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시집 코너에 가보면 그의 시집이 참 많이 있다. 굉장히 다작(多作)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자신도 ‘저는 시를 쓰지 않을 때는 폐인에 가까운 존재가 됩니다. 때때로 세상에 대해 판단정지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또 아주 멍청해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시 한 편이 나오면 눈이 번쩍거리고 뭔가 살아야겠다는 용솟음 같은 게 차 오르곤 하죠. 시를 쓴 뒤에는 뭔가 멍해져서, 마음속의 지평선을 막막하게 바라보곤 합니다.’라는 말을 한 것을 보면 고은의 삶에서 시란 단지 생계수단이나 취미 생활이 아닌 그 자체로서 하나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시를 통해 숨쉬고 세상을 살아가는 시인. 고은……. 그래서일까 그의 시를 읽다보면 정말 그의 삶이 그대로 보이는 듯도 하다. 그가 살아온 기이한(?) 삶과 어우러져 그의 시 역시 매우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그의 많은 시가 그러하듯 이 시집 역시 ‘무슨 내용일까?’ 꼼꼼히 따져 읽기보다 그냥 가슴 속에서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적당할 것 같다. 언젠가 고은씨의 시를 두고 한 염무웅 선생의 지적대로 이 시에서도 그의 격정적이고 충동적인 언어사용으로 그 뜻을 밝히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특히 행간의 말들을 이어서 생각해 보려고 하면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고은 자신도 ‘겉핥기식 이론이 아닌 가슴의 소리를’통해 시를 읽어주길 바라고 있다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