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의 전설, 크레이지 호스
마리 산도스 지음, 김이숙 옮김 / 휴머니스트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바람결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세상 만물은 당신의 숨결로 생명을 얻습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네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

그리하여 저 노을이 지듯 내 목숨이 스러질 때
내 혼이 부끄럼없이
당신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수우족 구전 기도문>

땅과 생명을 짓밟으면 영혼까지 빼앗을 수 있는가 --- 이 책의 부제다.

어린 시절 고수머리로 불렸던 성난말은 1842년 경 검은 언덕(파 사파)에서 태어난다. 검은 언덕은 유목 민족의 활동 중심지였다. 이곳은 숲과 먹을 것을 주는 곳간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금이 발견되면서, 평화는 깨진다.

700페이지에 이르는 성난말의 일대기에서 저자 마리 산도스는 마치 픽션처럼 성난 말을 형상화하고 라코타 수우족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보호받지 못하는 <보호 구역>의 역설적 공간에서 그는 뜻이 다른 <동지>에 의해 역설적 죽음을 맞게 된다.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왔던 고귀한 정신의 원주민들이었지만, 백인들의 <악마적 자본주의>는 그들의 영혼마저 썩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들은 아주 평화롭고 유순해서... 이들은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하며, 말은 부드럽고 상냥하며 언제나 미소를 짓고... 이들의 태도는 예절바르고 훌륭하다.'고 기록한 콜롬부스는 이미 더 이상 그들을 친절하게 놓아두지 않은 비극적 역설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작의 문제인지... 이야기가 탄력을 받아 읽히지 않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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