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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거우면 세상도 즐겁다 - 재능기부, 좋아하는 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
밥장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밥장,
재미있는 사람이다.
연대 경제학과 나와서 대기업 다니다가,
때려치고 나와서 그림을 그린다.
전국의 도서관, 학교 담벼락 등에다가 그림을 그려주는 걸로 유명한데,
소위 재능 기부자이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그의 벽화들이 참 이쁘다.
한국 사회의 슬픈 단면 하나.
학교를 졸라 피곤하게 다닌다. - 졸라 어렵게 회사에 취직한다. - 학교에서 배운 거 하나도 도움 안 되는 회사가 졸라 빡세다. - 회사는 마칠 때마다 회식자리가 이어진다. - 직장 상사를 회식자리에선 형님으로 칭한다. -
이런 '예외적인 일'이 '규칙'이 되어버린 나라다.
밥장이 알랭 드 보통 책을 좋아한다.
그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예외가 규칙으로 잘못 표현될 때,
우리의 개인적 불행은 삶에 불가피한 측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저주처럼 우리를 짓누르게 된다.
고 옮겨 두었다.
한국 사회에서 학생되기, 회사원되기.... 참 힘든 노릇이다.
그는 즐겁게 재능 기부를 하러 다닌다.
해성여고 담벼락 그림 그릴 때, 아이들을 배불리 먹이면서 이런 명언을 남긴다.
음, 의미심장한 언어 구사다.
재능 기부를 프로보노라고 하는데, 라틴어 프로 보노 부블리코... 공익을 위하여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그이의 재능론도 재미있다.
재능이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과 시간의 문제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재능은 경쟁도, 평가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아니다.
그저 '제 인생을 꽉 채우면서 산다'는 느낌과 확신이 어쩌면 재능의 전부인지도 모른다.
재능은 자기 만족이며 이기적인 행복에 가깝다.
세상을 두려움에 떨면서 사나,
즐겁게 사나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207)
그는 참 긍정적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좋아하며 행복하게 산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놀라지 마라.
너는 우주의 논리를 헤아릴 수 없다.
너보다 큰 것,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여라.
세상이 너한테는 비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그 자체로 비논리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이 모든 것의 척도는 아니다.(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에서, 310)
세상 만사를 자기 중심적으로 사는 사람은 삶의 즐거움을 이렇게 깨닫기 어렵다.
그의 그림처럼 동글동글한 마음에서,
네모의 꿈을 궁글리며 살자는 그의 태도가 참 맘에 든다.
나도 그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따라서 몇 장 그리기도 했다.
재미있다.
그래, 삶은 재미있게 사는 게 최고야.
이런 생각이 든다.
이따, 상가에 있는 피아노 학원에나 한번 들러야겠다.
이따금 피아노 연습 좀 하게...
맨날 피곤하게 사는 건 내 인생에게 미안한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