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아이다미쓰오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다 미쓰오란 일본인이 잡지에 붓글씨와 함께 간단한 수필을 적어서 인기를 끌었다. 그 작품들을 모은 글이다. 글들은 삶의 팍팍함을 녹여주는 봄비와 같은 내용들로, 다양한 주제를 품고 있다.

이 책은 주례사를 준비하려는 사람, 처세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 명상을 익히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이 작품은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이다. 글씨도 이 책에서 가장 정제된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 여기를 썼을 뿐인데, 여유와 진실함이 글씨에서도 묻어난다.

 

글씨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동양의 삼국, 우리 나라엔 붓글씨와 수필을 접목시킨 책들, 동양화나 수채화와 간명한 삶의 지혜를 실어 나르는 책들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법한데...

 

서로 빼앗으면 부족, 서로 나누면 풍족, 서로 빼앗으면 싸움, 서로 나누면 평온

서로 빼앗으면 미움, 서로 나누면 기쁨, 서로 빼앗으면 불만, 서로 나누면 감사

서로 빼앗으면 전쟁, 서로 나누면 평화, 서로 빼앗으면 지옥, 서로 나누면 극락 <서로 나누면>

 

비오는 날은 비 속을 바람 부는 날은 바람 속을

(雨の日には 雨の中を 風の日には 風の中を。。。)

그렇게까지 했는데 '했는데'하는 말투가 되면 푸념이 나오게 마련.

(んなにしてやったのに 「のに 」がつくとぐちがでる)

마음*기술=작품(9*1=9 실패, 5*5=25 최고, 1*9=9 실패), 기술과 마음의 균형이 잘 조화.

실패하기 마련인 인생에서, 유도의 기본은 낙법이며, 낙법이란 넘어지는 연습, 지는 연습 이고, 사람들 앞에서 창피 당하는 연습이라는 것이 공감을 얻는 듯 하다. 그의 평생 감동, 평생 청춘의 모토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일본인들에게 힘디 되어 주었을 것이고...

지금, 여기, 나 자신의 삼위 일체가 현대인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요소가 되어 주었겠지... 이십 여년 전에 유행했다는 책이지만, 칠전팔기, 오로지 넘어져도 끈질기게 일어나는 오뚝이 근성이 아니라, 필전팔도, 일곱번 넘어지고 여덟번 자빠지는 고난 속에서도 지금, 여기, 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불교의 진리를 만날 수 있는 이 책 <덕분에> 힘든 나날을 하루하루 이겨낼 수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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