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철학자의 서재. 

철학자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명저들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까? 성찰, 사유를 도와준 철학자의 책들. 방대한 양이긴 하나, 훔쳐보고 싶은 그들의 서재. 흥분과 매력으로 다가온다. 

 

 

 

 

  

 사회적 영웅의 탄생 

공정 무역, 공정한 사회, 사회적 기업. 사람들은 올바르고 정직하며 투명한 것들에 목말라하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이익을 중시하는 신자유시대에서 사회적 기업은 입가에 웃음을 짓게하는 따뜻한 기업이다. 세계 곳곳에서 따뜻한 실천을 펼치고 있는 사회적 기업,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누구인지 자못 궁금하다. 

 

 

 

  

 희망 (리영희 산문선) 

 그는 우리나라 역사에 큰 깃발을 세웠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은 준 것은 물론, 그 영향이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글, 그의 말, 그의 행동.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가 쓴 글을 하나 하나 읽어가며, 거꾸로 시대가 된 이 시대를 반성하며 행동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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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아브람 노엄 촘스키.미셸 푸코 지음, 이종인 옮김 / 시대의창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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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71년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토론을 벌인 촘스키와 푸코. 솔직히 말하자면, 알아들을 말보다 못 알아들을 말이 더 많아, 야금야금 새겨 읽어야 했는데, 그것도 시간을 갖고 천천히 다시 되새기는 게 필요하다. 두 거장의 토론은, 역시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서로의 의견에 존중했고 모자란 부분은 세밀한 이야기로 채웠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권력, 정의, 정치 등을 아우른다.

본능적 지식, 제한된 정보로부터 고도로 복잡하고 조직된 지식을 이끌어내게 하는 도식 체계야말로 인간성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기본 구성요소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언어가 의사소통에서 차지하는 역할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사상의 표현이나 사람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도 이 구성요소가 작용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 지능이 발휘되는 다른 분야, 인간의 인지와 행동 분야 등에서도 역시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 도식 체계의 덩어리, 생래적인 조직 원리의 덩어리, 이것이 우리의 사회적, 지적, 개인적 행동을 인도한다고 보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 본성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 28p, 촘스키 

지식의 역사를 볼 때, 인간성이라는 개념은 주로 인식론적 지표 구실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 유형의 담론이 신학, 생물학, 역사학 등 어떤 관계를 맺는지 혹은 갈등 관계를 맺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인간성을 과학적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31p, 푸코 

인간성이라는 담론에 대한 이 둘의 대립보다,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정치'에 관한 담론이었다. 물론, 정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정의와 권력의 문제로도 귀결되는데, 푸코는 프롤레티아 혹인 진보 집단의 투쟁은 결국 정의가 아니라 권력을 잡으려는 행위라고 말한다. 하지만, 촘스키의 입장은 다르다. 결국, 정의를 이루어내기 위한 싸움인 것이지, 권력 자체를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이 문제는, 우리의 사회와 연결이 되었다. 결국 정의를 위한 투쟁은 권력의 획득, 권력을 가로채기 위한 싸움이라는 푸코의 말은 우리 사회에서 대중이 가진 불신과 중첩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의의 실현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에는 권력을 잡으려는 싸움이 되어버린 수많은 정치적 사건과 인물들. 촘스키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은 푸코의 말과 많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푸코의 말에 동의하게 되면 결국, 정의의 개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자체를 부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정의를 위한 정치적인 활동들이 결국, 권력을 갖기 위한 싸움이라면, 정의는 존재하지 않게 되고 정의란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만 남는 것은 아닌지.  

계급으로 나뉘지도 않고 상하로 위계가 고정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볼 때,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계급 독재 체제, 계급 권력 체제 아래 살고 있습니다. 그 체제는 폭력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강요합니다. 그리고 그 폭력의 도구는 제도와 헌법에 따른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 64p, 푸코 

계급적 권력 행사가 존재한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라는 푸코의 말을 생각해 본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싸워야 하지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집단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그 안에서 계급이 나뉘고 상하의 위계가 생기게 되면 결국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형태로 얻은 정의도 민주주의가 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 여러가지 요소와 상황들을 촘스키와 푸코의 생각을 섞어 다시 되짚어 보자니 정치, 권력, 민주주의, 정의 이 모든 것들이 명쾌하지 않다.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푸코의 입장은 이러했습니다. 우리가 현재 상상할 수 있는 것은 현대 세계의 부르주아 사회가 만들어낸 것뿐이다. 정의와 '인간 본질의 실현' 같은 개념은 우리 문명이 만들어낸 것이고, 우리의 계급 제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정의라는 개념은 권력을 잡은 계급 혹은 권력을 잡으려는 계급이 내놓는 구실에 불과하다는 거지요. 개혁가나 혁명가의 과제는 권력을 잡으려는 것이지 더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하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추상적 정의는 제기할 수도 없고 설령 제기한다 하더라도 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제기될 수는 없다는 거예요. - 177p, 촘스키 

정의를 이루기 위한 정치, 정치 안에서 생기는 권력, 권력은 또 다른 정의를 이루고 싶어 하게 하고, 결국 정의를 이루어내기 위해 다시 정치를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의 순환. 각자의 편에 서서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일까? 은폐되는 사건, 조작되어 생긴 억울함, 누군가의 죽음, 세계 평화를 담보로 저지르는 전쟁 등 많은 거짓들 안에서 '진실'은 정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는 필요하다.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촘스키와 푸코의 대화는 여러가지 생각으로 다가왔다. 각자 다른 입장과 다른 생각에서, 현실과 중첩되는 현상과 사실들이 보였고. 이것은 정말 논의되어야 할 무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지 않고, 깨지지 않은 이 이야기는 정치, 권력, 정의 등의 논의들인 인간의 본성이라는 큰 담론에 묶인다. 인간의 본성은 여러개의 가지들로 뻗어나가며, 결국은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제대로 세워야 하는 가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고, 덧붙여진 생각들을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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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을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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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보수를 넘고 변화를 꿈꾸다
보수의 이념이 아니라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제도와 관습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맹자는 정말 멋진 보수주의자였다고 할 수 있다. 흔히들 보수가 물질적 이익과 세속적 출세를 탐낸다고 하지만 진짜 보수주의자는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탐한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다른 누군가와 싸우는 전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 정체성의 닻을 내린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타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성찰한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누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실의에 빠지지 않으며 깊은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난다. <청춘의 독서> - 131p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이렇다면, 얼마나 살만 할까? 이념의 대립은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보수와 진보라는 단어의 개념을 생각하기도 전에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내가 보고 있는 소위 '보수주의자'들은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고집이 세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며, 탐욕스럽고, 막무가내다. 자기 생각이 옳다고 우기며, 누군가의 말은 듣지 않는다. 그게 보수라고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는 그들. 난 어릴 때부터 '보수주의자'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치를 탐하는 보수주의자가 많아진다면, 세상은 또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한 역사를 돌아볼 때, 우리에게 '진보'는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많은 행동과 생각을 담고 있었기에. 더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 더이상 이런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 '진보'는 변화를 말한다. 386세대들은 변화를 이끌어낸 최대의 공로자다. 그들의 치열한 싸움이 없었다면, 우리가 '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자유롭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을까? 그들이 있었기에 변화는 시작될 수 있었다. 

변화는 급격하게 시작되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386세대인 한 선배는 '전두환'을 끌어내렸을 때, 민주적이고, 제대로된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큰 상실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변화가 시작되는 줄 알았지만, 노력했던 만큼 쉽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그렇게 10년. 우리는 뭐든 변할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권력과 힘과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국민이 만들어낸 그들에게 많은 기대의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역시나 생각만큼 많은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했다. 우리의 성급한 마음이 그들을 못살게 굴었던 것은 아닐까? 우리의 마음만큼 그들도 조바심이 났고, 오랫동안 정권을 틀어주고 있었던 소위 '보수주의자'들이 뿌려놓은 씨앗은 꽤 깊숙하게 퍼져있어 만만치 않았다.  

지인은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며, 미쳐 돌아다녔던 날들. 그리고 그의 승리. 시간이 지날수록 아파오는 마음. '변심한 애인'을 바라보듯 자포자기했던 나날들. 그리고 이명박의 집권,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그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상처를 겪고 배신감이 들었고, 될대로 대라지 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지만, '진보집권플랜'을 함께 읽은 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무관심이 배신의 복수라고 생각했는데, 더 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는 정말 움직여야 겠다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며 즐거웠던 순간의 마음을 다시 끄집어내야겠다고 말한다.  

시행착오 속에서 찾은 진보의 가치
'진보'의 가치란 무엇인가? 내 생각을 말하자면,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특정한 사람들만 계속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빈곤에서 허덕이던 이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사회말이다. 모든 것은 학벌, 지연, 혈연이면 된다는 그런 사회 말고, 공정하게 능력대로, 그 능력을 키우는데 '돈'보다는 '실력'과 '재능'을 믿어야 하는 그런 사회 말이다.  

계급적으로 보면 진보는 강자나 부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나 빈자의 편입니다. 특권을 가진 엘리트의 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법학은 정의를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저는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봅니다. 진보의 길이 곧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저는 어디에 가서든 공개적으로 진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27p - 프롤로그, 조국  

그의 이런 생각을 지지한다.   

오연호         움직이지 않는 대중을 욕하지 말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들마저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가치와 대안을 진보, 개혁 진영이 제시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조국            그렇습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 말고 모이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가치, 대안, 세력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광장은 우리가 바로 주인임을 선언하는 자리입니다. 이렇게 주권자 의식이 강한 적극적, 능동적 시민은 광장에 나갑니다. 하지만 광장에 나오지 않는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진보, 개혁 진영이 내놓아야 합니다. - 33p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실패한 정권이라고 말해야할까? 나는, 말하고 싶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정권이었다고. 인생에도 많은 시행착오가 있다. 열심히 해도 원하는대로 뜻대로 안 되는 시간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연처럼 행운처럼 원하던 것을 갖게 된다. 하늘은 원하는 것을 쉽게 내주지 않는다. 마찬가지 아닐까?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이룰 줄 알았다는 말은 변명이자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들의 정권에게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고, 관용도 배풀려 하지 않았다.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줬으면 했고, 원하는 것만 들어줘야 했다. '진일보'하려는 조급증은 서로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진보, 개현 진영의 사람들은 예리한 비판에 능하죠. 그런데 비판을 너무 심하게 하면 비판을 받는 사람에겐 상처가 남습니다. 개인감정이 상하게 되면 상대방 말이 맞아도 같이하기 싫어지죠.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되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살려주면서 합의점을 찾는 식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 40p, 조국

'진보'를 원하면서도 '진보'로 가는 길이 서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우리는 서로 상처받는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그렇게 같은 뜻을 가졌던 사람들끼리 등을 돌리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분열된 것도 사실이다.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도 시행착오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 교수의 말을 듣고 있으면 말이다. 하지 못한 것을, 이루지 못한 걸을 잊으려 하지 말고, 다시 해보자고 서로 응원하며 함께 하는 것. '진보'를 원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다시, 다시, 꿈을 품으며
열정은 자기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을 때 생겨납니다. 지지자들은 자기들이 지켜야 할 가치가 어떤 정치인 속에 있다고 판단하면, 그가 수난을 당할 때 마치 자신이 고통받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따라서 열정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보호하려 합니다. 그래서 정치인은 대중과 같이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노무현을,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 이런 대중의 심정이 2002년 대선판에서 형성됐던 열정의 기반이죠. - 48p, 조국 

절망 앞에서는 다른 희망이 열린다. 절망 앞에 주저 앉는 이는 희망을 볼 수 없다. 우리는 시간이 있고, 의지가 있다. 싸울 준비가 되어있고, 언제든 일어설 수 있다. 기적이라고 불렸던, 역사의 순간들이 있지 않았던가? 그 기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들이 아니었다. 우리가 원했고, 원했고, 또 원했던 순간이었다.  

'꿈'을 꾸는 데만 그치다면 무능한 것이겠죠. 그러니 그 '꿈'을 다른 사람과 같이 꾸면서 현실화해내야죠. 진보, 개혁 진영이 다시 집권한다면 집권 초기에 무엇을 해치울 것이지, 어떠한 '제도적 말뚝'을 박을 것인지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해야 합니다. - 110p, 조국 

대학생들은 꿈을 잃고, 자본에 쫓기며 돈을 따라 다니고 있다. 나라 곳곳은 삽질의 연속이며, 건설 회사의 배를 불리고 있다.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고, 서민들의 세금은 오르고 있다. 물가는 치솟고, 집 값은 물론, 모든 게 돈으로 환산되느라 바쁜데 사람 값은 똥값이 되어가는 사회가 되고 있다. 많은 서민들이 울며불며 소리쳐도 정부는, 국가는, 자칭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여당은 귀를 막고 들어주지 않는다. 최소한의 생존권도 지켜지지 않고, 생존을 위해 많은 사람이 불구덩이로 뛰어들고 있다. 국민은 봉이며, 노예이며, 시다바리로 생각하는 정부에게 힘을 모아 저항해야 하는 건 우리다. 넋놓고, 어떻게든 되겠지. 누가 그 자리에 앉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라고 자포자기 한다면, 결국 나아지는 것은 없이 악화될 것이다. 자살율만 치솟고, 출산율은 낮아지고, 아버지들의 외로움은 깊어지는 사회를 가만두어야 할까?  

아주 소중한 시기죠. 정권 빼앗긴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고, 정치적 민주주의의 후퇴에 분개하면서 "저 나쁜 놈들!"이라고 울분을 토하는 데 그쳐서는 의미가 없어요. 사회, 경제적 민주화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는 다시 권력을 잡다러도 5년 뒤에 다시 망할 수 있어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쟤들은 도저히 권력 못 맡길 놈"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어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루키우스 세네카가 한 말이 있죠.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일어나는 것이다." - 312p, 조국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진보집권플랜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이미 그는 '진보'가 나아가야 할 '플랜'에 대해 거침없이 말했다. 이제,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을 옮겨보자! 그의 생각에 동참하고 싶은 이는,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먼저 정립하자. 책장을 접는 순간, 무엇인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불끈 솟아 오를 것이니! 가치를 여는 진보,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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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1. 어디 사세요?

 집, 집, 집.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이 된 지 오래다. 집을 갖고도 불행한 사람들, 집을 가져야만 하는 사람들. 도대체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하우스 푸어가 되고도 진정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과시용으로 사는 집이라면, 집은 따뜻하고 포근한 즐거운 나의 집이 될 수 없다. 집을 위해 사는 삶은 슬프다. 경향신문에서 기획, 진행한 '주거의 사회학'에 관한 이 책을 읽고,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 

 

 

 

   

  2. 하리하라의 몸 이야기 

 알다가도 모를 나의 몸, 어느 날 갑자기 병에 걸리기도 하고, 한없이 방치에 몸을 혹사시키는 사람들. '질병'을 키워드로 몸을 들여다 본 책이라 하니, 사뭇 궁금하다. 잘 알아야, 잘 지킬 수 있다. 언제 찾아올지 질병, 몸의 움직임을 들여다보자! 

 

 

 

 

 

  3. 긍정의 뇌   

뇌과학자에게 뇌졸증이 왔다니. 그리고, 그 뇌를 탐구했다니. 뇌를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한다니.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기에 더 재미있고, 와닿을 것 같은 뇌과학. 그녀가 경험한 뇌과학은 무엇일까? 그녀가 들려주는 뇌에 관한 이야기는 또 무엇일까? 뇌가 무엇이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 뇌 에세이. 1월 신간으로 추천! 

 

 

 

 

 4. 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 

과거에도 있어왔고, 현재에도 진행중인 구직 문제.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야기. 고용 불안과 경제 위기를 넘어, 취직만이라도 하고 싶다는 청년실업자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밟아온 역사. 슬픈 현실이라고 울부짖지만 말고, 역사를 제대로 보고 문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사는 어쨌거나 반복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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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1-01-0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를 잼나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몸 역시 잼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어디 사세요?...아니 어떻게 사세요? 로 물어봐야 하는건데...이 책 역시 관심이 가네요.

청춘의반신상 2011-01-05 16:25   좋아요 0 | URL
이번엔 다른 분야의 책들이 선정되었음 싶은데, 다들 어떤 책을 원하실지 몰라서. ^ ^ 선정 안 되면, 사서 봐야죠. ㅎㅎ.
 
<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바다 미슐레의 자연사 1
쥘 미슐레 지음, 정진국 옮김 / 새물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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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고 중얼거려 본다. 겨울이 되면, 미치도록 바다가 그립다. 바다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편안하다. 영혼의 안식처인 것처럼 바다의 색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속삭임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여름 바다보다 겨울 바다가 더 좋은 것은 영혼을 고요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없는 모래사장, 혹은 바위 위에 서서 바라보는 바다는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 심연에 많은 것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짐짓 모른척 고개를 돌리는 바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본다.  

바다와 이웃한 땅이 주는 그릇된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다의 거대하고 단순한 현상에서 비롯되는, 종종 자비에 불과한, 분명한 열의에서 비롯되는 무서운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다의 참다운 지성을 보아야 한다. - 34p 

쥘 미슐레는 바다와 함께했다. 그리고, 기록을 남겼다. 바다 곳곳에 삶을 말이다. 그가 본 바다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바다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처럼 세세하고, 정밀하고,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을까? 바다와 살며 말이다. 그가 예찬하는 바다의 모습은, 내가 알고 있었던 바다의 모습을 부끄럽게 한다. 그만큼 그는, 사랑하는 이를 탐구하고, 바라보고, 갈구하듯 천천히 조심스럽게 바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바다라는 큰 세계의 일은 현실적이다. 바로 사랑하고 번식하는 일이다. 사랑은 그 밤을 풍요롭게 채운다. 사랑은 깊은 곳으로 잠수하고, 가장 작은 생물에게서 더욱 넘친다. 그러나 어떤 것이 정말 원소일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것을 붙잡아 보면, 여전히 사랑하면서 또 다른 개체로 분리된다. 생명의 가장 낮은 단계에서, 어떤 유기적 기관도 없는 그런 것에서, 이미 모든 생식 형태가 완전하다.  
이것이 바다다. 바다는 지구의 거대한 암컷이다. 지칠 줄 모르는 욕망으로, 영원한 수태로 새끼를 낳는다. 절대로 끝이란 없다. - 103p
 

바다의 생명력을 본다. 고요한 파도, 혹은 거친 파도 아래에 숨겨진 생명력. 그것은 무궁무진하다. 하찮은 인간이 알 수도, 다 알지도 못할 그 생명력. '지구의 거대한 암컷'이라는 그의 말. 또 다른 바다를 본다. 마음의 평화를 주었던 바다와는 달리, 풍요롭고, 엄마의 품 같은 바다 말이다. 온갖 물고기들이 죽고, 태어나며, 먹고 살아가는 그 바다는 생명력이 가득하고 활기가 넘칠 것 같다. 끝이 없는 바다. 죽지 않을 바다. 아, 바다의 다른 모습이다.

삶에서 벗어나 죽어가거나 죽은 것들이 갑자기 한 세상을 만든다. 길 잃은 동물 세 마리로, 나는 수백만 마리를 얻었다. 그토록 어리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들이었다. 참으로 격렬하고 흡인력 있는 몸짓으로, 진정 처절하게 살아남으려고! - 118p 

그는 바다 안의 생명들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해파리, 섬게, 조개, 물고기, 고래 등. 그가 보는 바닷속 생물의 모습은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묘사하듯 아름답다. 그는 바다를 사랑하는 것은 물론, 바다가 품은 생명들에게도 한없는 애정을 보낸다.  

광산에서 일하는 아동들이 찬아오는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먹을거리나 돈이 아니다. "빛을 보는 것"이다. 전복도 이런 어린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눈이 멀기는 했어도 빛이 다시 드는 것을 느끼고, 그 빛을 향해 악착같이 몸을 열고, 받아들이고, 알몸으로 그것을 응시한다. 빛이 사라지면, 자기 몸속에서 그것을 간직해두고서 애틋한 생각에 쓰다듬는다. 빛을 기다리고 갈망한다. 조개들은 이런 희망과 욕망으로 자기네 작은 영혼을 다독인다. 햇살이 다시 돌아와 비출 때, 조개들도 우리처럼 흐뭇하게 깨어나지 않을까? 우리보다 더욱 다채롭고 복잡한 삶을 즐기면서. - 175p 

그들의 삶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다가, 문득 자신이 사는 것처럼. 빨려들어가는 흡입력. 읽는 사람에게도 느껴진다. 내가 전복이 된 것처럼, 먹는 것이 아닌, 사는 '전복'을 느낀다. 바다가 품은 생명력의 '삶'을 존중하는 듯.  

그리고 돌연, 어느새 바다를 통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다의 모습을 벗어나, 바다가 준 인간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다를 일터로 삶는 것을 떠나, 바다를 따라 신대륙을 찾은 이야기, 바다 탐사를 떠났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가 펼쳐내는 바다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인간의 모습까지도 말이다. 

바다 안에서, 바다 밖에서, 바다 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 역사와 문화, 생태와 삶까지. 그가 말하는 바다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다. 바다 위를 걷는 듯, 바다 속을 사는 듯. 쥘 미슐레 덕분에, 편안한 바다를 넘어 새로운 바다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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