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 단 한사람
신구비 지음, 이춘동 외 그림 / 이가서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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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사랑이지만, 완전한 착각이었다.

책을 얼핏 넘겨 보니 수녀님이 나오고, 제목이 한 번에 한 사람씩인 줄 알고, 테레사 수녀님에 얽힌 책이려니 하고 별 생각없이 빌렸더니, 읽어보니, 책 제목도 '단 한번 단 한사람'이고 어린 애들 대상의 첫사랑 이야기였다.

아, 얼마나 다른가. <한 번에 한 사람씩> 사랑하는 자비의 마음과, <단 한번 단 한사람> 사랑하는 개인적 사랑은.

첫사랑은 착각이 아닐까? 이 책은 사랑에 대해서 환상을 심어줄 만한,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열여섯 소녀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아롱거리는 낱말들 : 첫사랑, 들꽃, 색소폰, 징검다리, 시골, 첫키스, 행복, 아기, 솜다리, 이런 운명적인 사랑의 스토리에 홀라당 넘어가 버릴 것이다. 은안나라는 이름조차도 얼마나 세속적인가.

열 여섯 소녀와 스물 여섯 총각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는 차라리, 김유정의 <봄.봄>에 나오는 스물 여섯 데릴사위와 열 여섯 점순이의 사랑에 비해서 훨씬 가식적이고 인위적이다.

아, 순정 만화와 순정 소설이 엮여진 책을 읽고도 이런 생각만 하는 나는 얼마나 팍팍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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