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우리학교 작가탐구클럽
김예리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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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상에 대한 탐구도 많고 추측도 많다.

이상의 글들은 명확하게 해석하기 힘든 것들도 많고,

그는 1910년에 태어나

1930년대 초반, 스무나믄 시절에 오감도같은 시를 쓰다가,

스물 여섯에 삶의 끝을 예감한듯,

종생기, 봉별기, 날개 등을 쓰고,

스물 일곱에 죽고 만다.

 

현대의 '싸이(코)라는 독특한 가수처럼,

이미 그 시대에 스스로 김해경이란 이름을 버리고 '이상'이란 이름을 쓴 사람.

 

 

시대적 배경을 어쩔 수 없이,

일본어로 시를 남기기도 한 바,

그의 시를 국문으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이상의 죽음은 한 개인의 생리의 비극이 아니다.

축쇄된 한 시대의 비극이다.(김기림, 고 이상의 추억, 71)

 

이상을 해석하지 못하면서 기리는 일도 허황되지만,

그의 '날개'와 '오감도 제1호' 같은 시들을 통해 그 시대를 조감하는 일은 나름 의미있다.

 

어항속 금붕어들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시절.

스스로 갑갑해 미칠 듯한 비명을 질렀던 그.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 나는 막 달아났소

한곷나무를 위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

참그런 이상스러운 흉내를 내었소.(꽃나무, 75)

 

이런 황량한 시대의 자의식은 어디로 튀겠는가.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의 '理想'에 다가서지 못하고,

'참 그런 異常스러운 흉내'에 불과한 존재라고 스스로를 인식하는 지식인의 자아는

얼마나 초라할까.

 

쳇바퀴를 돌듯 사는 현대인 역시 갑갑하긴 마찬가지리라마는,

이상의 시대를 생각하면, 포옥~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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