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입니다 - 2005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대상 수상작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1
이혜란 글 그림 / 보림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이 참 예뻐서 보게 된 동화책이랍니다. 
'우리가족입니다.' 란 제목도 멋지고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는 것은 참 버겁고 힘든, 어쩌면 피하고 싶기도 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중국집을 하시는 아빠와 엄마는 할머니를 모시고 살자고 했어요.  할머니랑 살기 싫은 아이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에요.  

할머니가 시골에서 오시던 날, 가족은 5명이 되었답니다. 시골에서 택시까지 타고오신 할머니는 옷을 주워
오지 않나, 바느질을 잘못해서 옷을 뜯어야하지 않나, 잔소리도 많이 하고, 음식에 침이나 뱉으시고, 옷장에
젓갈을 넣는 일도 예사이고,  아무데나 눕고, 아무데나 똥도 누는 아이가 느끼기엔 정말 귀찮기만 한 존재
였지요. 하지만 아빠는 그러실때마다 말없이 할머니 수발하십니다. " 아빠, 할머니 다시 시골로 가라고
하면 안돼?' 라고 묻는 물음에

"그래도 안돼...... 엄마니까."

라고 하십니다.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이가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을 배우게 되는 동화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리 귀찮고, 싫고, 미워도, 다소 불편하게 해도 가족이란 서로 참고 이해하고, 함께 어우려
살아야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동화같습니다.  그렇게 가족은 함께 식당에서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가족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동화, 바로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가족이야기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2학년이 된 막내아이랑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 갔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다면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 를 보고 반가워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이들은 한 번 재밌는 책이 있으면 자꾸자꾸 읽고 싶어하고, 그러다가 너무너무 맘에 들면 사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요즘은 주로 입체북에 빠져서 이 책은 아직 사달라고는 안했지만 내가 읽어보니 왜 아이가 좋아했는지 알 수있었다.


맥스는 장난꾸러기였다.  어느 날, 심심해서 늑대옷을 입고 장난을 하기도 하고, 빨래를 널기위해 못을 치다 벽에 구멍을 내기도 하고, 강아지를 쫓아가기도 했지만, 그래도 심심하던 차에 엄마가  장난이 심한 맥스에게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 이라고 야단치고, 저녁도 안주고 방에 가둬 버리자 그 날 밤, 맥스는 상상의 세계 속으로 떠나게 된다.  갑자기 맥스의 방에서 나무와 풀이 자라면서 그 나무와 풀이 자꾸자꾸 자라나 나뭇가지가 천정까지 뻗치고 맥스의 방은 온통 세상전체가 되었을 때, 맥스는 ’맥스호’를 타고  밤새 항해를 해서 일년 쯤 항해 끝에 ’괴물나라’ 에 도착하게 되고, 그 곳에서 왕이 되어 괴물들과 괴물소동을 벌이며 재미있고 신나게 논다. 하지만 그 것도 싫증이 나고, 쓸쓸해졌을 때,  자기를 사랑해주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 때, 어디선가 세계 저편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와서 동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스는 다시 일년을 거슬러 올라 과거로 항해를 해서 자기 방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을 하기 좋아한다.  그런데, 각박한 현실은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에 빠지게 내 버려두지 않고, 자꾸 무엇인가 학습하기를 원한다.  이 책은 맥스가 엄마와의 감정의 대립을 상상의 세계에서 괴물들의 왕이 되었다가 돌아옴으로써 대립을 해소시키는 동화라고 볼 수있다.  표지그림을 비롯한 내용 가운데 그림이 마치 자신이 직접 괴물세계로 떠난 듯한 환상을 가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인 것 같다.

우리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있는 이런 책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맥스는 심심할 때,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떠났는데, 내 아이는 어떤 나라로 떠나고 싶어할까? 무척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팥죽 할멈과 호랑이 - 2004 볼로냐아동도서전 수상작 꼬불꼬불 옛이야기 1
서정오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리에서 나온 ’꼬불꼬불 옛이야기 ’ 첫째고개로  ’팥죽할멈과 호랑이’ 를 읽었다.
서정오선생님의 구수한 입담으로 꽤 읽고 싶었던 내용이다. 그림은 서양화를 전공하신 박경진선생님께서쓰셨는데, 그동안 그림이 예쁜 그림책인 달팽이과학동화 가운데, 몇 권의 그림을 그리셨단다. 그림이 아주 커다랗고 사실적으로 실감나게 표현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림 내용 속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가볼까?



"옛날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산 밑에서 팥밭을 매고 있는데, 뒤에서 ’어흥’ 하는 소리나 나. 뒤를 돌아보니 황소만한 호랑이가 내려다보고 있잖아. " 

첫페이지 이야기 전개이다.  "있잖아" 라는 표현이 무척 구수하고 정감있다.  
("......계속 농사를 지었단다." 이런 식으로 대화체로 이야기를 엮어나가고 있어 무척 맛깔나다.)

 


할머니를 잡으러 왔다는 호랑이에게 팥밭을 매야하니, 팥농사 다 지어 팥죽쑤어먹을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한 할머니는 호랑이가 알았다가 산 속으로 들어간 이 후 죽을 때만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 드디어 겨울이 되어 팥죽을 한 솥 쑤어 훌쩍훌쩍 울고 있자 자라,밤톨, 맷돌, 쇠똥, 지게, 멍석이 하나 둘 나타나 할머니에게 팥죽한그릇 만 주면 살려주겠다며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된다.





드디어 춥고 추운 어느 겨울날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으러 나타났다. 할머니는 아궁이에 가서 불을 쬐라고 하고, 호랑이가 아궁이에 쭈구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퍽’하고 밤통이 튀어나와 호랑이 눈을 때렸다. 그런가하면 눈을 씻어려고 물항아리 속에 손을 넣자 자라가 호랑이 손을 물어버리고, 펄쩍 뛰다 일어나서는 쇠똥을 밟고, 나자빠지고, 그 때 맷돌이 ’퍽’하고 호랑이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멍석이 옿다구나 하고 호랑이를 둘둘 말자, 지게가 기다렸다는 듯이 호랑이를
냉큼 져다가 강물에 빠뜨려 버렸다는 이야기...... 

밤톨이랑, 자라랑, 쇠똥이랑, 맷돌이랑, 멍석이랑, 지게랑 평소 아이들에게 낯익지 않은 옛날 물건들이기도 하고 보잘 것없는 물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물건들이 힘을 합해서 호랑이를 잡았다니 협동심을 엿볼 수있지 않은가?  이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없음을 아이들에게 일러줄 수도 있고......

이야기의 끝에는 "할머니는 어떻게 됐냐고? 아직도 저기 재 너머에 살고 계신대." 이렇게 끝나고 있다.  상상력을 키워주며 지혜와 교훈을 주는 것이 옛이야기의 묘미라더니 우리 아이도 재 너머가 어딘지 무척 궁금한가 보다. 

다른 옛이야기책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가 구수하고, 모든 등장하는 물건들까지 악해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호랑이 마저 어리숙하게 묘사하여 아이들에게 해학과 웃음을 선사하는 점이 둘째고개부터 마지막고개까지 다 읽고 싶은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희망꿈 2009-02-14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세밀한데요.
알고있는 이야기 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시리즈로 나오는 책인가봐요.

잎싹 2009-02-14 23:10   좋아요 0 | URL
아,조금전까지는 댓글이 없었는데 지금 오셨나봐요.
저도 막 서재에 왔어요.ㅎㅎ
이 책 보리에서 나온 옛이야기시리즈더라구요.
서정오선생님의 입담이 구수하다고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었는데
정말 구수하고 감칠맛나는 스토리전개가 재밌었어요. ^^

소나무집 2009-02-15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 돌선물로 받은 책인데 그때 너무 무서워했을 정도로 호랑이 그림이 사실적이다 싶었어요. 그후 우리 두 아이가 참 좋아했던 책이고 저도 선물을 많이 했어요.

잎싹 2009-02-19 01:3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소나무집님 바뀐 이미지 멋져요.
 
오소리의 이별 선물 - 아이에게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하는 그림책 I LOVE 그림책
수잔 발리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보물창고에서 나온 유아들의 우울증을 다룬 수준높은 책인 <오소리가 우울하대요>를 읽으면서 처음 오소리를 만났다.  귀려운 오소리는 우울증에 걸렸으나 친구들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막내와(9살) 함께 읽으면서 막내도 오소리가 꽤 마음에 남았나보다.  '오소리의 이별 선물' 책을 보더니 "엄마, 또 그 오소리이야기예요?" 하더니 집어가서 단번에 읽는다.  조금 읽다가는 못내 섭섭한 모양이다. "엄마, 이젠 오소리가 죽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  아무래도 오소리를 만난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오소리가 죽는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사실 나도 개인적으로 좀 섭섭(?)했다. 수잔빌리님이 쓰신 '오소리의 이별선물' 은 표지를 보니 <마더 구스상> 수상작품에 빛나는 명작인 것 같고, '아이에게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하는 그림책' 이란 딱지에 왠지 보통책은 아닌 것 같은데.... 나역시 아이처럼 오소리의 이야기를 더 많이 읽고 싶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이의 섭섭함을 달래주고자 책을 읽어주었다. 
사실 이 책에서는 오소리의 죽음부분을 많이 다루지는 않는다. 

"오소리는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도와주었기 때문에, 모두들 그를 믿고 의지했어요. 오소리는 나이가 많아서 모르는게 거의 없었지요. 오소리는 자신이 너무 늙어서 이제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는 것도 알았어요.  중략."
첫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고, 오소리가 친구들에게 자신이 머지않아 긴 터널을 지나갈 것이라는 말로 죽음을 걱정하지 말라고 부탁하고 있으며, 오소리 자신도 죽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오소리가 아름다운 인생, 후회없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도 오소리처럼 이런 두려워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겠지. 오소리는 친구들이 달리기를 할 때도 자신의 늙은 다리로는 더 이상 달릴 수 없기에 흐뭇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던 오소리는 밤이 되어 달님에게 인사를 하고, 추운 바깥세상을 가려주는 커튼을 치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아주 멋진 꿈을 꾸는 것으로 오소리가 친구들과 이 세상과 이별하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르지만 멋진 꿈을 꾸는 것으로....
꿈속에서 오소리는 매우 긴 터널을 기다고 있었는데,  그 때는 다리도 튼튼해지고, 지팡이 없이도 걸어갔으며, 자유로움을 느꼈다.
이 짧은 이야기로 끝난 오소리의 죽음보다 동화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오소리의 죽음 후의 친구들의 반응이고, 뒷이야기이다.

우리도 누구나 한 번쯤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보며, 한번 쯤은 궁금해서 질문을 던질 우리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해줄 수있는 그림책이다.  누구나 한번은 죽는 것이지만  후회하는 죽음을 하지말고,  세상에, 이웃에 , 친구나 가족들에게 뭔가 아름다운 영향력을 주고 떠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오소리의 친구들을 오소리를 그리워했다. 가장 친하던 두더지(우울증에 걸렸을 때 제일 많이 곁에서 위로해주던...) 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오소리가 자신에게 가위질을 배워주는 일을 회상했다. 개구리는 스케이트를 배워주던 일을, 여우는 자신에게 넥타이 매는 법을 가르쳐주던 오소리를, 토끼부인은 생강빵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던 일을..... 이렇게 친구들의 기억 속에 오소리는 언제나 남을 위해 도움을 주던 멋진 친구였다.   오소리의 이별선물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 선물은 다른 이에게 전해질 때마다 더욱 특별해지곤 했다.  따스한 봄이 되면서 오소리로 인해 슬퍼하던 친구들의 슬픔도 눈 녹듯이 사라지고 모두들 오소리에 대한 고마움만이 남았다.

아이에게 짧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한 권의 동화를 읽으며, 잠시 나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거창한 업적을 이루는 생애가 아니더라도 후회없는 삶을 살아 오소리와 같이 이웃에게 잔잔하고 따스한 기쁨을 줄 수있는 사람이 될 수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고, 먼 후일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이 나로 인해 행복했다고 고백할 수 있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소리가 우울하대요 - 우울한 아이 꽉 닫힌 마음의 문 칭찬과 격려로 활짝 열기 인성교육 보물창고 8
하이어윈 오람 글, 수잔 발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최근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사건과 함께 우리나라 전반에 우울증이란 것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하는 어른들이 늘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4.4%가 우울증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조사도 있다고 한다.  이 아이들의 경우 부모님들의 불화, 학교 성적, 집단 따돌림 같은 온갖 스트레스가 바로 소아 우울증의 원인이 되며, 이런 경우 아이들은 학교 등교를 기피하거나 심지어 자살충동까지 느낀다고 한다.  (책 표지글에서) 이 책을 옮기신 신형건 작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이 책은 그림책으로는 드물게 우울증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울증에 걸린 오소리와 그의 친구들이 여러 동물들, 그리고 오소리를 가장 곁에서 위로해 준 두더지가 주요등장인물인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우울증에 걸린 이웃이나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대해 주어야할지를 배울 수 있다. 

오소리에게 편지를 배달하고 온 박쥐가 동물친구들에게  오소리가 우울하다는 소식을 전하자.  들쥐는 "오소리는 우울해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라고 말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전에 전혀 그러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우울증에 걸렸다거나 혹은 심하게 자살을 했다거나 하는 소식을 듣기도 하는데, 그만큼 무서운 것이 우울증인 것이다. 전에는 전혀 그러지 않았던 멀쩡했던 사람이 이유없이 걸리기도 하는 것이 우울증이니까 말이다.  가깝게는 나의 가족이나 혹은 친구들 가운데서도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누구에게나 우울증이 어느 날 갑자기 감기처럼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생겼을 때, 두더지와 같이 바로 나의 일로 생각하고 옆에서 싫은 소리도 들어가면서 진심으로 위로해줄 만한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이런 고백을 듣기도 한다. ’마음을 터 놓을 수있는 진정한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소리처럼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나의 일이 아니기에......

그래서인지 만약 누구라도 우울증이 걸렸을 땐, 두더지 같은 친구가 정말 필요한 세상이다. 두더지는 주변의 동물들이 우울증에 걸려 짜증스럽게 말하는 오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가버렸을 때도 끝까지 남아서 옆에 있어 주었다. "두더지야, 너 아직 거기 있구나?" "그래, 그래, 나 여기 있어.’ 이 한마디에 오소리는 한숨을 내쉬는 중에도 마음의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참을성이 없는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두더지의 모습에서 진정한 친구의 자세를 배운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친구 오소리가 우울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생각하던 두더지는 멋진 시상식을 생각해내었다. 이렇게 우울증에 걸린 친구옆에는 포기하지 말고, 두더지처럼 끝까지 인내하며 마음으로 위로해 줄 수있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리하여 ’모든게 싫어’ 라고 하며 그렇게 우울해하던 오소리도 마침내는 두더지가 마련한 시상식으로 인해 우울했던 기분이 활짝 풀리게 되었던 것이다.  두더지가 마련한 시상식은 공부잘하는 친구만,  혹은 시험을 잘 친 친구들만 예쁘고 잘난 친구들에게만 주는 그런 상이 아니었다.  모든 동물친구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상이었던 것이다.   다람쥐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케이크 상’ 을, 달팽이에게는 ’최고로 느린 춤 상’ 을, 개구리는 ’점프왕 상’과 ’가장 멋진 신랑감 상’ 을,  그 뿐아니라 담비는 ’수영상’ 족제비는 ’잔꾀상’ 들쥐는 ’총총걸음상’ 고슴도치는 ’단숨에 감자 칩 많이 먹기상’ 쥐는 ’독서상’ 토끼는 ’빠른 응급조치상’ 박쥐는 ’최고 아코디언 연주상’을 받았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받게 된 ’오소리’ 그동안 우울증을 앓던 오소리에게 두더지가 준비한 상은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궁금했었다. 바로  ’우리 숲에서 늘 최선의 방법을 알고 있는 동물에게 주는 상’ 을 비롯하여 4가지 부문에서나 상을 받았는데, ’위기에 처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상’ , ’ 다른 이들을 위해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친구에게 주는 상’ , ’가장 필요하고 든든한 친구에게 주는 상’ , ’기분이 어떤가에 상관없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친구에게 주는 상’ 이었다.  이 동화를 막내 딸에게 읽어줄 때, ’오. 소. 리’ 하면서 오소리 이름에 악센트를 주어 읽었더니, 막내도 좋아라고 상이 호명되면 자기가 ’오.소.리’ 하고 외쳤다. 



동화를 읽으며 오소리같은 동물은 당연히 받을 상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지 막내는 의아해하면서도 좋아했다. 
사실 두더지가 동물친구들에게 준 상은 모든 것이 완벽하거나 잘해서 준 상은 아니었다. 어쩌면 앞으로 잘할 것을 기대하면서, 혹은 다소 부족함에도 지금그대로의 모습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는 격려의 상이었다. 이 대목을 읽을 때는 왠지 코 끝이 찡해왔다. 그런 점에서 두더지에게는 ’친구들을 잘 격려하는 상’을 주고 싶다.

몇 년 전 우리 집 큰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 교장선생님께서 전교생들에게 상을 주신 일이 있다. 나는 그 때 참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은근히 우리아이가 성적우수상이나 장학금 같은 걸 받을거라고 기대하고,  이웃집아이가 상을 받던 말던 별반 관심이 없었을 때, 교장선생님이 모든 아이에게 주신 상에는 각각 하나씩 자신의 희망을 담은 상이름이 기록되었다.  아이가 적어내지 않았을 때는 담임선생님께서 적어주셨다.  ’ 호기심 과학상’  ’미래의 에디슨상’  ’ 나이팅게일상’  ’ 빌게이츠상’   ’ 세종대왕상’  ’ 코믹웃음 연출상’ ......
별 별 상이 다 있었고,  상장 전달에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전교생과 학부모들이 흐뭇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만 해도 신학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큰 딸이 받은 상은 ’존 칼빈상’ 이었음)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부모님들과 어른들, 또한 어린이들도 두더지와 숲속친구들처럼 주변에 우울증에 걸려있거나 소외된 사람들을 보았을 때,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고 보듬어 주며 작은 것 하나라도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소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있는 그래로의 모습을 사랑해주고 격려해주는??은 정말 내 아이들로 부터 과도한 부담과 완벽함을 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 겸허히 반성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혹시 요즘 내 주변에서 우울해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셨다면,  본격적인 소아우울증의 대표적인 동화라 할 수 있는 <오소리가 우울하대요>를 통해 오소리의 친구 두더지의 지혜를 배워보시면 어떨까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9-02-0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네요,

잎싹 2009-02-03 23:47   좋아요 0 | URL
태은어머님, 하늘바람님~
요즘 알라딘에서 통 친구서재구경가기를 못했는데, 덕분에 예쁜 님의 서재에 잠시 다녀왔어요. 유아에 대한 책이 많더군요. 가끔씩 시간나면 보러갈게요.

프레이야 2009-02-0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그림 참 좋아요. ^^
소아우울증,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아예 눈치 채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특히 요즘처럼 맞벌이부부가 많고 혼자인 경우가
많은 아이들한테요. 스트레스는 좀 많겠어요, 요즘아이들.

잎싹 2009-02-04 18:3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은책 같아요.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해요.

소나무집 2009-02-0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이 책으로 아이들이랑 수업 한 번 해보려고 생각중이랍니다.

잎싹 2009-02-04 18:39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오랫만이세요.
아이들과 늘 좋은 수업많이 하시는 모습이 참 귀하십니다.
괜찮은 책 같아요. 곧 보물창고에서 우울증에 대한 비슷한 책도 출간하실 모양이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