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태양인 이제마의 사상의학
송일병 지음, 김경호 그림 / 두산동아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이제마의 사상의학이 한창 유행이던 때도 있었다.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누가 유행을 시켰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슨 야채를 들고 손의 힘이 세 지니 마니 하면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을 구별하려고 하던 기억이 난다.

해방 후 미국 일변도로 진행되던 우리 의료계에서는 한의학을 억눌렀던 적도 있었다. 80년대에 나온 동의보감이란 소설이 인기를 끌었던 적도 있었고, 사상 의학이 국민 건강을 책임질 듯이 설치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보면, 사상 의학이 유교의 발현이고, 한의학과는 명확한 구별을 보이려는 것 같지만, 많은 부분 한의학과 상통하는 면도 있는 듯 하다.

아무튼 한의학이 증치 의학, 즉 증상을 보고 치료하려는 의학인 반면, 사상 의학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알고 조절하는 데 비중을 둔 예방 의학이란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하겠다.

접근법이 다른 만큼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 사상 의학이 인기인 이유는, 체질을 알고 그에 맞춰 기질을 기르고 음식을 보양하면 스스로 자기 몸을 다스려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사상 의학은 전문가의 그것만이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사가 되고,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려는 책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양화평지인.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의 음과 양이 중용을 이룬 상태가 인간의 이상이라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늘 음과 양으로 시소를 타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의 약점을 미리 알고 자기에게 해가 되는 상황을 미리 체크해 보는 것은 꼭 의학적 약리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처세의 관점에서도 나름대로의 준비가 되리라 생각한다.

사상 의학, 사상 체질 같은 데 너무 무지한이라, 언제 공부를 좀 해야지... 했는데, 이 책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발도르프 학교의 네 가지 기질론도 사상 체질과 상통하는 면이 있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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