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 일쌍다반사
강도영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년 전인가, 강풀이란 작가가 <순정 만화>란 제목으로 다음 만화에 연재를 한 적이 있다. 난 그만 그 만화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줄거리는 어느 아파트에 사는 여고생 수영이와 한 열 살 더 많은 아저씨의 사랑을 겪는 따끈한 이야기였는데, 사람들의 심리를 얼마나 섬세하게 어루만지는지... 강풀에게 매료되었던 적이 있다.

요즘도 전교조 신문이나 이런 곳에서 그를 만난다.

작년엔가는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이란 희한한 장르의 귀신 이야기, 호러물을 연재해서 섬뜩한 여름을 만난 적도 있다.

한 장의 화면 안에 대화와 함께, 생각, 동작 등을 작은 글자로 적은 것을 읽는 것도 강풀 만화의 재미다.

이 책은 사람들이 흔히 나누는 시시한 이야기, 그렇지만 우리 삶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시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절집에서 차 마시고 밥 먹는 일 처럼 흔한 일이라는 <다반사>에 일상의 '쌍스러운' 이야기를 접붙여서 일쌍다반사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 책에 나오는 만화들은 웃기고, 혼자서 ㅋㅋㅋ 거리게 만들다가, 간혹은 안쓰럽기도 하고, 감동을 주려고도 하지만, 결국 강풀 만화의 초점은 가볍게 사는 삶, 그러나 썰렁하지 않은 다사로운 삶에 가 있다.

순정만화라는 장편을 먼저 만난 나로써는 이런 미니 씨리즈는 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강풀의 인물 창조의 밑바탕이 된 듯한 이 책도 한참 웃어가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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