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빌려줄래?>를 읽었을 땐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조금 실망했는데, 얼마 전 페넬로페 님의 글을 보고는 아, 이 책을 이렇게 재미나게 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졌다. 페넬로페 님의 '내 책장의 책들'포스팅 속 질문을 가져와서 나도 답해봤다. 우리 책 환자들은 또 이렇게 남들이 어떤 책 읽는지 보기 좋아하잖아요?

 

1.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던 책

 

무척 많아서 꼽기 힘들지만, 최근 책 위주로 답해보자면,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읽고 있는데 이거 무지 재밌다. 너무 생생하게 잘 써가지고 책장이 휘리릭.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페미니즘, 인종차별, 가부장제, 데이트폭력..... 뭐 다 들어있는데, 이걸 또 이렇게 재미나게 범벅을 하네? 현재 절반쯤 읽었는데, 여기까지는 어떻게 보면 미드 엘 워드(The L Word)’ 흑인버전 같기도 하다. 밤에 이 책 붙잡으면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이러면서 계속 읽고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 책 대부분이 흥미진진하지만, <초조한 마음> 이 책은 정말 와... 너무 흥미진진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음. 이 책 읽어본 분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아실 듯. <레베카>도 빼놓을 수 없다. 애트우드 여사 책도 무지 흥미로운데, 특히 이 <그레이스> 대박이다. 영화로 만들어도 아주 흥미진진할 거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넷플릭스에 드라마로 나온 게 있더라. 원작의 감흥을 망칠까봐 차마 드라마는 못 보고 있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도 꽤 인기 작가가 된 줄리안 반스. 그런데 말이죠. 여러분, 반스의 진짜 흥미진진한 작품은 이 책입니다. 반스의 최고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재미로만 따지면 톱 중의 톱. 이거 정말 재미나요. 근데 품절이네?

 



어린 시절 나의 명작. 성인이 되어 읽어도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이 책에 그렇게 빠졌던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니, 뭔가 현실 탈출해서 신분 상승(?)하고 싶은 욕구를 채웠던 거 같기도.

 

 

2. 펴볼 엄두가 안 난 책

 

<성경>. 서양 문학 더 잘 이해하려고 읽어보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걸 하고 있는 다락방 님 존경합니다.

 


책은 하나씩 모으고 있어요. 그렇지만 과연 언제 읽을지? 이걸 읽으려고 감옥에 갈 수도 없고. 자매품으로 <율리시스>도 있습니다.

 


책은 정말 좋다. 좋아, 그런데 이 책 ㅋㅋㅋㅋㅋㅋ ...크기가. 이 책 갖고 계신 분들은 알리라. 앉아서 들고 읽거나, 누워서 들고(????) 읽는 거 절대 불가능한 크기. 여러분 가방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 그래서 고이 모셔만 두고 있는 책

 


내가 갖고 있는 벽돌책 중 하나. 호기롭게 샀으나, 서론과 1장 읽고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다. 자꾸 다른 책에 밀려서 다시 펴볼 엄두가 안 나는 책. 조만간 완독하고 싶다.

 



이것도 호기롭게 사놓고 중간에 다른 책 읽고 싶어질 거 같아서 도저히 펴볼 엄두를 못 내고 있다.

 

3. 친구가 준 책
















예전에는, 그러니까 대학 때쯤엔 책 선물을 종종 받았다. 선배나 후배 같은 먼~ 사람들에게. 그러나 내가 책 취향이 까다롭다는 것을 아는 친구들(그 정도로 가까운 친구들은)은 섣불리 책을 선물하지 않는다. 자기 책장을 정리하다가 버릴 책 중에 내게 혹시 관심 있는 책 물어봐서 넘기는 일은 가끔 있다. 그런 것들 중에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마르케스 자서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가 기억에 남는다. 친구는 내가 중남미 환상문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내가 언젠가 읽을 것임을 알고 넘겨줌.

 



이건 정말 내가 받은 책 선물 중 가장 인상 깊다. 제주도 여행 전에 후배가 선물한 책인데, 국내 에세이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이 책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시큰둥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줄줄 울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김영갑 갤러리 직접 가보고는 더 폭풍 오열. 김영갑 갤러리는 그 후로도 두 번인가 더 갔다. 그리고 급기야 이 책까지 삼.





4. 읽으려고 무진 애썼던 책

 



최근에는 이 책이 생각난다. 좋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나, 나는 너무 재미가 없어가지고 진짜 꾸역꾸역 읽음.

 



아 정말 마가 꼈는지.... <마의 산> 1권만 지금 몇 번째인지.... 다음에 읽을 땐 1권은 벌써 몇 번 읽었으니까 2권부터 읽겠음. 그런데 벌써 1권 기억 희미...


 


폴스타프 님이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에서 재미있는 책 소개해주고 있는데, 재미없는 책으로 꼽으면 아마 이 책이 1위가 아닐지. 지겨워서 책 찢고 싶은 심정이 든다. 하지만 완독한 나 정말 장해.

 


5. 어째서인지 두 권이 있는 책(본 책에는 세 권)

 















<전망 좋은 방>, <타인의 고통>, <하워드 진, 역사의 힘>-  이 책들은 우리 집에 2권씩 있다. 지금으로부터 한 8년 전 현재 애인하고 본격 연애 시작할까말까 할 그즈음에 내가 이 책 세 권을 선물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이다. 그날 같이 술을 마시다가 내가 이 책을 꺼내서 선물했더니 눈이 커지면서 깜짝 놀라던 그 사람. 나중에 이야기했는데, 이런 책 선물하는 사람이라서 나한테 완전 더 반했다더라고. 아 진짜 쑥스럽구만. 그날 우리가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거 같다. 암튼 그리하여 현재 동거인이 된 바람에 이 책은 집에 2권이 되었다는. 살림 합칠 때 겹치는 책들은 팔거나 미련 없이 버렸는데, 이 세 권은 우리의 역사라서 도저히 버리거나 팔 수 없었다. 미련 없이 버린 대표적인 책이 사르트르의 <구토>. “이 책 보기만 해도 토 나온다하면서 알라딘에 팔 생각도 안하고 버렸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모든 책

나쓰메 소세키 작품을 좋아해서 빠짐없이 다 읽었다(소설만이 아니라 산문집도 포함). 여러 출판사 판으로 각각 갖고 있다. 그런데 몇 해 전 현암사에서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 나왔다. 이걸 어떻게 안 사. 그래서 다 구매. 그러다 보니 소세키 책은 우리 집에 2, 심지어 3권인 책도 있다.

 


전자책으로 구매해놓고, 책꽂이나 책상에서 보이지 않으니까 없는(안 산) 책인 줄 알고 종이책으로 또 샀다. 종이책을 기쁘게 책꽂이에 꽂아놓고는, 어느 날 전자책 리더기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의 경악이란....!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둘 다 아직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이란...! 나만 그런 거 아니죠?

 

6. 내 생명을 구해준 책


6.25 전쟁 참전 시 적의 총알이 내 가슴을 뚫고 가려했으나 가슴팍에 있던 <성경> 때문에 내가 살았....... 이런 책을 뜻한다면 사실 그런 책은 없다. 더 넒은 의미로 나를 살린 책 뭐 이런 걸 생각해 본다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가 있다(지금 애인 말고 그 전 사람). 진짜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 보니 사랑에 관한 책을 찾아 읽게 되더라. 이 책의 원제는 <All About Love> 내가 읽은 책은 절판되었고, 새로운 판 <올 어바웃 러브>로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로 선택한다는 것. 아무튼 그때 그 사람하고는 헤어졌지만, 잘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벨 훅스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내겐 큰 의미가 있는 책.
















지금 애인하고 초창기에 무지막지 싸웠다. 내 안의 괴물이 마구 튀어나오던 시기. 내가 말을 참 못되게 한다고 하더라. 사실 맞다. 지금 애인은 진짜 선한 사람이라 상처 주는 말을 잘 못한다. 그럼에도 싸우다 싸우다 거의 관계가 파탄 날 즈음, 나한테 뭐가 문제가 있는 걸까? 고민하다가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사 읽었다. 책을 읽은 후 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래도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말투는 좀 깨달았다고나 할까. 애인은 이런 책을 찾아 읽는 나를 보고는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감동했다고 한다.

 















아주 우울하던 시기가 있었다. <길 위의 생>은 나쓰메 소세키의 가장 자전적 작품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틀림없는 인물 겐조’, 그의 인생은 정말 절망적이기 짝이 없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중 제일 어둡고 비참한 작품이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묘하게도 위로받았다. 그에게도 이런 삶이 있었는데도, 꿋꿋하게 살아가지 않았는가 싶었다. 요즘도 가끔 지나치게 삶이 버거워질 때면 이 책을 들춰본다. 이 책은 요즘 <한눈팔기>라는 책으로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다.

 

7. 친구에게 빌려준 책



빌려주고 못 받은 책은 거의 없다. 내 친구들은 내가 책에 대해 엄청 까탈스럽게 군다는 것을 알아서 빌려 가는 일도 드물지만 빌려도 재깍재깍 돌려준다. 그런데....! 내 애인의 친구였던 그 인간....!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친구였던에 있다. 애인도 관계를 끊을까 고민했던 인간이기에 꽤 오래 전에 절연했다. 근데 그 인간이 우리 집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 책을 빌려가서는 안 가져왔다. 애인도 기억 못하는 걸 난 기억한다. 한다고!!!! 우리 집에 이 책이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버전으로 있으니 용서한다. 근데 그 인간은 이 책 읽지 않았을 게 틀림없다.



8. 매일 밤 읽다가 잠드는 책



특별히 밤마다 들춰보는 책은 없고, 매일 밤 책을 읽다가 잠들기는 한다. 책을 들고 읽다가 스르르 잠에 빠져서 책을 떨어뜨리는 일 비일비재. 요즘은 앞서 말한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읽다가 잔다. , 이 책은 너무 재미있어서 책 읽다가 잠들어서 떨어뜨린 적 없음.

 

9. 내가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책

 


수잔 손택의 <강조해야 할 것>을 읽고 그처럼 에세이를. 글을, 쓰고 싶다고 간절히 열망하던 시기가 있다. 지금도 뭐 그렇기는 하다.















 


카포티, 체호프, 제임스 설터 이들처럼 단편을 쓰고 싶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ㅏㅏㅎ하하하하하하 ㅠㅠ

 

10. 내 인생을 바꾼 모든 책

  


강준만, <김대중 죽이기>

대학교 1학년 때 사귀던 애가 자기 숙제를 내게 부탁한 적이 있다. 나는 책도 많이 읽고 리포트도 잘 쓰니까 제발 이 책 한 번만 읽고 대신 리포트 써주면 안 되겠느냐고. 지금 같으면 안 해 줄 텐데, 그땐 나도 뇌가 덜 자라서 빻았던 시기라 그런 부탁을 받고도 흔쾌히 해준 것 같다. 그렇게 처음 만난 강준만. 사실 우리 부모님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나이대 보수당 지지자들이고, 김대중과 더불어 전라도를 괜히 싫어하는 그런 집안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그러려니 자란 나에게 이 책은 센세이션이었다. 그 후로 강준만 책을 많이 찾아 읽은 것 같다. 이와 비슷한 계보의 강준만 책으로 <노무현 죽이기>, <이문열과 김용옥>, <문학권력> 등이 있다. , 그때 그 애 말로 리포트는 A+ 받았단다.

 















<강준만 죽이기>에 이어서 이 책들도 대학교 1학년 때 읽었다. 지금까지 내가 받아온 교육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해준 책. 이 책을 시작으로 기존의 관점과 좀 다르게 쓴 책들을 스스로 많이 찾아보게 된 것 같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이 책은 내가 내 성향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꼽고 싶다.

 



이 책은 왜 절판이 되었을까. 요즘 다시 읽고 싶기는 하다. 요즘 대학교에서는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거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총여학생회. 대학 1, 2학년 때 총여학생회 회장이었던 우리 과 선배한테 반해가지고 총여학생회실을 제 안방처럼 삼아(실제로 술 먹고 잠도 많이 잠... -_-)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그 선배가 권해줬던 이 책. 언제나 추억에 잠기게 해주는 책이면서, 내게 페미니즘 관점을 심어준 첫 번째 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무튼 알라딘 여성주의 책 읽기 모임 응원합니다. 제가 비록 강제로(?) 스케줄 따라 책 읽는 것을 싫어해서 그 모임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뜨겁게 응원하고 있어요.

 














내가 읽은 책은 2쇄 째 찍은 판본. 정희진 쌤 강연을 처음 들으러 가서 그 자리에서 샀다. ‘안다는 것은 상처받는 것이라는 말. 어찌 잊을 수 있을까. 15주년 기념판 사고 싶으다.....

 



10대 때 이 책을 읽고 소설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느꼈던 것 같다. 황순원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랬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가슴이 시리게 아름답다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11.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가장 야한 책




이건 제가 덧붙여봤습니다. 우리가 또 이런 거 좀 좋아하지 않습니까? 쿨럭; 저도 야한 책 꽤 좋아하는데, , 사드 <소돔 120>만 한 책이 없습니다. 이 책은 내가 10대 시절, 서점에서 처음 판매되었는데(1992년 초판이 새터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바로 판금됨), 미성년자는 살 수 없었다. , 그런데 어떻게 읽었느냐면 훔쳐서..... 아 진짜 그때는 단짝 친구랑 서점에 자주 갔는데, 내 단짝 친구가 내가 책 좋아하는 걸 알아가지고 책을 종종 훔쳐 줬다. 아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도 둘이서 함께 서점을 갔는데, 내가 이 책을 보고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을 이 녀석이 언제 캐치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날 서점을 나왔더니 이 녀석이 자, 하면서 내게 이 책을 건네준 게 아닌가. 그날 집에 와서 엄마 몰래 이 책을 방에서 열심히 읽었는데, .... 신세계..... 난 인간이 이렇게 드러운 동물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 너무너무 충격적이고 야해서 읽다가 속이 미식미식... 그래서 결국 토했다. -_- 훔쳐 준 친구의 성의를 생각해서(??) 다 읽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내 정신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해서 며칠 뒤에 갖다 버렸다. .... 암튼 이 책 최고..... <소돔 120>2000년에 고도출판사에서 다시 나왔고 가장 최근에는 동서문화사에서 출간된 듯하지만. 다시 읽고 싶지는 않다. 누가 훔쳐줘도 안 읽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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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2-17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근데 민음사 추천 글 쓰는데 이틀을 잡아 먹었어요! 아주 속이 터집니다.
내 말 좀 들어봐... 재미 죽입니다만, 그래도 대표작은 10 1/2 라고 주장하고 싶은데 그럼 한 대 맞아야 하나요? ㅋㅋ
마의 산...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근데 어쩌자고 저걸 고딩 2학년 때 읽었는지. 한 번 더 읽어봐야 하나, 저도 고민 중입니다.
질투... 바나나 나무하고 자동차 생각만 납니다. 눈알 빼고 현미경 가져다 박으면 이런 책 쓸 수 있을지 모르겠더군요.
와, 소세키 광팬, 인정, 인정!!!
황순원, 전집을 다 읽었다는 거 아닙니까. 심지어 가지고 있기도 해요! 게다가 선생을 존경까지 한다니까요!!
소돔 120일...야하지 않더군요. 드러워요. 이걸 읽느니 차라리 야설을 읽고 말지. 야설은 가끔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2-17 15:49   좋아요 1 | URL
이런 글이 책도 넣어야 해서 은근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민음사 추천글 이틀 걸릴만합니다.
암요. 줄리언 반스 대표작은 10과 1/2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 말 좀 들어봐>는 재미면에서 톱이라고요. ㅎㅎㅎ
<마의 산> 한번 잡아들면 그 산에서 내려올 수 없다는 전설이...
황순원 전집 소장용입니다. 존경할만한 분이고요. ㅎㅎ
소돔 120일 드러워서 제가 토한 거군요. ㅠㅠ 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2-17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 백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런
뻬빠네요.

설터 샘의 단편집은 진짜 보물입니다.

전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가 최소한
3권 이상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권은
저희 독서 모임 짱님에게 진상했습니다.

얼마 전에 본가에 갔다가 또 한 권 발견
했답니다. 우와... 작정하지 않으면 쉽게
읽을 수 없는 그런 책이었던 것으로 기
억합니다.

작년에 <마의 산> 뽀갠다고 했다가
산에서 실종된...


잠자냥 2021-02-17 15:50   좋아요 1 | URL
설터의 <어젯밤>은 설터 책 중 제일 보석 같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제발트가 3권이나!! 아 그러고 보니 전 제발트 <아우스터리츠>는 읽다만 책이군요;;

<마의 산> 산에서 내려오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2-17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르테 클래식클라우드 <나스메 소세키> 기다리고 있어요~
출판사에서 올해 예정으로 올린 목록 보고.
기다리고 있는책 항목 추가해볼까요?^^
절판된 책도 기다리는게 몇 권 있는데 ㅎㅎ

잠자냥 2021-02-17 15:52   좋아요 0 | URL
기다리고 있는 책 항목 추가 재미날 거 같습니다!
클래식클라우드에 <나쓰메 소세키>가 나오는군요! 오, 제 친구 중 나쓰메 소세키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데, 그 친구에게도 알려줘야 겠습니다.

다락방 2021-02-17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거 댓글 뭐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일단,

1. 그렇지만 <소돔의 120일>은 그러니까, 흥분을 자아내는 야함, 에로틱이 아니라 좀 하드한거죠? 제가 좋아하는 에로틱, 야함은 읽으면서 저도 같이 막 므흐흣 에헤헤셋 얄랄라라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몸을 비틀어 꼬고 그래야 되는건데, 저 사드는 그렇다기보다 윽 드러, 이렇게까지, 아니 이런걸해? 이런 거잖아요? 저는 사드는 정말 ‘토할것같은‘ 야함일것 같아서 아무리 그렇게 야하다고 하셔도 패쓰입니다.

2. 여성주의 책읽기는 저야말로 뭔가 ‘읽어야한다‘고 하면 읽는거에 엄청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라서, 그 조건을 최소한 하기 위해 이 번달엔 이 책이다 정도만 가져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어떤 사람이냐면, 대학교때 과친구들이 ‘너는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구나‘ 했을 정도로 책 열심히 읽는 사람이었는데, 교양으로 문학 시간이었나, 이문열의 <선택>을 읽어와라, 중간고사는 그거 읽고 답해야 한다, 고 하더라고요. 안그래도 제가 읽으려고 했던 책인데 갑자기 그 책으로 시험 본다니까 읽기 싫잖아요? 그래서 안읽었습니다. 네.... 그리고 시험 봤습니다. 네..... 저는 이시대 최고의 반항아! 우후훗-


3. 성경은 지금 <민수기> 를 읽는 중인데요, 오늘 읽은 부분은 정말 싫었어요. 신이 전쟁 일으켜서 저 편 다 죽여라, 이래가지고 모세가 그 말을 따르고 전쟁 일으켜서 다 죽여요. 이게뭐에요. 명분 있는 전쟁은 없다는 것은 현대에 생긴 개념인겁니까? 어떻게 그래요?? 읽을수록 신이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되고 신에 대한 기대를 놓게 되고 점점 더 신은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요. 저는 성경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엇나가는것 같아요. 이시대 최고의 반항아 답게... 하핫.


4. 으앗 저도 이 페이퍼 보니까 정말 써보고 싶은데... 그렇지만 생명을 구해준 책에서 막힐 것 같아요. 그런데 생명을 구해준 책의 에피소드가 제것이랑 비슷하네요. 저는 생명을 구해줬다고까지 할 순 없지만, 사랑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사랑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랑에 관한 글을 찾아읽기는 했었거든요. 그런데 내가 혼자 공부한다고 되는 건 아닌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계속 공부할 거에요.

5. 집에 책 두 권 된 에피소드 너무 사랑스럽네요, 잠자냥 님. 저도 .. 그런 장면을 몇 번 상상해보긴 했거든요. 서재 결혼시키기.. 읽고요. 애인책 내책 해서 두권이 되면 한 권은 정리해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흘러서는 걍 두 권씩 두자 하나는 그사람꺼 하나는 내꺼 했다가 지금은 책 읽는 사람하고 같이 살지 말자.... 아니, 연애를 하지말자.....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비연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아 맞다. <질투>!! 와, 저 진짜 저거 읽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다 읽은 저를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지루한 책이었어요!! 지금은 완독했다는 사실만 기억납니다. ㅋㅋ

7. 그나저나 잠자냥 님 솔직히 말해봐요. 이 페이퍼... 좋아서 쓴 거 아니고 책 지르게 하려고 쓴거죠? 장바구니에 책 담아갑니다. 에잇. ㅠㅠ

잠자냥 2021-02-17 15:59   좋아요 2 | URL
아니, 다락방 님 일케 댓글로 하지 말고 페이퍼로 하라니까요.... ㅠㅠ 왜 요즘 바빠요?? 바쁜 거 사라지면 꼭 하세요. 페이퍼로. ㅋㅋㅋㅋ

맞아요, <소돔 120일> 야한 거 아니에요. 어린 제가 읽기에 야하다고 생각한 거지, 뭐 지금 기준에야 폴스타프 님 말처럼 드러운 거죠. ㅋㅋㅋㅋㅋㅋ <소돔 120일>은 정말 토할 거 같은 책이니까 읽지 맙시다. 우리 ㅋㅋㅋㅋ

서재 결혼시키기 이거 근데 가끔 그런 생각 들 때도 있어요. 혹시라도 헤어지면 책 나누기 거참 뭔가 굉장히 어렵겠는걸??;;; ㅋㅋㅋㅋㅋㅋ

<질투>는 진짜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 중 지루함 NO.1!!!!!

암튼 온갖 반항심에도 성경 읽는 당신 존경합니다. ㅎㅎㅎ

아니에요, 이 페이퍼 책 지르게 하려고 한 거 아니에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2-17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아요^^
일단 이 페이퍼 처음 부분에 제 이름이 떡하니 나와서요 ㅎㅎ
내 책장의 책들이라는 질문에 다른 분들은 어떻게 답할지 무척 궁금했거든요~~
다만 너무 업그레이드된 느낌에 최초의 것과 비교되네요 ㅎㅎ
그래도 최초로 제가 시도했다는데에 기쁨을 느끼려구요^^
생명을 구해준 책은 ‘사랑‘ 이라는 소재가 같아 반가웠어요**

잠자냥 2021-02-17 16:08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 덕분에 재미난 포스팅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길이가 참 업그레이드 됐지요? ㅎㅎㅎㅎ
다른 분들 것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책 환자들의 책 리스트 ㅎㅎㅎ

coolcat329 2021-02-17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번 째 책 그렇게 재밌군요! 와~~ 저도 초조한 마음, 레베카 내려놓기가가 힘들게 재밌었어요. 근데 책 빌려간 남편 친구! 저도 같습니다. 신혼 때 집에 와서 빌려갔는데 못 받았어요. 체 게바라 평전이었는데...
5번 스토리~~저도 젊을때 썸타는 누군가가 술 마시다가 이런 책들 불쑥 줬다면 아마 책을 지금보다는 많이 읽었을텐데요... ㅎㅎ 아름다운 책 추억이네요.

잠자냥 2021-02-17 16:42   좋아요 1 | URL
첫 번째 책 정말 재미나요! 추천입니다. 쿨캣 님하고 저랑 비슷한 추억이 있군요.
그나저나 왜 ‘젊을 때 썸타는 누군가‘라고 하셨어요. ㅋㅋㅋㅋ 우리 너무 늙은 거 같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2-17 16:41   좋아요 1 | URL
저는 시동생 책장에서 체 게바라 평전 슬쩍 가져왔는데 아직 모르는것 같아요^^

잠자냥 2021-02-17 16:42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 슬쩍 가져온 책 이것도 추가하시지 ㅋㅋㅋㅋㅋㅋ 체 게바라는 슬쩍 가져오고 가져가는 그런 인물이군요! 탐나는 인물? ㅋㅋㅋㅋ

비연 2021-02-17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책지름신과 만난 후, 집에 있는 <소녀, 여자, 다른사람들>을 한번 흘깃 보고 다음 책으로 소중히 지정해봅니다.
잠자냥님.. 이런 페이퍼 넘 좋은데... 왜 이리 슬픈 거죠...? ㅜ

잠자냥 2021-02-17 17:30   좋아요 0 | URL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다음 책으로 지정 좋아요~!!
이런 페이퍼 넘 좋지만 장바구니가 터지는 슬픔....ㅋㅋㅋㅋ

청아 2021-02-17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있는 책 거의 다 읽고 싶은 책이네요! 몇 권 저한테 있는 것도 있어서 그나마 좀 안심이 될 정돕니다.어제 정말 마지막이다 하고 주문했는데 오늘 진짜진짜 마지막 주문하러~😭👍♡

잠자냥 2021-02-17 17:55   좋아요 3 | URL
알라딘 책 승냥이들은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책을 주문하러 가는 것이지요. ㅋㅋㅋㅋㅋㅋ

라로 2021-02-18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돌이킬 수 있는>이 너무 재미없었어요. 저는 꾸역꾸역 안 읽고 그냥 덮었습니다.ㅋㅋ 여기서 동지를 만나다니 넘 반가움. 저는 제가 이상한 줄;; 다들 좋다고 하는데 말이지요. 저도 이 페이퍼에 대한 얘기 하고 싶은 것이 좀 있지만, 시간 관계상,,,정희진샘 15주년 샀습니다요!! 보라색 줄넘기 받고,,그런데 언제 제 품에 안길지는,,,암튼 잠자냥님 멋져요!!^^

잠자냥 2021-02-18 08:28   좋아요 0 | URL
오 저만 이상한 게 아니었군요. ㅠㅜ 물론 제 친구에게 읽어보라고 했더니 친구도 딱히 재밌었다고는 안 하더라고요. 그나마 다행;;

psyche 2021-02-18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녀, 여자, 다른사람들>은 한국 갔을 때 가져오려고 동생 집으로 배달시켜 놓았는데 후회되네요. 한국 언제 갈 지 모르는데... 빨리 읽고 싶다. ㅠㅠ

잠자냥 2021-02-18 09:46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프시케 님 발동동 하게 만들었군요. ㅎㅎㅎ 빠른 시일 안으로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읽게 되시길... ㅠㅠ

단발머리 2021-02-19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기 잠자냥님 책들을 후루룩 모아 ‘읽고 싶어요‘ 넣는데도 한참 걸렸답니다. 좋은 페이퍼 너무 감사해요.
바쁜 시간 쪼개서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려요. 다른 분들 장바구니 터지는 아픔 속에서도 다들 좋아하시는 분위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2-19 11:16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는요, 저도 쓰면서 재미났던걸요.
그나저나 정말 다들 고문당하면서 기뻐하는 듯이 장바구니에 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 2021-02-22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어마어마한 것을 읽어버렸다!!!!! 세상에, 이 황홀한 책환자 ㅠㅜ 저역시 연애 안풀릴 땐 벨 훅스.. 지금 성향을 만들어준 원전 같은 책?에 <경제성장이..>있어요. 으아!!

잠자냥 2021-02-22 13:08   좋아요 1 | URL
어머나 찌찌뽕! ㅋ 반가워라 <경제성장이...> 이 책 정말 좋은 책이죠. ㅎㅎ

- 2023-04-09 13:52   좋아요 1 | URL
나는 여기서도 벨훅스를 말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조한 마음 읽고 다른 페이퍼들 유랑하다 ㅋㅋㅋ 이 글 보고 다시 빵터집니다 ㅋㅋ 뽀리잠 ㅋㅋㅋ 소돔 120일 토한 소설 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