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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걸어가요
이선주 글.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7월
평점 :
"누군가 걸어가요."
꽤 의미있는 제목이다. 그기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그림들과 함께 독자의 상상력을 요하듯 짧게 함축한 문장이 만나 이루어진 그림책....
얼핏보면 쉽게 넘어가는 그림책이지만, 생각없이 그냥 쉽게 읽고 넘겨서는 도대체 뭘 말하는 건지 모를 그런 책이라고 할 수있는.... 하지만 그렇게 단정지어버리기에는 뭔가 보물이 숨어있는 듯한 그림, 방금 막 누가 그린듯한 그림들이라 다시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서양화를 전공하셨고, 본인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첫 그림책이라니 감회가 남다르실 듯한 '이선주'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여행’이란 주제를 세밀한 그림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표현하고자 했단다. 그래서인지 참 독특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 우리인생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림책의 한 귀퉁이에는 한 소녀가 계속 나온다. 그래서 우리가 마치 자신의 삶을 적당한 거리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는 듯하다.
누군가 걸어간다. 그 누군가가 친구와 재미있게 논다. 그 친구들은 역사속의 인물들이나, 작품들, 책속에서 만나는 과거의 유물들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시냇물을 건넌다. 또 누군가는 불을 밝힌다. 과거에 역사의 불을 밝혔던 아인슈타인, 모차르트.....같은 인물들이 가신 발자취를 따라가며 말이다. (이대목에서는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누군가는 폭풍을 만나기도 한다.휘파람을 불며 걸어가는 누군가도 있다. 제각각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하며, 인생이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끝에서 완성되어지는 작품의 주인공처럼 인생이란 여행길이 힘든일도 있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주인공처럼 그림책 마지막 장면에 손을 흔들고 서있는 여행복 차림으로 손을 흔들고 선 해맑은 소녀의 미소가 참으로 싱그럽고 희망적이다.
글은 많이 없고, 짧은 문장들 몇 줄이 대부분이며, 그림도 거의 간결하지만 그림책 마지막 앞장의 붓을 든 화가가 마치 인생이란 아름다운 정원을 그린듯한 그림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냥 한번 읽고 마는 그림책으로 끝내지 말고, 아이들과 '누군가 걸어가는 ...' 그 길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어보며 읽어보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이끌어 줄 수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본 나, 혹은 그 누군가의 아름다운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넌 누구니?”
‘누군가’의 이름을 지어 볼까요?
가족, 친구, 좋아하는 그 무엇이든지…….
자신의 이름도 괜찮겠네요.
자, 준비됐나요?
누군가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 p.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