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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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영원한 주제는 '사랑'이다.

짝짓기와 비슷하지만,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낭만주의 시대 이후의 '로망'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장영희도 '폭풍의 언덕'을 최고의 사랑으로 꼽는데,

논어에 나온 '애지욕기생'과는 전혀 류가 다른 급수다.

논어의 사랑이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라면,

남녀간의 불같은 정열의 사랑은 죽음의 경지와 넘나드는 불꽃이다.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나,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 있어.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마음 속에 있는 거야.(101)

이 세상에 그녀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뭐가 있길래.

그녀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단 말이야.

바로 지금 땅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깔려있는 돌마다 그녀 모습이 떠올라.

온세상이 그녀가 존재했고 내가 그녀를 잃었다는 끔찍한 기억을 모아놓은 진열장이란 말야.(102)

 

시인들의 연애편지 속에 담긴 열정도 낭만주의 시대의 '로망스'를 넘지 않는다.

 

사랑이란 느릿느릿 들어와 어느덧 마음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앉아

눈치없이 아무때나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힘들고 거추장스러우니 제발 나가달라고 부탁해도

바보같이 못 알아듣고 꿈쩍도 않습니다.(15)

 

사랑이란 눈치없는 녀석에 대해 참 이쁘게 다뤄 주었다.

 

피츠제럴드의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갖다 붙인 이유를 밝힙니다.

그것은 아무리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아무리 미미해도

삶속의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

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이라고...(120)

 

아버지의 사랑도 심금을 둥~ 울린다.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자녀의
성적이 좋지 않을때 겉으로는
'괜찮아,괜찮아'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지만 속은
잘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이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 시킬때
속으론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딸이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을때
어머니는 열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등과 함께 안데르센의 자서전 '내 삶의 이야기'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역경에 대한 이야기도 멋지다.

 

내 인생은 멋진 이야기다.

그 어떤 착한 요정이 나를 지켜주고 안내했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133)

 

가엾은 어머니를 위해 '성냥팔이 소녀'를 썼던 그가 자신의 인생에 남긴 말은,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남은 날들에 대하여,

장영희 선생이 주는 화두가 아닐까?

네 인생을 멋진 이야기로 만드는 건 바로 '당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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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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