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분 그림 좋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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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헌 회화전

'풍경들'

 

<낮>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작가의 홈으로 연결됩니다)

 

 

2006년 10월 25일 ~ 10월 31일

창갤러리 [약도보기]

100-3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06 창조빌딩 B-1 T.02)732-5556

 

 

<오후>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광대함의 이미지는 항상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작업을 하게 된 동기는 주로 자연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이 자연이란 인간과 인간의 거리를 포함하는 것이다.

 나를 엄습했던 순간들을 말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 순간은 1초도 안되는 짧은 번득임으로 다가왔다. 모든 형태와 색채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완전무결함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조화의 순간이었다. 내밀한 세계, 더 본질적이고 순수한 세계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다. 그 세계는 긍정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현실의 온갖 모순과 부조리들을 이해하고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황혼>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나는 조망자였고 우리 모두는 조망자이다. 삶에 대한, 세계에 대한. 산다는 것은 잡을 수 없는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보는 일이다.

 삶의 시간은 끝없이 무를 향해 흘러간다. 그 시간의 종이배 위에 얹어진 우리는 일시적인 존재이다. 우리는 순간의 여행자이며 관조자이다. 그 무엇도 영속적이지 않다. 이 세상은 일시적인 사물들이 스쳐가는 터미널이다.

<저녁>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그러나 순간은 곧 영원이다.

 조망자, 나는 그가 스스로의 보잘것없음과 허무성을 직시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당당히 대우주의 장대함에 맞설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는 진실을 회피하지 않는 의지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간으로서 나 자신이며 관객 자신이기도 하다.

 

<밤>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나는 현실의 풍경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우리 옛 그림처럼, 나는 내가 사용하는 풍경이 관념적인 것이 되도록 힘썼다. 또 가능한 한 다면적인 구조를 갖도록, 일화성과 개별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나의 그림에 기념비적인 압축성을 담고 싶었다. 지평선은 우주적인 광대함의 무대이며, 거울같은 수면은 순간의 영원성을 지시한다.

 나는 나의 그림이 많은 다양한 해석을 향해 열려 있기를 바란다. 해석을 통해 무수한 영혼들 속에서 재탄생하고 증식하는 것, 그것이 모든 작품의 운명이다.

 

<서광>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풍경화는 가장 신비로운 장르가 아닐까 한다.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 따라서 가장 낡은 양식이기도 한 풍경화는,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역설적으로, 이미지 범람의 시대, 보는 것이 더 이상 깨달음의 매개물일 수 없는 이 시대에 나는 매체로서 풍경화를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그 풍경은 가장 낡은 재료로 구축될 것이다.

-2006년 9월 26일, 팔괴작업장 앞뜰에서- 우창헌

<아침> 259.0×194.0 캔버스 유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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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1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멋있당~

가랑비 2006-10-17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의 마음속 풍경이죠. ^^

가랑비 2006-10-1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오랜만이어요 와락. ^^ 전에 이 화가의 다른 그림으로 이름표 삼은 적 있는데 기억하시려나...



<독백>이란 그림이지요.

해리포터7 2006-10-17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벼리꼬리님..화가의 색감이 너무 좋네요..특히 황혼의 그림이 정말 환상이어요..그림좀 퍼가도 될까요? 그림만요.

산사춘 2006-10-18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세상에! 이름을 꼭 기억해 놓아야 겠어요.

가랑비 2006-10-1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님/당근이죠. 저도 퍼온걸요. 하지만 화가 이름과 제목은 밝혀주시겠죠? 찡긋.
산사춘님/춘님도 울림을 느끼셨나요? 아이 좋아라~ ^^ 그림 전시회 같은 데 잘 다니지 않지만, 여기는 갈까 봐용.
 

난 아무래도 눈 감고 귀 막고 사는 모양이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장장 1년 가까이
최고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 책의 옮긴이 이름이 정지영인지도 몰랐다.
정지영 씨가 이 책을 들고 책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는데. ㅠ.ㅠ
‘이런 책이 왜 그렇게 오래도록 잘 팔릴까’ 하고 이상하게 여기긴 했지만,
[좀머 씨 이야기]가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듯이
출판 시장에는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좀머 씨 이야기]는 물론 매우 좋은 책이다.
그러나 초베스트셀러인 책은 고급이든 저급이든
전달하는 뜻이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좀머 씨 이야기]는 그런 책이 아니다.
사실 그런 책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좀머 씨 이야기]가 많이 팔린 것은
상뻬의 그림이 귀엽고 친근한―우리는 꼬마 니콜라를 기억한다!―데다
당시 책값이 쌌기 때문에 호기심만으로도 부담 없이 살 수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혼자 짐작해 본다.)

그제 옆지기에게서 ‘정지영 대리번역 사건’에 대해 언뜻 들었을 때는
(어떻게 출판계 이야기를 옆지기에게 듣냐... ― ―;;)
초벌번역가가 문제를 제기한 줄 알았다.
번역가 중에는 일이 밀려 의뢰 들어온 일을 직접 다 처리하지 못할 때
다른 사람에게 초벌번역을 맡기고 나중에 자기가 문장을 손보는 사람도 있다.
자기가 다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일을 맡지 않는 게 옳건만,
출판사에서 맡아달라고 졸라대면 거절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테고
정기적인 수입이 보장되지 않은 프리랜서 작업의 특성 때문에
의뢰한 일은 일단 맡고 보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초벌번역은 말 그대로 초벌일 뿐이므로
제대로 된 번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번역은 한 언어권의 생각과 문화를 다른 언어권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변이시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영어 단어를 한국어 단어로 바꾼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초벌번역가가 책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면
그건 욕심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이튿날 출판계 동료에게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니 그게 아니었다.
초벌번역가가 아니라 전문번역가가 한 일이며,
출판계의 많은 사람들은 정지영 씨 이름을 달고 그 책이 나왔을 때부터
으레 ‘직접 했겠어? 돈 받고 이름만 빌려주었겠지’ 하고 생각했다 한다.
(그러면서 그런 방법으로 책을 잘 팔았으니 재주 좋다고 생각했겠지.
책만 잘 팔리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게 많은 출판인의 윤리 의식이다. )

파문이 커지자 출판사(한경BP같이 신문사에서 내는 출판사들을
출판사라고 하는 거, 솔직히 싫다. 예전 신문사 출판부들은 그래도
‘한국의 미’ 시리즈처럼, 문화적으로 중요하지만
영세한 출판사로서는 감히 하기 어려운 책들을 냈다.
그런데 요새 신문사 출판부나 출판법인들은 일반 소규모 출판사보다
전혀 나을 것 없는 책들을 내면서 물량공세로 분탕질만 친다)에서는
정지영 씨를 보호하고 사태를 정리하고자 ‘이중번역’이라는 용어를 고안해냈다.
스타를 내세울 필요가 있어 정지영 씨를 섭외했는데,
번역 초심자라 불안해 전문번역가에게 이중으로 번역을 의뢰하고,
그 사실을 정지영 씨에게는 알리지 않았으며,
다만 문장을 많이 고쳤다고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인터뷰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65793)에서
그 전문번역가도 “편집자가 편집하는 과정에서 윤문을 (많이) 했다”고 말했으니
뭐 그렇다 치자.
정지영 씨가 이름만 팔았든 직접 번역을 했든
사태를 기획 연출 진행한 쪽은 한경BP라는 출판사다.

한경BP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잘못했을까?
하긴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다.
국내 출판사들끼리 경쟁이 붙어 선인세를 12만 불까지 올려놓았다는 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소규모 출판사에서는 선인세 3000불 계약도
큰마음 먹을 때나 하는데. 돈 없는 출판사에서는 끼어들지도 못할 일이다.
그래놓고 “골 깊은 출판계의 불황 속에 나름대로 살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 것”이라고?
아무튼 있는 것들이 더하다니까.

어쨌든 그래서 계약이 되었다.
저작권자에게 주는 인세 비율을 평균 책값의 7%라고 할 때,
12만 불(대충 환산해도 1억 2000만 원이다)이면
책값이 9000원이므로 약 19만 476부가 팔려야 가능한 액수다.
덜컥 12만 불을 주었으니 무슨 수를 쓰든 19만 부가 넘게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런데 책 내용만 믿고 19만 부가 팔리기
기다릴 수 있을까? 앞일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어떻게든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해야 했고,
그래서 ‘스타 마케팅’이란 게 시작된 모양이다.

솔직히 말해,
정지영 씨가 번역에 전혀 손대지 않고 이름만 팔았다 해도,
대학원생들 시켜 번역한 원고를 얼기설기 짜깁기해 책을 내고
자기 연구 실적으로 올리는 교수들보다 더 부도덕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 경우 적어도 출판사는 실력 있는 번역가의 원고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양질의 번역을 제공했으므로.
제자들 번역을 짜깁기해 내는 교수들은
스스로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해서 이득을 얻기 때문에도 나쁘지만,
그 교수의 이름을 믿고 책을 사는 독자에게
품질이 불량한 상품을 팔아먹기 때문에 더 나쁜 것이다.
그런 교수의 원고에 별다른 수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냥 책으로 내는 출판사들도 마찬가지로 나쁘다.

물론 그래서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첫째, 유명인 덕을 보고 싶었다면 번역을 맡기지는 말고
추천사를 부탁하고 광고 모델로 삼는 방법도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책 광고에 지은이나 옮긴이가 아닌
모델을 따로 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고,
아무래도 책을 직접 번역했다고 하는 편이 더 효과 좋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둘째, 번역을 맡겼으나 못 미더워 다른 번역가를 함께 섭외했다면
공동 번역으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대단한 학술서도 아닌데 공동 번역씩이나 내세우는가 하고 내키지 않았겠지.
셋째, 그럼 일단 혼자 번역하게 하고,
편집자가 원서와 일일이 대조하며 뜯어고쳐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편집자가 완전히 뜯어고친 원고를 그 번역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실력 있는 번역가들도 원문에 신경 쓰다 보면
제대로 된 한국어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편집자가 다시 교열하고(문장을 다듬고),
다듬는 과정에서 원서의 뜻이 잘못 전달되는 일이 없도록
번역가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번역가가 원서의 내용과 맥락을 잘 파악했다면
그런 일은 즐거운 과정이다.

그런데, 전에 한번 A급 번역가로 알려진 사람의 원고 교정교열을 맡았을 때,
문장이 썩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오역이 수두룩해 놀란 적이 있다.
원서를 한 문장 한 문장 대조해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하면서
내가 받은 돈은 200자 원고지로 따져서 매당 1500원.
이건 꽤나 잘 받은 축에 속한다.
프리랜서 편집자가 교정교열을 하고 받는 금액은 보통 매당 1200원 이하다.
번역료는 영어 번역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매당 3000~3500원,
A급 번역가인 경우 4000원, 5000원도 한다.
내가 맡은 그 원고의 번역가는 대체 얼마를 받았을까?
교정을 맡은 사람이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해도,
받는 액수는 번역료의 절반도 안 된다.
이 번역가가 무슨 이유에서 이번만 그렇게 번역을 잘못했는지,
아니면 지금까지 내내 편집자를 착취해 명성을 쌓았는지는 모른다.

......두서없구나. 그래서 어쩌자고?
그러니까... 음... 이름에 현혹되지 말자구요! =3=3=3


(덧붙임) 이번 일을 듣고 한 동료 편집자가
대리번역보다 ‘대필’이 더 나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세상에 대고 할 이야기가 있는데 글을 잘 쓸 줄 모른다면,
그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도록 누군가 돕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일을 돕는 ‘누군가’를 숨기려고 하는 것이다.
대필 작가 스스로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지만,
출판사가 그 존재를 일부러 감추려 드는 것은 잘못이다.
스스로 떳떳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닌가?
나도 그런 풍토에 일조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있을 경우
떳떳하게 도움 받고 당당하게 밝히자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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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1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공동번역이라고하고 이름을 같이 올렸음 좋았겠다는 생각. 그것도 사기지만서도... 그리고 우리 출판사끼리 싸우니까 괜히 값만 오르고 추리소설도 출판 안하다가 좀 된다니까 뛰어들고 암튼 맘에 안듬 ㅡㅡ;;;

가랑비 2006-10-1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그리고 한 가지 책이 1년 가까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독서 풍토도 싫어요. ㅠ.ㅠ

가랑비 2006-10-1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그냥 두서없이 흘러가는 생각대로 적은 터라... 에, 제가 뭐라고 한 거죠? ㅠ.ㅠ

chika 2006-10-15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벼리꼬리님. 저도 요즘 출판계의 번역이 들썩여지고 있는 걸 토욜에야 알았어요. 그 책이 마시멜로,에서 불거졌다는걸요. (자랑이냐? ㅜㅡ)
왜 다들 속여서 돈벌려고 하는겐지...에혀~ ;;;;
(저도... 말씀 감사하여요 ^^)

바람돌이 2006-10-16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명백한 사기 맞죠? 책을 실제로 번역한 분 인터뷰 기사 보니 정말 출판계라는 동네도 우리 나라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아 서글펐답니다. 전문적인 실력을 갖췄으면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게 당연한 것 같은데 세상은 왜 늘 안그런쪽이 더 많은지....

가랑비 2006-10-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아이 송구스러워요. "속여야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기막히지요.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바람돌이님, 별반 다르지 않죠.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곳이니까요...
 


한 줄 평 : 절대적인 남성 권력 사회에서 예쁘고 똑똑한 여자의 생존 전략.

(좀 길게 말하면)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비로소 [햄릿]이 이해된다.
고등학생 시절 [햄릿]을 읽었을 때,
도대체 이 책을 왜 불후의 명작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랬구나. [햄릿]은 남성들의 권력 투쟁을 표현한 작품이었구나.
남성 권력 사회에서
권력은 같은 항렬 사이뿐 아니라 세대 간에도 쟁탈의 대상이 된다.
권력을 쥔 승자는 여러 가지 전리품을 취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예쁜 여자’다.
그런데 ‘예쁜 여자’가 전리품 위치(언제 버려질지 모르는)에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 생존을 도모하다 보면 얻게 되는 이름이 ‘팜므 파탈(femme fatal)’이다.

남성들 간의 권력 투쟁이 비극으로 끝날 경우
경쟁 당사자인 남성들의 선택은 숭고한 것이 되고
(사랑을 지키고자 죽는다는 둥, ‘황제’라는 죄 많은 호칭을 거부한다는 둥)
파멸의 원인은 흔히 팜므 파탈에게 돌려지는데
(남자가 망하는 건 다 여자 잘못 만난 탓이라나),
팜므 파탈이 나쁘다는 걸 더 분명히 드러내려면
정반대되는 여성상이 하나 필요하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순결한 오필리아’ 아니겠는가.
자신을 강간한 남자도 지고지순하게 사랑해버리는 여자.

[햄릿]의 구도를 빌려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것은 다 중국의 것을 소재로 했는데도
왠지 서양풍으로 느껴졌다.
‘민요’라는 처녀사공의 노래도 현대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 같고,
배경이 되는 궁궐의 여러 장소도
중국 전통의 것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했다고 할까.
왕자 우루안이 숲에서 가무에 몰두하는 장소도
마치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원형극장 느낌이 난다.



[햄릿]을 이해하게 해준 것은 고맙다만,
사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 뻔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도 느껴지지 않아서
감동은 전혀 없었다.
요 몇 년 사이 보는 중국 영화가 다 그렇다.
화면은 기막히게 아름답지만(정말 예술이다)
그뿐, 이야기는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한다.

아무튼 장쯔이는 무지하게 예쁘고,



형을 죽이고 형수와 결혼한 새 황제 역할을 한 이 배우(갈우葛優, You Ge)도 볼수록 멋지다.



야연 (夜宴: The Night Banquet, 2006)
감독 : 펑샤오강(馮小剛, Xiaogang Feng)
출연 : 장쯔이(章子怡, Ziyi Zhang), 다니엘 우(吳彦祖, Daniel Wu), 갈우(葛優, You Ge), 저우쉰(周迅, Xun Z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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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10-1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왜 요즘 중국 영화들은 멋진 화면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나 몰라요.

가랑비 2006-10-1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 마자요. 쏟아져 들어오는 자본을 티낼 데가 그것밖에 없어설까요?

BRINY 2006-10-1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어쨋든 멋졌습니다. 전 음악에도 반했어요~

가랑비 2006-10-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멋지긴 하죠? ^^
 

2006부산국제판화제

 

슬로베니아/Berko/star-street/디지탈프린트

 

 

2006년 10월 22일 ~ 10월 29일

부산시청 전시실

 

주최/주관: 부산국제판화제운영위원회

http://www.busanprint.org/

 

[참여작가]

알바니아: 조류지 소씨

오스트리아: 크리스틴 피커, 게오로그 렙젤터

벨지움: 고오델르 피터, 모리스 파스테르나크, 미첼 크림포엘

불가리아: 스탠인슬라브 보얀코브 스탠코

중국: 황케이, 센타오, 송광지, 유지에, 사이오 용, 창리, 주뤼, 주얀춘

크로아티아: 안트 쿠두즈, 시몬 슈테

체코: 에바 프란코바, 보체크 코바리크, 지바네 자나체

리투아니아: 에이만타 루다비시우스

마케도니아: 앤카 다나이러브스카, 조란 야키모브스키

폴란드: 아그니에스카 게와토브스카, 애나 사도브스카, 에와 필립자크, 필립 센달, 아이워나 커 ,루카스 사이위키, 막달레나 습리트, 마르타 보지크, 올가 팔카, 크자웨리 카리스키

루마니아: 마리아 니키타

러시아: 아리아트 테레굴로브, 블라디미르 키지로브

세르비아: 프레드라그 페르도 미카라키, 블라디미르 블라단 벨자세비크

슬로바키아: 브라조 프란티셐, 비터 후리크

슬로바니아: 베르코

스페인: 에바충 팍스, 네온 아퀼레라 쥴리오, 마르코스 비달 퐁

한국: 강동석, 강행복, 고자영, 곽나실, 곽태임, 김미경, 김민정, 김승연, 김영훈, 김용식, 김정임, 김향아, 김혜균, 김희조, 김희진, 남궁정화, 노재환, 노정숙, 문영실, 박성원, 박수희, 박영근, 박인우, 박지숙, 부지현, 서영섭, 신상용, 신정희, 안진국, 안진성, 양정화, 오경영, 윤유진, 이대동, 이미화, 이순희, 이영애, 이용길, 정은아, 정재식, 정재원, 정현주, 조사랑, 조수민, 조은휘, 조혜연, 차동수, 채경혜, 최미아, 탁경아, 하  원, 하의수, 한경화, 홍선웅

 

 

지금까지 보아온 유럽 판화들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 북‧동유럽권을 대표하는 판화가들의 작품이 부산에서 펼쳐진다. 2006. 10. 22.~10. 29.(8일간) 부산시청 전시실(2층 전관)에서 열리는 2006부산국제판화제는, 이번 전시기획에서 북유럽, 동유럽, 러시아, 중국 등 공산권 국가들을 대거 초청하게 된다.

러시아/Teregulov Ayrat/instinct/리노-컷

2006부산국제판화제는, 모두 17개국 98명의 작품 130여점이 전시된다. 참여 국가는 알바니아, 오스트리아, 벨지움,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리투아니아, 마케도니아, 폴란드,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바니아, 스페인, 루마니아, 러시아 등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한국이다. 참여국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기획의 주요방향은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북․동유럽권 판화세계와의 조우이다.

한국/김승연/Night Landscape- 20062/메조틴트

지난해에 처음 시도한 「전시감독제」로 2005부산국제판화제가 성공함으로써 이번에도 개최 경험 등 역량을 바탕으로 전시감독에 판화가 채경혜(한국판화예술연구원 대표)씨를 유임하였다. 채 전시감독은 이번 전시에 북․동유럽권 작가들을 유치코자 하는 전시기획방향을 확정하였고, 이를 수용한 부산국제판화제 운영위원회(위원장 차동수)는 폭 넓고 원활한 작가선정과 교섭을 위해 2명의 해외 커미셔너를 위촉하여 참여작가를 추천받았다. 해외 커미셔너는 동구권과의 오랜 유대가 있고 작가 정보 축적이 많은 김승연 교수(홍익대학교)와, 2004부산국제판화제 출품작가로서 세계적 활동을 해오고 있는 중국 북경중앙미술학원 부주석인 오장강 교수이다. 이들이 추천한 각국의 정예작가 외에도, 전시감독의 세계적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살려 초대작가를 선정하면서, 폴란드의 경우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협조로 작가를 선정하였다.

한국/김용식/Eternity & Limitation/혼합재료

2006부산국제판화제는, 해외 판화가들 만이 아니라 부산을 비롯한 국내 현대판화가들의 작품도 한 곳에 같이 전시하게 된다. 전통적인 볼록판화, 오목판화, 평판화, 공판화와 함께,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를 도입한 현대판화작품들도 함께 전시됨으로써, 각 국가별 특색과 함께 다양한 판화세계를 서로 비교·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2006부산국제판화제는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여 국내 판화가들을 해외에 적극 소개하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동서양 판화교류의 영역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최미아/from the origin-multiple relation 10/에칭, 드라이포인터

2006부산국제판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해외의 많은 국가의 작가들이 관심을 보여 행사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가 간의 문화교류 차원에서 국정홍보처, 문화관광부, 외교통상부 등 중앙부처 및 참여 작가 소속 국가의 대사관들이 행사를 후원하는 등 아시아권의 주목받는 국제판화제로 주목되고 있다. 개막식을 전후하여 참여 작가들과 참여작가를 추천한 해외 커미셔너는 물론 폴란드 대리대사를 비롯한 외교관들도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사무국(사무국장 김미경)은 이들을 영접할 재원의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전시스텝진 및 자원봉사들은 보다 세련된 전시로 차질 없는 행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국/곽나실/Between-Times0909/유리판화

1990년 부산미술협회에서 시작된 부산국제판화제는, 2005APEC문화축전의 일환으로 행사를 치루면서부터 부산국제판화제운영위원회(위원장 차동수)를 조직하여 주최·주관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최대의 판화전시회인 부산국제판화제는, 판화인구의 저변 확대 및 보급과 함께 국제 미술계와의 활발한 교류와 관계증진을 도모해오고 있으며, 그간 이 행사를 통해 해외작품 동향을 살피고, 작가 간 인적교류의 확대에 기여하는 등 국제미술 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판화제는, 21개 APEC회원국에서 총110명의 작가를 초대한 가운데 열려, 모든 APEC참여국이 초대된 유일한 문화축전 행사이다. 이를 계기로 명실공히 지구촌 판화축제를 개최함으로써 한국 특히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한껏 높이고 있다.

벨지움/Pasternak Maurice/parabola/메조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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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0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화제라... 신선하겠구만.

프레이야 2006-10-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러가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가랑비 2006-10-1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그렇죠? 저는 보러 가지 못하지만. ^^
배혜경님/안녕하세요? 부산에 계시나 봐요. 좋은 정보라니 기뻐요. ^^
 

동생의 둘째아이가 태어난 지 3주 지났습니다.
동생은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보내고 지금은 친정에 있어요.
큰아이는 아빠가 있는 집과 엄마가 있는 친정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지난 토요일에 친정에 가보니
큰아이가 동생에게 이만저만 샘내는 게 아니에요.
언니가 둘째 낳았을 때도 첫째아이가 샘내긴 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자기 동생을 귀여워했던 것 같은데...
(하긴 언니네 첫째랑 둘째는 네 살 터울이니까 큰아이가 좀더 컸지요.)

큰아이(혜림이)에게 제가
이번 추석 선물로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 [아기 오는 날]을 선물했는데
(마침 갓 태어난 동생을 맞는 내용이라서)
책을 보고는 처음엔 좋아하더니
할아버지가 읽어줄 때도 엄마가 읽어줄 때도
영 벌레 씹은 표정이에요.
할아버지가 “혜림이 동생이랑 같이 책 읽어야지?” 하면
“동생이랑 같이 안 읽어” 합니다. ^^;
이제 세 살인데, 동생이 태어난 뒤 몸도 부쩍 크고 말도 많이 늘었어요.
엄마 아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이제 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겨서인지,
누워 있는 동생을 어른들이 지켜볼 때면 와서 한 대씩 때리질 않나,
침을 닦아준다며 거즈 손수건으로 아이 얼굴을 덮어버리질 않나...
(살살 달래서 잠시 뒤 손수건을 치워주긴 했지만요.)
일요일 아침에 하는 소리를 들으니,
제 동생이 “엄마는 혜림이도 사랑하고 동생도 사랑해” 하니까
“혜림이는 많이 사랑하고 동생은 쪼끔 사랑”하라고 하더군요. ^^;;

일요일에 외할머니가 아빠랑 교회에 가도록 하려고 양치질을 하게 했는데,
칫솔을 입에 물고는 엄마와 아기가 있는 방으로 돌아와서
방안을 빙빙 도는 거예요.
그 방에는 제 남동생이 윗몸 일으키기 할 때 쓰는 틀이 있는데
혜림이는 미끄럼틀 삼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놀거든요.
엄마가 “얼른 씻고 아빠랑 교회 가야지?” 해도 “안 가” 하면서
칫솔을 물고 거기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위험하니 내려오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기에
제가 번쩍 들어서 방문으로 데려갔는데,
문간에서 몸부림을 치기에 내려주었더니
다시 엄마 쪽으로 가서는
입에 문 것(칫솔과 침 섞인 물)을 토해버리더라구요.
몸부림치느라 속이 치받쳤던 모양이에요.
동생이랑 엄마 단둘이 두지 않으려는 안간힘인 건 이해하겠는데,
이럴 땐 어째야 하는지... -.-
휴지 가져다가 혜림이 손을 잡고 같이 방바닥을 닦고는
혜림이를 그냥 두었어요. 잠시 뒤 아빠가 오니 순순히 씻고 옷 갈아입고
교회에 가더군요.

가끔 집에 가면, 제 동생이나 엄마 아빠는 늘 아이 보느라 힘드니까
잠시라도 제가 봐주길 바라곤 해요.
그런데 전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서 난감합니다.
아이를 억지로 안아 올리지 말았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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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0-0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동생이 생기는건 거의 지구폭발과 맞먹는 충격이래요. 누가요...
저는 2살터울 아이인데 동생이 태어났을때 항상 큰 아이를 더 사랑한다고 직접 얘기해줬어요. 님같은 경우면 '그래 혜림이는 너무 많이 사랑하고 동생은 쬐끔 사랑해, 근데 동생은 너무 아기라서 아무것도 할줄을 몰라서 엄마가 좀 더 돌봐주는거야. 엄마는 혜림이를 훨씬 많이 사랑해' 뭐 이렇게요. 그리고 저는 두 녀석이 울때는 큰 아이를 먼저 안아줬습니다. 이렇게 하면 큰 아이가 저만 아는 아이로 크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집의 경우 큰 아이가 동생을 괴롭히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요. 나중에는 엄마가 동생을 안아주는데 대해서도 거부감도 거의 없었구요. 부모의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신함으로써 동생에 대해 관대해진다 할까요? 그건 커가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렇게 반항할때도 나무라지 말고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는게 가장 빠른 해결책일것 같은데요. 뭐 "지금 엄마가 혜림이 칫솔질을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안 도와주고 동생만 봐서 무척 속상하구나'하고요. 그런 공감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습니다.

가랑비 2006-10-0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동생에게 말해줘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

호랑녀 2006-10-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과에서 그러던데,
본부인이 첩을 본 충격과 강도가 같다대요.
배우자의 사망과 맞먹는 정도라고 하던가?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동생을 봐야 할테니까, 주변사람들이 그러니까 이모가 혜림이를 무지무지 사랑하고 챙겨줘야 할 듯합니다 ^^

가랑비 2006-10-1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헉, 아주 실감나는 표현이어요, 호랑녀님. ^^ 고맙습니다.

조선인 2006-10-11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이 참 유용했어요. 임신했을 때부터 마로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하려고 애썼고, 다행히 마로는 해람을 샘내지 않고 무척 이뻐라해요.

가랑비 2006-10-1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고마워요! 그 책, 당장 동생에게 보내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