도서관 사서들이 정보를 찾아내는 전문가의 위치로 격상되었습니다. 다만 스의스의 전문가 존 워커(John Walker)의 예견처럼, 온라인 인증시스템을 통한 정부의 통제가 미래의 관건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의 뇌로 실행되는 '인공지능 로봇'이 실현된다면 현대의 또다른 신화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또한 우리가 밤마다 별을 바라보며 꿈을 꾸듯, 별을 향한 억제할 수 없는 욕망으로 "우주 비행"에 대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계의 생성이 당연한 것처럼 무수히 많은 다른 외계 행성계와 제 2의 지구일 수 있는 행성의 발견도 시간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운명은 이런 기술문명보다는 석유시대의 종말과 함께 찾아온 "에너지 공급"에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발상의 전환과 주택단지나 각 가정에 설치하는 '소형발전소'로 전력을 공급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원으로 오랜 전통의 수력발전은 계속 장려될 것이며, 앞으로는 낙관적으로 보이는 풍력발전이 보충 에너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고,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가동하는 '핵융합 발전', 즉 '광전효과(금속 등 특정물질이 짧은 파장의 전자기파를 흡수했을 때 전자를 내보내는 현상)'에 의해 햇빛을 직접 전류로 전환하는 '광전변환공학(Photovoltaic)'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면 무한 청정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는 태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상상만으로도 꿈같은 현실입니다.

     기후와 인구, 가치와 의식의 변화에 따른 우리의 미래는 ?

  제 3 장, "환경과 인구, 좀더 강력한 미래의 힘"에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기후변화의 주범을 환경을 오염시키는 인간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자연 스스로 생성시키는 이산화탄소량 때문인지, 문명의 이기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정확한 원인인지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역사가들에 따르면 현재 우리는, 대빙하기 사이에 존재하며 1400-1900년 정도 지속되고 작은 편차의 평균기온을 보이는 "'소빙하기'를 막 벗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결과를 재앙으로 보는 기존 학자들의 견해와는 달리, '온실효과'는 생물들의 삶을 가능케 하며 더 많은 이산화탄소는 식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000년 전, 발견 당시 전부가 녹색 땅이었기 때문에 나라 이름을 '그린란드'라고 붙였던 것처럼, 이런 '대규모 기후변화'는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각에서 보면, 단순하고 규칙적인 주기의 반복이며, 지구 전체적인 시각에서 크게 보면, 알래스카와 시베리아를 포함한 넓은 경작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멕시코 만에서 강력한 햇빛에 의해 데워진 바닷물이 대서양을 거쳐 유럽대륙과 북쪽으로 유도되면서 250만 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생산해낼 만한 열에너지를 유럽대륙과 북극으로 운반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온이 떨어지고 증발과정을 통하여 생성된 해수보다 높은 과염분(hypersaline)의 무거운 바닷물은 강력한 수중폭포를 형성하여 다시 대서양 깊숙한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순환을 반복합니다. 이 멕시코만 난류의 중단이나 유동률에 따라 유럽에 빙하기가 들이닥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한가지, "인구수의 증가와 연령층의 변화"가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구의 증가는 수효(數爻)와 직결되며 경작지나 식량 공급, 빈곤, 소유의 문제를 양산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세계인구는 20억에 달하였고, 새 천년이 시작될 무렵 60억의 인구가 살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인구의 폭발은, 다행히도 2050년 무렵이면 감소할 것으로 추측합니다. 하지만 인구밀도의 증가는 민족간의 분쟁과 절대적인 빈곤과 같은 식량의 부족사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열악한 물 공급이나 지하수의 고갈과 결코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므로 희박하지만 '물을 위한 전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겪고 있는 인구 증가 속도의 감소에 따라, 2040년이면 인구의 절반이 60세 이상인 노년층의 시기가 됩니다. 고령화에 따른 이민의 증가와 연금제도의 붕괴에 대비해야 할 것이며, 이는 다른 나라의 미래 예측을 위한 실례가 될 것입니다.

   제 4 장, "사회, 문화, 정치, 미래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에서 지은이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고령화에 따른 새로운 인생 설계가 필요하다고 예언합니다. 길어진 노동기간으로 경험하게 될 여러 개의 직업을 대비하게 될 것이며, 젊음에 대한 집착이나 노인차별 의식도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고, 휴대전화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세 떼들의 움직임과 같은 무리의식의 일시적인 현상에도 다른 형태의 사회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에도 전통적인 종교들이 큰 인기인 것처럼 정신적인 안정감을 위한 종교 해방이 진척되며, 세계화에 따른 문화의 다양성이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문맹화에 따른 미래의 정치와 민주주의는 세계평화를 일반화되고 새로운 세계대전의 위험은 없을 것이며, 미국은 여전히 부동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할 것입니다. 터키나 러시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할 가능성과 세계정부의 형태도 당분간은 희박해 보입니다.

  제 5 장,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발명, 발견, 결정, 재앙, 전염병 등을 들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에게 색연필을 판 적이 있다는 프랑스 여성, 잔 칼망(Jeanne Calment)이, 1977년 122세의 나이로 사망했던 것처럼, 인간이 얼마의 나이를 더 먹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며, 인간의 죽음이 필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후손과 진화와 관련하여 세포를 노화시키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나 도쿄와 같은 대지진이 세계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부를 수 있고,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과 같은 핵무기 보유국들이 국지적인 분쟁에 핵무기를 투입함으로써 새로운 핵무장 경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돼지독감처럼 미생물에 의한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나 고의적인 유행병이 위험을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 소행성을 포함한 천체를 면밀히 탐색하는 기관이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직경 1km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거나 지구에 떨어지면 최대의 재앙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안드레아스 에쉬바흐는 수많은 전파 망원경을 통하여 외계 문명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추측이며 확실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는, 그 미래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이며, 제안하는 미래상을 미래상을 통하여 그런 미래를 유도하기 위함이고, 다가올 일이나 위험을 파악해서 적시에 대처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함임을 다시 한번 더 전제하고 강조합니다.

                                

 

     세계적인 위기 극복을 위한 통찰력 기르기

   이처럼 우리의 눈 앞에 닥칠 가까운 미래는 쉽게 규정할 수 있으나, 를 멀리 보이는 미래는 신중해야 하며 쉽게 규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저자도 우리가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미래 자체가 이미 확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의해 설계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느낀 소감을 아래와 같이 여덟 가지로 정리함으로써, '100년의 기회, 미래를 잡아라'에 대한 독서 후기를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첫째, 이 책에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가 살펴본 미래 예견의 역사를 통하여, 미래를 보는 넓은 시야와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던 작업이 참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이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예측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 소중한 책읽기였습니다. 즉 미래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릴 빌어 저자와 블코의 블룸 운영자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둘째, 리얼북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책을 직접 출판사의 배송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착오와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 책을 리뷰등록 마감 예정일(4/30) 전 날인, 지난 4/29(수)에서야 받았습니다. 당연히 시간에 쫓겨 식사도 거른 채, 완독을 할 수 밖에 없었으며, 어렵게 작성한 후기글을 이렇게 늦게 올리게 되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중간에서 소개한 블룸의 해찰도 서운하며 조금 더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셋째, 지금까지의 작업과 검열을 통하여 안드레아스 에쉬바흐가 단언하는 미래는, 석유시대의 종식과 핵에너지를 위한 원자력 발전소의 전환입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단기적인 대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태양에너지의 이용이 결정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바람은 저도 마찬가지이며, 태양전지를 통한 이 태양에너지 저장기술의 개발이 급선무이나 현재는 까다로운 과제입니다.

   넷째, 또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세계의 기후변화에 대한 확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통계의 변화는 막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정년 연령이 연장될 것이며, 연금제도의 변화도 불가피할 것이고, 이에 따른 물부족으로 외딴 지역의 황폐화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에 따른 해결 방안이 모색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미래의 꿈으로 표현되는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함께 디지털 저작권 관리시스템과 지불 체계에 대한 적절한 정비,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언론통제나 감시체제의 확장은, 앞으로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로 보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무시되고 시민의 통제가 지속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

   여섯째,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컴퓨터 선거나 폭력 게임, 포르노 동영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인간의 양심과 이성에 희망을 가져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일곱째, 마지막으로 안드레아스 에쉬바흐가 강조하고 있는 "두번째 지구"에 대한 언급은 무척 흥미롭습니다. 수증기가 있다는 행성의 발견과 같은 획기적인 증거와 업적들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음을 제시합니다. 이는 예상보다 빨리 이루어질 수도 있는, 우리의 세계관을 바꿀만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덟째, 그러므로 저는, 미래에 별 다른 관심이 없는 누구나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분명 생각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책 갈피도 두껍고 지은이의 문체가 간결하며 내용은 무척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술술 읽혀지는 책입니다. 청소년이나 학생, 주부, 직장인 등 일반인 어느 누구라도 쉽게 읽을 만한, 잘 정리된 책으로 소개하고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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