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의 간주곡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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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과거를 회상하게 하지 않는다.
사진이 나에게 일으키는 효과는 사라진 것(시간에 의해, 거리에 의해)을
되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참으로 존재했음을 증언하는 데에 있다.
-롤랑 바르트, 『카메라 루시다』 중에서

‘아프리카인’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공감으로 가득했던 르 클레지오는,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조국 프랑스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 일단을 허기의 간주곡에서 읽을 수 있다.

   
  예전에 그들은 군림하고 싶어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떤 비열한 행위도 마다않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이제... 점령자가 그들과 다른 이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고 모두 같은 부류로 취급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까지 그들이 경멸해왔던 자들, 그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태어났던 가난뱅이들과 이름 없는 자들과 불운한 자들과 똑같이, 그들 자신도 억압당하고 격리되고 구타당하리라는 것을...(234)
 
   

라벨의 볼레로...란 음악이 있다.

빠~~~바라바라바라 빰바라바~~ 바라바라바라 밤(바바바) 밤(바바바)  

한때 동명의 드라마로 기억에 새겨진 곡인데,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점차 강해지는 크레센도로 울리는 인생을 표현하는 노래다.

전쟁의 허기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느낌의 볼레로를 닮은 소설. 

주인공의 이름이 '에텔'인데,
우주를 가득 메우고 있던 소재로서의 에테르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이런 인생들이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한때는 이런저런 의욕으로 넘치던 보랏빛 꿈이 무너진 자리,
한 순간 어두운 폐허가 들어서고 만다.  

아프리카 대륙을 호령하던 프랑스인들이 겪는 수난은 더욱 컸으리라. 

------ 에테르에 대한 검색 결과 

에테르의 기본 개념은 그리스에서 나왔습니다.
그리스인들은 모든 물체의 운동을 어떠한 물리적 이론을 통해 설명하려 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적 물리상(Aristotelian Physics)... 우주 모든 물질은 다섯개의 기본 요소로 구분하는데요... 땅, 공기, 물, 불...마지막으로 물질의 기본의지(quintessence) 라는 것입니다.

이 기본의지는 행성과 태양, 별들이 스스로 조화를 이루려는 특유의 선천적 속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기본적 개념은 페르시아인들...즉 바빌론의 천문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그리스인들은 우주의 빈 공간을 에테르(ether)로 가득 차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에테르는 액체가 아닌 수정처럼 딱딱하고 투명한 고체라 주장했습니다.

우주의 천제들은 지구를 감싸는 투명한 에테르의 표면을 공구르듯 구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체의 운동은 "무거운 물체일 수록 더 빨리 땅에 떨어지려는 기본의지에서 나온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이 에테르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이 발견됨에 따라 물리학에서 추방되게 되었는데요...

행성들이 태양에 끌려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에테르 때문이 아니라 서로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과 중력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주공간에는 에테르가 없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방당한 에테르는 맥스웰의 전자기방정식에 의하여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맥스웰의 전자기파는 일종의 파동현상이기에 이를 매개하는 매개체가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맥스웰은 우주공간에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자기파를 전파시키는 에테르라는 매개물이 가득차있을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물리학계는 에테르의 존재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연구가 계속되면서 에테르의 속성이 기괴해졌는데요,..

예를들면,..에테르는 공기보다 가벼워야 하고, 또한 동시에 강철보다 더 단단해야 한다는 이상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이쯤에서 정리를 하자면...

뉴턴의 고전역학 : 누구나 빛의 속도로, 아니면 그보다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맥스웰의 전자기학 :  빛의 전파현상은 파동현상이다. 이러한 파동현상은 관측자의 속도에 상관 없이 나타난다.

자..이쯤이면 누가 등장하게 되는지..감이 잡히실 것입니다....

바로 아인슈타인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에테르에 대하여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 사이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만약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달린다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라고 말입니다.

에테르가 적용된 전자기학대로라면...빛과 같은 속도로 달리는 사람은 이러한 파동의 어느 한 전파 파면상에 머무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가 달리는 속도와 이러한 빛전파면의 속도가 항상 같으면 그에게는 빛의 물결처럼 출렁거리는 파동성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속에서 파도와 같은 속도로 수영하는 사람의 경우 그는 절대로 파도의 출렁거림을 볼 수 없게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역시 파도처럼 울렁거리는 빛의 파동현성을 전혀 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광속으로 달리는 관측자에 한해서 빛의 근원적인 성질, 파동성이 깨지는 것입니다.

위의 설명이 무엇이냐...바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입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의 등장으로...에테르는..다시 추방당하게 됩니다.

<참고서적 : 동아일보사 아인슈타인과의 두뇌게임 나대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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