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져도 향기는 그대로일세
명정스님.정성욱 엮음, 김성철 사진 / 예문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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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 스님이 쓰신 일기, 일기래야 그날 일어난 사건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선문답이요, 선일기라 해설이 필요하기도 하고 해설로도 이해하지 못할 지경이기도 하다.

통도사 극락암의 삼소굴에서 생활하신 그분의 허허허, 세 번 웃으신 뜻은... 우주의 극수인 3과, 목에다 염주를 걸고 염주를 한참 찾다가 목에 걸린 염주를 찾고는 허, 허, 허 하고 웃듯이 자기의 자성은 자기에게 있는데도 다른 온갖 것에서 찾아 헤매다가 그 자성은 비로서 자기에게 있음을 깨닫고 나서 허허허 웃는다는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선문답, 선일기라 그럴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어느 한 구절 마음에 짠하게 남는 구절이 없다.

그저 바람에 스친 잎새가 사푼, 내려앉듯 그리고 그 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참새가 포르르 날아가 버린 듯, 아무 자취 없다.

인간사 그런 것이란 가르침일까. 누가 이겼네 어쩌네 매일 싸우는 그 구렁텅이가 갈수록 더러워지지만, 삶의 속셈이란 그렇게 가벼운 것일까?

흑백이지만, 간명한 사진들이 마음을 더 바싹 마르게 하는데, 145쪽의 풍성한 문살은 내 눈길을 한참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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