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 - 용산 걸어본다 1
이광호 지음 / 난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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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바뀌면, 조사해야 할 것의 하나가 용산참사다.

검찰에서 조사한 내용을 차마 밝히지 못하고,

가해자는 승진을 거듭하지만 피해자는 5년 형을 피눈물을 흘리며 살아간 날들...

 

그 2009년의 남일당 옥상을 잊을 수 없다.

1.20일이면 이제 용산 참사가 떠오르는 날이 되었다.

(개새끼들이 세월호를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명명하듯,

용산사태를 용산 4구역 철거현장 사건으로 부른다. 치가 떨린다.)

비극의 날짜가 참 많은 현대사지만,

4.16과 함께 비극의 날짜들은 늘어만 간다.

5.23 비극도 특검을 하든 국정조사를 하든 반드시 거쳐야 한다.

 

멀리서 보면 장소는 무심하고 자명하며,

가까이서 보면 비밀스럽고 남루하다.

 

용산은 완행열차가 출발하는 곳이어서 농활가는 대학생들이 모였고,

군대의 이동하는 병사들이 드나들었고,

숙명여대가 있는 동네고,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일본 병사들을 모으던 동네였다 한다.

그래서 부작용으로 몸파는 아가씨가 청년들의 팔목을 잡고 늘어지던 동네이기도 했다.

 

'저속한 작품'이라는 뜻. 일반적으로 모방된 감각, 사이비 예술을 뜻한다. 미술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1939년 '아방가르드와 키치'라는 논문에서 "키치는 간접 경험이며 모방된 감각이다. 키치는 양식에 따라 변화하지만 본질은 똑같다. 키치는 이 시대의 삶에 나타난 모든 가짜의 요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키치를 광범위하게 규정하여 재즈와 할리우드 영화, 광고도 키치로 보았으나 현재 이런 것들은 키치라기보다는 대중문화로 간주된다.

 

짝퉁이고, 이미테이션인 키치.

근대가 몰려든 주변부 용산은 일제와 미군의 그림자로,

영화 '괴물'의 배경이 된 괴물같은 도시.

 

폐허는 공간 너머의 시간이 있다는 것,

공간이 될 수 없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88)

 

그라운드 제로가 되어버린 곳,

그러나 아직 묵념의 추모공간조차 마련되지 못한 곳, 용산...

 

이태원의 잡스러움과 기이한 활력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을까?(93)

 

잡스러움과 기이함.

이것이 키치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을 빌미로 일본군이 효창원의 솔밭에 주둔하면서 시작된...(29)

 

그날을 생각하면 참 열받는다.

고종과 민비라는 수구세력은 왜놈들을 불러들여 3만의 민중을 학살한다.

그런 민비를 애국자로 자리매김하는 것들은 가증스럽다.

 

애도는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다림이다.

나는 너라는 부재속에 대기한다.(149)

 

애도... 기다림... 부재...

 

한국 현대사는 이런 일들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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