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뱃속으로 들어간 구렁이 한겨레 옛이야기 14
최성수 지음, 윤정주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어리던 시절에는 옛날 이야기를 참 좋아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던 우리는 다섯 시에 라디오에서 듣는 <무지개 마을>과 열 시에 방송되는 <전설따라 삼천 리>가 이야기 주머니의 보고였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감기가 심해서 링거를 꽂고 누워서 읽었다. 무거운 책을 들기는 어렵고 한데, 마침 눈 앞에 책장에서 이 책이 보였다. 역시 인연이란 우연히 다가오는 것인가보다.

며칠 감기가 심해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몸이 덜덜 떨리고 삭신이 쑤시고...(이거 예전 할머니들이 쓰던 용어 아닌가...) 이러다가 사람이 가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에야 겨우 살아난다. 몸이 불편하다보니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몇 편의 설화가 그림과 함께 잘 그려져 있다. 요즘 아이들은 책 읽게 하기도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아들놈은 책 참 안 읽는다. 어떤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오늘은 가서 책방에서 책이라도 골라볼까...

예전엔 왜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해 진다고 했을까? 상상력 기르기에 그만인 옛날 이야기를...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밑천이 딸리고 귀찮으니깐 그려셨겠지... 환상과 몽상으로 가득한 설화 속의 세계에 살다가는 땅파고 밭매는 농사일에 게을러질지도 모르는 염려를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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