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행군 - 대성당의 비밀/정복자의 군대/아른의 복수
장 클로드 갈, 장 피에르 디오네 외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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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의 비밀, 정복자의 군대, 아른의 복수

세 편의 만화로 이루어진 이 만화를 그리는 데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세밀화처럼 보이는 흑백의 점들과 선들이

수직으로 한없이 솟구치고 싶은 남성성의 실현들은

서로 쟁강거리며 투쟁하지만,

결국 바닥에 깔린 모래들처럼, 시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진다.

 

서사시적 웅장함의 스토리를 바탕에 깔고,

물 위의 대성당을 추구하는 인간이 욕망은

마지막 페이지의 대사와 함께 물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중량과 평형추...

그것은 역사의 균형보다 우세한 걸까,

오만... 아니면 복수(15)

 

인간의 삶은 잔인하고 고독한 시간들을 견디는 것이기도하지만,

시간은 순환하면서 다시 자식을 남기고 부모 세대의 형질은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삶의 치열함과 허무함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강한 의지가

새카만 빛의 면과 선과 점만으로 그려낸 작품이 이 만화인 듯 싶다.

 

그런 삶의 순환성, 고독함과 작은새로 인한 위안...

이런 시가 김소월의 '산유화'다.

늘 '저만치' 떨어진 존재들의 '사이'

'사람 人'들의 '사이 間'

존재의 개념에서 벌어지는 투쟁.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지네.(산유화,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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