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폴리아나 - 애니메이션 세계 명작 동화 37
황정순 / 교학사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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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때 내가 읽었던 책의 이름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시골소녀 폴리아나' 이 책은 출판사마다 조금씩 제목에서 차이가 난다. 행복한 폴리아나, 사랑스런 폴리아나, 시골소녀 폴리아나.. 등 수식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폴리아나, 폴리애나, 폴리안나 등으로 이름에서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내 기억 속 그 귀여운 소녀의 이름은 폴리아나이다.

여러 제목들에서 알수 있다싶이 폴리아나는 시골 소녀이고, 사랑스럽고 행복한 소녀이다. 어린 시절 나는 폴리아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어떤 불행과 시련 속에서도 긍정적 사고로 꿋꿋이 이겨내는 면이 특히 더 그랬다.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해서 폴리아나가 생각해 낸 놀이가 '행복찾기 놀이'였는데 나는 이 놀이를 하는 폴리아나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조금만 돌려보면 그 이면에는 반드시 좋은 면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이 놀이의 핵심이다. 즉 이 놀이를 통해 사고의 전환이 얼마나 사람의 기분을 바꾸어주는 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요즘 아이들에게도 참 교훈적으로 읽히리라고 믿는다. 특히 작은 일에도 투정부리고 불평을 늘어놓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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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현대문학북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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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의 작가로도 매우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중 시집은 처음 샀던 것인데 몇년 전에 사서 다 읽고 책장에 꽂아 놓았다가 오늘 꺼내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시의 좋은 점이 이런데에 있다. 나같은 경우에 소설은 책장에 꽂혀 있어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꺼내 읽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시의 경우는 가끔씩 꺼내서 다시 읽어본다. 시는 읽을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시집의 경우는 대체로 시인이 말하고 있는 것이 쉽게 눈과 마음에 들어오기 때문에 처음에 읽었을 때나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호승씨는 몇 편의 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시는 너무 비슷비슷해서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 다만 그의 시 전편에 조용히 흐르고 있는 불교적 색채가 마음과 정신을 고요함 속에 젖어들게 하고 시들이 쉽게 읽히는 덕에 시집을 덮는 순간까지 마음이 편안했다. 하지만 역시 정호승씨의 진가는 어른을 위한 동화 속에서 더 발휘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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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나는 동화는 진짜 별로던데! 역시 사람의 취향은 가지각색이군요.@o@
 
선의 나침반 1
숭산스님 지음, 현각 엮음, 허문명 옮김 / 열림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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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서양인들 사이에서 불교의 인기가 높아져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마도 그들 사이에서 불교가 유행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불교가 하나의 종교라기 보다는 ‘매력적인 학문’으로 비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인지가 발달할수록 작은 분별심을 기휘하고, 경계를 해체하여 우주 만물의 큰 구조나 진리를 바라보는 입장이 각광을 받는다는 것은 곧 현재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포스트 모더니즘이나 포스트 구조주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겠고, 이것이 서양인들에게 불교가 유행하는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의외로 불교가 현대에 유행하는 사조나 조류, 이론 등과 연결되는 공통분모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불교에서는 참진리나 깨달음은 결코 언어로 도달할 수 없음을 안다. 그래서 생각을 끊어내는 것을 중시한다. 생각은 생각을 불러오고, 그 생각에 인간은 자신을 잃고 허우적대기 때문이다. 숭산스님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스님이 복잡한 제자의 생각을 “할!”하면서 끊어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옛날부터 이런 방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깨달음은 오로지 내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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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시 창비시선 213
고은 지음 / 창비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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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시집 코너에 가보면 그의 시집이 참 많이 있다. 굉장히 다작(多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자신도 ‘저는 시를 쓰지 않을 때는 폐인에 가까운 존재가 됩니다. 때때로 세상에 대해 판단정지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또 아주 멍청해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시 한 편이 나오면 눈이 번쩍거리고 뭔가 살아야겠다는 용솟음 같은 게 차 오르곤 하죠. 시를 쓴 뒤에는 뭔가 멍해져서, 마음속의 지평선을 막막하게 바라보곤 합니다.’라는 말을 한 것을 보면 고은의 삶에서 시란 단지 생계수단이나 취미 생활이 아닌 그 자체로서 하나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를 통해 숨쉬고 세상을 살아가는 시인. 고은……. 그래서일까 그의 시를 읽다보면 정말 그의 삶이 그대로 보이는 듯도 하다. 그가 살아온 기이한(?) 삶과 어우러져 그의 시 역시 매우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많은 시가 그러하듯 이 시집 역시 ‘무슨 내용일까?’ 꼼꼼히 따져 읽기보다 그냥 가슴 속에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적당할 것 같다. 언젠가 고은씨의 시를 두고 한 염무웅 선생의 지적대로 이 시에서도 그의 격정적이고 충동적인 언어사용으로 그 뜻을 밝히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행간의 말들을 이어서 생각해 보려고 하면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고은 자신도 ‘겉핥기식 이론이 아닌 가슴의 소리를’통해 시를 읽어주길 바라고 있다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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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창비시선 16
정희성 지음 / 창비 / 197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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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처음 읽은 것이 고등학교때였는데 그때도 이 시를 쉽게 읽었다고 기억되는 걸 보니 이 시는 결코 난해하지는 않다.

이 시는 우리에게 노동자의 삶을 그냥 담담하게 보여준다. 일이 끝난 후의 지친 한 노동자의 모습이 눈에 그려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라는 표현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시적 화자는 가난한 노동자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일이 끝나고 나서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자신의 고단한 삶을 돌아본다. 그저 잔잔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그리고 현실을 바라보며 시적 화자는 조용하게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현실에 대한 저항도 아니고 크게 소리쳐 우리를 선동하는 것도 아닌데 이 시가 주는 울림은 조용하면서도 매우 큰 것이다. 인생은 흐르는 강처럼, 매일 뜨고 지는 달처럼 그저 그렇게 똑같이 반복될 뿐이다. 이 시 속에는 그 어떤 희망도 말하고 있지 않다. 썩은 강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시적 화자도 알지만 그는 다만 ‘쭈그려 앉아 담배만 피우고’ 돌아선다. 그의 모습은 언 듯 ‘스스로 깊어가는 강’과도 같다. 삶의 연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지 시적화자의 소극적인 삶의 자세일까?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사는 듯 보이는 그의 생활이지만 샛강바닥의 썩은 물에 달이 뜨듯이 그의 삶도 그렇게 암울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달은 언제나 차고 기우는 것이듯, 그의 기운 삶 또한 언젠가는 환하게 찰 것이라는 희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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