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워주는 이야기
장락 편집부 엮음 / 장락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내일이면 머슴들이 새경을 받아 떠나기로 한 저녁. 주인은 마지막으로 새끼를 튼튼하게 지어 줄 것을 부탁한다. 한 머슴은 튼튼하게 긴 새끼줄을 꼰 반면, 다른 한 머슴은 굵고 짧은 줄을 꼬았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은 그 새끼줄에 가득 엽전을 꽂아 가라고 한다.

유종의 미. 건실함. 살아가는데 얼마나 이런 덕목들이 필요하던가...마지막이라고해서 까잇거 대~~충 했다가 낭패를 본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말이다.

이 책은 우리 고전에서 나온 이야기에서 외국 이야기까지 훈화들이 가득 담겨 있다.

교사들이라면 조종례 시간, 학급 편지를 보낼 때, 학급 일기에 적어줄 말이 없을 때... 학급의 지혜 공책을 활용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학부모라면, 아이들에게 비유로써 말하고자할 때, 삶은 주었지만,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 책이다. 우산장수와 나막신장수 어머니처럼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도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기도하는 회교도 앞을 지나간 아가씨를 나무라자, 아가씨는 "저는 그 때 애인을 만나러 가느라고 다른 생각을 미처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기도를 하면서 용케도 저를 보셨군요." 라고 말한다. 아... 우리는 얼마나 자기 중심적으로 나만 옳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지... 그래서 내가 못난 것은 못보면서 남을 욕하고 사는지...

소년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3년 빨리 어른이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 2년 뒤에 어른이 된다.  아... 얼마나 인간은 어리석으냐. 얼마나 자신을 모르는가 말이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전혀 모르면서...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이런 이야기를 애들에게 들려줄 속셈이나 차리는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말이다. 어리석고 어리석도다. 나의 삶이 가르침이 되지 않을 바에는, 어떤 좋은 이야기도, 어떤 맛난 음식도, 어떤 귀중한 향유도 아이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바인줄... 왜 모른다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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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2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신영복선생님 강연을 듣고 왔습니다. 3시간 동안의 강연이 내내 좋았지만 특히 맘에 닿는 부분, '나'를 제대로 알아야한다... 그것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있는 내모습을 통해 나를 알아야한다. 不鏡於水 鏡於人.. 나는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떤 사람일까.. 고민해야할 시점입니다. 아이들 눈에, 동료 교사들 눈에, 가족들 눈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눈에.. 나는 객관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글샘 2005-06-24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나>는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요즘 남들보다,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不鏡於水 不鏡於人 鏡於我... 하고 있는 더운 여름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