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건
돈도 아니고, 깡패도 아니고, 독재자도 아니고, 미친개도 아니고,
바로 냉...장...고...다.
어려서부터 기억력이 희미했던 나는
냉장고에 쌓인 무수한 재료들의 유통기간을 척척 외우고 계신 어머니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아...냉장고에서 오늘도 무수한 음식이 썩어 간다 ㅡ,ㅡ
나의 냉장고는 사실 냉장고의 탈을 뒤집어쓴 세균배양실이다.
오늘도 온갖 잡균이 유통기간을 넘긴 음식을 양분 삼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어느 미생물 연구소 못지 않으리...)
냉장고 청소를 한번 해야할틴디...
우워~ 하면 멀하나...한 달만 지나면 다시 배양실이 될 껄...
저 하얀 냉장고는 먹고는 싸악 잊어버리는
구우의 다채로운 뱃속...
그러나 가끔 내뱉어도 변함없는 그 것과는 달리
오늘도 들어갈 때와는 다른 요상한 걸 뱉어 낸다...
무른 토마토, 시어빠진 김치...근데...노랗게 단풍든 쌈채는 어찌할까나?
색만 변했을뿐 싱싱한데 그냥 먹어야 하나?
오늘도 난 고민이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