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이다. 새해 첫 출근길 전철은 한산했다. 샌드위치 금요일이라 휴가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회사도 아직 휴가 중 빈자리가 조금 보인다. 그러나 나는 하반기 결산 페이퍼를 쓰기 위해 작업실에 출근했다.....(엥?) ㅋㅋㅋㅋㅋ 사실 그건 아니다. 이 페이퍼는 연말에 다 써두긴 했었다. 근데 나는 12월 31일까지 책을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아니 뭐 매해 그렇습니다), 그중에서도 왠지 베스트가 나올 것 같아서 이 페이퍼를 연말에 올리지는 않았다.
아무튼, 예전에도 그랬지만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는 것, 딱히 체감 되지는 않는다. 시간은 이어지고 있으니까. 돌아보니 2025년은 딱히 좋았던 해 같지는 않다. 커다란 상실이 있었던 해. 2025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내가 둘째 고양이를 잃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 그런데 녀석은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렸고, 녀석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두 녀석이나 새로 데리고 왔고....(쿨럭) 그렇게 인생은 흐른다.
2025년에는 191권을 읽었다. 11월에 가장 많이 읽었는데, 북적북적앱 11월에는 캐릭터가 삼겹살이 되기도 하고(우아! 놀라워라), 와인병이 되기도 하더라. 매달 늘 식빵이 정도에서 멈췄는데 삼겹살/와인병 되니까 신기해서 캡쳐도 했었다능 ㅋㅋㅋㅋㅋㅋ

2025년 하반기에 좋았던 책들....(되도록 2025년에 출간된 책에서 골라보려고 애썼다) 상반기 리스트를 보고 싶은 분은 클릭.
문학
2024년에 이어 여전히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다. 읽어도 크게 감흥이 남은 작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래도 그중에서 골라보자면.
김안나, <어느 아이 이야기>
별 기대 없이 읽다가 막판에는 으아!...했다. 초반에 좀 지루한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건조한 보고서 형식이 이어지는 부분은 더욱)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더니, 도대체 왜? 하는 생각과 함께 ‘대니’의 생부는 과연 누구인가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까지 든다. 같은 소재를 다뤄도 다른 방식&관점으로 말하면 이렇게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구나, 그래서 역시 문학이지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글자 수 제한 때문에 100자평은 줄여서 올렸는데 원래 끼적인 감상은 이렇다. ‘이 세상에 흩어져 있는 뿌리 없이 중생’ 영원한 이방인들의 고통과 상처로 얼룩진 삶. 다른 인종의 피가 흐르는 아이를 낳은 젊은 두 여성(‘캐럴’과 ‘Ha’)의 삶이 교차하며 그려진다. 인종과 국가, 국가 간의 경계 이런 것들은 개인에게 어떤 지문을 남기는 것일까. 그토록 건조하고 경멸에 찬 느낌마저 주던 보고서가 막판에 달라지는 것을 보면 뭉클하면서도 참.... 인간은 측정이 가능한 존재인가? 인간의 거죽은 인간의 영혼과 연결돼 있는가?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그러니까 인종차별/우생학... 더불어 나치의 만행 같은 것들까지도 담긴 수작이다. 이런 소재 뻔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라. 아닐걸?
‘밀리의 서재’에서 읽었는데, 밀리에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통 밑줄이었는데, 종이책으로 읽었으면 이걸 언제다 옮기나...? 한숨 쉬었을 듯. 밀리는 복사해서 옮겨두면 좋아요...
어떻게 인간을 측정하는가? 존경심으로? 아니면 헌정하는 마음으로? 아니면 절대적 정확성으로? 숫자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심으로? 숫자를 모독하는 자에게 고통이 있으리니, 그는 객관성을 어긴 것이다. 그런데 이 측정을 통해 알게 되는 건 무엇인가? 이 수치들은 무엇을 밝히는가? 인종의 영혼을? 인간의 거죽이 인간의 영혼과 연결돼 있다고, 아니, 아니다, 단순히 연결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거죽이 그 인간의 영혼을 직접 지시하는 것이다. 이 테제를 요약하면, 우리는 피부와 눈의 형태와 입술의 두께 및 너비와 콧구멍의 형태로부터 영혼의 사본을 보는 것이다. 귀스타브 르봉이 19세기 말에 주장했듯이, 모든 영혼은 정신의 지형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정확히 그의 해부학적 지형과 똑같이 확정되어 있다. -<어느 아이 이야기>, 지은이 | 김안나 - 밀리의 서재
존 밴빌, <오래된 빛>
내겐 2025년 ‘올해의 문학’이다. 인간이 소설을 왜 읽는가 생각해 보면 ‘이야기’때문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랄까. 나는 특히 더 그런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스토리만이 중요하다면 장르소설을 읽겠지...만 나는 장르소설에서는 재미를 못 느낀다(오히려 지루해 죽을 것 같음). 왜냐면 결국 문학은 문체가 중요하니까. 그런 점에서 존 밴빌은, 문장이, 표현이 정말 어쩜 이래?! 오랜만에 정말 제대로 쓰인 문학을 읽는 기분이었다. 오죽하면 다 읽고 나서 원서 전자책 찾아서 문장을 개처럼 훑었다... 미시즈 그레이의 “내 생각에 너는 이제 집에 가야 할 것 같아.”(p.321) 이 문장도 잊히질 않는다.
내가 평생 사랑했던 아우라 넘치는 모든 여자는, 지금 나는 사랑했다는 말을 가장 넓은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나에게 자신의 자국을 남겼다. 옛 창조의 신들이 진흙을 빚어 우리를 만들었을 때 인간의 관자놀이에 엄지 지문을 남겼다고 하는 것처럼. 바로 그렇게 나는 내 기억의 밑면에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긴 나의 여자들-그들 모두를 여전히 내 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각각의 특정한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거리의 분주한 군중 사이에서 밀 색깔의 머리카락으로 덮인 머리가 멀어져가는 모습, 혹은 위로 올라간 늘씬한 손이 특정한 방식으로 흔들리며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이 흘끗 눈에 띄곤 한다. 호텔 로비의 맞은편에서 짧은 웃음소리 한 토막 또는 귀에 익은 따뜻한 억양으로 말하는 단어 딱 한 마디가 들리곤 한다. 이런저런 것을 만나는 순간 그녀는 그곳에 있다. 생생하게, 덧없이. 그러면 나의 심장은 늙은 개처럼 기어올라와 그리움에 잠겨 컹컹 짖는다. (pp.147~148)
“이런저런 것을 만나는 순간 그녀는 그곳에 있다. 생생하게, 덧없이. 그러면 나의 심장은 늙은 개처럼 기어올라와 그리움에 잠겨 컹컹 짖는다.”
미쳤어... 정말.
하인리히 뵐, <여인과 군상>
지만지 책값 더럽게 비싼데, 가끔 이렇게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보물 같은 작품이 있다. 그래서 외면할 수가 없어. 뵐의 이 책도 그렇고 지난해 하반기 좋았던 책으로 꼽은 크리스토프 하인 <호른의 죽음>도 그렇다. 비싼 책값, 그 가치 이상을 하는 지만지 만의 (가끔) 특별한 책들. 국내에서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로 더 널리 알려진 하인리히 뵐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이 <여인과 군상>이다. <카타리나...>도 좋지만 이 작품은 더욱 좋으니 뵐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라...(만 <카타리나>에 비해 압도적인 두께와 압도적으로 비싼 책값이 부담스럽기는 하겠구나). 자본주의,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많은 부를 갖는 것이, 탐욕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 인간에게는 정말 그것만이 전부인가? 인간답게 산다는 어떤 것인가 잠깐이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작품.
아서 밀러,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캬, 역시 아서 밀러. 이 작품도 미쳤어. 질투와 배신, 포비아적 감정에 대한 묘사 등 인간 내면의 강렬하고도 복잡한 심리와 욕망, 끝내 그 욕망으로 인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솜씨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아서 밀러, 이 작품도 필독!(지만지 종이책 비싸다고 여겨지는 분은 전자책도 있어요....) 얼마전 페넬로페 님이 지만지 관계자냐고 물으셨는데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지만지에서 제가 쓴 문구 자기들 홍보문구로 써도 되느냐고 물어온 적은 있어서 허락한 적은 있습니다만.
저스틴 토레스, <암전들>
문학에서 기교가 심하면 좀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기교가 오히려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고 보는 편. 그런데 <암전들>은 달랐다. 이런 방식으로 역사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던 퀴어들의 목소리를 되살릴 수도 있구나, 퀴어 문학도 이렇게 진보하는구나 소름 돋았던 작품. 20세기 초 퀴어 사회학자 잰 게이가 실제 퀴어들로부터 수집한 인터뷰를 담은 연구서 <성적 변종들: 동성애 패턴 연구>를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를 교묘히 뒤섞으면서 침묵을 강요당한 존재들의 목소리를 되살린다.
미시마 유키오, <우국·한여름의 죽음 외 22편>
좋아하지 않는 작가가 틀림없는데도 계속 작품은 찾아 읽는 것을 보면, 참 미치도록 잘 쓰는 작가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듯. 데뷔작부터 마지막 대표작까지 미시마 유키오가 직접 선별한 22개의 작품이 실렸다. 열여섯에 썼다는 첫 작품 <꽃이 한창인 숲> 읽으면서 감탄하면서도 좌절했다(그래, 나여, 소설은 이제 쓰지 마.......). <우국>을 읽다 보면 왜 한국의 신모작가가 표절의 충동&욕구를 끝내 참지 못했는지 절로 알게 된다.
헨리 제임스, <보스턴 사람들>
“도대체 올리브의 성별은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이래서 헨리 제임스를 끊을 수가 없어! 19세기 작품에 페미니즘/가짜페미니즘/반페미니즘/미소지니/젠더 문제 다 담겨 있다. 읽고 나면 씁쓸한 기분인데도 별 다섯을 줄 수밖에 없었던 작품.
체사레 파베세, <아름다운 여름>
특별할 것 없는 여름, 한때의 사랑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는 체사레 파베세의 십 대 소녀 빙의가 너무 완벽해서였을까. 지니아의 나머지 이야기들도 듣고 싶구나.
로베르트 발저, <장미>
온 세상이 소음이다. “단지 소리가 크기 때문에 성실하다고 간주되는 것은 표면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증거”(<장미>, p,117)라고 쓴 로베르트 발저. 이런 세상에서 발저를 읽는 일은 낯선 경험이다. 쓸모없음에 시간을 들이는 또 다른 쓸모없음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이런 세계에서 발저를 읽는 일은 내 영혼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서 방황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단, 아직 영혼이 살아있다면…. 나 스스로 욕심이 많아진다고 느껴질 때면 발저를 펼쳐 읽는다.
토머스 하디, <이름없는 주드>
올해의 고전. 서가에 이름없이 꽂혀있던 주드, 이제야 읽고서 ‘역시 토머스 하디!’를 외친다.
비문학
아쉴 음벰베, <죽음정치>
2025년 하반기 책 중 베스트... 2025년 올해의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저 아래 저 책에 밀려서 탈락! 그러나 아무튼 매우 흥미롭게 충격적으로 지적인 자극을 받으며 한 번 읽기를 마쳤고, 재독, 삼독을 위해 책장에 꽂아둠. 프란츠 파농과 함께 재독해야지....
주디스 버틀러,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랴>
올해는 드디어 버틀러의 <젠더트러블>을 다 읽었고! 이어서 이 책도 읽었다. ‘젠더’라는 말만 입에 담아도 공격받는 시대, 누가 도대체 젠더를 두려워하는가?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한 책. 이 책은 쉽습니다요. <젠더트러블> 읽다 떨어져 나간 이들이여, 이 책부터 도전해 보심은...?
수잔 손택, <여자에 관하여>
손택의 읽지 않은 산문들이 내 곁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이영은, <제국의 어린이들>
일제강점기, 한일 두 나라 어린이들의 글을 비교해 역사적 접근을 한다는 시도가 독창적이었고 그렇게 해서 살펴본 결과물(역사적)도 꽤 의미 있었다. 일단 나는 글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어린이들이 쓴 글을 정말 정독했는데, 그 시절 어린이들이 이토록 글을 잘 쓴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며... 기술은 발달할지언정 인간(정신)은 정말 퇴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제임스 우드,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100자평에 내가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았으므로, 다시 옮겨 본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은 한결 애틋한 마음으로, 문학을 잘 모르는 사람은 그 세계가 궁금해져서, 한때 사랑했으나 문득 문학과 멀어졌던 사람은 다시 그리운 마음으로, 문학이 아닌 책을 읽던 사람은 그 책을 내려놓고 소설이 꽂힌 서가 앞에 당장 서성이게 만드는 제임스 우드의 글들.” 이 책 읽고 나서 책장에 꽂혀 있던 벤빌 <오래된 빛> 읽었으므로 이 책은 더 만점.....!
사라 아메드, <행복의 약속>
이 책도 정말 구구절절 너무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결혼하고 재생산하고 등등 정상성에 기반한 평범한 삶을 꾸리면서 그 주어진 삶이 행복이려니 착각하며 살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느꼈다.....(엥?) 당신들의 눈엔 불행할 삶이라서 햄볶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사라 아메드 책 다 읽을 예정! 크릉.
로베르 브레송, <브레송이 말하는 브레송>
브레송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언어를 윤진 번역으로 읽는다. 이보다 완벽한 순간이 있을까. 검은 장정마저 아름다운. 그 안에 담긴 생각들은 더 아름다운.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뭉크를 읽는다>
화가에 관한 책은 대상 화가의 생애와 작품을 엮어 쓰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뭉크를 읽는다>는 좀 특이한 책이었다. 저자인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가 직접 뭉크 전을 기획/전시하게 되면서(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도 고정관념을 깬다) 뭉크에 관해 연구하며 알아가게 된 사실 및 작품에서 저자가 느낀 점들 위주로 서술해 나간다. 특히 뭉크와 관련 있는 여러 예술가들을 만나 직접 그 인터뷰를 실었다는 점도 특별했다. 그렇게 직조한 뭉크의 모자이크는 이미 알려진 것들도 또 새로운 것들도 많았다. 저자가 이 책을 마무리하는 방식도 특별했는데 내가 그 심정을 알아서 그런 걸까, 손에 땀을 쥐면서 응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비언 고닉,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크하, 이 책 정말 좋았다. 읽었을 당시도 좋았지만 지금 돌아보니 이 책은 완전 사랑에 폭 빠졌다가 그 사랑과 헤어진 후의 상실, 후회, 미련, 아련, 이불킥 등이 다 담긴 책이잖아! 고닉 책 다 모으겠다고 외쳤던 나는 대부분은 팔았는데 오히려 이건 갖고 있다는......
디디에 에리봉,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2025년 12월 31일을 앞두고 급박하게 출간된 책, 급박하게 주문해서 12월 31일 읽기를 마치고 하반기의 책, 2025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 디디에 에리봉, 어쩜 이렇게 뛰어난 통찰력과 글 솜씨를 갖추었을까! 현기증 나게 좋았다.... 부르디외, 아니 에르노, 디디에 에리봉. 당신들은 보석 같은 계급탈주자자들일세.
올해의 아쉬움
<우는 나와 우는 우는>, <뜻밖의 우정>
장애와 노년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두 진솔한 에세이집을 그냥 탈락시키기엔 뭔가 아쉬워서 일단 한번 읽어보시라고 살짜쿵 올려봄
올해의 원픽은.......
디디에 에리봉,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한 구절 와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 부디 <랭스로 되돌아가다>와 이 책을 읽지 않은 알라디너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에리봉의 저작을 아직 안 읽은 분들은 <랭스>부터 읽기를 추천합니다.
그러고 보니 2025년 상반기에 가장 좋았던 책도 에리봉의 <랭스로 되돌아가다>
하반기에도 디디에 에리봉...
2025년은 에리봉 만세!
그나저나 우리 푸코. 12월 31일 중성화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수술 전 12시간 금식해야 해서 전날 저녁 8시부터 온 가족이 다 함께 금식! ㅋㅋㅋㅋㅋㅋ 했는데 아니 이 녀석 밥과 물이 풍부히 넘쳐흐르던 이 집에 무슨 일? 아무리 돌아다녀 봐도 밥과 물이 보이지 않자 당황해서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울부짖기 시작.

"밥 업떠요...?"

"밥 달라냐옹...."

"이게 무슨 일이냐 집사야! 밥이 없다구!"

"밥줘...이잉이이잉......."

"헉!! 무서!" 나는 왜 그 앞에서는 작아지는가........
그런데 이눔이 갑자기 이렇게 쪼그라든 이유는 바로 망태할아버지... 아니고 망태형아 등장에 놀람 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가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존재가 3호다. 3호는 워낙 낯가림이 심한 녀석이라 아직도 푸코 한나한테 하악질 중... 어느 날 푸코가 그런 3호를 개무시하고 다가갔다가 크게 혼쭐이 난 적이 있어서 그때부터 3호는 푸코한테 망태형아가 되었다. 푸코가 말 안 들을 때마다 “이눔! 망태형아 온다!” 한다는 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어쩜 좋아. 하필이면 12월 31일에...우리집 진짜 막냉이 우리 쪼꼬미 우리 딸래미 한나가 발정이 오고 만 것이었는데....(냥이 강쥐 많이 키워봤어도 발정난 거 처음 봄.... -_-;;;;) 아니, 왜 도대체 벌써!!!? (집냥이들은 영양상태가 좋고 집이 따뜻해서 발정이 일찍 오기도 한단다....) 그날 당장 수술하려고 했더니 암컷은 발정 났을 때는 부작용이 많아서 수술 못한다고... 이번 발정이 끝나야지만 가능하다고 한다. 헐.... 근데 우리 한나가 꽂힌 대상이 누구냐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가 아니었다.
우리 망태형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필이면 망태형아, 망태오빠한테 꽂혀서 ㅋㅋㅋㅋㅋ 연신 구애작전 중인데 망태형아는 그런 거 극혐해서 하악질에 도망 다니기 바쁘고... 으아........ 자냥 하우스는 한나의 발정난 콜링 소리와 함께 새해가 밝았다 한다. ㅜㅜ 한나야 빨리 끝내...... 제발.....
근데 3호는 원조막냉이(6호)도 좋아한다.
2호가 고양이별로 떠난 후로 마음 둘 곳 없는 6호는 3호한테 허구한 날 애정 표현 중인데 우리 3호는 쳐다보지도 않음. 아
미쳐. 3호는 우리 집 수컷들 중에 가장 바보 같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암컷들의 애정은
다 받고 있네....? 근데 얘들아, 3호는 집사들만 좋아하지 고양이들은 좋아하지 않아.... ㅠㅠ 아직도 자기가 크면 사람
되는 줄 알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가폭발 울집 3호 망태형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새해 복많이 받아라냐옹.... 재미난 책 많이 읽는 한해 보내라냐옹..."
딴데 보는 거 아님. 세배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