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 지금은 몇 시인가
차동진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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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3국. 과연 일본과 중국은 이 말을 달가워할까?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했지만, 자기들은 동아시아에 처박힌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일본이 이룬 꿈과 중국이 꾸는 꿈은 모두 엄청난 것들이라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장사꾼으로서 이런 책을 적고자 하는 의욕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내용은 안타까울 만치 어설프다. 우선 한자를 병기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중요한 곳에는 한자가 적혀있지 않다. 사람 이름이나 지명 같은 것만 한자로 적었다면 높이 살 수 있는 항목이었지만, 그런 것들엔 한자가 없다. 아쉬운 일이다.

그리고 상당히 국수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듯 하게 말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세계사적 안목은 꽤 높은 듯 하지만, 이런 책을 집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 역시 책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다.

1992년 영국의 경제 평론가 리스 모그는 시계 바늘의 위치를 상징으로 세계 각국의 경제 지표를 예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소련은 정지해있고, 중국은 3시,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6시, 일본의 경제 시계는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으나, 중국의 경제 시계는 어느 순간 지금보다 더욱 빨리 움직여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시각은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만한 속도로 돌아가고 있는지... 혹시, 6시 정도인 한국의 시계는 거꾸로 도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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