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세계사 - 이오니아 반란에서 이집트 혁명까지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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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반란의 시절이 돌아오고 있다.
소련의 붕괴로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갈등이 가라앉는 듯 보였으나,
신자유주의의 '자본'이란 괴물은 세계 시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결국 '인간은 이윤이 아이다', '우리는 하위 99%다', '월 가를 점령하라'
이런 구호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2011년 벽두부터 튀니지를 필두로 이집트의 아랍인 시위가 무르익었다. 

결국 모든 갈등의 속내엔 '밥그릇'이 들어있다.
이데올로기는 그 밥그릇 싸움의 형식적 핑계에 불과할 따름.
가진자와 못가진자는 국가를 초월하여 단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문화, 언어 등의 차이는 저항을 분절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나,
현대사회처럼 소셜 네트워크가 큰 힘을 발휘하는 사회에서는 더욱 광범위한 저항도 가능할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 러시아 혁명, 중국의 붉은 별, 베트남의 붉은 별> 등을 읽으며 성장해온 386 세대와는 달리,
역사적 갈등의 시대에 대한 관심이 적은 요즘 세대에게 적합한 책이다.
다이제스트로 핵심을 간파하는 작가의 필력은 뛰어나다. 

   
  당나라가 무너진 진정한 이유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기에 그 집권자들이 스스로에게 칼을 들이댈 어떠한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는 사실(80) 
 
   

이 책에서는 개혁의 부재가 변혁의 시기를 가지고 오게 됨을
변증법적 통일의 과정은 역사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생산력이 발전하면, 발전에 어울리는 사회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그런 발전을 이해, 촉진하기는 커녕 발전의 열매만을 따먹으려 한다.
사회의 부가 올바로 사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구는 늘고 개간할 땅이 없어 경제 위기가 찾아온다.(97) 
 
   

중세의 위기에 대한 설명인데, 모든 위기의 시대에는 마찬가지 패러다임이 적용될 수 있겠다.
생산력은 발전하였으나 열매에만 지나친 <탐욕>을 부리는 시대, 곧 혁명의 시대를 부른다. 

 

   
  백성을 괴롭히는 데 능한 왕이 대외적으로는 무능한 경우가 많다.(101)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보다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할 때 더 격렬히 싸우는 법(108) 
 
   

요즘 대통령의 사저를 지으려고 갖은 편법을 동원하다 뽀롱이 난 후, 없던 일로 돌리겠다는 웃기는 사태가 있었다.
무능한 권력자는 백성을 괴롭히는 데 능했다.
그 이유는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격렬히 싸우기 때문이다.
서울 시장 선거에서도 가진자들은 빼앗기지 않으려 철저히 투표에 참여할 것이다. 만고의 진리다. 

   
  영국의 크롬웰과 다수파가 수평파의 주장처럼 민주개혁, 사회적 평등권 개념을 받아들였다면 왕정복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161) 
파리 코뮌에서 가장 큰 실수는 봉기 직후 베르사유로 진격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 계급의 반란 앞에 부르주아들의 이해는 일치했다. 프로이센도 진압군에 동원하라며 포로를 돌려보낸다.(233)
 
   

늘 가진 자들이 자기것을 잃지 않으려고 개혁에 미적거리느라 복고적 반동이 일어나는 법이다.
그리고 가진 자들은 철저히 자기 계급의 이익에 봉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못가진 자들에게 뒤틀린 세계관을 주입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결국 못가진 자들은 자신의 계급을 배반하는 이데올로기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리고 만다. 

   
  파리 코뮌에서 정부군은 파리 시민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파리 시민을 아예 없애버릴 작정이었다.
피의 일주일에 학살된 사람은 적게 잡아도 25,000명 이상 30,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노동자 스스로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235) 
 
   

부르주아들에게는 전쟁 역시 자본을 불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에 불과하다. 

멕시코의 혁명가들 사파티스타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우리는 말로 국민의 침묵을 깹니다.
우리는 말을 살려 침묵을 죽입니다.
거짓말로 진실을 숨기는 것은 권력의 몫으로 내버려둡시다.
우리는 해방된 말로 서로 손을 잡읍시다.(399) 

 

자본가들의 탐욕은 연합한다.
그들은 1%가 99%를 지배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99%는 연합할 수밖에 없다.
그 99%는 철저히 소외당할 미래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혁명적 에너지가 가득한 세상이다.
아직도 친일부역자들의 재산이 권력을 독점하고 역사를 뒤트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단순한 구도를 넘어서 역사까지 거짓으로 물들이는 까닭이 그것이다.
친일부역자들의 후손들은 아직도 권력구도의 중심에 서있고,
일본의 자위대 행사 같은 곳에 친선 대사로서 참석하며,
그들의 돈은 사학을 여럿 만들어서 돈놀이에 침잠한다. 

99%가 촛불을 들고 광장을 점거하던 것이 3년 전이었다.
이제 다시 내년엔 선거의 시즌이다. 다시 촛불이 모여서,
광장을 점거하고 의제를 드러내는 시기가 오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책들이 널리 읽히길 바란다. 

------------------- 오류 수정해야 할 곳 두 군데...

353. 헥터 피터슨의 죽음 사진 설명에서 '피터 헥터슨'이라고 잘못적힌 부분이 있다. 

412. 2011년 12월 튀니지에서 청년 모하메드가 분신자살했다. 엥??? 미래 예언 ㅋ 2010년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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