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번 생에
우빤디따 지음 / 불광출판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In this very life.

<열 개의 살인 군단>

육체적 쾌락이 그대의 첫째 군단,
불만이 그대의 둘째 군단이라 하지.
그리고 셋째는 배고픔과 목마름.
넷째는 갈망.
게으름과 무감각이 다섯째.
여섯째 군단은 공포.
일곱째는 의심.
자만과 배은망덕이 여덟째.
소득, 명성, 명예 그리고 속여 얻은 명성은 아홉째.
자화자찬하고 남을 깔보는 자는
열째 군단의 희생자.
이것이 그대의 군단. 마라.
암흑의 공습 세력.
그것을 정복치 못하는 자는
영웅이라 할 수 없지. 그러나 정복했다면
행복을 얻으리.

미얀마의 우빤디따 스님의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가르침을 상세히 설명한 책이다. 우리의 안이비설신의(눈귀코입몸뜻)가 느끼는 색성향미촉법(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생각)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눈의 노예가 되고 내지는 마음의 미망에 휩싸여 어리석을 짓을 반복하며 '마라'의 노예가 되고 만다.

호시탐탐 나를 노리는 <마라>의 군단을 막는 방법은 계,정,혜를 지키는 법이다. 세속인이지만, 다섯 가지 계(살생하지 말 것, 훔치지 말 것, 바른 성생활, 거짓된 말 하지 말 것, 금주)를 지키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읽을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내 몸이 조금만 불만스럽고, 피로할 때라도 내 마음은 바로 마라의 포로가 되고 만다.

늘 깨어있기. 걸음을 걸을 때 천천히 걸으며 깨어 있고, 전화기가 울리거나 종소리를 들으면 문득 깨어있어야 하고, 밥숟가락을 들 때도, 이야기를 할 때도 나의 행동을 내가 깨어서 <보는> 것이 위빠사나 명상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영적 스승과 면담을 중시하는 데 선원이라면 그것도 가능할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건, 사람 상황들에게 휩싸여 있다보면 마음의 평정을 잃기 쉬운 것이 나날의 현실이다.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이 무상함을 깨닫는 것. 그래서 늘 공평하게 바라보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작은 색감들에도 쉬이 물드는 내 어리석은 마음을 볼 때면 정화의 물살을 자주자주 퍼붓는 수밖에 없다.

십여년 전에 <상담원>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어느 강사분께서 맑은 비이커에 먹물을 조금 떨어뜨리셨다. 먹물은 금세 비이커 전체에 퍼져 물을 검게 흐렸다. 그 먹물 몇 방울을 원래의 맑은 물로 만드는 데는 말통들이 주전자 한 통을 다 퍼부어야 했다. 그 때 공부하던 선생님들이 깜짝 놀라 깨닫고 박수를 보낸 적이 있다.

잘못된 마음이 고요한 마음을 흔들어 버리기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 오염을 정화하기에는 그 오염원의 수천, 수만배의 맑은 물이 필요한 것이다. 오염된 육신과 정신을 가다듬기에 독서는 큰 도움을 준다. 비록 읽고 또 금세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중생이라 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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